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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시집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리토피아포에지․127)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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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토피아포에지․127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
인쇄 2022 1. 5 발행 2022 1. 10
지은이 김영진 펴낸이 정기옥
펴낸곳 리토피아
출판등록 2006. 6. 15. 제2006-12호
주소 21315 인천시 부평구 평천로255번길 13, 903호
전화 032-883-5356 전송032-891-5356
홈페이지 www.litopia21.com 전자우편 litopia@hanmail.net
ISBN-978-89-6412-159-7 03810
1.저자
김영진 시인은 인천에서 태어나 났다. 2017년 ≪리토피아≫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시집으로 ‘달 보드레 나르샤’, ‘옳지, 봄’, ‘항아리 속의 불씨’ 가 있다. 아라작품상, 리토피아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막비시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2. 자서
시인의 말
내 안에 어떤 별이 살고 있는지
궁금해서 나를 들여 다 본다.
별 찾아 영혼을 해부하던 날
고요에 숨어있다는 걸 알았다.
별처럼 살다 가고 싶은 욕망은
원초적 힘에서 나왔다.
별처럼 살고 싶은 일,
외로운 작업에 감사한다.
2022년 1월
김영진
3. 목차
제1부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1―그림자 속 그림자 ·15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2―나는 통곡한다 ·16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3―두물머리 ·17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4―북한산 단풍 ·18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5―쓸모없는 꿈 ·19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6―바다는 거울이다 ·20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7―도봉산 취하다 ·22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8―인수봉이 울다 ·23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9―산은 낙엽의 추억을 먹고 산다 ·24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10―조개는 달다 ·25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11―이름 모를 풀꽃의 세상 이야기 ·26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12―아침에 부르는 콧노래 ·27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13―투명시계 ·28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14―울적한 새는 없다 ·29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15―세미원 ·30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16―소설小雪 ·31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17―우주가 눈물을 쏟고 있다 ·32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18―을왕리 ·33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19―왕관 ·34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20―꽃나무의 기억 ·35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21―삶 ·36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22―눈물 ·37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23―사랑하면 행복은 구구단처럼 늘어난다 ·38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24―어둠 속에서 함박눈이 간절한 기도를 먹어 치우다 ·39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25―꼴깍꼴깍 ·40
제2부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26―무엿 ·43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27―왕산해수욕장 ·44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28―이화 여인숙 ·45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29―연탄구이 ·46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30―두렵다는 것 ·47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31―전등사의 목백일홍 ·48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32―삶의 속도에서 ·49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33―시간은행 ·50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34―십이월의 눈 내리는 저녁 ·51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35―버스 안에서 생긴 일 ·52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36―하현달로 머리 빗다 ·53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37―직박구리 정원사 ·54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38―수인선 ·55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39―물의 추억 ·56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40―딸꾹질 노래 ·58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41―평정심의 예금 통장 ·59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42―호수의 욕망 ·60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43―새들의 크리스마스이브 ·61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44―가방 ·62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45―곰삭은 친구가 지옥에서 기다린다 ·63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46―산초 ·64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47―감나무 가족 ·65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48―우주의 되새김질 ·66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49―끌리는 것들 ·67
붉은 침대에서 잠들다‧50―가습기 ·68
제3부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51―발톱을 깨무는 새 ·71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52―사랑의 교집합 ·72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53―흰 눈 ·73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54―김장김치 ·74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55―석류가 파도를 핥다 ·75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56―지하철에서 ·76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57―어느 사찰의 개 ·77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58―사과나무의 철학 ·78
