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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식 시집 '주마간산'(리토피아포에지 157)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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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리토피아
댓글 0건 조회 235회 작성일 24-12-02 16:09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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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토피아포에지·157

주마간산走馬看山 


인쇄 2024. 3. 20  발행 2024. 3. 25

지은이 강우식 펴낸이 정기옥

펴낸곳 리토피아

출판등록 2006. 6. 15. 제2006-12호

주소 21315 인천광역시 부평구 평천로255번길 13, 903호

전화 032-883-5356 전송 032-891-5356

홈페이지 www.litopia21.com 전자우편 litopia999@naver.com

ISBN-978-89-6412-195-5 03810


값 14,000원 


^ 이 책의 저작권은 지은이와 리토피아에 있습니다. 

^ 잘못 만들어진 책은 바꿔드립니다.



1. 저자

강우식 시인은 1941년 강원도 주문진에서 출생하여 1966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사행시초'(1974), '사행시초·2'(2015), '마추픽추'(2014), '바이칼'(2019), '백야白夜'(2020), '시학교수'(2021), '죽마고우'(2022), '소이부답笑而不答'(2023) 등이 있다. 성균관대학교 시학교수로 정년퇴임했다.



2. 자서

나를 돌아보는 아침에



나의 마지막 눈물은

나의 마지막 시는 

무엇이 될 것인가.


‘殘書頑石’이라는 추사의 현판.

쓸모없는 돌에 새겨진 글씨

내 시도 돌에 남아 빛 볼 날 있을까.


생명은 타들어 가고

이 지상에서 내게 주어진

시간의 여분이 그리 많지 않다.

 

자신을 위해 우크라이나

싸움터에서 살아 돌아온 병사를

지금 나는 보고 있다.


22024년 춘래불사춘인 봄날에

강老平 우식 散人



진실한 삶으로



노인인 나는 지하철 계단을 

오르내릴 때나 어디서나 조심하며 산다.

목숨은 一手不退다.


예부터 安貧樂道의 분수가

몸에 배어 언제나 나이에 걸맞은 

적절한 시를 쓰고 싶었다.

 

펴낸 시집에 ‘죽마고우’, ‘소이부답’이란

제목을 달면서 四字成語로 낼

시집을 늘 염두에 두었었다.


