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정미소 시인(막비시동인회장)의 첫시집 '구상나무 광배'(문학아카데미)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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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소 시인, 신작시집
『구상나무 광배』 발간
발칙한 상상력과 화해의 미학
막비시동인 회장 정미소 시인의 신작시집 『구상나무 광배』가 문학아카데미시선으로 출간되었다. 시집은 제1부 ‘나는 징이다’, 제2부 ‘심퉁이’, 제3부 ‘구상나무 광배’, 제4부 ‘만차 정원의 이별’ 등 4부로 갈래졌고, 제5부 ‘시인의 에스프리’에는 박제천 시인의 해설이 수록되었다. 박제천 시인은 ‘발칙한 상상력과 화해의 미학’이라는 말로 정 시인의 시를 한마디로 평가하였다. 또한 추천의 말에서 강우식 시인은 ‘오케스트라와 같은 조화’라고 평가했으며, 장순금 시인은 ‘소통의 사랑 한마당’이라는 말로 결론지었다.
내가 아는 정미소 시인은 동화작가였다. 그런데 시를 쓰고 싶은 마음속의 간절함이 있었던지 시인으로 입명했다. 첫시집 『구상나무 광배』를 보며 받은 느낌은 참으로 다양한 일상들이 오케스트라와 같은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다양성은 작품 ‘라만차 정원의 이별’을 떠올렸다. 그래, 인생이란 돈키호테 같은 삶이고 그런 라만차의 정원일 수도 있겠다는 공감이 왔다. 어릿광대 같지만 눈물이 있고 삶의 진실이 묻어나는 시편들. 뿐만 아니라 그 정원에는 정미소 시인만이 가꾼 자연(꽃과 나무)의 순리가 있고 그녀가 즐겨듣는 음악이 흐르고 그림이 있었다. 또 자연들은 더러 태풍이 지나는 것처럼 갈등을 일으켜도 그 갈등조차도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음을 매 시편마다 보여 주고 있었다. 특히 정미소 시인의 시를 읽으며 공감한 것은 생활의 한 부분처럼 밀접한 음악과 미술들이 시편마다 아름답게 혼융되어 있음을 보고 체험에서 우러나온 시의 진실성이 무엇인가에 크게 공감하게 되었다. 시는 좀 우직하지만 그런 일상이 필요하다.―강우식(시인)
정미소 시인의 시편들은 넉넉한 품새로 지은 소통의 사랑 한 마당을 보는 듯 했다. 시인으로서의 자의식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시적 고백들과 상처를 살붙이처럼 끌어안아 죄었다 풀었다 하는 언어의 주술로 몸 속 막다른 골목까지 갔다가 밝고 환한 서러움을 둥글게 풀어내는 서정적인 휴머니티가 있었다. 지구에 막 도착한 어린아이의 눈 같은 맑은 서정이 어떤 모난 것도 부드럽게 녹이는 심층으로 편편이 온기어린 모성의 향기가 있었다. 실핏줄 한 올의 고통도 생살로 견뎌내며 삭히는 면도날 같은 사색의 감옥이 질곡의 언어를 한 땀씩 마디를 지어내는 순정한 감성이 있었다. 이런 장점들이 무한 생산의 동력으로 이어져 정미소 시인의 시세계를 한층 더 깊은 너비의 큰 바다에 이르게 하리라 믿는다.―장순금(시인)
정미소 시인 프로필
강원도 동해 출생. 본명 정경자. 숭의여전 응용미술과, 추계예대 영상문예대학원 졸업. ≪아동문학세상≫으로 동화 등단. 2011년 ≪문학과창작≫으로 시 등단. 시집 구상나무 광배. 막비시동인. 현재 캔캔 어린이집 원장.
시인의 말
울퉁불퉁한
아픔을 견디는 것들의 가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진물이 흐른다
딱정이가 꽃을 피운다
제풀에 아물며, 아물리며,
상처가 상처를 어루만지는 밤
시가 있어서 괜찮다.
2014년 처서를 지나며
정미소
목차
제1부 나는 징이다
19 | 백제유물관에서
20 | 소쇄원
21 | 나는 징이다
22 | 노묘
23 | 허난설헌 생가에서
24 | 대학로, 그를 걷는다
25 | 선묘화
26 | 박물관 남자
27 | 황진이 담쟁이
28 | 슬로스 광장 뮌스터 성 앞에서
29 | 그 숲에게 말 걸다
30 |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31 | 달리의 방
32 | 스트레스가 스트레스를 먹었다
33 | 일몰의 잔물결
34 | 떨어지지 않는 돌
제2부 심퉁이
37 | 공명소리
38| 순천만에서
39 | 박하사탕
40 | 그 울음소리 들리는 저녁
41 | 부들
42 | 마리아의 외출
44 | 해송
45 | 심퉁이
46 | 소원나무
47 | 남천나무
48 | 돌들도 어울리면 집이 된다
49 | 검은 눈물
50 | 안개처럼 쿨렁거렸다
51 | 제무시 트럭
52 | 감자꽃, 덩이를 뽑다
53 | 노라양복점
제3부 구상나무 광배
57 | 함박눈
58 | 부채춤
59 | 구상나무 광배
60 | 다육이화원
61 | 꼬치동자개 수족관
62 | 애기앉은부채꽃
63 | 우도에서
64 | 낯선 길을 짜다
65 | 통증
66 | 지평리의 봄
67 | 길 고양이
68 | 꽃 무덤 집
69 | 등꽃
70 | 달빛 아래 춤추다
71 | 자비정사 가는 길
72 | 뻐꾸기는 약속을 지켜라
73 | 들고양이의 이사
제4부 라만차 정원의 이별
77 | 유통기한
78 | 칼라하리사막
79 | 사랑놀래기
80 | 겨울의 왈츠
81 | 난타
82 | 천문동 계단
83 | 화석 발자국
84 | 사랑의 자물통
85 | 라만차 정원의 이별
86 | 경포식당
87 | DMZ
88 | 자유를 위한 변명
89 | 초록 연습
90 | 라이프마스크
91 | 광대물고기
제5부 시인의 에스프리
93 | 박제천 해설
발칙한 상상력과 화해의 미학
나는 징이다
나는 징이다. 바람이 와서 툭 툭 칠 때마다 펄 펄 끓던 불가마가 생각난다.
온 몸이 쇳물로 녹여지며, 벌겋게 달아오르는 고열과 옹고집이 쇠망치로 펑 펑 매질을 당했다.
한 뜸 한 뜸 불 담금질을 견디며 내 안의 울음을 깨야했다. 가슴 저 밑바닥에서 옹이로 박힌 울음주머니가 부어올라 더는 견딜 수 없는 날, 징 징 징 쇠 울음으로 울었다.
가슴이 돋움질치는 소리와 소리의 메아리가 한데 어루리도록 온몸을 내던지며 울다본즉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큰 울림통이 되었다.
산다는 건 불가마속이어도 견디고 볼 일이다.
가파른 벼랑에도 꽃은 피고, 절망의 그늘에도 온기로 다가오는 햇살. 오늘, 녹청 꽃 피어도 좋은 내 몸에게 고마워. 고맙다고 말한다.
나는 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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