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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가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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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를 쓴다 껍데기 속에는 집과 아내와 자식이 있다 적으나 숨기기에는 너무나 많은 껍데기 속에 속을 감춘다
드러내면 새삼 다시 질 너무 큰 짐
드러내면 금새 날아 갈 참 많은 꿈
껍데기를 쓰고서 껍데기 속의 집이 불안하다 불안은 밖이 아니라 집 속에서 더 깊어지고 욕망의 그늘은 잠 속에서 더 짙어지는데
미안하다 누구에게 실낱같은 위로가 못되는 껍데기 속의 꿈이, 오늘도 누군가의 전화를 기다리기만 하는 짐이 미안하다
하지만 차마 버릴 수 없는 짐
하지만 차마 날릴 수 없는 꿈
짐과 꿈은 이중성이다 미안한 껍데기는 짐도 꿈도 아닌 뻔뻔한 이중성이다 나는 뻔뻔한 껍데기다
(2006. ‘작가정신’ )
댓글목록

허청미님의 댓글
허청미 작성일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를 잠시 생각했습니다<br />
인형일 수 없으므로 갈등하고 충돌하고 뻔뻔하게(?) 포장하고 뭐 이런 게 삶...<br />
이마에 가슴에 손 하나 씩 얹어 봅니다<br />
남 시인님, 잘 감상했습니다.

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가정을 지키고, 직장을 지키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껍데기를 써야 하는가? <br />
거짓이 진정 이웃을 평화롭게 할 수 있다면, 그 거짓으로 세계가 평화롭다면-. 껍데기. 그 껍데기를 버리는 일은 쉽지 않다. <br />
해설 <하재영 시인, 경북매일신문 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