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사이트 내 전체검색

공지사항

강우식 시집 '죽마고우'(리토피아포에지129) 발간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리토피아
댓글 0건 조회 542회 작성일 22-02-22 10:11

본문

7e9e3d13b00dd7caf4899d1cea54bd78_1645492209_0353.jpg
7e9e3d13b00dd7caf4899d1cea54bd78_1645492217_339.jpg 



리토피아포에지·129

죽마고우

인쇄 2022. 2. 10 발행 2022. 2. 15

지은이 강우식 펴낸이 정기옥

펴낸곳 리토피아

출판등록 2006. 6. 15. 2006-12

주소 21315 인천광역시 부평구 평천로255번길 13, 903

전화 032-883-5356 전송 032-891-5356

홈페이지 www.litopia21.com 전자우편 litopia999@naver.com

ISBN-978-89-6412-161-0 03810

10,000

 

 

1. 저자

강우식 시인은 1941년 강원도 주문진에서 출생하여 1966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사행시초’(1974), ‘사행시초·2’(2015), ‘마추픽추’(2014), ‘바이칼’(2019), ‘백야白夜’(2020), ‘시학교수’(2021) 등이 있다. 성균관대학교 시학교수로 정년퇴임했다.

 

 

2. 자서

지은이로부터·1

 

가만히 생각해 보니

죽음만이 죽마고우가 아니라

도 죽마고우였다.

이승에서 배운 게

마음도둑질이라고

시를 팔아 입에 풀칠해 왔다.

그러면서도 늘 시쟁이라고

손가락질만 받아왔으니

걸어온 발이 부끄럽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죽으나 사나 저승에 가서도

시를 쓰겠다는 일념뿐이다.

20222월 봄을 기다리며

水兄散人 강우식

 

 

지은이로부터·2

 

길이 없는 길을 가야 한다.

불알 두 쪽 차고

시 동냥하던 杜甫가 따로 없다.

赤手空拳 빈손이다.

이승에서 다녔던

시에는 座標가 없다.

내가 가야할 별까지의

멀고 먼 航路

竹馬故友여 좀 가리켜 달라.

밤이어도 별은 있어

이승은 캄캄해도

노래하던 꿈은 빛난다.

시쟁이의 간판에 배인 먹칠이

아직도 희미하게 보인다.

2022년 눈이 잠깐 오다 멈춘 2월에

詩人 우식老翁

 

 

3. 목차

지은이로부터·1 05

지은이로부터·2 07

 

1의 커튼을 걷으며

가슴 15

객수客愁 16

고향바다 17

구름 18

그네 19

그늘 한 조각 20

21

22

나무 23

나의 사랑 24

나의 시 25

노잣돈 26

눈물·1 27

눈물·2 28

뉴스 29

늦가을 30

달력 31

데모 32

도연명 국화주 33

34

때문에 35

똥 화두 36

마늘 37

마련 나름 38

마음 39

마테호른 40

매미 41

면역 42

모과 43

몸이 집이다 44

바람 45

밤송이 46

백두와 한라 47

벌거숭이 방문 48

별나라 49

보란 듯이 50

봄눈 51

부지깽이 52

 

2부 즐거운 비명

부채 55

비의 블루스 56

사람 57

사랑 58

산수유 59

삼림 60

삼한사온 61

62

섬 꿈 63

성묘를 하면서 64

성찰 65

세월 66

67

소나기 68

소독 69

숙취 70

71

시인 72

실종 73

아물다 74

오이 75

운주사 와불 사랑 76

유성 77

유아독존唯我獨尊 78

임종원臨終願 79

저녁 화두話頭 80

조용히 81

주문진 사람들 2

죽마고우竹馬故友 83

즐거운 비명 84

천국 85

천지天池 86

초록 순간 87

초콜릿 88

추천사 89

파도 90

파도 인생 91

파도 희롱조 92

페이스 북 93

푸른 눈동자 94

하나님의 빵 95

하늘색 물색 96

하루라도 97

해파리 98

餘滴/손바닥 시와 . 이야기 99

 

 

