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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김구용시문학상 수상자 백우선 시인(시집 훈)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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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리토피아
댓글 0건 조회 772회 작성일 22-02-1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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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소통연구소가 주최하고 계간 리토피아(주간 장종권)가 주관하는 제12회 김구용시문학상 수상자가 선정되었다. 수상자는 지난 1월 시행된 심사(심사위원-강우식, 허형만, 고명철)에서 백우선 시인(시집 '暈', 밥북 발행)으로 결정되었다. 김구용시문학상은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독창적인 세계를 끊임없이 추구하며 새로운 시에 대한 실험정신이 가득한 시인이 발간한 시집 중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하여 시상하고 있다. 시인 개인의 잠재적인 미래성 평가와 한국시단의 주역으로서의 가능성이 심사의 주요 기준이다.

강우식 시인은 심사평에서 이제까지 이 시인을 어떻게 김구용시문학상이 놓치고 지나갔는지 의심이 갈 정도다. 살아생전에 술자리에서 김구용 시인이 자주 꺼냈던 유명한 화두 내 원수를 갚아다오를 금년에는 백우선 시인이 좋은 작품으로 화답했다고 믿는다. 자기와 닮거나 비슷한 시세계를 극도로 싫어했던 김구용 시인이었다. 백우선 시인의 시는 구용의 숨 막히는 장시와 난해성에 비추어 동시적인 면과 짧은 단시여서 판이하게 다르다. 그런 면에서 내 원수를 갚아 달라는 말씀을 시집 으로 갚았다고 판단이 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는 제12회 리토피아문학상(수상자 유시연 작가)과 제5회 아라작품상(수상자 우중화 시인), 리토피아 신인상(소설부문 방서현, 시부문 황명덕, 최미경)도 시상을 같이 한다.

 

김구용시문학상운영위원은 김동호(시인), 박찬선(시인), 강우식(시인), 허형만(시인), 문효치(시인), 김태일(시인), 장종권(시인), 구경옥(유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구용시문학상 기수상자는 2011년 제1회 권정일 시인, 2012년 제2회 장이지 시인, 2013년 제3회 김중일 시인, 2014년 제4회 김성규 시인, 2015년 제5회 김안 시인, 2016년 제6회 남태식 시인, 2017년 제7회 안명옥 시인, 2018년 제8회 허은실 시인, 2019년 제9회 하상만 시인, 2020년 제10회 윤의섭 시인, 2021년 제11회 백인덕 시인이다.

12회 수상자

 

백우선 시인(수상시집 : '暈', 밥북 발행)

 

수상자 백우선 시인은 1953년 전남 광양에서 출생하였다. 1980~1981현대시학으로 추천완료 등단하였으며, 1995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었다. 시집으로 '우리는 하루를 해처럼은 넘을 수가 없나', '춤추는 시', '길에 핀 꽃', '봄비는 옆으로 내린다', '미술관에서 사랑하기', '봄의 프로펠러', '탄금', '暈'이 있고, 동시집으로 '느낌표 내 몸', '지하철의 나비 떼'가 있다.

 

심사평

 