붉은 수염 침대에서 자다‧59―분노의 질주 ·79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60―버드나무 ·80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61―겨울 산 ·81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62―나는 붕세권에 산다 ·82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63―복수초 ·83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64―우주는 외로움이다 ·84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65―행주대교 아래서 ·85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66―나의 비석 ·86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67―우회적 기도 ·88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68―곱창 ·89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69―바람의 호기심은 경계심을 이긴다 ·90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70―구멍 뚫린 신발의 장례식 ·92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71―정서진 이야기 ·93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72―팽나무 아래에서 ·94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73―안락의자 ·95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74―문 ·96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75―분명해질 때 ·97
제4부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76―신박한 사랑 ·101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77―탱자나무 ·102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78―백 미터 달리기 ·103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79―하얀 목련 세금고지서 ·104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80―직관 ·105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81―전등사의 돌 ·106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82―여름의 집착 ·107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83―붉은 고추 ·108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84―오피스텔 ·109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85―절개지 ·110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86―비를 읽는 법 ·111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87―행복 ·112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88―겨울철 사과나무처럼 운명이 보일 때가 있다 ·113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89―웃음은 태양이다 ·114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90―이쁜 치매 ·115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91―복령 ·116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92―모감주나무 ·117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93―진수성찬 ·118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94―눈이 내리네 ·119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95―흰발농게 ·120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96―넘어져도 괜찮아 ·121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97―팬티 ·122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14―걸러지는 것들 ·123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99―편두통 ·124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100―겨울 산행 ·125
해설/최광임 동시적 상상력의 철학―김영진의 시세계 ·127
4. 평가
김영진의 시는 솔직담백하고 밝다. 동시 동화 풍의 수사적 어법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자연이 그렇듯 세상 또한 자애롭지 않고 무심하며 거칠고 폭력적이기까지 하다. 사람이 산다는 일, 어른이 된다는 일은 그만큼 세계와 자아와의 마찰이 많아지며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가 된다. 그럼에 도 세상을 동심으로 바라보고 재현해 낸다는 것은 시 의식으로 되는 일은 아니다. 그렇게 봤을 때 김영진의 시들이 동시적이고 동화적인 것은 선한 천성이 시적 대상을 순수하고 밝게 만드는 것이라 하겠다.
5. 작품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1
―그림자 속 그림자
옳지, 봄으로 일어선 나뭇잎들 도리도리 짝짜꿍하고 있다. 어느새 그림자 속 그림자가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고 있다. 붉고 노란 우표가 붙은 늦가을을 환승역이 마중 나온다.
늦저녁 망막의 터널로 들어가는 자전거 그림자가 보인다. 태양이 모든 그림자를 지우고 꼭꼭 숨어버리니 밤이고, 밤은 그림자 속 그림자의 제목을 삼킨 우주의 그림자다.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2
―나는 통곡한다
새들의 섬 을왕리 선녀바위 백사장에서 내 눈동자를 찾는다. 푸른 바다의 부록처럼 서 있는 선녀바위에서 내 코를 찾는다. 섬돌 천사의 날개를 잃은 선녀바위 치마에서 내 귀를 찾는다. 하얀 파도로 끓여낸 바지락 칼국수에서 내 입술을 잃어버린다. 눈동자 속으로 뛰어내린 별의 무덤에서 내 왼발을 잃어버린다. 바다가 끓인 낙조의 선녀바위 치마에서 내 심장을 잃어버린다. 물고기 같은 비행기와 선녀바위 사이에서 찾고 잃어버린 것들, 파도가 노래하는 것을 듣고 자라난 메꽃 앞에서 나는 통곡한다.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3
―두물머리
내 몸속에 어린아이가 갖고 노는 오리 오뚝이가 있었다. 내 몸속에 오리 오뚝이가 산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두물머리에서 오리들이 나를 보자 먹이 달라고 보챈다.
누구나 가슴에 소중한 오뚝이 한 마리씩은 가지고 있다. 어머니의 오뚝이는 자궁에서 나온 아들과 딸자식이었고, 아버지의 오뚝이는 손톱에 박힌 흙을 핥는 논밭이었다.
이젠 내 가슴에 오리 오뚝이 사라지니 시가 똬리를 튼다. 두물머리에 옛날 주막 짓고 봉놋방에 뜨끈하게 불 넣어, 첫날밤 창호지 뚫고 두물머리 신방 살짝 훔쳐봐야겠다.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4
―북한산 단풍
태초의 으르렁 소리를 내며 태어난 북한산 단풍 구경하는 사람들이 탄성을 질러 좋았어라, 원래 산은 분화구가 열릴 때마다 고양이의 하악질 보다 더 무서운 사자 후를 토했으리라, 단풍객이 북한산에 올라 탄성을 지르는 것은 먼 원시인들의 목소리로부터 물려받았으리라,
만물의 근원은 파동이므로 지금 북한산 올라가는 길이 떨고 있는 것도 당연하였으리라, 자신의 존재마저 버거운 듯 ‘북한산이 땀을 흘리고 있다’라고 일기장에 적어 놓으리라, 북한산 단풍잎보다 많이 모인 사람들의 단풍 힐링은 속세의 죄를 뉘우치듯 경건하였어라,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5
―쓸모없는 꿈
쥐가 제야의 종소리를 듣고 엉덩이를 발로 차니 졸던 흰 소가 벌떡 일어나 되새김질한다. 이것저것 티브이도 보고 신문도 보고 책도 보고 시도 읽다가 잠이 들었는데 꿈을 꾼다. 창문 밖을 내다보니 소나무는 나에게 고독을 즐기는 법을 스스로 받아들이라 한다.