2024년 내가 마치 사자성어가 된 기분인 아침에

강水泙 우식 詩翁 識




3. 목차

차례


지은이로부터·1 ―나를 돌아보는 아침에 05

지은이로부터·2 ―진실한 삶으로 07


1부


거자필반去者必返 13

격세지감隔世之感 15

견원지간犬猿之間 17

결자해지結者解之 19

결초보은結草報恩 21

과유불급過猶不及 24

교긍허부驕矜虛浮 26 

금과옥조金科玉條 28

금시작비今是昨非 29

다다익선多多益善 31

만파식적萬波息笛 33

목불식정目不識丁 35

무소불위無所不爲 37

무용지물無用之物 39

무위자연無爲自然 44

반가사유半跏思惟 45

부용치훼不容置喙 47

불가항력不可抗力 49

상전벽해桑田碧海 51

설상가상雪上加霜 53

설왕설래說往說來 56

세세년년歲歲年年 60

소신공양燒身供養 62

송구영신送舊迎新 63

송학축수松鶴祝壽 89

수구여병守口如甁 91

십시일반十匙一飯 93


2부


암향부동暗香浮動 97

약존화의略存畫意 99

어두일미魚頭一味 101 

오매불망寤寐不忘 102

우후죽순雨後竹筍 104 

유유상종類類相從 105

유종의미有終之美 108

이실직고以實直告 109

이심전심以心傳心 111

인지상정人之常情 112

일념통천一念通天 113

일모도원日暮途遠 115

일필휘지一筆揮之 117

입춘대길立春大吉 120


3부


자아도취自我陶醉 125

장무상망長毋相忘 126

적막강산寂寞江山 128

좌불안석坐不安席 130

좌정관천坐井觀天 131

주마간산走馬看山 134

지피지기知彼知己 139

차재두량車載斗量 141

천편일률千篇一律 143

천학비재淺學菲才 144

쾌도난마快刀亂麻 145

태연자약泰然自若 147

통정사통痛定思痛 149

피차일반彼此一般 151


여적餘滴_내 시집이니까 쓰는 산문153



4. 평가

책의 이름은 ‘강우식 사자성어 시집 주마간산’으로 했다. 별다른 의미가 없다. 내 성격이 주마간산 같아서다. 한 가지 일에 꼼꼼히 매달리기보다 매사 대충 대충 훑고 살아왔다. 단체 해외여행을 하다보면 수첩을 꺼내들고 열심히 기록하며 다니는 학구파 여행객을 만나게 된다. 나로서는 감탄, 감탄 아니 할 수가 없다. 그 자세나 태도가 부럽다. 그러나 내 성격상 안 된다. 하다못해 거대한 기자의 피라미드 앞에서도 저렇게 거대한 토템은 어떻게 가능할까 잠시잠깐 떠올려 보는 것뿐이다. 그러면서도 그것들이 잊히지 않고 나에게서 활용되는 것도 신기하다, 장시인 시집 『마추픽추』가 그러하고 『바이칼』도 그렇게 만들어졌다. 또 세계 여행시 시집 『백야』도 마찬가지다. 사자성어라는 것도 다 내 생활 속에 배이고 흡수된 것들인데 시가 되리라고는 생각지 않은 것들이 시집으로 만들어지는 현실을 내 눈으로 본다. 신기하다는 느낌이 든다. 마치 내가 사자성어 같다. 



5. 작품

거자필반去者必返



어릴 때 아버지하고 갈라선 엄마는

몰래 나에게 귓속말로

꼭 나를 데리러 온다는 약속을 하고 떠났다.

기다리고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처음으로 들은 엄마의 거짓말이었다.

다른 사내가 좋아서 떠난 아내도

내 돈 떼먹고 야반도주한 친구 녀석도

집 나간 아들자식도 감감무소식이고

다 사실 같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내 서푼 짜리도 안 되는 인생,

거짓말을 진짜로 믿고 살았다.

귀거래, 귀거래 말뿐이지 

올 리 없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거자필반을 철석같이 믿었다.

믿지 않고서 기다리는 마음 없이 어찌 살리오.

내가 병실에 누워 생사를 오락가락할 때

다른 세상으로 떠날 내 인생이 

가련해 보였는지 어쨌는지 

풍문으로나마나 뜬 소식을 듣고 

저승길을 지켜 준다며 

캄캄 무소식이던 아내가 기적처럼 달려왔다.

거자필반에는 이런 저런 미묘한

거슬리거나 내칠 수 없는 정情도 있었다.

우리의 아리랑 가락에도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이 난다고 했다.






격세지감隔世之感



내가 한창 시에 빠졌던 문청시절은

문학은 고질병이라고 모두들 쑤군거렸다.

정말 병든 환자처럼 빌빌대며 시를 썼다.

대학에서는 김구용이 육성으로  

읽는 것으로 끝인

‘현대문학강독’을 한 학기 들었다.

그런데 나는 구용의 경전을 읽는 소리 같은 

강독에 홀려 더 깊이 병이 들었다.

“하아, 좋지요, 좋고 말구요,” 하는  

체질화된 추임새가 일품이었다.

강의실 밖으로는 바다가 보이고

이범선의 ‘갈매기’가 나는 환상에 젖었다.

내가 일생 시를 쓰는 팔자가 된 것은

무슨 이론보다 그 탄성에 매어서였다.

구용의 뒤를 이어 대학에서 한 20여 년을

강의라는 것을 하면서도

무엇을 가르치기보다는 시를

나도 구용처럼 “좋지요”로 마치고 싶었다.

