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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모 시인의 두번째 시집 '기억의 귀' 출간(리토피아포에지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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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8,428회 작성일 14-11-03 19:04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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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토피아포에지?30
기억의 귀

인쇄 2014. 10. 24 발행 2014. 10. 30
지은이 이정모 펴낸이 정기옥
펴낸곳 리토피아
출판등록 2006. 6. 15. 제2006-12호
주소 402-814 인천 남구 경인로 77(숭의3동 120-1)
전화 032-883-5356 전송032-891-5356
홈페이지 www.litopia21.com 전자우편 litopia@hanmail.net

ISBN-978-89-6412-045-3 03810

값 8,000원

 

1. 약력

이정모 시인은 2007년 ≪심상≫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제1시집 제 몸이 통로다가 있으며, 한국문인협회 회원, 부산작가회의 감사이다, 웹진 ≪젊은 시인들≫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2. 자서

시인의 말

 

언제부터이었는지는 모른다.
열어달라고 두드리는 소리를,
아니, 울리는 함성을 들었다.
깃발의 기척 같기도 했고,
겨울나무 가지 끝 눈송이가 서성이다 떨어지는 소리 같기도 했다.
알 수 없는 그 무엇 같은,
시는 싱싱한 나의 귀를 끌고
알 속 적막에 들더니,
바람의 긴장이라 한다.
청춘과 희망의 나래가 퍼득이고
생각의 빈 손이 보인다.
누가 나의 환상을 위해 울어줄까,
온몸으로 기다리는 시간의 뼈가 살을 기다린다.

2014년 입추를 지나며
이정모

 

3. 차례

 

제1부
은유의 매뉴얼  15
운문에 들다  17
기억의 귀   18
새벽이 오는 이유  20
간을 보다  22
긴 행렬  24
은밀한 길-슈퍼문  25
눈을 우려먹다  26
누드 극장  28
하늘문장  30
나무 생존법  32
낮술  33
시간을 걱정하다  36
책을 읽으며  38
여백에 대하여  39
먼 곳  42

 

제2부
흔들리는 길  45
조용한 작업   46
플러그 인  48
호흡  50
허황된 말   52
얼룩이 번식하는 곳  54
질문 있어요  56
눈금이라는 것은  58
흉  60
저수지 이야기  62
위성  64
술병  66
만물 수퍼  68
결별  70
식솔  72
좌선  74
침묵의 시대  76
굽히는 힘  78

 

제3부
복수초  83
달의 언어  84
공중의 얼굴을 보다  86
방어진 바다  88
거울의 이면사  90
꽃의 완성   92
감정론  94
날개   96
코뿔소   98
파도·1  99
파도·2-인류사 100
바다의 결 102
채석강에서 104
봄, 커튼 뒤 106
비는 내릴만큼 내려야 돌아간다 108
까마귀 110

 

제4부
사랑 113
희망 콘서트 114
환장 116
리듬 118
유리벽 119
탄생 120
물감을 섞으며 122
곡선에 대하여 124
맨홀 126
성주풀이를 아시나요 128
선물 130
종이를 자르며 132
화음을 맞추다 134
섬 136
여유  138

해설/진순애 139
바람 그리고 기억의 시학
-이정모의 시세계

 

4. 평문

  그의 시는 여리다. 그러나 그 여림 속에선 천둥소리가 들려온다. 아마 그것은 깊은 길을 걸어가는 자의 지혜가 묻은 천둥소리일 것이다. 아마 그것은 곧 봄이 되어 달려올 복수초 노란 꽃잎 위에서 우리는 모두에게 꽃이었다라고 소리칠 것이다./강은교(시인)

 

  이와 같은 바람과 기억의 시학은 그 실체를 자연물에 두고 있다.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실체가 있어서 우리의 삶은 몸체로 형성되며 무형으로 흐르는 시간을 매 순간순간의 기억으로 메어놓을 수 있다는 이정모 시의 환기력이다. 흘러가는 바람도 시간의 기억도 단지 흘러가버리고 마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형체로 인해서 그 실체를 뿌리내리게 되는 까닭이다. 때문에 바람 그리고 기억의 시학을 통해 이정모의 시는 낡고 늙어가는 허무한 시간의 존재를 허무에서 극복하게 하는 혹은 역설적으로 허무로써 단단해진다는 암묵적 메시지를 함유한다. 우리를 슬프고 아프게 하는 것들을 외면하기가 아니라 수용함으로써만 극복이 가능하다는 이정모의 메시지가 돋보이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드러내놓고 바람의 수용과 극복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둠을 내세운 채 빛을 감추고 있는 역설적인 외침이 그의 시를 빛나게 한다./진순애(문학평론가)의  해설에서

 

5. 시

은유의 매뉴얼

 

 

하루가 문을 닫기 직전

도시는 잘 맞추던 비위를 걷어치우고

비비적거리는 길들을 어둠에 내몬다

하나둘 투신하는 빛의 고요 속에서

수상한 숨 몰아쉬는 가을의 뒤태가

그렁이는 걸 보면 아시라

보이고 싶은 것은 닫혀 있다

회화나무 허공에 앉아 담배를 무는 공원

나무의 침묵을 모르는 한 생이 벤치에 드러눕는다

도시의 무게가 힐끗 들여다보고 간다

저 등짝을 받아 구들로 놓으면

차가운 도시의 얼굴에 혈색이 돌까

지하계단에서 잎을 떨구는 남자

제 살로 만든 이파리는

바람과 햇살에 빌려왔는데

한 발을 허공에 걸치고 언제 갚으려나

벌레로 꿈틀대는 뒤꿈치가 먼 길을 간다

이번 생의 하찮은 날과

돌아볼 때를 알고 있는 쓸쓸함이

다녀갔다는 흔적 감추지 않는다

귀를 버려야 들을 수 있는 신비한 문장

사내의 잠 속에서 읽힌다

오래 전 거리에 내친 바람의 내용물이다

 

 

 

 

운문에 들다

 

 

잠자리 날개에 바장이던 햇살

은물결 위에서 날개를 털고

강물은 바람의 궁리를 받아 적는데

몸꽃 다 벗은 저 벚나무는

누굴 그려 저리 뒤척이는가

바람은 바라는 게 없어서 바람이다

사람은 살아 보아야 사람이다

나를 뚫어져라 보고 있는지

머리까지 서늘한 저 눈금

강물은 끌고 온 시간을 슬며시 놓는다

계절의 눈빛을 감당하지 못하는 거다

오늘은 삶이 거짓이래도

속을 수 있겠구나

청량한 키스에 젖은 몸, 한통속이다

간신히 건너온 운문이다

 

 

 

 

기억의 귀

 

 

기억이 날마다 기척을 버리는 것은

말할 수 없는 말을 너무 써서

가슴이 다 닳았기 때문일까

바람의 한 쪽 끝을 잡아

젊은 몇 년에 걸어 놓고

가슴을 펄럭이면

유목의 초원에서 흘러내리던 귀

희망은 누구의 몸에서 살다 나온 걸까

앵무새의 말이 들리는데

기억은 버려도 다시 돋는 잡초인가

밤거리 포장마차에 출렁이던 질문들

아무리 새 떼처럼 퍼득이지만

하룻밤의 빈손엔 공중이 들려있다

태풍에는 없는 기억의 귀가

알아들을 수 없는 바람의 말을

가고 오지 않는 가슴에 슬쩍 넣고

기다리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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