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황길엽 시집 '무심한 바람이 붉다'(리토피아포에지95) 발간
페이지 정보

본문
리토피아포에지?95
무심한 바람이 붉다
인쇄 2019. 11. 6 발행 2019. 11. 11
지은이 황길엽 펴낸이 정기옥
펴낸곳 리토피아
출판등록 2006. 6. 15. 제2006-12호
주소 22162 인천 미추홀구 경인로 77
전화 032-883-5356 전송032-891-5356
홈페이지 www.litopia21.com 전자우편 litopia@hanmail.net
ISBN-978-89-6412-122-1 03810
값 9,000원
1. 저자
황길엽 시인은 경남 남해에서 출생했다. 1991년 ≪한국시≫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시집으로 ??도회에서 띄우는 편지(1992년)??, ??길은 멀지만 닿을 곳이 있다(1997년)??, ??가고 없는 사람아(2001년)??, ??비문을 읽다(2007년)??, ??아주 먼, 혹은 까마득한(2014년)??이 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부산지회, 부산시인협회, 시울림시낭송회 회원이며, 화전문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양산신문사에 재직 중이다.
2. 자서
시인의 말
먼발치로 멀어지는 태양에 밀려,
호수에 내린 나무그림자
물결이 흔들릴 때마다
수면 위로 떠오른 물고기 밥이 된다.
지친 길에 헛디딘 발목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시편들로
여섯 번째 시집을 묶어,
세상 밖으로 나오는 부끄러움과 또 설렘이
일상과 시작詩作을 치열하게
병행하는 행복인가 싶다.
2019년 가을
황길엽
3. 목차
차례
제1부 나의 길
흔들리는 사월 13
가벼워지기 14
인생에는 U턴이 없다 16
거울 속 여자 18
봄날의 아우성 19
빗소리 20
꽃, 피었다 지고 21
수줍다 22
삶ㆍ1 24
삶ㆍ2 26
개미 밥상 27
숲, 초록에 물들다 28
시간 30
당신은 누구십니까 31
풍경화 32
기억과 기역 34
비 오는 날 36
폭우 37
2부 그 쓸쓸함에 대하여
날카로운 언어 41
산동네 국밥집 42
소녀의 기도 44
엔터키의 비밀 46
멈추어 선 에스컬레이터 48
여름밤 50
위안부―소녀상 앞에서 52
허무의 벽 54
거짓 56
설경 57
풍경ㆍ1 58
풍경ㆍ2 59
풍경ㆍ3 60
낮게 흐르는 노을 속으로 61
편백나무 숲 62
7월, 가슴앓이 63
길고양이 64
낮달의 유혹 65
제3부 그리움
녹슨 대문 69
수면내시경 70
가을, 그 쓸쓸함에 대하여 72
여명 74
노도에 가다 76
습한 세상 77
느린 걸음이고 싶다 78
희미해지는 80
기억이 지워진 여자 81
빈집 82
탈출구 84
아찔한 것 86
길 위에서 88
알츠하이머에 갇힌 세월 89
미련―치매, 어머니 90
파도의 집 92
시간, 덧없음 94
제4부 길 위에서
담쟁이 넝쿨 99
블랙홀 100
나이테 102
산길 104
무심한 바람이 붉다 105
이방인 106
늦은 뒤에 107
겨울, 시리다 108
서둘러 밟아가는 길 109
동백꽃 필 때 110
상처, 아픈 바다 112
햇살 팽팽한 오후 114
구겨진 것에 대하여 116
흑백사진 117
백발 되어 118
가을, 바이러스 120
새벽을 기다리다 122
여백 123
해설/백인덕 존재를 전환하는 시간의 두 양태 125
―황길엽 시의 의미
4. 평가
황길엽 시인은 한 차례 시간의 폭풍이 거세게 몰아친 다음에 찾아온 일종의 평온, 폐허 위에 깃든 불안한 평화를 목도目睹하는 화자의 심정으로 타자의 것이면서 동시에 내 것이 될 시간의 잔인함을 생각한다. 그 불편한 욕망에 빠져든다. 이번 시집에는 ?알츠하이머에 갇힌 세월?, ?련―치매, 어머니? 같은 치매를 앓는 노모老母와 관련한 몇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시인이 생생하게 되살릴 수 있는 기억과는 영 딴판으로 자신을 잃어가는 이의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은 잔혹한 일이다. 시간의 비정함은 그 어떤 수사도 없이 생생한 현실로 얼굴 앞에 들이닥친다. 그 회한 앞에서 시적 장치를 생각하기 이전에 감정을 추스르고 오롯이 받아내는 것도 여간 버거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시인은 마땅히 현실 앞에서 반걸음쯤 앞이나 뒤를 생각할 수 있는, 아니 생각해내야 하는 존재다. 그것이 시인의 숙명이다./백인덕
5. 작품
흔들리는 사월
온통 세상 밖으로 흩어지는
눈부심으로 펄럭이는 봄, 봄
텅 빈 공간 가득 메우고
심란하고 낯설었던 거리
통통 쇳소리로 몸부림치며
훌러덩 내려앉는 바람꽃
스치듯 지나가는 풍경
하얗게 밀려오는 꽃잎 사이로
좁은 골목길 한참을 기웃대다
젖은 심장 안에
채웠다가 지워지는 것들
사월의 몸짓이다
봄을 훔치는 꽃바람
술렁이는 꽃들의 반란이다
가벼워지기
직선에서 곡선으로
허공을 찍고 지상을 향해
휘어져 내리는 바람
발걸음이 철벅일 때마다
변덕스럽게 흔들어대는 욕망은
부질없다고 비우면
허허로운 바람으로 부풀어
풀어지는 바람처럼 추억이나 기억은
조금씩 멀어져 가는 풍경으로 밀쳐두고
길바닥에 주저앉은 햇살 한 움큼
손바닥에 올려놓으면 그 무게만큼
곡선으로 휘어져서
찰나에 가벼움으로 흩어져
촘촘하게 살아온 지난날의 욕망도
비우는 만큼 또 다른 설렘
인생에는 U턴이 없다
눈썹달 같은 신호, U턴이다
불빛들 길을 쫓아 흐르고
반대편으로 미끄러져 가는 자동차
건너편 풍경들 다시 돌아와
길 가장자리
거만스럽게 버티고 선 신호등,
방향등 무시하고 360°로 회전한다
인생이 달리는 길에는
신호위반, U턴이 없다
세월 흐름에 직진으로만 지날 뿐
U턴도 정지신호도 없는 인생길
하루는 왔다가 또 하루를 만나는
반복의 연속에 늘어가는 인생의 나이테
삶의 부피는 모두
묵묵히 공유하는 시간에 채워진다
- 이전글정령 시집 '자자, 나비야'(리토피아포에지96) 발간 19.11.25
- 다음글인천뉴스 창간21주년 올해의 봉사대상 시상식 및 인천사랑 음악회 성황리에 개최 19.11.25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