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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 하늘 위에 북두칠성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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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 하늘 위에 북두칠성 떠있었다.
유 정 임
길을 잃으면 하늘에 별을 보라고 어릴 적 들었다
그때부터
밤하늘에서 제일 먼저 찾는 별이 북두칠성이었다
언제부턴가 그 별이 보이지 않았다.
몇 번 찾다가 실패한 도시에선
다시 찾지도 않았다
그 뒤 종종 방향을 잃었다.
여기저기 내 걸린 이정표
안내판 위에 지도들, 별이
없는 곳에서는 방향이 가늠되지 않았다
낮이나 밤이나 수많은 불빛 속에서
늘 찾아가는 길은 비틀거렸다
이리저리 휘둘리며 발길 가는 데로 따라 가다보면
종종 막다른 길이었다
쳐다볼 하늘도 없는 지하에선
별보다 몇 갑절 더 환한 불빛 속에서
내가 캄캄한 길이 되었다
영주 수도리 마을 앞 내성천 모래톱에서
K시인 시집출간 축하하던 밤
내성천 하늘 위에 북두칠성 떠있었다
마을로 들어가는 길이 보였다
댓글목록

김지연님의 댓글
김지연 작성일
그러고 보니 북두칠성을 찾아 본지 오래네요. 시골은 공기가 맑아 별을 가깝게 볼 수 있지요<br />
수도리를 그냥 지나치시지 않고 한 편의 시로 승화시킨 유시인님의 상상에 박수을 보냅니다.<br />
일전에 주신 시집 잘 읽고 있어요. 건강챙기시고 좋은 작품 많이 남기시길 바랄게요.

허청미님의 댓글
허청미 작성일
수도리 앞강 내성천에 쏟아지던 별무리<br />
그중 북두칠성은 유시인님만 비추더이다<br />
그 까닭을 이제사 알았습니다 유시인님의 시울에 억류(?) 된 것을.<br />
마을로 드는 길 너무 캄캄해 돌부리에 걸려 피멍 든 발 보이십니까^^*<br />
남이사 엎어지든 말든 뭐 대수겠습니까<br />
명품 한 필 잘 짜셨군요<br />
잘 감상하고 갑니다

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저는 물소리만 귀에 담고 왔는데<br />
북두칠성이 아니라 별을 눈에 넣은 기억조차 없는데<br />
유 시인님께서 그날의 기억을 또 되살려주시는군요.<br />
아름다운 밤.<br />
'작가정신' 7호에 실린 시도 잘 읽었습니다. 건필을.

유정임님의 댓글
유정임 작성일내성천의 즐거움을 추억하려고요. 동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