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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구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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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회남
‘엄마가 맥이 없어’
바이오 매트릭스 폰을 타고 날아 온 비보에
하늘을 보니 해가 웃는다
너, 밉다
올려보며 째려보는데
웃음이 나온다
횡단보도를 걷던 행인도 나를 보고 웃는다
은행의 급한 불을 끈 뒤
장미길 횡단보도를 걷다가
잠실 5단지 위에 하늘을 올려다본다
두 손바닥으로 해님이 낯을 가렸다
너도 양심이 있구나
내 시에도 단점이 있습니다
콤플렉스 없는 이가 있는가
미워서 좋은 것
좋아해서 미안한 것
미안해서 아팠던 위가 몇 달 만에 편안해 진다
죽은 어머니가 편안하신가 보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해가 고마워
강화병원 영안실로 달려가는 액셀러레이터를 힘차게 밟는다
둥둥둥 먼데서 북소리 울려온다
댓글목록

김승기님의 댓글
김승기 작성일늦게나마 조의를 표하며 서로 알릴 수 있는 친밀감을 이끌지 못한 것을 회의 대표로서 죄스럽게 생각합니다. 아직 경황이 없으셔 스케치한 심상을 그대로 올리신 것 같습니다. 부모의 마지막 자리마저 축제로 이끄는 그 가풍이 100수를 누리시는 비결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지연님의 댓글
김지연 작성일
먼데서 라고 표현은 했지만 아직은 먼데로 느껴지지 않으실 구시인님의 마음 잠시 헤아려 봅니다.<br />
그 마음이 시로 승화가 될 겁니다. 갑자기 시골 부모님 생각이 나네요.

이성률님의 댓글
이성률 작성일화자의 안정감이 좋습니다. 다만 8행은 버리고, 10행의 '위에'는 '위의'로 바꾸는 게 낫지 않을까 싶네요. 아니면 삭제해도 무방할 것 같고요. 13행의 경어체는 일부러 구사한 것인지 궁금하고요.

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축제'라는 제목에서 먼저 느껴진 것은 영화로도 제작된 이청준님의 소설이었습니다.<br />
역설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상황을 솔직하게 그려낸 모습이 참 좋습니다.<br />
처음 읽을 때는 행과 행의 연결이 뭔가 이상하게 걸렸었는데 김승기 시인님의 댓글을 읽은 뒤 그 의문을 풀었습니다. 늦게나마 저도 애도를 표합니다.<br />
이성률 시인이 지적한 10행의 '위에'는 저 역시 없애도 될 것 같이 보였고요, 13행의 '내 시에도 단점이 있습니다'는 의도는 파악되지만 전체 이야기로 보았을 때 뜬금없이 들어간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괜찮아 보이는 것들이 종종 사족에 불과할 때가 많거던요.<br />
시 잘 읽었습니다. 건필을 빕니다.<br />

구회남님의 댓글
구회남 작성일
요즘 시는 뜬금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한 줄 턱 끼워 넣는데요...<br />
그런 의도 보다는 불효자를 뜻하겠지요<br />
<br />
'축제'중에 빗새를 생각하고 있는 중입니다.<br />
<br />
꼭 한 번 누구나 봐야 하는 추천 영화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