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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진단을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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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태식
댓글 2건 조회 2,193회 작성일 07-03-1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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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징이 울리고 누군가 다 이루었다 외치자 서둘러 형틀에서 내려와 손바닥의 못 자국 지우고 적을 버렸다 대단원의 끝 알리는 자막 서서히 올랐다

  7080 노래 들었다 흐르는 노래 꿀처럼 달았다 우후죽순 꽃들 피어나 꽃패 되었다 꽃패 따라 피들 헤쳐 모였다 악보에 되돌이표 헤아리기 어려웠다 헤쳐 모여서 듣는 7080 노래도 꿀처럼 달았다

  7080 노래 심심해 팝 섞고 록 비비고 힙합과 소울 양념으로 뿌렸다 한데 섞고 흔들어 새 노래 지었다 새 노래에 제국의 꽃노래 심었다 새 노래도 7080 노래되었다

  소리로만 존재하는 한 무리 벌들 안개의 숲으로 들어갔다 안개는 숲을 나와 산과 바다 휘돌았다 안개에 숨어 벌들 너울파도마냥 달려와 긴급 구호 사이렌 울리며 꽃대 자주 흔들었다 많은 무리의 벌들 안개의 혀에 휘감겼다

  말 잇기 놀이 재미 붙인 안개 갈수록 짙어졌다 짙어지는 안개 너머 달처럼 부푸는 배가 보였다 배는 되풀이 부풀었다 가라앉으며 저물어갔다 저무는 배도 안개 닮았다 머리와 가슴 보이지 않았다

  적을 버렸을 때 들떴던 열 쉬 내리지 않았다 오랫동안 들뜬 열로 길 좁아진 피 뒷걸음질치다 짜부라졌다 안개 앞세우고 벌들 떼로 모여 무너지는 하늘로 진단서 흩뿌렸다 진단의 칼날에 땅이 꺼졌다

  처방전 흔드는 주사기 숨이 찼으나 약통은 번번이 비었다 빈 주사기 찌른 상처 진물 흘렀다 고개 돌리니 대단원의 끝 비출 영사기 여전 돌았다 이제는 까라진 7080 노래 극장 안팎 휘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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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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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선님의 댓글

김효선 작성일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다만 너무 산만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 연 한 연 너무 튄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앞과 뒤 혹은 전체적으로 개연성을 찾기가 힘듭니다. 가지치기가 필요할 것 같아요...7080과 고혈압은 어떤 관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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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안개는 산에서 내리고 바다에서 오르고 강에서 핀다. 안개는 뱀처럼 기어 골목골목으로 스며들어 온 동네 휩쓴다. 새벽부터 밤까지 쉬지 않고 흐르는 안개 물러가지 않는다. 물러서기는커녕 내 몸속까지 들어와 살림 차린다.<br />
<br />
안개 속에서 안개의 눈 뜨고 안개의 얼굴 두드린다. 안개 속에서 안개에 안개 섞고 비빈 안개의 밥 먹는다. 안개 속에서 안개의 문 열고 안개의 길 떠난다. 안개는 성큼성큼 앞서서 간다. 안개의 뒤 따른다. 어느 사이 안개 사라진다. 사라졌다가 어느 사이 또 허둥대는 내 뒤에 다가와 가볍게 등 떠민다.<br />
<br />
안개와의 동거는 즐겁다. 아늑하게 아름답다. 안개 속에서 안개의 베개 배고 안개의 이불 덮고 안개의 잠잔다. 안개의 잠 속에서 꾸는 안개의 꿈은 달다. 안개의 꿈속에서 안개의 시 쓴다. 안개 향한 시 쓴다. <br />
<br />
안개의 시는 달다. 안개와 나는 찰떡궁합이다. 안개 속에서 밤새 헐떡이며 무기 벼린다. 아침이 되면 무기는 곧 안개 속으로 스며든다. 안개 속으로 스며든 무기는 힘을 잃는다. 무기는 곧 안개가 된다. 내가 벼린 무기는 좀체 무기가 되지 못한다.<br />
<br />
안개의 칼날은 날카롭다. 안개의 몽둥이는 무지하다. 애써 잡고 있으려 하면 안개의 칼날에 손 베인다. 안개의 몽둥이에 가슴 멍든다. 안개와의 동거 달아도 안개 돌아서면 스스럼없이 떠나보낸다. 그리고 나는 다시 꿈을 꾼다. 산모퉁이 돌아 바다 건너 강물 거슬러 또 다른 안개 내게로 기어온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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