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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여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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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정임
댓글 6건 조회 2,149회 작성일 07-05-2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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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곶 돈대 일몰


그가
붉은 술잔 하나 내밀며
술 한 잔 하자고 했다
이렇게 바람도 부는데
피차 떠나가는 마당에
동무 삼아 이별주 삼아 한 잔 하자고 했다
벌겋게 취하면 가는 길이 덜 쓸쓸할지 누가 아냐며
자꾸 술 한 잔 권했다
난 고개를 저었다
내일이면 다시 천연스레 나타날 네 음모를 알고 있다며
손사래 쳤다
대신
내 속내 모두 털어 넣고 빚은 탁주(濁酒) 한 사발
그의 잔에 가득 따라 주었다
아무 말 없이 술잔 받아들고 조금 씩 조금 씩 술을 마시는
그가 점점 빛을 잃어갔다

내 속내 엿본 그가
붉그레 웃음 한 자락 남기고
혼자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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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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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천연덕스럽게 이미지를 잡아내고 그 이미지 속에 속을 감추는 시인의 마음이 처연합니다.<br />
살아온 세월이 그냥 그렇게 아무렇게 살아온 세월이 아님을 또 천연덕스럽게 내보이는 시인의 마음에 제 마음마저도 처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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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성님의 댓글

김재성 작성일

  아무 말 없이 술잔 받아들고 조금 씩 조금 씩 술을 마시다 점점 빛을 잃어가는 사람......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보는듯 하네요. 액자속에 갖혀 서서히 늙어가면서 소멸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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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회남님의 댓글

구회남 작성일

  '이렇게'가 걸리네요.<br />
그 바람은 어떻게 분 것인지<br />
사선인지, 휘몰이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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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임님의 댓글

유정임 작성일

  남시인 김시인 구시인님, 감사합니다. 구시인님, 좋은걸 지적해 주셧네요. 함께 해를 바라본 우리 회원들을 생각하면서 쓴 탓일겁니다. 어떤 바람인지 아시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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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희님의 댓글

유경희 작성일

  해가 언제 일어나는지 언제 잠자러 가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는 나날들을 살아내면서 <br />
그 시간들에 삶이라는 이름을 붙이는데 일몰과 나누는 시인의 대화를 들으니 좋네요<br />
<br />
이런게 바로 시겠지요<br />
<br />
먼 옛날 사람들은 삶이 너무 버거우면 사막의 수사들을 찾아가 묻곤 했다지요<br />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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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회남님의 댓글

구회남 작성일

  아버지는 제가 투정을 할 때마다 어려운 일마다 목사님 찾아가서 자문을 구했더랬습니다.<br />
우리는 성경이나 철학책을 들척이지요/불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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