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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섬 시인의 첫시집 '꽃의 또 다른 출구' 발간(리토피아포에지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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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6,009회 작성일 15-09-23 10:30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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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토피아포에지․36

꽃의 또 다른 출구

인쇄 2015. 9. 7 발행 2015. 9. 11

지은이 권섬 펴낸이 정기옥

펴낸곳 리토피아

출판등록 2006. 6. 15. 제2006-12호

주소 402-814 인천 남구 경인로 77(숭의3동 120-1)

전화 032-883-5356 전송032-891-5356

홈페이지 www.litopia21.com 전자우편 litopia@hanmail.net

ISBN-978-89-6412-054-5 03810

값 9,000원

 

1. 저자 약력

권섬 시인은 2010년 계간 '리토피아'로 등단했다.  '꽃의 또 다른 출구'는 첫 시집이며 리토피아문회 회원, 막비시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2. 자서

시인의 말

 

조금 더 폭신하고 말랑말랑하기.

여행 중이다.
종착역까지는 아직 멀다.
긴 여정 동안,
새를 만나고, 나무를 만나고, 꽃을 만나고,
여러 표정의 그들과,
여러 모양의 나를 만나고,
아침해를 만나고, 저녁놀을 만나고,
봄을 만나고, 겨울을 만난다.

감사하고 황송하다.
동글동글하게, 말랑말랑하게,
이 여정이 계속되기를 소망한다.

2015년 가을
권섬

 

3. 차례

제1부 말의 잔치
꽃의 또 다른 출구  15
앞으로도 죽, 내게 거짓말을 해 줘  16
차용된 존재의 혼돈?1―괜찮아  18
차용된 존재의 혼돈?2―시이소를 타는 벌을 본 적 있니   19
차용된 존재의 혼돈?3―사과 맛을 알아버렸어    20
황사?1  21
황사?2―수선화, 바람의 날개를 훔치다  23
고립 혹은 자유·1―기다리는 거, 이제 그만 해   24
고립 혹은 자유·2―나무, 하얀 자유를 꿈꾸다  25
고립 혹은 자유·3―숲에서 빈 의자를 보다  26
고립 혹은 자유·4―영혼이 새어나가다  28
고양이의 야행성 훈련  30
권태  32
그녀의 매뉴얼  34
누군가 그의 날개를 재단하다  36
말의 잔치―오늘의 메뉴는  38
유월밤의 합창  40
새의 날개를 스캔 하다·1―울렁거릴 거야  41
새의 날개를 스캔 하다·2―엄마, 이제 됐어?  42
울어도 괜찮아, 봄이니까요  44
어떤 예배시간  46
아바타 파격 세일  48

 

제2부 묵언수행
곡예사의 꿈―염려 마, 허공에 길을 내면 돼  51
탁란  52
어떤 풍경  54
당신의 휴일! 안녕하시죠  55
무서운 S라인  56
치악산 잔월殘月  58
은행나무는 황금알을 낳고  59
가을 심포니―나무에 열매가 없어도  60
겨울 산책·1―그대, 오늘 밤 잠시 불을 꺼주세요  62
겨울 산책·2―방안, 하얗게 갇힌 날에   64
겨울 산책·3―매지호수, 안개 속에 갇히다  66
겨울 산책·4―나목의 자존심  67
절정  68
과수원에서―과일이 익어갈 때 나를 잊어줘  69
벽 너머, 벽  70
몽돌 밤바다  71
곡예사  72
바람으로 흐르는 여주강  73
칡넝쿨 그늘 아래서  74
묵언수행―말 없음을 하얀 날개를 단 G단조라 하자   75
생  76

 

제3부 섬강
섬강?1―봉화산   79
섬강?2―생존법   80
섬강?3―그녀   81
섬강?4―위험한 유혹   82
섬강?5―바람 많은 날   83
섬강?6―장미의 꽃살   84
섬강?7―설날 아침   85
섬강?8―첫눈   86
섬강?9―변비   87
섬강?10―활자의 꿈   88
섬강?11―어머니의 달력   89
섬강?12―사표  쓰고  싶다   90
섬강?13―매미, 이천오백오십오 일   91
섬강?14―당신은   92
섬강?15―산다는 건   93
섬강?16―산을 오르는 이유   94
섬강?17―대화지 강가에서   95
섬강?18―질항아리   96
섬강?19―여주강을 바라보며   97
섬강?20―목련   98
섬강?21―자격증 시대   99
섬강?22―장미에게 가시는  100

제4부 고향 아리랑
섬강?23―사랑  103
섬강?24―여름바다와 사람들  104
섬강?25―풀 한 포기  105
섬강?26―아파트  106
섬강?27―공존  107
섬강?28―쉼표 하나  108
섬강?29―낙엽을 밟으며  109
섬강?30―어머니의 칠순  110
섬강?31―노송老松·1  111
섬강?32―노송老松·2  112
섬강?33―야간 주행  113
섬강?34―섬  114
섬강?35―잊을 수 있다면  115
섬강?36―불면  116
섬강?37―어느 만학도의 일기  117
고향 아리랑  119
겨울나무  120
가을이 지는 공원에서  121
청평호 벚꽃축제  122
아버지의 논두렁  123
억새꽃 124

 

해설/진순애 125
반란을 꿈꾸는 여성성의 향연
― 권섬의 시세계

 

 

