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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 시집 '내 속눈썹 속 제비집'(리토피아포에지158)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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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리토피아
댓글 0건 조회 239회 작성일 24-12-0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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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토피아포에지․158

내 속눈썹 속 제비집

인쇄 2024. 3. 30 발행 2024. 4. 5

지은이 안 영 펴낸이 정기옥

펴낸곳 리토피아

출판등록 2006. 6. 15. 제2006-12호

주소 21315 인천광역시 부평구 평천로255번길 13, 부평테크노파크M2 903호

전화 032-883-5356 전송032-891-5356

홈페이지 www.litopia21.com 전자우편 litopia999@naver.com


ISBN-978-89-6412-179-9 03810


값 12,000원



1. 저자

2011년 '한국문학예술'로 등단했다. 시집 '시간을 줍다'가 있으며, 수필집 '내 안에 숨겨진 바다', '누구도 모른다 그 약속'이 있다. '전주문맥상' '전북수필문학상' '향토문학상'을 수상했다. 전주에 살며 현재 시낭송·환경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2. 자서-시인의 말


유독 눈보다 

비가 많이 내린 겨울이었다.

추웠던 겨울의 뒤에 

다시 봄비가 내리고

삶의 가지마다 봄꽃이 활짝 피었다.


오래전에 쓴 시들을 모아 

두 번째 시집을 준비하며

구멍 난 내 모습을 발견한다.


시를 쓰는 일은 

때때로 얼굴 붉어지고

새삼 더욱 고개 숙여지는 부끄러움 속에서

다시금 꽃 피우고 싶은 열망으로 점철된다.


겨울비로

봄비로

다만 한 송이 꽃을 피우고 싶었다.

지나고 보면

순간순간이 경이로운 바람의 길이겠다.


                       2024년 봄 안 영



3. 목차

제1부 검정 고무신

노래  15

없는 길  16

발자국  18

몰랐네  20

새·1  22

오후  24

검정 고무신  26

홍시  28

붉다  30

그녀  32

환하다  33

동치미  34

통증  36

봄비  37


제2부 숨겨진 것들

쥐똥나무꽃  41

벚꽃  42

골무꽃  43

진눈깨비  44

오월  45

봄동  46

가는 봄  47

안경  48

그날로 가면  50

햇살이 그린 성당  52

유추프라카치아  54

저녁  55

숨어들다  56

감나무  58


제3부 저문 들녘

고추잠자리  61

가을 소묘  62

느티나무  63

접속  64

거미  66

제비를 위한 밤  68

저문 들녘  70

어둠 속 별빛  72

새·2  74

무서리  75

녹슨 꽃  76

홀아비꽃대  78

흙탕물  79

거울  80

꾹 참다  81


제4부 멍에

멍에  85

용서  86

새벽길  87

하행선  88

태백 설화  90

마음공부  92

무거운 짐  93

빈집  94

꽈리  96

당신  98

동지  99 

생일 100

102

늦가을  103


해설|안성덕 디아스포라의 하소연 혹은 절규 105

     —안영 시세계



4. 평가

안영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내 속눈썹 속 제비집'은 산업화 이후 열외자와 소시민으로 삶을 연명해 왔던 우리의 비극적 시편들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에서 비극을 감상하는 관객들은 카타르시스catharsis를 느낀다고 했다. 주인공의 불행이 관객들에게 연민과 공포를 유발케 하는데, 그 연민과 공포가 감정적 정화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카타르시스를 정신분석의 핵심 요소로 본 프로이드는 환자가 억눌린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함으로써 심리적 치유를 경험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때로 억울하고 힘들고 답답하고 외로울 때 누군가에게 그 편치 않은, 안녕 못하는 속내를 털어놓곤 한다. 하소연하는 것으로 위로받는다. 또 자분자분 풀어놓는 속내를 들어주며, 아 이 세상 누구도 나와 똑같은 아픔이 있구나, 아픔을 견디며 살아가는구나, 하고 위로받기도 한다. '내 속눈썹 속 제비집'은 급격한 산업화 시대를 건너 광속으로 변하는 세상의 멀미를 하소연하고 견딜 수 없는 그 멀미에 절규한다. 산업화시대·정보화시대·인공지능시대의 디아스포라를 위한 시집이다. 서로 위로받고 위안이 되어 준다. 



