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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남석 시집 '보들레르 알레르기(리토피아 포에지50)'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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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3,846회 작성일 16-10-1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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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남석 시인이 두번째 시집 '보들레르 알레르기'(리토피아, 132쪽, 9,000원)를 출간했다. 이 시집에는 작품 80여 편이 4부로 나뉘어 수록되어 있다. 그는 「시인의 말」에서 ‘자연 또는 타인과의 교감이 미학임을 보여준 보들레르, 자신에게는 분명 혹독한 순간이었을 세상, 그나마 자양분이 되어준 것이 ‘상징의 시학’이 아니었을까.’는 말로 자신이 보들레르로부터 적지 않은 시적 영감을 받았음을 드러냈다.

 

시집 해설을 맡은 최광임 시인은 ‘정남석 시인이 주목하는 지점은 교감이다. 사람과 사람의 교감, 사물과 사물과의 교감, 사물과 사람 간의 교감을 시도함으로써 불통의 사회를 진단하고 억압적이고 폭압적인 것들로부터의 탈주하고자 하는 의식을 고취한다. 사물에게 말을 걸고 그것에 생명을 부여하여 주체화 시키는가 하면, 탈주 이전의 것들과 단절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화해를 시도하려는 노력이 보인다. 즉, 현대사회의 병증을 사회구조적인 것으로 간주해버린 순응 자세가 아니라 불통을 조장하는 것들을 향한 과감한 비틀기를 견지한다.’라는 말로 그의 시세계를 압축했다. 정남석 시인은 막비시동인으로 치열한 시작활동을 벌이고 있다.

정남석 시인0.jpg

 

정남석시집 표지0.jpg

 

리토피아포에지․50

보들레르 알레르기

인쇄 2016. 9. 25 발행 2016. 9. 30

지은이 정남석 펴낸이 정기옥

펴낸곳 리토피아

출판등록 2006. 6. 15. 제2006-12호

주소 402-814 인천 남구 경인로 77

전화 032-883-5356 전송032-891-5356

홈페이지 www.litopia21.com 전자우편 litopia@hanmail.net

ISBN-978-89-6412-071-2 03810

값 9,000원

 

 

1. 약력

정남석 시인은 2012년 ≪리토피아≫ 신인상을 수상했다. 시집 검정고무신이 있으며, 막비시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2. 자서

아이의 살과 같이 신선하고, 오보에 소리처럼 감미로우며

초원처럼 푸른 향기들이 있다.

 

다른 향기들은 부패하고, 풍성하고 기氣 승하여

-보들레르의 시 교감 부분

 

자연 또는 타인과의 교감이 미학임을 보여준 보들레르,

자신에게는 분명 혹독한 순간이었을 세상, 그나마 자양분이 되어준 것이 ‘상징의 시학’이 아니었을까.

 

안개 구간을 지나다 보면

답답하다가도 벗어나고 싶지 않은 순간이 있다.

거기서 거기란 걸 알지만

안개등도 켜보고, 상향등도 켜보고, 와이퍼도 작동해 본다.

안개 구간을 빠져나오면 허전하고 싱겁다.

 

2016년 여름

정남석

 

 

3. 목차

제1부 바람을 표절하다

치명적 너그러움 15

갈대 16

구석은 순진하지 않다 18

그의 안부를 우편함에 넣었다 20

불면의 바다 괜찮은 걸까 22

바람의 방향 23

버림은 생성이다 24

팜므파탈 25

귀는 소라 쪽으로 26

바람을 표절하다 27

미와 미플랫 사이의 음을 위한, D장조 28

철골 소심 30

보도블럭 32

길고양이 33

정말 느닷없을까 34

못갖춘마디 35

언저리 36

요나콤플렉스-박송우 화백의 심상풍경, 「섬」 37

손거울 38

그늘이 있는 담장 39

 

제2부 낙화는 아프지 않다

팔랑 나비 43

舊制와 救濟 44

두꺼비집 45

낙화는 아프지 않다 46

친구 사용설명서 47

톨스토이 증후군 48

길은 꽃밭으로 연결된다 50

까뮈의 창 읽기 52

낙숫물 소리에 빠지다 53

통섭의 식탁 54

풍경으로 눕다-김영갑 55

비문증飛蚊症 56

수수꽃다리 58

노인과 꼬마 59

꾀꼬리가 탈락했다 60

원시반본原始返本 62

백목련 63

자목련 64

오르골 인형 65

말뚝 66

 