결국은 그 한마디도 못하고 대학문을 벗어났다.

나로서는 음풍농월의 시에서 

제법 벗어났다고 스스로 믿었는데

요즈음 젊은 시인들의 잘된 작품에서는

세대차를 느낀다. 허술하지도 않고 야무지다.

시들이 생사를 걸고 완전무장하였다.

천길 크레바스에 매달려 햇빛을 보는 생존은 

손에 저절로 땀이 나고 눈물이 솟는다.

감상적 눈물로 범벅이 된 시가 아닌 

격세지감으로 업그레이드된 생의 긴장감이 서려 있다.




견원지간犬猿之間



두 짐승이 앙숙이란 말은 잘못됐다. 

둘은 서로 이를 드러내고 척진 적이 없다.

시대가 변했는지 옛날 일이다.

사람에게 반려견이 있듯이 원숭이는 나무와 친하다.

하지만 나무에서 떨어질 때도 있는 원숭이. 

실수를 한다는 것은 너무 인간적이다.

그래서 유인원인가.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수월히 건너는 

사람이 도저히 따라 못하는 재주도

그래야만 사는 평범한 삶의 일상이다.

표범에게 쫓긴 원숭이가 막다른 길에 접어들자 

훌쩍 이웃나무로 공중제비 넘는 것을 보았다.

삼십육계 줄행랑을 친 나무가 안전가옥이다.

이처럼 원숭이는 여러 그루의 나무를

마치 자구책의 한 방편으로 비밀 통로처럼 두고 산다.

아무 대책도 없는 무방비 삶을 살아온

나는 원숭이처럼 탈출구룰 하나 갖고 싶다.

집 지키는 개는 키워봤으니까

나무 같은 초록 이웃을 두면 

내 일상도 훨씬 윤택해지리.

이제는 아무런 근거도 없는 견원지간보다 

나무와 친밀한 목원지간木猿之間을 쓰려고 한다.





결자해지結者解之



결국 풀고 맺는 것은 사람의 일이다.

풀면 맺을 줄 알아야 하고

맺었으면 풀 줄도 알아야 한다.

백년가약 맺었다고 어이 맺고만 살 것인가.

서로 밤낮으로 엉키고 풀며 사는 것이다. 

매듭은 풀어야 하지만 

푸는 자체가 만만치 않은 수수께끼다. 

세월과 더불어서 밀린 채로 쌓고 묵혀온

마추픽추나 피라미드는 신비요 미스터리다. 

만리장성 같은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수천 명의 사역자들의 죽은 무덤을 본다.

다 못 푼 매듭이어서 그렇다.

풀지 않겠다고 매듭진 역사가 얼마나 많은가.

당신과 나도 38선이라는 철조망 매듭에 

옥죄어 반세기를 신음하며 산다.

이웃과 이웃 사이는 늘 척지고 살 수 없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매듭도 

때로는 용서하고 이해하고 인내하여 

강물줄기처럼 유창하게 흘러야 한다.

그것도 사람의 일이라 쉽지 않다.

차근차근 알기 쉽게 풀어가려 하지만 쉽지 않다.

그래서 일도양단이라는 해법도 생겼다.

매듭이 끝이라고 매듭을 지으려

팔소매를 걷고 나서는 자는 칼잡이들이다.

칼 잡은 사람이나 맨손인 사람이나 

답은 하나더라도 순리대로 풀지는 못한다.  

결국은 지은 자가 풀어야 하는 결자해지다. 

부모가 자식을 낳아 기르는 원죄原罪와 같다.

애써 풀고 나면 좀 허탈해진다.





결초보은結草報恩



하늘을 보면 너무 푸르고 높아

모자란 내 모습만 비치고

고개를 숙여 땅에 눈길 주면

꽉 막혀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다.


