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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달하 시집 '붉은 사막의 노래'(리토피아포에지 140)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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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토피아포에지․140
붉은 사막의 노래
인쇄 2023 1. 25 발행 2023 1. 30
지은이 박달하 펴낸이 정기옥
펴낸곳 리토피아
출판등록 2006. 6. 15. 제2006-12호
주소 21315 인천시 부평구 평천로255번길 13, 903호
전화 032-883-5356 전송032-891-5356
홈페이지 www.litopia21.com 전자우편 litopia@hanmail.net
ISBN-978-89-6412-***-* 03810
값 10,000원
1. 저자
박달하 시인은 2018년 '리토피아'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사립문을 열다'가 있다. 리토피아문학회 회원이며 막비시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2. 자서
시인의 말
무딘 마음으로는
담을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내 안의 나를 예리하게 들추어
담아둘 방 하나쯤 장만해야 했다.
뜨겁게 건져낸 우정, 사랑, 세월을
그 방에서 맛있게 먹으리라.
2022년 12월
박달하
3. 목차
제1부
아버지의 탱자나무 울타리 15
풀들의 모가지 16
안경의 철학 17
단풍 18
어머니의 기억 19
바람이 머리카락을 푼다 20
손의 오기 21
파랑새 선물 22
아버지의 바다 23
날개 떨어진 말 24
속초에서 25
바다의 빛깔 26
친구 27
꽃잎 청춘 28
자두를 딴다 29
별이고 노을인 30
길과 전언 31
작별 32
숲의 얼굴 33
서 있으면 34
지는 꽃잎 35
제2부
늙은 소나무 39
바다 40
조락凋落 41
잉꼬부부 42
변화의 시작 43
비를 숨기다 44
춤추는 바다 45
저무는 가을 46
파꽃 47
서리 내린 들판 48
삶에 이유를 붙인 날 49
동창 모임 50
길 위에 떠 있는 추억 51
참꽃이 앉는다 52
고드름 53
퇴근하는 지하철 54
하늘에서 봄이 핀다 55
사이로 오는 봄 56
꽃들은 57
이슬의 노래 58
독백 59
백일홍 60
제3부
논골담길에 앉아서―묵호등대 63
아직도 봄은 오지 않는다 64
겨울나무의 기도 65
여행자 66
길을 걷기만 하면 67
코스모스 68
시계 69
봄나무들 70
붉은 사막의 노래 71
가을 단풍 72
갑옷과 투구 73
아이에게 74
습관의 노예 75
행복의 부피 76
헐벗은 숲 77
우리들의 나이테 78
나의 허수아비 79
정자나무 80
거목의 아침 81
목백일홍 82
오월의 가슴 83
엄마의 부뚜막 84
제4부
별이 떨어지는 아버지의 평상 87
독과 꿀이 함께 흐르는 88
오월이라는 그놈 89
꽃으로 피는 일 90
텃밭은 어머니의 대장간이다 91
사월의 나무들 92
양철지붕 빗소리 93
훔쳐간 자두의 꿈 94
우리동네 정자나무 95
가을이 날개를 달았다 96
낙엽의 숨소리 97
몸살 난 가슴 98
수건을 말리다 99
고장 난 무릎 100
빈속의 새벽 101
여름이여, 안녕 102
왼손잡이의 속사정 103
6월의 장미 104
고목의 가슴 105
겨울나무와 새 106
해설❘백인덕 사이/깊이’ 혹은 ‘거리距離/훈기薰氣’의 시학 107
—박달하의 시적 특질
4. 평가
박달하 시인은 앞에서 던진 질문, 즉 존재의 향기를 순간 퍼뜨리는 것의 가치에 대해 앞에 인용한 작품으로 대답한다. “길을 걷기만 하면 모두 경험하게 된다”, 우리는 행위와 의미를 너무 우선하는 조류에 빠져 허우적대는지 모른다, 멈추거나 걷거나 그저 감각을 열어 존재의 현재를 보고, 듣고, 냄새 맡을 수도 있어야 한다. 시인은 그 말이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5. 작품
아버지의 탱자나무 울타리
아버지는 탱자나무 묘목으로 담장을 두르셨다
사철 눈도 껌벅이지 않고 오장육부 다스리려는,
서슬 퍼런 가지 물들이지 않고 제자리 지키려는,
가시발톱 세우고 뜬눈으로 밤을 세우곤 하는,
허리 못 세우고 엉겨붙어 떨어질 줄 모르는,
아버지는 자식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싶은 거야.
우주를 비행하던 열매는 짙은 향내로 아침을 맞는다.
담장으로 돌아온 탱자향기 아버지의 심장에 박힌다.
풀들의 모가지
다다닥 풀 깎는 기계소리에 온종일 정원이 바쁘다.
꽃이 무에 중하길래 잘 자라는 풀들이 잘려나간다.
밤새 달빛에 홀린 풀들은 정신없이 흔들리던 중이다.
덤으로도 못받은 이름이라 풀들은 쉽사리 잊혀지지만,
모가지를 댕강 쳐내도 오기 단단한 뿌리는 옹골차다.
안경의 철학
왼쪽 렌즈만 닦으니 보이는 건 자작나무숲의 손짓이다.
오른쪽 렌즈만 닦으니 보이는 건 한겨울 서릿발이다.
왼쪽렌즈만 닦으니 보이는 건 고양이의 발톱이다.
오른쪽 렌즈만 닦으니 보이는 건 강아지 콧등이다.
안경을 벗으니 보이는 건 네 눈동자 속의 바다이다.
안경을 닦으니 별 안에 가두어둔 청춘이 살아난다.
눈을 감으면 숲내음을 풍기는 추억의 보따리가 가득,
이왕 걷는 길이라 몽돌 웃는 해변을 달그락거려 본다.
단풍
내가 너에게 간 게 아니었어 너가 나에게 쳐들어 온 거야.
등뼈까지 물들이느라 입술 부르트고 살점이 떨어졌구나.
보이지 않았어 요란하게 피는 꽃만 보고 향기만 마셔댔어.
오장까지 물들이느라 구멍이 난 너의 가슴은 보질 못했어.
네 피가 거꾸로 서고 들이마신 독백이 산마루에 걸렸구나.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어 불을 들이마신 너의 노래였구나.
어머니의 기억
어머니가 광 깊숙이에서 잠자던 콩자루를 꺼내신다.
볕 좋은 한낮 지난 씨앗들을 멍석 위에 쏟아붓는다.
긴 잠에서 깨어난 콩들이 통통 뛰며 마당을 누빈다.
묵은 기억들을 툴툴 털어내며 햇살에 바짝 말리면,
온몸이 뜨겁게 타는 숨은 목숨들이 멍석 위에 튄다.
콩깍지에 씌웠던 날들이 마당 곳곳에 굴러다니고,
어머니는 콩알들 거두어 논두렁 밭두렁에 심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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