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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출 시집 '낮은 무게중심의 말'(리토피아포에지 61)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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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토피아포에지?61
낮은 무게중심의 말
인쇄 2017. 6. 15 발행 2017. 6. 20
지은이 강문출 펴낸이 정기옥
펴낸곳 리토피아
출판등록 2006. 6. 15. 제2006-12호
주소 402-814 인천 남구 경인로 77
전화 032-883-5356 전송032-891-5356
홈페이지 www.litopia21.com 전자우편 litopia@hanmail.net
ISBN-978-89-6412-082-8 03810
값 9,000원
1. 저자 약력
강문출 시인은 부산 기장에서 출생하여 한국해양대학교 대학원 무역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1년 ≪시사사≫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시집으로?타래가 놀고 있다가 있다. 현재 일성산업 대표이다.
2. 시인의 말
시인의 말
지난겨울,
옷에 떨어진 눈을 보고
그것이 녹아 물이 되는 것을 보고
늦봄에
눈물을 생각했다
누가 여기다 나를 심었을까?
나는
눈물로 키울 수 있는 것이
나밖에 없는 것은 아닐 것이라 믿어
주제넘게 또 엮었다
2017년 2월
강문출
3. 차례
제1부 물의 평지
조금 떨어져 앉다 15
물의 평지 16
바위 17
변신 18
저녁의 발견 20
비행운 22
5백 원짜리 비꽃 24
처서와 백로 사이 25
천지창조를 듣는 동안 26
힘껏 내리는 비 28
쌀벌레 29
진화하는 밥 30
산비둘기 위문 31
나무 여행법 32
낮은 무게중심의 말 34
제2부 기도하는 손
기도하는 손 37
참새 38
연꽃에게 40
봄밤의 인문학 41
둥근 의문 42
카톡 감정 44
번지점프 46
투명유리가 차갑다는 것을 느꼈을 때 48
오감도를 그리다 50
필사적인 52
뒤집어지다 54
돌탑 55
저기압 56
상상의 값 58
종이 60
제3부 돌섬
돌섬 63
비는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64
실비 바르땅의 무명용사를 듣다 65
하현 66
후르르 피죽 67
반려식물 68
거룩한 밤 70
가만히 뒤돌아 걷다 72
안일 73
공책 74
바람나다 76
발자취 가훈 77
하염없다 78
타원방정식 80
설렘에 대하여 82
제4부 사막에서
생각이 멀리 가 있어 85
되묻고 싶다 86
새한도를 쓰다 88
등불의 노래ㆍ2 90
득음得音 91
독거 92
개밥에 도토리 94
이별의 길에는 이정표가 필요 없다 96
빨래를 널며 97
돌아눕는 밤 98
얼레지 100
누가 산등을 끍었을까 102
부자 104
외통수 105
사막에서 106
흥얼 중얼 108
해설/김경복:일상적 삶의 반성과 존재의 성화
―강문출 시의 의미 109
4. 평가
강문출 시집 낮은 무게중심의 말은 마음 깊은 곳에 꽉 차서 함부로 넘어지지 않는 말이다. 그러나 결코 무거운 말이 아니라 바람에 나부끼는 눈발 같은 사뿐한 말이고, 눈밭에 찍힌 흔한 발자국들마저 귀하게 감싸 안는 눈송이 같은 부드러운 말이다. 그 부드러움을 바탕으로 하늘에서 빗발의 꽃대가 내려와 지상에 닿자마자 비의 꽃을 피워내는 고요한 묵언의 슬픔 같은 시적화법을 구사하고 있다. 시편들의 대표적 정서는 그리움의 맥락으로 이어져 있다. 갖가지 물상들의 낱낱을 엮는 보이지 않는 끈을 그려내면서도 그 중심이 되는 한 가닥은 반드시 그리움에 닿아 있다.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한 백년쯤 춤추면서 물소리의 끈을 잡고 되올라 오는 한낮의 굴절에서도, 회오리를 일으키며 온 들판을 연둣빛으로 물들이며 끄집어내려 해도 꺼내지지 않는 수많은 사물들마저도 결국 그리움으로 종착 된다. 종이꽃봉오리처럼 피려다 마는 깊은 적막 같은 끈끈한 그리움의 정서는 이정표가 필요 없는 이별의 길에서도, 지름길로 다가오는 신기루 같은 모래무덤의 답답한 현실상황에서도 그윽한 오아시스처럼 맑고 푸르게 떠오른다./오정환(시인)의 해설에서
5. 작품
조금 떨어져 앉다
걸어가는 저 멀리 꽃 한 송이 피어 있다
눈부시다
무슨 인연 같다 생각하며 가까이 다가가니
새들이 날아가고
더 가까이 다가가니 벌들이 날아가서
마침내 혼자가 된 꽃이
작은 흉터까지 다 드러내놓고 내 그림자에 잠겨 빛을 잃었다
조금 떨어져 앉아 다시 보니
처음처럼 눈부시다
이만큼의 거리에서 다시 너를 보고 싶다
물의 평지
더는 자신을 지지할 수 없을 때
수련은
물의 평지에다 커다란 제 손을 내려놓는다
내가 왼종일 헤매다
늦은 밤 방바닥에 등을 붙이는 일처럼
높낮이가 없어 큰 갈등 없는
공중도 지하도 아닌 정거장 같은
누구나의 발돋움에 디딤돌이 되어주는
수면과 지면,
이 두 바닥을 수련은
손과 발로 꽉 붙들고 있다
바위
사람이 죽지 않는다면
무한한 시간이 너무 좋아 잠도 오지 않을 것이다 하고 싶은 것 다 해보고 먹고 싶은 것 다 먹어보고 가고 싶은 곳 다 가보고 마침내 원도 한도 없이 다 해보아 이제는 죽어도 좋다 싶을 때
시간이 무한정 있으면 어쩌겠나 뭘 해도 그것이 그것 같고 뭘 먹어도 그 맛이 그 맛 같고 어딜 가도 그곳이 그곳 같다면 어쩌겠나 하는 것을 접고 먹는 것을 접고 가보는 것을 접는 수밖에 죽지도 않는데 숨은 쉬어서 뭘 하겠나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요긴한 기능들이 다 퇴화했으므로 마침내 억겁
잠자는 한 개의 바위가 되는 것이다 그러다 어느 날 쾅, 천지가 개벽하면 억만년을 날아 다른 별나라에 가보는 것이다 그곳에서 태초에 몸이 있으라 하니 몸이 생긴 것처럼 잠에서 깨어 새롭게 살아보는 것이다
사람도 죽지 않는다면 한 개의 바위가 되는 것이다
변신
벌레가 된 그가 살던 22호실 쥐덫만하다
궁핍과 떨어져 있던 그가 스스로 이곳으로 걸어들어 와
생존에 대해 말한 궁극은
벌레다, 일벌레를 경멸하다 밥벌레가 된
그는 데칼코마니를 거부하고
나는 마이너스 2차함수를 생각하며 그의 방안을 둘러보고 있다
그래프 어느 쪽을 내려다봐도 끝은 캄캄한 무궁이다
크고 야윈 카프카가
감옥 같은 생활의 성을 탈출하기 위해 발견해낸 해답은
나비다
그런데 나비는 왜
애벌레, 그 징그러운 벌레에서 우화해야 하는가
애벌레를 거치지 않고서는 결코 나비가 되지 못하는 샐러리맨은
비극적이다, 생활의 덫에 갇힌 객이
자신과는 무관하게 완고한 아버지가 되어 가고 있는
어느 오후의 프라하 성이 눈부시게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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