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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권시집 '찰방찰방 똥바다 건너'(리토피아포에지147)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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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리토피아
댓글 0건 조회 577회 작성일 23-06-2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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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토피아포에지147

찰방찰방 똥바다 건너 

 

인쇄 2023 6. 25 발행 2023 6. 30

지은이 장종권 펴낸이 정기옥

펴낸곳 리토피아

출판등록 2006. 6. 15. 2006-12

주소 21315 인천시 부평구 평천로255번길 13, 903

전화 032-883-5356 전송032-891-5356

홈페이지 www.litopia21.com 전자우편 litopia@hanmail.net

 

ISBN-978-89-6412-183-2 03810

14,000

 

 

1. 저자

장종권 시인은 전북 김제에서 출생했다.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1985년 김구용 시인의 추천을 받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에 누군가 나의 방문을 두드리고 갔습니다’, ‘가끔가끔 묻고 싶은 말’, ‘아산호 가는 길’, ‘꽃이 그냥 꽃인 날에’, ‘개나리꽃이 피었습니다’, ‘호박꽃나라’, ‘전설은 주문이다’, ‘함석지붕집 똥개’, 시선집으로 오늘이라는 낙원이 있으며, 창작집에 자장암의 금개구리’, 장편소설에 순애’(2)가 있다. 그 외 4인시소설집 ‘37과 세계명시선 너를 위해 내 사랑아’(2인 공저)가 있다. 인천문학상, 성균문학상, 수원문학상, 미네르바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01년 계간 리토피아를 창간하였다. 2008년 사단법인 문화예술소통연구소를 설립하여 현재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2. 자서

시인의 말

 

앞서간다는 말의 오류를 읽는다.

발전한다는 말의 허구를 읽는다.

거짓투성이 역사를 읽으며, 무모한 전위를 꿈꾸며,

비겁한 자존이 망가지는 유령들의 도시에서,

답이 없는 현실을 읽어본다.

 

어떻게 된들, 어디로 굴러간들,

굴러간 돌들이야 천만년을 남아있겠지만,

피가 흐르는 가짜들은 화석에도 존재하기 힘들다.

살아 있는 것들의 겁 없는 희망은 무엇일까.

그것은 과연 위대한 것일까.

 

숨 쉰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러운 것일까.

숨 쉬지 않아도 자랑스럽게 남아있을 수 있을까.

허망한 희망을 시든 꽃처럼 꺾으며,

오늘도 살아있다 하니 그저 간다.

 

20235

장 종 권

 

 

3. 목차

1

똥섬 여행 15

가을의 끝 16

지붕에 올라간 닭 17

꽁지 사린 개 꽁지 들 날 있다 18

문명은 똥찌꺼기 20

그녀는 동굴 21

악당들의 세상 22

벽화 속에서 걸어나온 썩은 소 23

그녀의 핸드폰2 24

조상님도 아신다 26

동네 공동 똥통 27

물고기는 사람말을 모른다 28

화룡점정 29

우물 안 개구리 30

똥개ㆍ1 31

똥개ㆍ2 32

똥개ㆍ3 33

똥개ㆍ4 34

똥개ㆍ5 35

똥개ㆍ6 36

 

2

호토전·18 39

호토전·19 40

호토전·20 42

호토전·21 43

호토전·22 44

호토전·23 45

호토전·24 46

호토전·25 48

호토전·26 49

호토전·27 50

호토전·28 51

호토전·29 52

호토전·30 53

호토전·31 54

폐묵廢墨1페이스북 55

폐묵廢墨2페이스북 56

초딩정치·1재탕 영화 57

초딩정치·2환타지 영화 58

성냥 기다리는 이 59

소래습지 60

 

3

얼굴 고왔네이원우 63

만월당 남자 64

구구절절 65

올챙이 똥구멍 66

백화점에 가는 귀신 67

시계는 저마다 다르다 68

69

방주여 70

꽃이 된 기억 71

고요는 없다1 72

고요는 없다2 73

아리송한 종이책 74

고마운 마음들나의 얼굴 75

이놈의 바다야 76

태양은 스스로를 태운다 77

싸대기 맞는 달팽이 78

벌들의 총알 79

아버지 80

꽃을 기르려거든 81

가을비 철철철 82

 

