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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과 새와 꽃이 있는 상투적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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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내가 돌아서고 있다
돌아서는 사내 뒤편에
무덤 하나 덩그러니 누웠다
예나 지금이나 무덤은 그저
무덤덤하다
사내 따라 한 여자가 돌아서고 있다
새는 목이 쉬고 꽃은 색이 바래니
늦가을인 듯하다
새의 목청 갈라졌으나 새되고
꽃의 대 말랐으나 꼿꼿하다
무덤 앞에 한 아이가 서 있다
새는 목소리 가볍고 꽃은 입술 방긋거리니
초봄인 듯하다
무덤과 아이와 새와 꽃과 봄
모두 여전하다
무덤 안에 들까 돌아설까
멀찍이 숨어서 나는 홀로 겨루는데
언뜻 본 그 아이 얼굴
그저 무덤덤하다
무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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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효선님의 댓글
김효선 작성일남시인님! 건강하시지요^^ 자주 인사드리지 못해 죄송해요....시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시가 전체적으로 제목처럼 '상투적' 이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내가 왜 돌아서는지...여자가 왜 돌아서는지...어떤 그림을 보고 이 시를 썼다면 더더구나 그림 이전의 상상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서로의 관계가 잘 연결이 되지 않아요..그리고 전체적으로 '무덤덤'...합니다...이미지와 비유의 한 지점을 이용해 상투적이고 무덤덤하고 지루한 부분들을 융화시켜보면 어떨까요?.... 제 나름대로의 생각을 말했을 뿐입니다...오해 없으시길^^

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김효선 시인님 반갑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이 인사는 상투적 인사가 아닙니다. ㅎㅎ)

유정임님의 댓글
유정임 작성일
효선씨 반가워요. 언제나 시를 보는 눈이 날카로운것 같아요.<br />
남시인님, 저도 효선씨 의견에 한표 던집니다.

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일상은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늘 그렇게 돌고 돕지요만, 우리네 인간 삶은 이 일상에의 탈출을 늘 꿈꾸며 삽지요. 세상사 모두 다를 것 없어도 늘 변혁을 희망합지요만, 가다가 또 어느 한 지점에 이르면 멈추어 서서 전 같이 또 돌고 돕지요. 이것이 처음의 상황이 아니라 반복되는 상황인 것도 다 압지요만, 그러나 이런 상황을 또 만나면 또 모두 허탈하고 불안합지요.상투적입지요. 상투적임에도 새로운 것처럼 늘 또 포장하고 나서는데 이 포장 또한 상투적입지요. 상투적임에 마침내 무덤덤해지고 맙지요.<br />
구조도 상투적입지요, 배경도 상투적입지요, 물론 등장인물도 상투적입지요. 시를 끌어내는 방법도, 끌어가는 방법도, 끝내는 방법도, 말 약간 비틀어 새로움을 가장한 가화의 아름다움도 웃음도,늦가을도, 봄도, 등장인물의 배경음악도 모두 모두 상투적입지요.<br />
단 하나, 너무 너무 상투적이라서 그림은 다 보여줄 수는 없습지요. 다 보여주어도 다 볼 수도 없습지요. 욕지기는 그저 가슴에 꾹 담아놓고 이렇게 그림 하나만 그립지요.<br />
중얼중얼 궁시렁궁시렁 씨불씨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