그러나 땅이 있어 

이름 모를 풀꽃이 자라기도 하고

철 따라 온갖 나무들이

초록 잎 트고 열매 맺으며 


하늘도 철 따라 

천둥 번개와 눈과 비바람도 주고

구름의 자유로운 운행에 

내 꿈을 얹어 나르기도 하나니


또 별들이 꿈처럼 빛나 

가난한 내 첫사랑 데이트에서

그녀를 별까지 데려가 미래를 걸고

작은 약속이나마 할 수 있었다.


풀이라 허술히 여기지 마라. 

하늘의 기운을 입어 태어난 목숨이고

땅이 있어 질긴 생명력으로 살아남았다.


풀이 무슨 돈이 될까 생각하지만

아내와 나는 돈보다 더 큰 사랑을 얻었다. 

무릎이 닳도록 사랑을 하고

그 초록은혜를 갚듯이 살아간다.


뭐든지 크게 갚아야 한다고 

마음먹지 마라. 갚고 싶으면

그저 분에 맞게 보답하면 되는 것이다.


풀을 엮어 은혜를 갚는다는 뜻은

그냥 은혜를 갚는 것이 아니라 

하찮은 작은 거라도

마음에서 우러난 참된 따뜻한 감사이면

큰 감동의 물결이 된다는 뜻도 있다.


풀은 아프다. 태어나면서부터 

천시 받았던 삶이 아프고

그 아픔이 고마워서 

은혜처럼 엮어 갚으려 하지만 

아무도 받으려 하지 않아서 아팠다.

그래도 갚고 가야할 일이 있으면

아픔을 이기고 보은 하리라.





과유불급過猶不及



별을 보는 것은 

가지려는 것이 아니라

꿈을 키우며 살아야 할 세상이 있어서다.

한데 사람의 욕심은 한이 없어서

별보다 더 먼 곳까지도 가려

두 팔을 한껏 펼친다. 

그것은 지나친 것이 아니라

가슴에 싹튼 

꿈을 키우고 이루려는 거다.

어릴 때 누구에게 들었는지 조차 잊은

boys be ambition. 

하지만 하늘같은 야망 찬 꿈에

차디찬 물 같은 공자의 한마디 말씀 

과유불급도 얹고 싶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한번 온 비가 너무 과하면

큰물 지고 세상이 떠내려간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물벼락 맞으면 병이 찾아온다.

아무리 자연으로 오는 비라도

적당히 맞고 피하는 것이 

비우고 모자라게 사는 이치다.

사막도 비가 오기를 학수고대하지만

조금만 내려도 마른 모래가

못 받아들여서 어디든 차고 넘친다.

사막에도 물난리 홍수가 난다.

사막은 사막대로 나는 나대로 

과유불급의 숟가락을 놓는 게  분수다.






교긍허부驕矜虛浮 



한 20여년을 밥을 벌기 위해

대학에서 시를 말하면서

아는 체 한 것이 부끄러워

정년을 하고부터는 누구에게 시를 말하는 

일은 나름으로 끊고 살았다. 

세상만사가 이리 편할 수가 있으랴.

가끔 명절 때가 되면 스승이라고 보내주던

술이나 과일 등속이 사라져 

조석변 인심이 섭섭키는 했지만

그것보다는 내 마음이 훨씬 편했다.

마음부자가 됐다.

교긍허부 같은

교만하고 잘난 체하는 뜬 구름도 다 사라졌다. 

가진 게 시밖에 없어서

내심으로는 그런 것 하나라도 걸치지 아니하면

여든 늙은이가 외로워서, 

(외로움은 이길 장사가 없다는데)

사면초가四面楚歌가 되면 어찌 견딜까

망설여지면서도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고

그럴  때가 오면 쌓아둔 국파산하재國破山河在 같은 

마음은 열면 된다는 자기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놀라라 돌아보니 

쌓아둔 마음이 어디 갔는지 마음속은

텅 텅 빈 깊이 모를 검은 우물과 같다.

맞춤하게 쓰려고 해도 

쓸 마음이 없어 슬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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