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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뼈 외 4편 (애지 2007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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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승기
댓글 0건 조회 4,082회 작성일 07-03-0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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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뼈

저 느끼한 표정이 등뼈라니, 변덕스런 날씨가 그녀를 지탱하고 있다니, 얼굴이 등뼈가 되고 등뼈가 얼굴이 될 때, 유리창이 기둥이 되고 기둥이 유리창 될 때, 눈을 부라린 저 소의 뼈가 허공이 되고 뼈 사이 푸른 허공이 뼈가 될 때, 이중섭의 죽음은, 아니 모든 죽음은 정당방위야
수시로 들락날락거리는 등뼈, 나는 오늘 내 등뼈를 빼놓고 부석사 범종처럼 운다




코리아의 히포크라테스

무엇을 잡고 서면 안 된다 쓰러질듯 허우적거리다 난간에 몸을 기댄다 그것을 빌미삼아 지나는 바람은 가운을 들춰대고 바지를 끌어내리며 키득거린다 꾹 참으며 기댄다
은밀한 이 검은 악수로 내 목 조일 수 있고, 나는 그 유예 시간에 기대어 기층 불안한 하늘을 조금 더 날 수 있을 것이다

미완의 장발장들!



그녀가 자꾸 넘친다

남편과 잠자리 한 지 1년이 넘는다고 했다 계속 눈물을 흘리면서도 자신은 괜찮다고 했다 ―돌덩이 하나
애들에게 자꾸 화를 내게 된다고 했다 자위라도 해보라고 했더니 그 때문이 아니라고 했다 ―돌덩이 둘
나는 계속 휴지를 빼주어야 했고 ―돌덩이 셋, 넷, 다섯, 여섯……
애인이라도 사귀고 싶은데 못 한다고 했다 ―돌덩이 열

열심히 돌덩이를 올려놓지만 그녀의 독은 자꾸 넘쳤다




오늘 또 몇 장의 백지를 받으셨나요?

당신 오늘 또 백지를 받으셨나요? 사람들은 백지를 받고 나면 은밀한 자신의 오래된 창고를 엽니다. 아직 마르지 않은 상처가 있는 소품들을 달그락거리며 끌어내 자칭 역작을 만들지요. 그 말미엔 대단한 결심처럼 내일이 선명하게 날인되고, 백치처럼 그것을 미래에게 팝니다.



당신 거울 맞나요?

떨리는 마음으로 선 당신 앞,
어제는 오른손으로 연신 울음을 훔치는데 당신 속 나는 왼팔로 훔치더군요
?(당신 거울 맞나요)

오늘은 어깨를 떨며 울고 있는데 웃고 있군요
??(당신 거울 맞나요)

제 모습 비추기 여념 없는 당신은 불량 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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