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사이트 내 전체검색

회원작품

비린내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유정임
댓글 3건 조회 2,071회 작성일 08-06-06 11:37

본문

비린내


벚나무를 가로수로 심어
벚꽃이 길이 된 곳에
조그만 봉고트럭에 생선 몇 상자 싣고 와
구름 같은 벚꽃 아래 좌판 벌리고
한 남자 서있다.

꽃도 삶이 고단하면 비린내를 풍기는가
벚나무가 비린내를 확 풍긴다.

비린내가 한 마리 생선되어
그의 몸 안의 길 더듬는다
높은 곳에서 아래로 흐르는 자연스런 물의 길 아니고
아래서 위로 끌어 올려야 하는 그의 길이
신열로 벌겋게 달아올라 여기 저기
해열시키지 못한 옹이로 남아있다
벌떡벌떡 일어선 부아가 가던 길을 틀어
삭정이로 남아있다.
그래도 끝내 그의 길은 소통으로 환하다.

비로서 내 코가 제대로 뚫렸는지
벚나무 꽃길을 내 걷는데도
꽃향기 속에 숨겨진 또 다른 비린내가
연신 코를 벌름거리게 한다.
추천0

댓글목록

profile_image

유정임님의 댓글

유정임 작성일

  싱거운 소통의 글 하나 올려봅니다. 모두 목소리 들어본지 오래되서요.

profile_image

허청미님의 댓글

허청미 작성일

  벚나무와 생선장수,<br />
벚꽃 향과 생선 비린내,<br />
후각으로 오는 오묘한 접점에서<br />
물의 순환을 역행하는 벚나무의 생리적 순환을 짚어보는<br />
시인의 깊은 시안 앞에서 묵독하던 호흡을 가다듬어 봅니다<br />
봄나무에서 나는 비누냄새에서 비린내까지...<br />
다음은 무슨 냄새를 맡으시려구요^^<br />
3연의 감각적인 구문 참 좋습니다<br />
좋은 시 한편 잘 감상했습니다<br />
영주에서 볼 수 있나요? 기다리겠습니다.<br />
<br />
<br />

profile_image

김재성님의 댓글

김재성 작성일

  비린내는 죽은 것에게서 난다. <br />
죽음을 통해 소용을 다한 몸을 해체하는 과정의 냄새가 비린내라면<br />
저 꽃향은 새 삶을 잉태하려는, 씨알을 수정하려는 <br />
발정기의 것들이 내는 암내이며 페로몬일 것.  <br />
하긴 그렇지, 그러니 시인의 코가 왜 벌름거리지 않겠는가.<br />
삶과 죽음이 순환하듯이, 죽은 것과 산 것의 냄새 또한 <br />
그렇게 서로에게 기대고 스미어드는 것을 <br />
시인의 더듬이가 왜 감지해내지 못하겠는가.<br />
축생의 한 가운데서 넌지시 세계를 바라보는 <br />
시인의 눈이 그윽하다.

사)대한노래지도자협회
정종권의마이한반도
시낭송영상
리토피아창작시노래영상
기타영상
영코코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정기구독
리토피아후원회안내
신인상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