4. 평가

한평생을 詩田을 일구어 왔으나 한 번도 흡족할 만큼 풍년이 들은 적이 없었다. 늘 가난하고 배고프고 목마른 편이었다. 그러면서도 할 줄 아는 것이 시뿐이어서 가난도 팔자려니 하며 살아왔다. 한편으로는 한 번 그르친 인생 팔자 고치기는 다 글렀으니 죽기 전에 시나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이승을 떠나자는 욕심이 생겨서 한 10여 년 전부터 매년 한 권씩 시집을 내는 일을 기획하고 열중해 왔다. 해마다 시집을 가진다는 일이 나 같은 사람에게 어디 가당키나 한 일인가. 그렇다면 이제까지 시 쓰기를 업으로 하며 고민하고 괴로워하며 살아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시 쓰기란 애시 당초 나에게는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로 가는 예수나 속죄양적인 헌신은 아니었다. 내게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에 국한되어 있었다. 한두 편 만드는 재미가 들다보니 어느새 점점 깊어져서 마침내는 몰입의 지경까지 오게 되었다. 아편이 되고 말았다. 나는 시 쓰면서 이제까지 끊임없이 참회하고 때로는 처절하게 절규하기도 했다. 원죄의 알몸으로 적나라하게 배회하기도 했다. 시는 타고난 팔자다. 천형 같은 팔자요 소관이다. 나에게 소망이 있다면 나다운 목소리와 티를 내는 것이었다. 죽기 전에 내 목소리가 깃든 누가 읽어도 시인 강우식의 냄새가 묻어나는 시집을 갖고 파서 이 시각까지 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시간은 유한하고 주어진 기회는 나에게 별로 많지 않다. 시간이 있다한들 마음에 드는 시를 만들 재주는 있는가. 이 시간을 어떻게 소비할 것인가. 늙은이의 어리석은 궁리가 마침내 일을 저질렀다. 일의 시작은 이러했다. 시집을 낼 동안에는 내 생명을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도 설마 나를 저 세상으로 데려가지는 않겠지 하는 믿음으로 열심히 작업에 매달려 왔다. 나는 그래서인지 시집을 내는 10여년을 고맙게도 아직 건재하고 있다. 고마운 것은 하나님보다 시집을 펴낸 시를 꾸준히 써온 내가 내 자신에게 고마웠다. 그래서 佛家에서는 一切唯心造라는 말도 생겨났나보다. 어쨌든 금년은 예전과 시집을 내는 작업이 좀 달랐다. 시집의 끝에 매다는 잡문이 영 쓰기 싫었다. 여적이라 하여 몇 마디의 蛇足처럼 산문을 실었는데 이것조차 끄적이기 귀찮았다. 늙어 게을러서다. 힘이 없어서다. 금년은 유달리 더워서 찬바람 돌면 쓰자 했는데 정말이지 팔월 중순을 넘기니까 날씨도 선선해져서 이제 쓰기 시작한다.

이번 시집의 특색은 掌篇詩. 나는 장편시라기보다 손바닥 만 한 시. 부르고 읽기 편하게 우리글로 하면 손바닥 시. 이 시집에서는 손바닥 시로 쓰기로 한다. 우리에게 문학용어로 掌篇小說이 있으니까 장편소설의 대칭으로 편하게 장편시라 하면 되겠다. 掌篇小說은 문학용어 자리 잡아 왔어도 掌篇詩 형식은 본 일이 없다. 아마 그 까닭은 형식의 길고 짧음에서 오는 문제라고 여겨진다. 소설은 분량이 몇 권씩이나 써 나가는 장편대하소설을 비롯하여 장편소설, 단편소설 등이 있다 보니 자연히 짧은 이야기를 담은 형식의 掌篇小說 즉 꽁트라는 형식도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는 형식 자체가 짧으므로 굳이 그 틀이 짧을 필요가 없었으리라. 긴 형식이라 일컫던 서사시는 세월이 흐르면서 소설로 흡수되고 오늘날에는 이름은 있으나 거의 사멸되었다. 시는 문학의 한 영역으로서 소설 보다는 고도로 압축을 요하는 언어의 특성을 살린 짧은 형식을 시의 한 생명으로 삼아오고 키워 왔다고 본다. 우리 현대시에서 내용면에서 吟風弄月을 입에 담기를 기피하고 50년대에는 난해시류가 관심을 가졌던 것들이 그 한 예다. 나는 이제까지 나름대로 4행시를 위주로 2행시집도 낸 바 있고 시조가 아닌 자유시 형태의 3행시집도 가졌으며 1행에서 10행까지의 시를 묶어 짧은시 형식의 거의 마무리 편으로 엮은 바가 있다. 이때의 짧은시의 영역을 말하면서 英詩의 소네트 운운한 바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소네트보다 이 좀 기니까 掌篇詩는 좀 확대된 면이 있다. 여기서 짧은시란 18행 이내의 시를 의미한다. 소박하게 시집의 한 페이지를 넘지 않는 시를 말하며 이름을 넓은 의미에서 2, 3, 4행 기타의 짧은시를 아우르는 것으로 범박하게 통용하면 어떨까 한다. 또 자유시와 短詩라 내가 스스로 일컬어 온 10행을 넘어선 미묘한 단계를 掌篇小說에 빗대어 掌篇詩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만들어온 시다. 근일 우리 시단의 흐름도 짧은시 쪽으로 가는 경향이 있어 넓게 사용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여 내보인 의견이다. 굳이 掌篇詩의 형식을 말하라면 사륙판시집의 한 페이지를 넘지 않는 . 손바닥 만한 . 손바닥 만한 자리에 써도 좋을 내용과 형식을 갖춘 . 掌篇小說의 대칭으로 掌篇詩도 필요하다고 보아 단 의미다./餘滴 중에서

