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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아-단편소설2(2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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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종권
댓글 0건 조회 275회 작성일 04-11-15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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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화창한 토요일 오후 세 명의 친구 미선, 은영, 지나가 한자리에 모였다. 사람들은 그녀들의 이름보다 29세라는 나이에 더 관심이 많다.
미선은 오렌지 주스, 은영은 아이스 녹차 그리고 지나는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여유로운 주말 오후를 만끽하고 있다. 이들은 불과 몇 해 전에만 해도 대학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같은 학생증을 지갑 속에 넣고 다니는 여대생이었다. 그녀들이 꿈꾸는 미래 역시 어느 정도 비슷하여 하나의 꼭지점을 중심으로 뻗어나가는 피라미드와 같았다.
며칠 전 미팅에서 만났던 핸섬한 남자아이가 그녀들의 관심거리였고, 다이어트가 최대의 고민거리였다. 하지만 지금의 그녀들은 제각기 주문한 음료수처럼 각각의 모양새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녀들의 공통점은 29세라는 것뿐이다.
미선은 대학교 4학년 때 만났던 남자친구와의 결혼 계획에 마냥 행복하다.
은영은 수십 번에 걸친 맞선을 통해 최고의 배우자를 찾는 것을 지상 최대의 과제로 삼고 있다. 지나는 독립심이 강한 여성으로 사회적 성공을 꿈꾸고 있다.
미선은 예쁘장한 얼굴이다. 그다지 세련되진 않았지만 타고난 애교와 상냥함으로 언제나 미팅에서 남자들의 시선을 가장 많이 받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선은 대학 내내 변변한 남자친구 한번 사귀지 못했다. 미선 때문에 속내를 태우는 남학생도 많았지만 미선은 첫눈에 반하는 운명적인 사랑을 절대적으로 신봉하는 소녀취향이었다. 그러던 중 미선은 그토록 원하던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게 되었다. 천만 다행으로 그 남학생 역시 미선처럼 운명적인 사랑을 찾던 로맨티시스트였다. 그들은 누가 봐도 잘 어울리는 선남선녀로 서로만을 아끼고 사랑했다. 미선은 멋진 자신의 남자친구, 더군다나 자신만을 사랑하는 순정파인 그를 세상 끝까지 따라가리라 굳게 다짐했다. 미선의 친구들, 은영과 지나도 미선의 아름다운 동화 속 같은 사랑을 내심 동경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아니 미선은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미선은 자신의 사랑을 지켜나가는 것이 생각만큼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되었다. 아마도 그녀의 남자친구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하지만 운명적인 사랑을 믿었던 탓에 자신이 동화 속 주인공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미선과 그녀의 남자친구는 서로 사랑하는 크기만큼 서로에게 상처 입힌다. 그럼에도 서로의 사랑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헤어지지 않는다. 그들이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한다는 것에는 한 치의 거짓도 없겠지만 그들의 관계가 얼마나 위태로운지는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은영은 대학 때부터 학교에서 알아주는 멋쟁이였다.
신문은 읽지 않지만 패션 잡지는 꼭 챙겨보며 유행하는 스타일을 한층 더 멋스럽게 소화시켰다.
특별히 예쁘지는 않았지만 뛰어난 패션감각과 화려한 스타일 때문에 수없는 남학생들과 염문을 퍼트리고 다녔다.
물론 수업은 빼먹어도 미팅이나 소개팅은 절대적으로 참석하는 열의를 보여준 결과이기도 했다.
패션리더라 불리던 은영의 가장 큰 취미는 쇼핑이었다.
쇼핑이 취미인 만큼 그녀의 옷장 안에는 알록달록한 의상들이 가득했다. 화려한 의상만큼 다양한 사람과의 연애를 즐기기도 했다.
하지만 철지난 옷들처럼 그녀와 헤어진 연인들은 기억의 장롱 속에서 점점 사라져 갔다.    은영은 아마도 장롱을 정리하다 자신도 모르게 ‘어머 이런 옷도 있었네. 지금 보니깐 너무 촌스럽다.’ 라고 말할 것이다.
