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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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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수서
댓글 0건 조회 2,028회 작성일 08-01-1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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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투

박수서

그때부터 딱 맞았다
검정봉지처럼 헐렁하지 않고
골목처럼 좁지 않았다
푸덕, 철새가 날아가고
깃털 하나 어깨로 떨어졌다
(깃. 털. 이.) 깃을 세우며 상처를
다독거렸다
나는 아프지 않다고 중얼거렸고
읊조림은 벌써 저수지다
몸을 띄웠다
물귀신이 되지 않으려면 숨을 고르고
무게를 줄여야 했다
간신히 빠져나와
일본귀신처럼 납작 엎드려 억새밭으로
우물을 올랐다
그때 새소리 들린다
새떼를 가두려 두 팔 활짝 펴고
날개를 벌렸다
날개가 외투가 되었다.

그때부터 딱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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