올해로 김구용 시인이 탄생 백주년이 되었다. 구용 시인의 고향인 상주에서는 구용시비가 세워지고 있으며 대산문화재단의 유가족 면담, 그리고 리토피아의 구용 시세계를 조명하는 특집 등이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구용시문학상도 그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이뤄져 올해로 12회째가 되었다. 한국시단의 미래가 촉망되는 시인들에게 주로 주어졌던 이 상의 수상자들도 어느덧 중진 시인들의 계열에 들게 됨을 볼 때 수상의 기쁨을 받는 시인들의 연륜이나 무게도 신인보다는 좀 더 시세계가 깊은 중진시인들에게로 기울어져 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 한 그루 나무가 자라서 고목이 되듯이 김구용시문학상도 10년 단위로 수상자와 같이 자라는 한국 문단에서 특색 있는 문학상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12회 김구용시문학상 수상자로 백우선 시인의 시집 이 선정되었다. 축하한다. 이제까지 이 시인을 어떻게 김구용시문학상이 놓치고 지나갔는지 의심이 갈 정도다. 살아생전에 술자리에서 구용 시인이 자주 꺼냈던 유명한 화두 내 원수를 갚아다오를 금년에는 백우선 시인이 좋은 작품으로 화답했다고 믿는다. 자기와 닮거나 비슷한 시세계를 극도로 싫어했던 김구용 시인이었다. 백우선 시인의 시는 구용의 숨 막히는 장시와 난해성에 비추어 동시적인 면과 짧은 단시여서 판이하게 다르다. 그런 면에서 내 원수를 갚아 달라는 말씀을 시집 으로 갚았다고 판단된다. 그 다음에는 백우선 시인의 동시적인 면이다. 나는 우리 시가 너무 동시적인 세계를 잃고 있다고 생각한다. 서예에서 어린아이가 장난삼아 쓴 졸한 글씨체를 높게 사듯이 가식이 없는 순수한 서정의 복구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가령 백우선의 시 양파에서 그래, 양파도 마트료시카 인형이다./여인이 자기 몸속에 아이들을 품고 있다./큰아이 안에 작은 아이, 작은아이 안에 작은작은아이/이렇게 여러 아이들을 기르려니 매워질 수밖에 없겠다./까는 이의 눈물까지 얻어 흘릴 만하겠다.” 읊듯이 쉬우면서도 매운 맛이 나는 시가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시는 모더니즘 물결을 타고 지나치게 현학적인 데로 흐른 면이 있다. 이의 극복을 위해서는 동시 같으면서도 동시가 아닌 시를 읽는 맛은 느낄 수 있는 시도 좀 더 많이 발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강우식(), 허형만, 고명철

 

 

수상소감

저는 님들의 훈입니다

 

김구용시문학상 당선 전화를 받고 선생님께로 이어지게 된 인연들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저는 대학 2학년 때부터 조재훈 교수님의 조언에 따라 시 공부와 습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교수님은 읽을 책을 가끔 추천해주시기도 했지만, 삶을 통해 더 많은 것들을 말없이 가르쳐 주셨습니다. 졸업하고 포천 영북종고에 발령받아 1년여를 근무하다가 군대에 가기 전 그때까지의 습작 원고를 보내드렸는데, 교수님은 그 원고를 평소 친분이 있는 박용래 선생님께 보여드려 현대시학19808월호에 첫 추천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박용래 선생님이 그해 11월 심장마비로 별세하시자 당시는 2회 추천제여서 등단이 곤란해지고 말았습니다. 교수님은 또 서로 친분이 깊은 김구용 선생님께 저의 사정을 설명드려 이듬해 12월호에 두 번째 추천을 받아 등단할 수 있었습니다.(대전 보문공원 박용래 시비의 시 저녁눈은 김구용 선생님 글씨임) 그 뒤 김구용 선생님께 세배를 드리러 함께 다닌 이들 중 한 명이 장종권 주간입니다.

김구용 선생님의 시세계는 다 아시다시피 단연 독보적입니다. 선생님의 시적 성취가 워낙 아득히 높고 넓지만, 그 열쇳말인 불교, 초현실주의, 어머니를 떠올리며 제 글을 살펴보기도 합니다. 첫 시집이 나와서 드렸을 때 박용래 제자가 맞군!”이라고 하셨지만, 시에 임하는 자세, 삶의 염결성, 따뜻한 인간미, 붓글씨의 단아함과 변형의 멋을 조금이라도 본받으려고 늘 염두에 두며 살아왔습니다. 선생님은 언젠가 오래 끝까지 쓰라는 말씀도 하셨는데 적어도 그 하나만큼은 꼭 지켜내려고 합니다.