남자에 대한 기억을 살짝 들여다본다 한들 특별히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대학을 졸업한 지금도 은영의 사고방식에는 큰 변화가 없다. 조금 과장한다면 은영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말 그대로의 백번 선본 여자다.
주말이면 새로운 남자와 마주 앉아 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하고 근사한 곳에서 저녁을 먹는다. 그와 동시에 은영은 남자의 모든 부분을 놓치지 않으려고 레이더를 곤두세운다.
마치 먹이를 찾기 위해 더듬이를 움직이는 곤충과도 같아 보인다.
상대가 눈치 채지 않도록 최대한 자연스럽게 그의 넥타이에서 시계로 그리고 신발로 은영의 눈길이 머문다.
마지막으로 식사를 마친 후 밖으로 나와 상대의 차를 흘깃 쳐다본다.
그런 후 아주 진지하고 조심스럽게 은영은 생각하기 시작한다. 백화점에 쉽게 볼 수 있는 차가운 마네킹처럼 표정 없는 얼굴로 차를 마시기도 하고 여성스럽고 우아한 여성이 되어 다음 약속을 정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들은 상대의 감정보다는 은영의 감정에 의해 결정된다.
은영이 가지고 있는 능력 중 단연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매주 마다 새로운 남자를 만나는 것도 은영의 훌륭한 능력이라고 그녀의 친구들은 생각한다.
상대를 좋아하고 싫어함에 있어 감정보다는 머리와 눈이 먼저 판단하고 가슴으로 전달되어지는 명령 체계를 가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은영은 다이어트를 위해 녹차 이외의 음료는 잘 마시지 않는다. 그녀의 사고가 그녀의 식성까지 바꾸어 놓은 것이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지나는 유학을 꿈꾼다.
결혼이라는 굴레 안에 자신을 가두기보다는 진취적인 삶을 원하기 때문이다. 이 세상 모든 남자를 시시하다고 생각하는 지나는 사랑에 눈물 흘리는 미선을, 결혼이 삶의 목적인 은영을 사랑하지만 이해할 수 없어한다.
여자 나이 29세.
얼굴 생김새도, 하는 일도, 취미도 식성도 모두 다를 테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29세의 여자들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진다.
‘시집은 언제가나요?’
미선은 은근히 그런 질문을 좋아한다. 그런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이 먼저 한걸음 가까이 다가가 멋진 남자친구 사진을 보여주며 자신들의 드라마 속 같은 러브스토리를 들려주고 싶기 때문이다.
유리잔 안에 얼음을 아삭아삭 깨물어 먹으며 은영이 미선에게 말한다.
“미선아 너 웨딩드레스 어디서 하기로 했어?”
“글쎄. 지금 이곳저곳 다니면서 보고 있는데 모르겠어. 화려하고 섹시한 드레스가 좋은데 시준이는 너무 고리타분한 것 같아.”
라고 미선이 말했다.
“어머, 평생에 한번 입는 드레스인데 당연히 신부 맘에 드는 걸 입어야지. 하여튼 시준이 간섭하는 것 알아줘야 한다니까.”
은영이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얘는 관둬라. 우리 미선이 시준이 말이라면 꼼짝도 못하잖아. 결혼식 날 시준이한테 제일 예쁘게 보이고 싶을 텐데 당연히 시준이 눈높이에 맞춰야지. 안 그럼 미선이가 아니지.”
늘 뭐든 일에 너그럽고 관대한 지나가 은영과 미선에게 동시에 핀잔을 준다. 미선은 은영과 지나의 말을 한 번 더 생각해 본다. 시준에게 아름답게 보이고 싶은 것은 사실이지만 은영의 말처럼 한번 뿐인 결혼식에 자신이 원하는 드레스를 입고 싶기 때문이다.