 

 

5. 작품

1의 커튼을 걷으며

 

가슴

 

 

심장에 여러 가지 이름이 많이 붙는 것은

그만큼 쓰임이 많고 요긴해서다

태아 때부터 어머니가 들은 박동의 내 심장소리.

그 감격의 피돌기로 나는 뼈를 굳히며

한그루의 나무가 되는 심정으로 자랐다.

심장은 나무처럼 기다리는 염원으로 자란다.

기다린다는 것은 참는다는 것이다.

살아가려고 참고 참다가 울 때는

세상 물바다가 되도록 우는 고동이 되고.

서리 내리는 가을이면 우수수 떨구는

눈물도 마르는 낙엽으로 떨어진다.

흰 눈이 내리는 겨울이면

봄 같은 여자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큰다.

그러다 보면 잠시 한때이지만 초록 잎 돋고

메트로놈처럼 심장의 추가 흔들리며 세월도 가겠지.

온갖 감고 신산 다 보고 겪으며 나이테도 매듭지겠지.

때로는 분노하고 좌절하고 스스로를 달래며

쉴 새 없이, 가슴으로 고동치며 살아가겠지.

 

 

 

 

객수客愁

 

 

성도 이름도 모르는 여자와

가슴을 맞대고 잡니다.

낯설은 여자여서 더 좋습니다.

부둣거리의 가로등들이

비린내를 풍기며 하나둘씩

올가슴처럼 點燈됩니다.

살갗이 봄날처럼 따듯합니다.

동백꽃에 바다가 물듭니다.

여자는 바다가 되어 출렁입니다.

아예 파도를 가져와

세상사 구구절절한 사연일랑

비록 하룻밤이더라도

왕창 뒤집어엎어 버립니다.

 

 

 

 

고향 바다

 

 

아내는 나하고는 살 비비며 살만큼 살았으니

이제는 혼자 있고 싶다며

십 오륙년 전에 주소를 고향 바다로 이전했다.

오늘은 분가한 그 바다 앞에서 어디선가

여보 나 여기 있어요.’ 하며 어제이련 듯

물속에서 맑은 얼굴을 쏘옥 내밀 것 같아

행여나 하는 심사로 속 터지도록

안동답답히 하염없이 서 기다린다.

그사이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만나면 마음속에 두고 못 피웠던

사랑해란 말 한마디 간절히 하고 싶어

여태도, 여직까지도 기다린다.

 

 

 

 

구름

 

 

쳐다보기만 하는,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

구름은 우리집 외양간의 황소가

한 바가지씩 뭉치로 내지른 배설물 같다.

그 속에 쇠똥벌레 있어서인지

그래도 쇠똥처럼 정이 간다.

스무 살 무렵에는 구름의 들러리 되어

한없는 낭만에 젖기도 하고

때로는 격정의 핵폭탄과

터너이도로 회오리치게 했던 구름.

나는 한갓 구름의 주변머리였을 뿐.

이미 옛 노래가 되었다.

그래도 스프링코트의 구름 곁에 머물러

비밀번호나 만지작거리며 살고 싶다.

아기의 소피자락 같이

촉촉이 새는 봄비에 보슬하게 젖고 싶다.

들녘의 풀잎들은 파릇파릇이 손을 들고

세례를 받는 신생아 되는 초록 싹들의

구름 냄새나 맡으며 흐르고 싶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사)대한노래지도자협회
정종권의마이한반도
시낭송영상
리토피아창작시노래영상
기타영상
영코코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정기구독
리토피아후원회안내
신인상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