힘들었던 기억 버리고 싶은 일들 그립고 아쉬운 추억에 고독의 매미가 달라붙어 있다. 내 머릿속에 삶이 남겨준 저 쓸모없는 쓰레기에서 쓸모를 찾으라고 소나무가 일러준다. 그 밤 흰 소가 등에 나를 태우고 어머니 산소에 갔는데 아무리 불러도 인기척이 없으셨다.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6
―바다는 거울이다
1.
바다는 해와 달과 별의 거울이다.
2.
해의 눈은 죽을 때까지 동화 속 기적을 믿어 주행성이다. 저 해는 외로운 늑대처럼 아침에 일어나 바다의 거울을 들여다보고 하루의 일을 시작한다. 제 얼굴 보면서 정오에 열정의 열기를 토해내고 오후가 되면 해도 피곤해 서편 바다의 붉은 거울 침대에 제 몸을 눕힌다.
3.
달과 별의 눈은 밤에만 시집을 펼치는 야행성이다. 저 달과 별은 밤이 되면 일어나는 습성은 밤에 사냥하는 사자의 발톱에 기억과 추억을 숨겼기 때문이다. 밤바다에 비치는 달과 별이 내뿜는 발광체를 보고 취해 밤바다와 거울 놀이를 한다. 아침이면 하얀 얼굴의 흰머리로 숨바꼭질한다.
4.
부러지는 비가 오던 여름날이었다. 해는 구름에 가려 바다의 거울을 볼 수 없었다. 붉은 독수리가 양쪽에서 검은 장막을 거두기 위해 애를 썼으나 피로가 몰려왔다. 그때 여름비가 물러가고 바다의 거울 속으로 달과 별이 나타나 야행성 동물들이 밥상을 차리기 시작해 밤바다의 거울은 된장국이 끓듯 한다.
5.
바다의 거울을 들여다보면 낮과 밤의 얼굴이 달랐다. 낮에 얼굴은 사랑하기 전 숫 사자의 얼굴이었고 밤에 얼굴은 사랑하고 난 후 암사자의 얼굴이었다. 바다의 거울은 사랑의 얼굴만 보인다. 지금 당신도 바다의 거울에 비춰 보면 사랑하기 전인지 후인지 알 수 있다.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7
―도봉산 취하다
십일월 도봉산이 붉게 취했는데 단풍 막걸리 냄새가 나네, 산은 사계를 지킨 보상으로 단풍 막걸리를 받아 마시네, 우리도 함께 단풍 막걸리 한 잔 마시니 도봉산이 껴안네,
여보게 취하세그려 취하면 단풍처럼 아름답지 않겠나, 꽃보다 달보다 별보다도 아름다우니 여기가 천국이네, 세상에 술 못 하는 이도 있네만 술 마시는 자네가 좋네,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8
―인수봉이 울다
파란 하늘과 높이 솟은 바위 봉우리 세월의 풍상이 뱄다. 늙은 소나무의 얼굴 스치는 청량한 바람과 다정스럽게, 새들의 지저귐이 장광설로 팔만 사천 법문처럼 들린다.
암벽의 골과 면마다 볼트와 하켄을 박아 인수봉 오른다. 이제는 만신창이 섬세한 아름다움에서 원형을 잃어버려, 자연의 비옥한 시간 갖고 싶다고 인수봉은 오늘도 운다.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9
―산은 낙엽의 추억을 먹고 산다
하늘이 마술피리를 부니 새들이 날고 구름이 몰려온다. 가을비 끝나고 바람 부니 천지에 낙엽 밥상이 근사하다. 김치와 나물 멸치볶음과 어리굴젓 구운 조기처럼 보인다.
벌통으로 수없이 드나들던 날들이 필름처럼 돌아간다. 구름 아래, 바람 아래, 발아래, 집들이 꿀 벌통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어디서인지 호주머니에 꿀을 담아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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