5. 작품

노래



치자꽃처럼 피어나 

내 가슴에 안긴

넌 나의 의미


닳고 닳아 엄마 무릎에서

악기 소리가 난다는

문자로 찍은 노래


어느 입맛 놓아 버린 날

도가니탕을 보냈지

무릎에 좋다고 해 보낸다는

다정은 후렴  


녹음해 두고

듣고 또 듣고만 싶은

치자꽃 향기


내 무릎에 잠들던 





없는 길



눈 덮인 세상

김제장 가는 날

어머니 첫 발자국이 길이 되었다


인절미 함지박 머리에 이고 

자라가 되었다 목이 쑥

앞만 보고 걸었다


고무신 속 발이 꽁꽁

치맛자락은 동태처럼 와그락거렸다


환갑도 못 되어 가버린 남편

눈 쌓인 선산에 묻고

지워진 길 더듬어 내려온 뒤로

평생 없는 길 내며 살았다


그날처럼 폭 폭 눈 내려 쌓인다


어머니, 고봉밥 지어 놓고 

없는 길 헤쳐 오실 남편을

기다리신다





발자국



쌓인 낙엽 속에

고양이 한 마리 웅크리고 있다

수녀원 고양이는 기도 중이다

초겨울이 마당 안으로 들어왔다가

빠져나가고 있다


우묵하게 들어간 가슴팍

세상 혼자였던 것들

제 발자국을 버리고 길을 낸다

비로소 합창이 된다


침묵의 시간은 길었다

발목 젖은 고양이를 

감싸주는 따듯한 낙엽

내가 찍고 싶은 그 발자국이다


어둠의 길을 건너온 내 발자국


지울 수가 없다

환부를 드러내는 어제가

기억으로 휘청대고





몰랐네



아직 복사꽃 한창일 땐

몰랐네

떠나오는 나에게

기어이 가야 하는지 물었을 때

그땐 정말 몰랐네


바람 불고 

그치지 않고 눈 내리네

뒤꼍 대밭이 웅성웅성 쌓인 눈에 

휘청거리네


해가 지고 이윽고 

세상은 온통 검은 그림자

결국 안타까워질 거란 걸

미처 몰랐네


그을음의 시절 


말갛게 등피를 닦으면 보이려나,

손수건을 꺼내네

떠나온 그 사람 끝내 얼룩이 될 줄

진정 몰랐네





새·1



울지 않았다


때늦게 찾아간 토요일 오후 

손 꽉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이승과 저승 사이에서

가쁜 숨을 골랐다 


평생 넘고 넘은 산등성이마다

꽃잎을 뿌리시는지

다문 입꼬리에 보일락 말락 산매화가 맺혔다 


이별의 시작이었다

삼월 끝자락이었다


잠시 앉았다 가는 

이승의 나뭇가지 끝


고이 날개를 접고 두 눈을 감았다


한 마리 새





오후



농막 양지에 앉아

점심을 먹는다

까치가 차려 준 밥상은

컵라면에 찬밥 한 덩이


밥을 먹는 것인지

봄을 먹는 것인지

재촉할 일 없는 식사 시간

때마침 한 마리 꿀벌이 날아온다

잉잉

남자는 두꺼비 손으로

얼굴을 가려주고


상추쌈도 안 했건만 

풀려버린 눈을 감는다 

나른한 지상의 한 토막 

호미가 쉬는 시간이 좋다고


바람도 날개를 접는다


진보라 제비꽃이 흔들리는

한나절





검정 고무신



올챙이 집이었다가

소꿉놀이 적 흰구름을 가둬 둔

밥그릇이었지


검정 고무신,

추석 전날 밤 머리맡에 

새 신발을 놓고 잠이 들면 

어머니는  

꽃가루를 가득 넣어 주셨지

한겨울 푹신한 짚을 넣어 주셨지 


발을 씻다가 그만 

한 짝 떠내려 보냈지 동동거리며

울어 봐도 소용없었지

끝내 찾을 수 없었지


냇물 따라 흘러간 한 짝


그 신발 따라 나 여기까지 흘러왔지

오늘도 나를 싣고 떠나가는 

먼 유년의 쪽배 한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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