회원작품
사이- 2008 망종, 서울
페이지 정보

본문
사이
- 2008 망종, 서울
북 두드리면 북 두드리고 장고 치면 장고 치는 사이, 말의 문이 닫힌다. 이빨 사이 낀 말들 매끄럽게 버벅거리는 사이, 천 냥 빚이 더 쌓인다. 귀 접고 오른 춤사위에 왼 춤사위로 어깨 크게 들썩이며 수직으로 뛰는 사이, 숲은 바람 일으켜 마당 휩쓴다. 얼추 마른 나락들 회오리에 감겨 휩쓸리는 사이, 함께 휩쓸려도 적들은 저마다 불룩한 자루들을 챙긴다. 언 땅 녹자 땅을 박차고 날아오르는 아파트와 아파트의 사이, 사랑이 가고 사랑이 울고 사랑이 울어 서울이 흠뻑 젖는다. 닫힌 말의 문 앞에서 잠 못 이루고 뒤척이는 사이, 길 가던 비가 슬금 들어와 밤새 안자고 귀를 당긴다. 역 앞 장기 투숙하던 하숙집에서 짐 꾸리는 사이, 문득 꼭꼭 숨겨 잊었던 씨나락 자루 가슴팍 도리며 터진다. 역과 하숙의 사이, 들판은 너르다 틔는 싹들 여전 푸르다. 청명 곡우 지나 소만과 하지의 사이, 망종이다, 다시,
- 2008 망종, 서울
북 두드리면 북 두드리고 장고 치면 장고 치는 사이, 말의 문이 닫힌다. 이빨 사이 낀 말들 매끄럽게 버벅거리는 사이, 천 냥 빚이 더 쌓인다. 귀 접고 오른 춤사위에 왼 춤사위로 어깨 크게 들썩이며 수직으로 뛰는 사이, 숲은 바람 일으켜 마당 휩쓴다. 얼추 마른 나락들 회오리에 감겨 휩쓸리는 사이, 함께 휩쓸려도 적들은 저마다 불룩한 자루들을 챙긴다. 언 땅 녹자 땅을 박차고 날아오르는 아파트와 아파트의 사이, 사랑이 가고 사랑이 울고 사랑이 울어 서울이 흠뻑 젖는다. 닫힌 말의 문 앞에서 잠 못 이루고 뒤척이는 사이, 길 가던 비가 슬금 들어와 밤새 안자고 귀를 당긴다. 역 앞 장기 투숙하던 하숙집에서 짐 꾸리는 사이, 문득 꼭꼭 숨겨 잊었던 씨나락 자루 가슴팍 도리며 터진다. 역과 하숙의 사이, 들판은 너르다 틔는 싹들 여전 푸르다. 청명 곡우 지나 소만과 하지의 사이, 망종이다, 다시,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