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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흐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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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 들을 지나고
걸어 마을과 숲을 지났네
때로 강을 만나고
저물녘 붉은 하늘을 만났네
무른 땅에 서서 오래 바라보는 동안
날 선 이 가진 짐승들 발끝 할퀴고
내 몸은 더뎌 시간 쉬 흘렀네
이제 눈 흐리고 귀 어두워
어눌은 입 닫고 고개만 끄덕이네
걸어온 길 조금씩 지워져 가네
세상 조금씩 멀어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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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닿을 곳은 알지 못해서 흐릿하고, 지나온 길은 아득해서 흐릿하고, 이래저래 흐리멍텅한 세상살이라도, 걸어갈 길이 있으면 걸어야겠지요. 자꾸만 자꾸만 걸어야겠지요. 걷기를 멈추기 싫어도 닿을 곳이 그 곳인지 저 곳인지 끝내 몰라도 멈추어야 할 때가 오면 길도 흐르다가 함께 멈추겠지요.

허청미님의 댓글
허청미 작성일
오감이 느슨해지고 각이 풀리는 길 끄트머리 <br />
세상소리에 멀어지고 형상으로부터 눈 흐려지는 <br />
그쯤, 거기<br />
태양이 열 개, 달이 스무 개, 별이 하나,<br />
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십 촌 쯤으로 있을것이네<br />
<br />
김재성 시인님,<br />
오랜만입니다<br />
좋은 작품 여리 번 묵독했습니다<br />
딱, 오늘입니다. 딱, 지금입니다<br />
하지만, 쓸쓸하다고 말하지 않겠습니다<br />
어쩜 편안함이......

김재성님의 댓글
김재성 작성일
고맙습니다. 자주, 여기에 들어옵니다만<br />
이즘은 찾는 이들이 많지 않아 참 쓸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br />
어찌 지내시나요, 다들 건강하시죠 ? <br />
저 역시 몸살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 놈의 몸은 <br />
감기 한 번 앓지 않고 겨울을 몇 번씩 지나고<br />
배탈 한 번 없이 여름을 보냅니다. <br />
공 또한 그러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