“정말 시준이는 감각이 없는 것 같아. 아무튼 요즘에 드레스 때문에 계속 삐거덕거려.”라고 볼멘소리로 미선이 말했다.
“결혼하는데 있어서 드레스는 정말 너무나 사소한 문제야. 그런 작은 것부터 삐거덕거리면 앞으로 어떡하니?”
은영이 미선에게 눈을 흘기며 내심 걱정스러운 듯 물어본다. 지나도 은영과 같은 눈빛으로 미선을 한 번 쳐다보고는 이내 커피 잔을 들어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미선은 친구들의 걱정스런 눈빛을 애써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 연애시절에 많이 싸우는 연인일수록 결혼하면 안 싸운다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결혼하면 싸울 일도 그만큼 줄어들 거야. 함께 눈뜨고 함께 눈감으니깐 서로 전화 자주 못한다고 서운해 할 일도 없고 주말에 피곤하다고 안 만날 일도 없잖아.”
미선은 금세 자신에게 유리한 말을 생각해 내고는 흡족한 듯 특유의 깜찍한 미소로 친구들을 바라본다.
“결혼하면 한 침대에서 두 명이 자는 게 아니고 여섯 명이 자는 거래. 두 사람 그리고 시부모님, 너희 부모님. 무슨 말인지 알아? 결혼은 그만큼 어려운 거야. 연애할 때야 안보니까 보고 싶지 같이 살아봐. 매일 똑같은 얼굴에 똑같은 목소리 금방 지겨워 질 걸. 그럼 그때 가서 어떡할 거니? 사랑보다는 조건 따져서 함께 살기에 편할 것 같은 사람을 찾는 게 더 현명한 방법이야.”라고 은영이 말했다. 자기관리가 뛰어난 은영은 자신의 삶을 보다 풍요롭고 우아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다.
“그리고 넌 그런 말도 모르니. 가난이 창문으로 들어오면 사랑이 방문으로 나간다잖아. 결혼은 곧 삶이거든. 뭐 이제 와서 이런 말 해봐야 소용없지만.”
은영이 다시 한번 미선을 바라보며 말했다.
“뭐가 걱정이야. 시준이가 그렇게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 웬만한 조건들이 맞았으니까 미선이가 첫눈에 반한 거 아니겠어.”라며 지나가 미선의 편에서 은영에게 말했다.
은영도 지나의 말에 수긍하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미선에게 살짝 웃어 보였다.
“그런데 너희들 결혼하면 직장은 어쩔 거야. 결혼해서 금방 애기 생기면 직장 생활하고는 영원히 빠이빠이 하는 거 아니야?”
지나가 지나가는 종업원에게 커피 한 잔을 리필해달라고 말하고는 짐짓 심각한 목소리로 앞에 앉은 친구들에게 물어보았다.
“글쎄. 난 모르겠어. 사실 지금까지 한 일에 욕심도 있고 집에서 빈둥거리는 것도 싫으니까 일을 하고 싶은데……. 너희들도 시준이 성격 잘 알잖아. 지금도 야근할라치면 시준이 시집살이에 귀가 따가운데 결혼하면 더 할 것 아니야. 시준이하고 안 싸우려면 내가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데, 지금은 생각하기 싫어. 그냥 좀더 두고 봐야지.”라고 미선이 말했다.   그녀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미선은 시준 때문에 변변히 회식자리 한번 참석하지 못했다. 항상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살며시 자리에서 빠져나와야 했다. 물론 야근할 때도 항상 상사의 눈치와 시준의 눈치를 함께 살펴야 했다. 때로는 그의 그런 구속에 진저리가 날 때도 많았지만 자신을 너무 사랑해서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미선 자신도 시준의 회식과 야근에 일일이 참견을 하고 있으니 무턱대고 시준을 나무랄 수는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미선은 자신이 굉장히 이해심 많고 시준을 누구보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 정도의 구속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준 역시 자신이 미선을 많이 이해하고 있으며 세상에서 가장 자상한 남자라고 믿기 때문에 미선에게 하는 구속을 사랑의 다른 이름이라고 쉽게 넘겨버리기 일수다. 아마도 이런 자기만족적인 사랑이 그들의 사랑을 더욱 돈독히 만들어 주는 훌륭한 윤활유가 되어 주었을 것이다.