제3부 가장 투명한 빨강

백가쟁명百家爭鳴 69

자음과 모음 70

시뮬 라크르 71

리모델링 72

담쟁이 73

아지랑이 74

나비는 떠나기 싫어 날개를 적시었다 76

함박눈 77

김유정의 동백꽃에 대한 긍정 78

김유정의 동백꽃에 대한 부정 80

손돌목‧6 82

손돌목‧7 83

손돌목‧8 84

고추잠자리 85

보들레르 알레르기 86

미루나무 87

바람은 직진이다 88

애원하는 여인-까미유 끌로텔 89

사랑 또는 매혹의 방정식 90

가장 투명한 빨강 91

부딪치는 세상은 푸른색 화면이다 92

 

제4부 끝이 훤히 보이는 것은 골목이 아니다

버킷리스트bucket list 95

돌연, 변이 96

달맞이 꽃 97

數 싸움에 밀린달 98

판옵티콘 99

앵월櫻月100

염탐은 날카로움이다101

북으로 난 창문은 열리지 않았다102

덩굴장미 담장이 있는 풍경의 오독103

덩굴장미 담장이 있는 풍경의 이해104

몇 개의 작은 상처들-프리다 칼로105

토끼풀106

벽조목107

유행성 결막염108

새와 바람과 솟대110

수수밭을 지날 때111

연필, HB112

수락산113

끝이 훤히 보이는 것은 골목이 아니다114

 

해설/최광임:불통의 역설과 교감의식115

―정남석의 시세계

 

 

4. 작품

치명적 너그러움

 

 

섬은 겉으로 울면서 깊어지고 싶었다

 

됐어,

아직 숨겨진 흥분을 가라앉혀야 할 때

투명해지려는 분자 하나가 날숨인 혀를 밀면서

왼쪽 겨드랑이를 파고드는 것은 아무래도 좋다

격렬해지고 싶은 바람을 길게 이으면

뼈를 통과하지 못한 물이

몸을 살짝 빼기도 하면서

배꼽을 연결 할 수 있지

석문을 지그시 누르고 파문을 염려해서

가까워지다 멀어지는 호흡은 안타깝지만

물은 내일의 수평을 위한 안간힘이고

섬은 마지막까지 은둔할지 모른다

묶어둘수록 벗어나려는 시도는 간절하다

 

섬은 안으로 울면서 기대고 싶었다.

 

 

 

 

갈대

 

 

그날의 기분에 따라 대본은 수정 된다

익숙한 대사에 밑줄 긋는 바람

 

흔들림을 위해 소화불량에 걸렸거나

멀미약을 조금 먹어두었을 것이다

 

들키지 말고 비밀 한 조각을 떼어봐

약기운에 뼈 속이 비어갈 때

방황은 시작된 거야

뿌리는 괜찮다고 내버려 두라 했겠지

 

중독, 언제부터 반복이었을까

갈대는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다

멀미에 녹초가 된 이후

생수에 레몬을 띄워주는 아르바이트를 구하겠지

 

낯선 친밀감이 힘줄을 당길 때

 

가만히 손금 위를 더듬어본 적 있지

습관을 친숙하게 받아들이는 달의 생각은 투명 했어

서쪽에는 동쪽을 가리키는 바람의 통로가 있었거든.

 

 

 

 

구석은 순진하지 않다

 

 

구석을 응시하자 구석은 슬며시 문을 닫는다.

문을 열고 닫는 일

경계를 알아가는 일조차 구석은 흥미로운 면이 없다.

 

막무가내로 열어야 할지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아야 할지

수백 개의 얼굴로 문밖에서 안달했을 때

구석은 뒷소문을 알려주지 않았다.

 

염세주의와 허무주의 갈피에서

손때 묻은 고민을 하다가 하얀 백지를 내밀었을 때

구석은 뚜렷한 경계를 짚어주지 않았다.

 

비밀의 행간도 거기서 거기라고

빛의 방향이 좌우로 살짝 어긋날 때

구석은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구석은 은밀함을 부둥켜안는다.

 

구석은 순진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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