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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공연 작품-바닥 외(김승기 시)/장태산 작곡 김혜림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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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종권
댓글 0건 조회 6,452회 작성일 06-09-14 09:34

본문

외롭다는 것은


당신이 외롭다는 것은
누구를 떠나보내고 있는 것이다

오늘 또 당신이  
괜시리 외롭다는 것은    
아직 보내지 못한 그 누구를
지금에야 떠나보내고 있는 것이다

점점 멀어져 가는
뒷모습, 그 뒷모습
못내 가슴 속  
한 땀 한 땀 새기면

아리게 번지는
진붉은 선혈

외롭다는 것은
그렇게, 그렇게
또 누구를
떠나보내고 있는
것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너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언젯적 가난한 얘기를 하고 있는 거니?
네가 끌고 온 언어들의 밑동에는, 짙은 화장에도 불구하고,
언뜻 언뜻 빨간 내의에 해진 끝단이 보인다.

너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언젯적 가난한 얘기를 하고 있는 거니?
무지개 빛 들뜬 하늘이 무너지는 날, 껴안아야 할 네 삶의 무게...,
특별할 것 없는 한 사내가 서있는  풍경....

너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언젯적 가난한 얘기를 하고 있는 거니?
끔찍스런 영산홍 붉음으로 앓고 있는 과거!  
나는 녹슬고 자꾸 허기지는 그 유산을 믿느니, 차라리 정직한 저 바람을 믿겠다.




바닥


내가 추락할 때는 항상 네가 있었어. 너를 본 적은 없지만,
다시 일어 날 수 있을 만큼에서 늘 나를 받아주었어.
언제나 미안하고 고마웠는데, 오늘 보니 너는 바로 나였어.  
나보다 먼저 겁에 질리고, 먼저 일어나고, 먼저 달려갔을,
그 가파름이 기둥 되기까지, 튼튼한 마루 되기까지.
나의 무게를 온몸으로 받아내느라고 움푹 파인 곳.  

그 시간을 쓰다듬네, 그 파인 곳 다시 아파서
자꾸만 자꾸만 쓰다듬네.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


당신이 지나고 있네
풀잎을 밞으시면 풀잎 소리로
대밭을 밟으시면 댓잎 소리로
저기 당신이 지나고 있네
그 언젠가 당신이 나를 지나가실 때
으스러지게 당신을 껴안았더니
너무나도 어지럽던 그 밤
끝내 긴 울음으로 당신을 배워
당신이, 내 여름을 지나가시면
까끌까끌한 볏잎 소리로
내 가을을 지나가시면
누런 벌판의 그 술렁거림으로
눈감고 가만히
당신이 지나가시는 소리
오늘은 내 창 흔들어 지나가시기에
온 등燈 밝혀 가난한 밤을 맞으니
내 가슴, 당신 지나가는 소리
당신 가슴, 내 지나가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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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종권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10-10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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