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정미소 시집 '벼락의 꼬리'(리토피아 포에지 54) 발간
페이지 정보

본문
리토피아포에지․54
벼락의 꼬리
인쇄 2017. 1. 25 발행 2017. 1. 30
지은이 정미소 펴낸이 정기옥
펴낸곳 리토피아
출판등록 2006. 6. 15. 제2006-12호
주소 402-814 인천 남구 경인로 77
전화 032-883-5356 전송032-891-5356
홈페이지 www.litopia21.com 전자우편 litopia@hanmail.net
ISBN-978-89-6412-075-0 03810
값 9,000원
1. 프로필
정미소 시인은 2011년 ≪문학과창작≫으로 등단했으며 시집 구상나무 광배가 있다. 막비시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2. 시인의 말
그를 덜어낸 자리에
나무 한 그루를 심었습니다.
새들이 와서 쉬었다 가고
깃털 같은 말들이 열매로 떨어집니다.
햇살이 다가와
젖은 그늘을 말리고 간 오후의 처마가
넉넉해서 좋습니다.
2017년 1월
정미소
3.목차
제1부 노래하는 사람
나뭇잎은 나무의 입이다 15
느티나무에게 16
초승달에게 반하다 17
춤추는 새 18
단원의 ‘해도’ 19
3번국도—곤지암에서 이천나들목 20
물소가죽 핸드백 21
동물원 22
입춘 무렵 23
양푼 비빔밥 24
중환자실 26
비명碑銘 27
두모악 갤러리—김영갑의 오름 사진을 전시 중이다 28
목마 끌라빌레뇨의 비행 29
노래하는 사람 30
열정 31
고목에게 말 걸다 32
군무 33
추모산 하늘공원 34
염소나무 36
제2부 깔딱고개
백일장 39
벼락의 꼬리를 잡다 40
춤추는 자판기 41
구름빵 42
책의 위로 43
별코 두더쥐 44
그녀가 울었다 46
봄날은 온다 47
춘분날 48
깔딱고개 50
시時 51
소원의 샘 52
표본실의 왕호랑거미 53
관음암 가는 길 54
곰배령 56
황새바위 성지 58
매미가 울다 59
월정사 전나무 숲길 60
축사 61
어달리 방파제길 62
제3부 애기나리꽃
간병일기 65
무릉반석에 뜬 별 66
열아홉 엄마의 딸 67
흔들그네 68
전화 걸기 69
자장가 70
장군이 71
전화 72
낯선 길을 걷다 74
다시, 또 목련 75
애기나리꽃 76
맨드라미 혈서 77
열 살 78
다문화 가족 79
노송도-소치 허련의 8곡 병풍 80
문자 이모 81
캥거루족 82
만찬 83
깜장대문집 84
신작로가 있었던 풍경 86
제4부 우란분절
카페에서 89
우란분절 90
리허설 91
그, 숲을 엿보다 92
도깨비 문고리 94
피노키오공화국 95
장미의 정원 96
꼭두각시 인형 98
오리발 99
줄장미가 살았던 담벼락100
비늘101
그, 뒷골목102
섬103
조각보 바느질104
묵호 등대105
소금 햇살106
푸른 등107
라라랜드108
해설/백인덕:사이差를 채워가는 ‘원환圓環’의 시학
―정미소의 시세계109
4. 평가
정미소 시인은 이번 시집, 벼락의 꼬리를 통해 시정시의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참신한 존재론적 기획이 엿보이는 시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서정시의 본질에 충실하다함은 간략하게 말해“가장 주관적이며 개인적이며 일회적인 것으로 이 전에는 단 한 번도 존재한 적이 없는 새로운 정조情調를 열어 보인다.”라는 독일 시학자 에밀 슈타이거의 정의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존재론적 기획이라고 한 것은 관계에 대한 인식이 사이(차이)의 형성과 변모에 걸려 있다는 점을 말한 것이다. 이 때 원환 상징이 작품들의 기저基底에서 은밀하게 활성화되는 양상으로 나타나는데 자세한 내용은 뒤에서 작품 분석과 함께 살펴보기로 한다. 시집의 처음은 이른바 소통에의 지향으로 시작된다.좋다./백인덕(시인)
5. 작품
나뭇잎은 나무의 입이다
해질녘, 2층 방 창문을 두드리는 먹감나무의 두툼한 입술에 귀 기울인다 말하고 싶어 내 창을 기웃거리는 안색이 붉은 나뭇잎, 달싹거리는 잎을 따라 줄기와 몸통에 고인 말들의 문이 문을 두드린다 바람이 불 때마다 아랫입술을 도르르 말았다가 펴는 입, 말매미의 울음과 고추잠자리 쉬어간 자국마다 실주름이 진다 빈 감꼭지가 풋풋한 여름으로 차오르는 소리를 듣는다 천둥과 장맛비와 긴 가뭄이 가두었던 먹감나무의 깊은 그늘이 한 걸음 두 걸음 다가오고 있다 나무의 입이 무거운 속내를 열고 있다.
느티나무에게
카페 ‘몽마르트’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은발의 고목에 귀 기울인다 몸 하나로 수직의 하늘을 건너고 있는 우직한 어깨 너머로 오후 네 시의 햇살이 숄을 두른다 티스푼으로 홍차의 티백을 꾹꾹 누르며 봇물 터지는 너의 매무새에 속말을 연다 숨죽인 계절에도 황소바람은 불어와 심장에 네 개의 스턴트를 박고 벼락 맞은 봄 품에 안았던 황조롱이도 일가를 이루어 떠나고 딱 지금이야 죽고 싶어 합병증이 도사리는 뿔테 안경 너머 동공이 출렁거린다 오후 네 시의 몽마르트 긁히고 멍들고 깁스로 이은 쇳조각을 따라 에디뜨삐아프의 젖은 음성이 진통을 몰고 온다 내 얘기 들어줘서 고마워 느티나무야.
초승달에게 반하다
그의 내향성은 후천적이다 천성이 어질고 반듯하여 피붙이의 보살핌을 조석의 낙으로 삼으니 기질이 유순하나 성나면 올가미의 올을 물어내며 생채기를 남긴다 바닥의 바닥을 또각거리며 몸을 옥죄는 세상의 뒷골목 군소리 없이 버틴 하이힐의 저 안쪽 비좁은 숨 막힘이 박리증에 시달린다 울분이 고여 제풀에 사색이 된 엄지발톱 입과 귀를 닫은 채 안으로 안으로 파고든다 피붙이의 허물을 덮으려고 안간힘 쓴 그의 등에서 초승달이 웃는다 각질 더미에서 더는 버틸 수없는 그의 속 소리를 끌어안는다.
- 이전글윤종환 시집 '별빛학개론'(리토피아포에지 55) 발간 17.02.23
- 다음글김다솜 첫시집 '나를 두고 나를 찾다'(리토피아 포에지 53) 발간 17.02.17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