4

들은 돌아온다·1언젠가 신들의 얼굴을 보았다 85

들은 돌아온다·2들은 인간을 노예로 부렸다 86

들은 돌아온다·3들은 인간을 잘 몰랐다 87

들은 돌아온다·4들은 인간의 도전을 피했다 88

들은 돌아온다·5들도 인간처럼 죽는다 89

들은 돌아온다·6들은 전쟁광이었다 90

들은 돌아온다·7들은 인간을 길들였다 91

들은 돌아온다·8들은 죽지 않았다 92

들은 돌아온다·9들은 어딘가에 숨어있다 93

들은 돌아온다·10들은 변하지 않는다 94

들은 돌아온다·11들은 인간들 속에 잠자고 있다 95

들은 돌아온다·12들은 죽어서도 인간을 통제한다 96

들은 돌아온다·13들은 인간들의 사랑 틈에 끼여 있다 97

들은 돌아온다·14들은 불구덩이에 산다 98

들은 돌아온다·15인간들의 아리랑 쓰리랑 99

들은 돌아온다·16들의 100

들은 돌아온다·17들의 101

들은 돌아온다·18들은 친구일 뿐이다 102

 

해설/박동억 시대의 후위

장종권의 시세계

 

 

4. 평가

장종권 시인의 시는 우리 시대의 현대적인 언어에 대해 미적으로 응전하는 예외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시는 구어적이고 설화적이며 전설적이다. 다시 말해 그의 시는 자기 존재에 대한 구어적 성찰과 사회에 대한 설화적 탐구와 시대에 대한 전설적 역행을 의식하고 있다. 이를테면 이러한 특징은 최근의 시집 함석지붕집 똥개’(리토피아, 2022)에서도 두드러진다. ‘풍자시집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 시집에는 시인이 SNS에서 올렸던 글과 직접 촬영한 사진이 수록되어있다. 공개된 글이라는 특징 그대로 시집의 작품들은 우리 시대의 익숙한 미적 형식을 취한다기보다 익살스러운 우화나 농담의 형식으로 회귀하는 것에 가깝다.

이전 시집 함석지붕집 똥개에서 근본적으로 풍자의 대상은 우리 시대이다. 이를테면 시인은 옳고 그름 때문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을 위해 싸우는 것”(‘같이 사는 것은 물 건너 갔다’)에 불과한 동시대인의 타락한 윤리에 대해서 비판한다. 또한 을 처내면 곧바로 선인 줄 알았던 또 다른 악이 그 자리를 차지하곤 했던 것이 역사의 흐름이었습니다”(‘을 쳐내면 다른 악이 온다’)라고 이 시대를 진단하기도 한다. 선은 상대화되었고 위선만이 개인의 도덕률이 되었다. 이러한 비판 이면에는 공동체를 하나로 묶어주는 이전 시대에는 존재했던 보편적 선에 대한 향수가 암시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하여 그는 시대의 후위가 되기를 택한다. “세상을 믿으면 뒤로 걸어도 괜찮습니다”(‘뒤로 걸어도 됩니다’)라는 목소리는 바로 시대를 역행함으로써 대안적 현실을 발견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한다.

새 시집 찰방찰방 똥바다 건너에서 읽어낼 수 있는 구어투의 형식은 그러한 믿음과 무관하지 않다. 이젠 디지털화된 산문시가 일반이 되어버린 동시대적 흐름을 거슬러 이 시집은 운율감을 살린 입말로 이루어져 있다. 전반적인 시편의 언어가 일정한 정형률의 형식을 보일 뿐더러, 의성어와 의태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서릿발이 서리서리한 가을의 끝이다”(‘가을의 끝’)라는 표현처럼 말의 놀이적 감각을 극대화한다. 물론 동요를 연상케 하는 이러한 어투 속에는 문명은 똥찌꺼기라는 시의 제목처럼 문명에 대한 비판의식이 깃들어 있다. 그의 시는 의도된 역행이고 퇴행인 것이다.

 

 

5. 작품

똥섬 여행

 

 

똥섬에 가서 참똥을 누고 싶다는 그이랑 똥차를 탄다.

삼목선착장으로 가서 통통거리는 똥배 타고 똥섬 간다.

찰방찰방 똥바다 건너서 섬섬거리는 똥섬을 찾아간다.

