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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벗어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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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재성
댓글 9건 조회 2,117회 작성일 07-01-3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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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빠져나가는 것들은 고약하다.
나가서 땀이 되고 똥이 되고 때가 되는 것을
나는 끊임없이 밀어내며
이건 내가 아니야, 내가 아니야 고개를 돌린다.
생각은 더 고약하다. 그는  
내 입을 빠져나가는 순간부터
다른 이의 영혼에 상처를 입힌다.
한 때 나는 생각을 가두어두려고 했었다. 깨진 유리조각처럼
속을 긁고 다니는 생각의 집으로
내 몸을 기능시키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생각은 집요하다. 작은 창자 큰 창자가
속엣것을 항문으로 밀어내듯
아침마다 수염이 밀려나가듯, 땀이며 때가 밀려나가듯
생각은 끊임없이 목구멍을 긁으며
입으로 밀려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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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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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기님의 댓글

김승기 작성일

  김 시인, 반갑습니다. 잘 읽었고, 자주 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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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률님의 댓글

이성률 작성일

  5행에서 따로 가지 말고 고개 돌린 생각으로 계속 이어가면 긴장감이 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뒷부분에선 밀려나간 것들이 다시 내게 들어오게 만드는 것도 괜찮을 것 같구요.<br />
앞으로 자주 뵐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좋습니다. 다음엔 회원게시판에도 올려주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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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임님의 댓글

유정임 작성일

  김재성님, 지난번 만남 오래간만이라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건강한 모습은 더욱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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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님의 댓글

김영식 작성일

  내가 좋아하는 취향의 시네요.^^신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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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오랫만에 보니 반갑습니다. 열심히 쓰세요. 앞으로 자주 여기서 다시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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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성님의 댓글

김재성 작성일

  반갑습니다. 어줍잖은 생각을 칭찬해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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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고인 물도 하늘빛을 제대로 비칩디다. <br />
푸른 하늘은 푸르게 흐린 하늘은 흐리게 있는 그대로 다 받습디다. <br />
고인 물도 하늘로 올라 구름이 되고 마른 날 풀과 나무를 적시는 비가 되어 내리기도 합디다. <br />
비록 고인 물의 길이 하늘의 가운데를 시원하게 가르는 길까지 이르지는 않더라도 가장자리를 건드리는 갓길 정도의 노릇은 합디다.<br />
하지만 마침내 고인 물은 미처 하늘까지 이르기도 전에 썩습디다. <br />
저절로라도 몸을 벗어나는 것들은 너무 자연스러우니 아름답기도 합디다.<br />
말은 또 달라서 고였다고 저절로 벗어나게 하는 것이 자연스럽기는 해도 때로 아름답지는 않습디다만, 혹 저절로라도 벗어나려는 말을 애써 잡아서 병이 된다면 이도 벗어나게 하는 것이 잡는 것보다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습디다.<br />
버려야 할 것과 삭여야 할 것들을 구분 못하고 버려야 할 것을 버리지 못하고, 삭여야 할 것들을 생짜로 쏟아내는 삶은 정말 구차하기 이를 데 없습디다.<br />
절로 버려지는 것과 의도적으로 버리는 것도 명확하게 구분을 해야 합디다.<br />
고였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흘러흘러 내가 되고 강이 되고 바다가 되겠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아집에 불과합디다.<br />
고였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니 자연스럽게 버려지는 말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길이 되지 못합디다.<br />
<br />
'내 몸을 벗어나는 것들'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것들을 풀어보았습니다.<br />
'머리카락을 추억함'으로 '5년'의 시간을, '내 전설 속의 그 뱀을 추억함'으로 '10년'의 세월을 정리하고, 최근에는 '너무 오래된 감기'(가제)라는 제목으로 '20년'의 삶의 이야기를 정리하고 있는데, 머뭇머뭇대다가 생각은 곁가지에 잔가지만 무성하게 뻗으며 흐트러져 일단 메모를 덮어둔 채 시간 벌기만 하고 있습니다.<br />
위 상념들은 재성씨의 시를 읽으면서 느꼈던 생각과 '내 전설 속의 그 뱀을 추억함'을 쓰면서 했던 생각들을 엮어서 풀어본 것입니다.<br />
몸에 고인 것들은 때를 만났을 때 밖으로 내보내야 하는데 머뭇머뭇대다가 되려 이도저도 아니게 만드는 일이 허다한데, 재성씨도 내 보기에 그러하니, 속에 가득한 시들을 더 때가 늦기전에 밖으로 쏟아내는 일에 게으르지 않기를 바랍니다.<br />
많지는 않지만 이전에 보았던 재성씨의 시와 단상(?)들을 읽으면서 참 좋았던 느낌들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기에 이렇게 어줍잖은 말 던져보았습니다.<br />
더 많이 쓰시고 더 많이 보여주시길.<br />
건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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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성님의 댓글

김재성 작성일

  어휴, 태식이 성... 일안하고, 은지 이렇게나 길게끄롬 글을 쓴다요. <br />
조흔 생각, 조흔 글 줘서 고마꾸마니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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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오전10시 반쯤 시작해서 동네 한 바퀴 돌고, 오후 2시 반쯤 해서 동네 한 바퀴 또 돌고, 들어와 4시 반쯤 우편차 보내고 나면 그 때부터 신기하게도 머리가 맑아지면서 자판기 위에 얹은 손가락 놀림이 유연해집니다. 그 유연한 손가락에 잠시 마음을 담아 생각을 풀어보는 시간도 행복이라면 행복이지요.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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