4. 평문

  페미니즘의 역사적 흐름에서 확인하듯이 남성주의 시각으로 보자면 현대는 불온한 여성성의 시대이다. 불온한 여성성의 시대는 이분법의 여성성에 안주할 수 없는 혹은 안주하게 하지 않는 시대성을 특징으로 한다. 진화한 문명의 역사가 가져온 여성성의 반란이 현대성의 한 장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진화한 문명의 역사에 발맞추듯 권 섬의 시적 발현도 동시대적 명제에 참여한다. 권 섬은 단지 여성으로서의 시쓰기라는 위상에 국한하지 않는다. 때문에 보편성에 안주하지 않고 동시대성의 위상 속에서 여성성의 모티프들을 반란의 불온성으로 직조한다. 거기에는 꽃의 향연이 우선한다. 꽃의 향연에서 강의 향연, 대지의 향연 그리고 달, 숲 등 권 섬 시의 여성성은 근원적인 것에서 끌어올려진다. 이와 같은 여성성의 모티프들이 단지 보편의 여성성을 발현하기 위한 상징적 모티프들만이 아니라는 데 권 섬 시에 내재한 독자성이 있다. 그것은 반란을 꿈꾸는 은유의 여성성에 동승하는 보편성이다. 보편으로서 여성성과 역사적 여성성이 상징적이라면 반란을 꿈꾸는 여성성은 은유적이다. 상징과 은유를 오가며 그리고 환유의 동시대성 또한 아우르는 권 섬의 시쓰기가 여성성의 향연을 연출하고 있다../진순애(문학평론가)의 해설에서

 

5.작품

꽃의 또 다른 출구

 

 

지금 꽃을 보고 있어. 그 꽃 역시 날 보고 있어. 바람이 어깨에서 그네를 내리면 꽃은 팔랑팔랑 그네를 타고 언덕에 올라. 언덕에서 굴렁쇠를 타고 놀다가 달을 따러 가기도 해. 아이들이 남겨놓은 웃음소리로 허기를 채우고는 그네에 올라 앉아 낮잠을 자. 잠에서 깨어나면 빨간 태양이 입혀준 원피스를 입고 달팽이관 피리를 불어. 그 피리소리에 애벌레의 등에선 달콤한 깃털이 자라나곤 해. 지금도 그 꽃을 보고 있어. 길고 부드러운 부리를 가진 새들은 그 꽃물을 길어와 투명한 둥지를 그리고 있어. 뚝뚝 꽃의 진통이 지는 어슴푸레한 저녁, 둥지 안에서 초롱초롱한 달이 깨어났어. 그 달은 그 꽃이 왔다가 간 흔적을 쫒아 구름사다리를 하늘의 뜰에 비스듬히 세워 놓았어. 다음날 그 다음날에도 그 꽃을 들여다보고 있어. 그 꽃은, 먼 하늘 그 너머에서 꽃잎 출렁이는 바다를 상상하며 다시 꿈을 꾸고 있어.

 

 

 

 

앞으로도 죽, 내게 거짓말을 해 줘*

 

 

조심해, 긴장 풀고. 저길 봐. 수면 위로 거꾸로 서서 자라는 모텔촌은 언제 봐도 매혹적이야. 신기하지. 붉고 푸른 꽃이 사시사철 피어나니, 꽃에게 색이란 무슨 의미겠어. 꽃이면 그만이지.

 

머리가 뜨거워진 오리들이 떼를 지어 밤마실을 나선다. 남한강 위에 느슨하게 출렁이는 꽃의 수문 속으로 오리 떼가 꼬리를 흔들며 사라진다.

어질한 창은 점점 휘어지고 꽃에서 꽃, 꽃 속의 꽃, 꽃의 출구에 달이 떠오른다. 물비늘로 피는 꽃의 몸 밑바닥에 달콤한 날개를 새겨 넣는다. 믿어 봐. 축축하게 젖은 바람이 어둠을 툴툴 털고는 속삭인다. 믿어 보라니까. 깊은 여울 속으로 야들야들한 꽃의 날개가 까무룩 떨어진다.

 

출구 없는 모텔촌은 밤새 어질어질 피어나고 온통 물비린내를 뒤집어 쓴 물오리는 꼬물꼬물 꽃그림자를 쪼아댄다. 북적북적 오리집엔 젖은 모텔촌이 통째로 구워지고, 식탁 위엔 조각조각 썰려 나온 남한강의 아랫도리. 한 철 허기를 너끈히 채워줄 상냥한 여름밤의 만찬이다.

 

*「앞으로도 내게 거짓말을 해 줘」, 노석미의 화제를 따옴.

 

 

 

 

차용된 존재의 혼돈․1

―괜찮아

 

 

홑겹 수은등이 뿌옇게 밤을 핥는다. 버터를 깎아 만든 등이 깜박이자 전자벽화 속에서 오색 언어들이 까만 천공 위로 깔깔깔 날아오른다.

 

새벽, 새벽 같은, 새벽, 새벽 같은, 수탉은 밤새 천공 위로 언어를 토해낸다. 새벽의 경계가 삭제된 양계장에선 어질어질 무정란이 복제 중이다. 계란 반숙이 아침상에 올려지고 반쯤 죽은 언어들이 돌돌 말려 매끄럽게 목구멍으로 빨려들다가 쿡쿡 웃는다.

 

괜찮아, 괜찮을 거야. 수은등은 혓바닥으로 축축한 언어들을 유리곽 속에 집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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