 

그이의 똥은 참똥일까 아니면 개똥일까.

그의 똥내는 참기름맛일까 개기름맛일까.

나도 그이와 함께 참똥을 눌 수는 있을까.

 

가릉가릉 똥바다 건너며 꾸물꾸물 배가 간지러워 온다.

그의 똥이 신비로울 것 같아 그의 똥내는 향기로울 것 같아.

그와 함께 똥바다 건너 건너서 똥섬으로 똥 누러 간다.

 

똥도 안 누는 도시를 떠나 똥도 못누는 사람들을 떠나,

똥배를 타고 통통통 똥똥똥 똥섬 찾아 똥 누러 간다.

 

 

 

 

가을의 끝

 

 

감나무 마지막 남은 홍시에 어린애 주둥이가 매달려 있다.

다 큰 남정네가 제가 먼저 먹으려고 어린아이를 밀친다.

 

어린아이 주둥이 떼이더니 으아앙 울음보 터뜨린다 허얼,

바람이 지켜보며 혀 끌끌 차다 다 큰 남자 귀싸대기 갈긴다.

 

서릿발이 서리서리한 가을의 끝이다.

 

 

 

 

지붕에 올라간 닭

 

 

개가 닭의 뒤를 쫓아다닌다 개는 닭을 뒤쫓는 게 재미있다.

닭이란 놈은 어디든 들어가서 발자국 남겨놓고 똥을 눈다.

하지만 개는 닭의 이런 점 때문에 쫓아다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재미있어서다 닭으로서는 참말 어이가 없는 일이다.

개새끼의 밥 한 톨 빼앗아 먹거나 훔쳐 먹은 일이 없었다.

오히려 방심하다가 발목을 물리거나 목을 물리곤 했다.

 

저건 미친개야 닭이 지붕 위로 올라간 것은 그다음이다.

어디 쫓아와 봐라 개가 멀뚱멀뚱 지붕 위 닭을 쳐다본다.

개는 개끼리 놀아라 그건 또 힘들겠지 너는 약질이니까.

하릴없는 개를 향해 고소한 닭님 목청껏 꼬끼요를 외친다.

 

 

 

 

꽁지 사린 개 꽁지 들 날 있다

 

 

항상 꽁지를 사타구니에 집어넣고 다니는 개가 있었다.

귀바퀴는 추욱 처져서 아예 귀를 덮어버릴 지경이었다.

 

주인이 옆에 있는 순간에는 약간 당당해지기도 하였다.

허나 주인마저 비실이어서 도움 받기는 애시당초 글렀다.

아장아장 걷는 갓난아이조차 맘대로 발길질하기 일쑤였다.

누구 집 강아지새끼는 드러내놓고 으르렁거리기도 했다.

 

눈은 뜬 건지 감은 건지 알 수 없으나 밥그릇은 잘도 찾았다.

그러나 암캐를 만나기는 비 오는 날 별 보기보다 어려웠다.

 

염천 하의 복날에도 겨우 살아남은 이유가 있기는 하였다.

잡아먹었다가는 힘이 더 빠질 것 같다는 불안 때문이었다.

 

그해 삼복이 지나자 꽁지 팔락대던 놈들은 다 사라지고,

이빨 드러내 으르렁거리던 놈들도 모조리 사라진 뒤였다.

 

가만히 보니까 더이상 꽁지 사리고 다닐 일이 아니었다.

어랍쇼, 개는 이제 나 혼자네 동네 닭들 다 몰고 다닌다.

 

 

 

 

문명은 똥찌꺼기

 

 

일억년 후 지구문명은 똥찌꺼기 냄새 풍기면서 발굴된다.

지구 정복자들은 야만적 지구인의 흔적에 혀를 차게 된다.

 

꼭 문명이라 해야 하나 지구문명은 골동품도 되지 못한다.

본받을 것 하나 없어 열어서는 안 되는 오염원일 뿐이다.

 

지구문명을 도려 버릴라치면 우주마저 오염시킬까 두렵다.

지구에서 멸종된 것들은 애초 지구에 살아서는 안되었다.

 

과거도 사라졌고 미래도 보이지 않고 썩은 지구뿐이다.

그렇지만 아직 태양도 달도 별도 건강하게 뜨고는 있다.