지난해는 저의 등단 40돌이 되는 해였습니다. 혼자서라도 조용히 기념할 방법을 생각하다가 시집을 내기로 했습니다. 비교적 제 삶이 잘 반영되고 좀 더 서정적인 작품들이 모아진 듯합니다. 제목인 은 제 삶을 한 글자로 나타내기에 참 안성맞춤인 말입니다. 일훈(햇무리), 월훈(달무리)으로서 어떤 것에 둘린 빛의 테입니다. 해나 달에 둘린 훈처럼 제가 따르고 위하는 분들의 삶이나 이르고자 하는 목표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지향의 아주 적절한 상징물입니다. 요즘은 무생물을 포함한 만물의 훈이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상을 주어야 할 나이인데 받게 되어 좀 겸연쩍기도 하지만, 필생의 완주를 위한 응원으로 알고 더 마음을 다잡고 끝까지 정진해 나아가고자 합니다. 부족한 작품을 좋게 봐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김구용 선생님을 비롯하여 조재훈, 박용래, 전봉건 선생님들께도 감사를 드리고 장종권 주간님께도 감사드립니다./수상자 백우선

 

 


수상 시집 중에서

 

 

알든 모르든 받아주든 물리든 천 리 밖이든

 

해에겐 듯 달에겐 듯

 

내 혼은 그의

 

*

 

*: 햇무리달무리[일훈월훈]의 무리, 곧 어떤 것에 둘린 빛의 테.

 

 

 

 

·2

 

 

그의 화살로 내가

 

몰래 쏘고 쏜 과녁인 나는

 

고슴도치

 

전신 심장의 화살투성이

 

그 끝끝의 깃털로

 

그의 하늘을

 

빙빙 돌며 납니다.

 

 

 

 

 

서산 마애불

 

 

석공이 웃고 웃어

바위가 따라 웃자

둘은 서로 웃음을 다듬었다.

, , , 바람, 눈비,

, , 꽃도 같이

모두의 웃음,

웃음 중의 웃음을 웃으려고

다듬고 다듬었다.

누구든 무엇이든

언제 어디서든 어떻든

꽃의 꽃으로 웃자며

지금도 웃음을 다듬는다.

 

 

 

 

낙지

 

 

머리에 든 먹물은

삶아도 쉽게 굳지 않는다.

붓 삼아 찍어 쓸

손발가락이 토막토막 잘려

입속으로 사라져도

먹물은 붓을 기다린다.

일 초라도 더 버틴다.

먹이 아니라

먹이가 되고 말더라도

글이 되고 싶은 것은 이런

매운 구석이 있다.

 

 

 

 

 

로르

 

 

마네의 모델명인 올랭피아1865년 살롱전에 전시되자 파리 화단은 발칵 뒤집혔다. 신화나 전설 속 여인이 아니라 창녀의 누드여서였다. 2019년에는 흑인 여인명 로르로 오르세미술관 흑인 모델전에 내걸려 들러리였던 로르가 꽃다발을 받은 주인공이 되었다. 그리고 검은 고양이반려묘전에 걸린다면, 사람이 꽃다발을 주인공 고양이에게 주려는 그림이 되고; 어느 물품전에라면, 그 제목은 침대’, ‘목걸이’, ‘팔찌’, ‘슬리퍼’, ‘’, ‘꽃다발등이 되어 모두 주인공이 돼볼 것이다.

 

 

 

 

마부의 꽃

 

 

몽골 테를지에서 말을 탄 젊은 마부는

갑자기 몸을 땅으로 깊이 굽혀

노랑꽃을 꺾어 여인에게 웃으며 건넸다.

한 여인과 내가 탄 말 둘의 고삐를 잡고

앞서 가다가였다.

잠시 뒤에는 또 그렇게 하얀 꽃을 꺾어

나한테도 주었다. 나는 그 꽃을

나란히 가는 그 여인의 말에게 먹이며

네가 태운 분을 잘 모셔다오라고 일렀다.

그 말은 고개를 세 번이나 끄덕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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