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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설희 시집 '산이 건너오다'(리토피아포에지59)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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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토피아포에지?59
산이 건너오다
2쇄 2017. 4. 05 발행 2017. 4. 10
지은이 김설희 펴낸이 정기옥
펴낸곳 리토피아
출판등록 2006. 6. 15. 제2006-12호
주소 22162 인천 남구 경인로 77
전화 032-883-5356 전송032-891-5356
홈페이지 www.litopia21.com 전자우편 litopia@hanmail.net
ISBN-978-89-6412-080-4 03810
값 10,000
1. 저자
김설희 시인은 경북 상주에서 출생하여 2014년 ≪리토피아≫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경북여성문학회 회원. 숲문학회 동인. 막비시 동인. 현상시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3. 시인의 말
먼지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정상을 찾아
소꿉놀이를 한다.
어느 입김에 사라질지 모르는
먼지인 줄도 모르는,
먼지들이.
2017년 3월
김설희
3. 차례
제1부 이끼
환청 15
무릎 16
과녁은 너의 밖에 있다 18
안개, 자욱하다 20
초파리 22
딱따구리 24
물집 26
자리 28
벽 30
울음의 거리距離 32
산이 건너오다 34
밥줄 36
꽃들의 대화법 38
이끼 40
근성 42
안의 바닥 44
임시로 맛있는 집 46
피보나치의 수 48
제2부 밤낚시
코골이 같은 생 51
팬플루트 52
티켓 한 장 54
갈증 56
첫사랑, 그 곳 58
차가운 방정식 60
오리발 62
염쟁이 유씨 64
새는 사람을 적신다 66
사진 한 장 68
밤낚시 70
목련 가시나 72
냄새의 골격 74
꼬막 76
전선 77
기울다 78
두 선분의 끝이 마주하여야 균형 잡힌 모서리가 된다 80
기도 82
제3부 현장
현장 85
작은 것은 왜 드러날 수 없는가 86
잘려지는 풍경들 88
화합의 방식 90
툭! 92
암 93
마른 화분 94
주둥이가 하늘을 받들고 96
밤 98
승리는 어디에 있는가 100
스쿼시?싸움 101
가지 102
파일럿의 손 안에 104
저녁 106
우주신발상회 108
어린 엄마 110
어떤 눈 112
자동세차 114
제4부 골목
뒷면 117
어디에 매일까 118
액자 120
생각한다 122
별안간 124
발 그림 126
둥근 것들 127
뉴스 클립 128
가을 전화電話 130
2분 132
붙인 자리 134
골목 135
크로마하프 136
혼자 138
노안 140
짓 142
귀를 기울이게 하는 소리 144
해설/이경림:현상을 따라가다 만나는 본질의 말 145
-김설희의 시세계
4. 평가
김설희 시인은 누구보다 성실한 현상의 추적자다. 그의 시에는 구구한 설명이나 수사 혹은 자기 해석 따위가 없다. 그는 그저 일상 속에서 부딪히는 현상들을 담담히 쫒아가다 보너스처럼 만나는 그 너머의 것들을 신기한 듯 보여줄 뿐이다. 일상(현상)은 한 순간도 같은 모습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변화무쌍한 일상 중 하나의 현상을 선택하고 집요하게 따라가다 그 속에 감춰진 메타포를 읽어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세계를 보는 시적 자질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녀는 놀라운 시적 감수성을 가진 시인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그는 그 놀라움의 자리에 성실함을 앉히고 우직하게 그리고 집요하게 걸어가는 시인이다. 해서 그녀의 시는 과학적이라 해도 좋을 만큼 섬세하고 정직하다. 한 사물 혹은 잠깐 스쳐가는 현상을 볼 때 그는 절대로 자신만의 상상으로 꾸며대지 않는다. 현상과 본질이 어떻게 만나며 그것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꼼꼼한 관찰을 통해 보여줄 뿐이다./이경림(시인)의 해설에서
5. 작품
환청
손톱처럼 자라나던 어떤 소리 하나가
자정 너머까지 물장구질을 한다
평일에 들어보지 못한 언어들의 발자국이 깊다
앉을 자리를 찾아 떠도는 소리들이 잔뿌리를 내린다
듣지 않아도 들리는
가느다란 소리의 뿌리들이 빈틈없이 살아나고 있다
내 속에서 소리가 일어서고 있다
소리를 따라 거리를 누빈다
하늘 어디쯤에서 내어준 언습일까
바람의 넓은 등에 금방 지워질 기록을 쓴다
몸에서 몸으로 넘나드는 소리의 내면
거처도 없는 낱말들이 낯선 몸들을 건너간다
무릎
포장의 끝은 매듭이다
내용물이 둥글든 길쭉하든 사각이든
잘쏙하게 리본이 장식한다
리본을 나비의 시조라 해도 될까
어디든 날아갈 수 있는 비단
잠자리 소쩍새 메뚜기 두루미……
날개를 들어 자신을 옮기는 것들
당신의 몸 어디에 리본이 있어
여기서 저기로 꽃소식을 옮긴다면
활짝 날개를 펴고
내용 모를 소문이 닫혀 있다
마음 가는 데로 무릎이 난다
나비처럼 훨훨
저 무릎
어디로 건너가는 징검돌인가
꽃집 아가씨가 꽃다발을 묶는다
날개처럼
저 무릎
과녁은 너의 밖에 있다
화살을 장전하고 있다
팔을 들고 시위 당길 준비를 한다
네가 중심이다
중심은 과녁이 될 수 없다
과녁은 너의 바깥에 있다
과녁은 네모
과녁은 세모
과녁은 동그라미
나무도 풀도 과녁이 된다
시위는 저절로 튕겨나갈 수 없다
너는 네가 겨누는 반대 방향으로 최대한 당긴다
비록 화살이 과녁의 중앙을 빗나가더라도
안에서 밖으로 내지르는 소리처럼
안에서 밖으로 심호흡을 한다
네가 겨누는 과녁은 망망 푸름이 끓는 곳
사람이 많이 모이는 어느 행사장
밥이 무르익고 고등어 냄새가 골목을 적시는 햇살식당
누추하나 눈 맑은 사람이 말없이 집어주는 수저가 있는 식탁
여기, 팽팽하게 당겨진 화살이 날아가 꽂힐 자리까지가 우리의 거리
말랑말랑한 허공이 곡선으로 휘어질 거리
갈라지고 깨지고 분리되지 못할 거리
우리가 서로에게 쏜 화살처럼
휘어진 거리
안개, 자욱하다
높은 하늘이 낮아져 안개에 덮였다
뼈대가 굵은 높은 빌딩이 물렁한 안개가 된다
길을 찾아 쉼 없이 구르는 타이어들
안개 속, 길은 도무지 알 수 없어
속도를 줄이고 신경을 곤두세운다
잠시 쉬어가라는 신호등이 있었던가
맘 놓고 건너가라는 횡단보도가 있었던가
길은 깜깜하다
윤기 흐르는 푸른 나무들
무거운 안개에 둘러싸여
햇살을 찾지 못하고 젖은 채 해맨다
무엇이든지 낚을 것 같은 낚싯대도
밥 냄새가 피어오를 것 같은 주방 가구점도
어디든 달려 갈 수 있을 것 같은 차들도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는 날
수많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라디오 뉴스는
안개 속에서도 명징하다
춤 없는 노래, 짐승들의 울부짖음만 뚜렷한
캄캄한 이 한낮이
내막을 알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이 안개에 휩싸인다
산 것과 죽은 것이 함께 묻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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