 

 

 

 

그녀는 동굴

 

 

스스로 동굴 속으로 걸어 들어간 어린 여자아이 있었다.

그 후로 아무리 어둠을 마셔도 더이상 나이를 먹지 않았다.

 

동굴 속의 소녀는 독한 어둠에 그녀의 꿈을 섞어 마셨다.

어둠에 버무려진 꿈만 먹어도 다시는 배가 고프지 않았다.

 

소녀는 어두운 동굴 속에서 어둠을 말아먹으며 행복했다.

행복하다고 믿었다 너무 행복해서 갈수록 더 어두워졌다.

 

스스로 천길 동굴이 되고 어둠이 되어 홀로 춤을 추었다.

어두운 춤들은 산산이 흩어져 아름다운 별꽃들을 낳았다.

 

그녀가 삼킨 어두움 속에서 그녀는 별들의 어머니가 되었다.

 

 

 

 

악당들의 세상

 

 

악당은 말하는 것도 악당이고 생각하는 것도 악당이다.

걷는 것도 노는 것도 모조리 다 악당스러워야 악당답다.

 

하늘을 장대로 들어올리면 비처럼 악당들이 쏟아져 내린다.

숲을 가볍게 휘젓기만 해도 꽃처럼 악당들이 흩어져 날린다.

 

이 땅에 악당이 아니면 천사가 살겠냐 선녀가 살고 있겠냐.

악당은 아들도 없고 딸도 없고 어머니도 없고 아버지도 없다.

 

악당 어머니가 낳은 악당 새끼들로 세상은 요지경이다.

천사가 낳은 악당 선녀가 낳은 악당은 아직 없다 없었다.

 

 

 

 

벽화 속에서 걸어나온 썩은 소

 

 

만년동굴 속에서 만년과 싸우던 소가 성큼 걸어 나왔다.

만 년의 소가 반만 년의 소를 이기고 우렁차게도 운다.

만 년의 소 만년만에 나와 우는 소리 모조리 썩어있다.

 

만년의 썩은 소리를 들으며 사람들은 신비경에 빠진다.

어차피 썩을 소리들이 이미 썩은 소리를 즐기는 것이다.

썩은 세상에 피는 썩은 꽃들이 썩은 향기를 흉내 낸다.

 

만년 소가 쟁기질한 논두렁에는 하얀 뱀들이 누워있다.

만년 동굴 속에는 아직도 만년 소의 썩은 소리들이 있고,

헛것이 덮은 세상의 헛된 욕망들이 헛된 허물을 벗는다.

 

썩은 소리 썩을 소리 홀라당 벗고 썩은 냄새로 우주를 연다.

어차피 알 수 없는 썩은 우주는 썩기 전에 묻어버리자.

썩은 만년 소가 썩은 냄새 풍기는 썩은 세상도 묻어버리자.

 

 

 

 

그녀의 핸드폰2

 

 

보아뱀 뱃속에서 핸드폰이 울렸어 구경꾼들이 늘어갔지.

핸드폰 소리만 나면 보아뱀은 기분 좋은 잠에 빠지곤 해.

 

왜 보아뱀 뱃속에서 핸드폰이 울릴까 보니 사실은 이랬어.

핸드폰의 주인인 그녀는 보아뱀을 주물럭거리는 사육사야.

 

보아뱀의 긴 혀와 악수하고 보아뱀에 감기기를 좋아해.

따로 노는 보아뱀의 긴 꼬리를 붙잡고 희롱하기도 하지.

 

보아뱀의 눈빛은 맑아서 천사의 눈보다 착하게 보이지.

그러나 먹이를 무는 순간 제가 죽기 전에는 내뱉을 수 없어.

 

그녀는 보아뱀이 너무 좋아 보아뱀 입속에서 놀고는 했어.

보아뱀이 침을 삼키는 순간 목구멍 속으로 넘어간 거야.

 

보아뱀 뱃속 그녀의 호주머니에서 핸드폰이 울리고 있어.

그녀는 전화를 받을 수 있어 웬일이야 순식간에 날 삼켰어.

 

신기하군 이곳이야말로 화려하기 짝이 없는 도원경이네.

땅을 여는 소리 물이 흐르는 소리 거기로부터 들려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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