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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식 시/나유성 작곡/작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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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종권
댓글 0건 조회 6,433회 작성일 06-11-2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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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눈


봄이 되어 녹은 눈들이 다 어디로 갔는가 했더니
어느새 냉이꽃에게로 가 피어 있네.
그녀 가고 세상 모든 게 다 사라졌다 싶던 이 봄날에
내 가슴에 냉이꽃만큼의 눈송이들이 아직도 날리네.

봄이 와 눈 없어도 눈 한 되박 갖다 주세요 하면
없는 눈대신 팝콘 한 봉지라도 사다줄 여자.

눈 위에 발자국 찍으며 그녀 집에 갔다 올 때
꼬옥꼬옥 디딘 발자국들이 다 사라져 버려서
눈에 찍은 발자국이 되지말고
그냥 눈이나 되자. 눈이나 되자 걸어왔다 가네.

봄이 와 눈 없어도 눈 한 되박 갖다 주세요 하면
없는 눈대신 팝콘 한 봉지라도 사다줄 여자.

사랑하는 사람아, 눈이 풋풋한 해질녘이면
마른 솔가지 한 단쯤 져다놓고
그대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싶었다.
저 소리 없는 눈발들이 그칠 때까지...

봄이 와 눈 없어도 눈 한 되박 갖다주세요 하면
없는 눈대신 팝콘 한 봉지라도사다줄 여자.






작별


온 천지가
미역바다이면
뭐해.

세상이
꽃 타버리면
뭐해.

황사바람 이레
몸풀은 새댁

미역 한 타래
물 담그면
바다를 말려버릴
그리움.

아 바다를 말려버릴
그리움.

아기의 눈은
파아란 하늘 한 자락과
진달래, 개나리는 보았어도
아직
아버지는 못보았다.






아지랑이


여자도
하나의 그리움으로 가슴에
멍울져서는

처음으로, 처음으로
간 떨리게 아플 때
봄 들녘에서 만난 거

보고 싶다, 보고 싶다는
내 소원풀이로
제일 마음에 안달해 쌓던
그녀 치렁한 머리카락으로 어지럽던 거

마흔의 이 봄날에도
나는 어인 일인지
사춘기 때 그 홍역 못 넘겨서는
가슴에, 가슴에
그리움, 그리움들이
무시로 떠오르고

그것들을
너무나도 못 잊어하다보면
끝내는
지금도 가물가물 타오르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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