“그래도 미선아. 만약에 일이하고 싶고 또 성공하고 싶으면 시준이가 아무리 뭐라고 해도 하고 싶은 것 끝까지 해. 여자고 남자고 자기 자신을 스스로 지킬 능력이 있어야 돼. 사랑은 변할 수 있지만 능력은 변하지 않거든. 변하지 않으니깐 배신도 없어.”
학교시절부터 지적이고 박학다식한 지나가 말했다.
“어머, 지겹지도 않니. 난 이놈의 직장 당장 때려치우고 싶은데. 이사람 저사람 눈치보고 비위맞추고, 난 결혼해서 남편이 돈벌어오라 그러면 당장 이혼할거야. 돈을 내가 왜 버니. 난 돈 버는 것보다 돈 쓰는 게 더 좋더라.”
처음에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하던 은영은 마지막 말에는 애교 섞인 콧소리를 내며 혀를 내밀었다. 그런 은영의 모습이 얄밉기 보다는 귀엽다고 친구들은 생각했다. 이런 모습이야말로 은영이 보여주는 초지일관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말도 안돼. 남편이 무능해서 돈 못 벌면 그땐 어떡해? 아니면 남편 회사가 망하기라도 하면 그땐 정말 어떡할 거니?”
지나가 감정이 느껴지는 않는 목소리로 차분하게 말했다. 어느 상황에서나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줄 아는 지혜를 지나는 사회생활을 통해 뼈 속 깊이 배웠기 때문이다. 지나의 말에 은영은 방긋 웃었다. 그리고 말했다.
“그러니깐 돈 많은 남자한테 시집간다니까. 얘는 내가 시간이 남아돌아서 매일같이 맞선보는 줄 알아? 다 이유가 있어서 그래. 남편회사가 망하면 어때. 든든한 시부모님이 계시는데.”
“철딱서니 하고는. 그러다 이혼이라도 하면 그때는 어떡하니?”
지나가 한심스럽다는 듯이 혀를 차며 말했다. 은영은 이번에도 지나를 보며 방긋 웃었다.   그리고 말했다.
“위자료는 뒀다 국 끓여먹니. 아무튼 미선아 부케는 내가 받을 거야. 나 꼭 올해 안으로 시집갈 거든. 너무 고르다보니깐 벌써 낼모레가 서른이잖아. 서른 되면 선 자리도 안 들어온다는데. 그나마 20대일 때 가야지.”
“부케 받고 빨리 안가면 안 된다잖아. 용감한데”지나가 은영의 말에 가볍게 농담을 던졌다.
“맞아. 6개월 내에 안가면 안 되는데.”
미선도 지나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이것들아. 내가 맘만 먹으면 당장 내일이라도 갈 수 있어. 결혼이 뭐가 어렵니. 이상적인 동업자를 찾는 게 어려운 거지.”
으름장을 놓는 듯 은영이 작은 주먹을 불끈 쥐며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검은색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는 작은 손톱 위로 가지런히 붙여 있는 큐빅 장식이 주먹을 흔들 때마다 덩달아 반짝거렸다.
깔끔하게 정리된 은영의 손톱은 그녀의 신분상승 욕구를 잘 보여주고 있는 듯 했다.
“하긴 은영이 입장에서 보면 결혼도 사업이니깐 최고의 동업자를 만나는 게 가장 중요한 문제구나.”지나가 대답했다.
“부케 주는 건 문제가 아닌데 너무 삭막해. 동업자라니. 그 표현은 좀 그렇다 은영아. 그럼 은영이 결혼할 때는 지나가 부케 받는 거야?”
미선이 은영과 지나를 번갈아 보며 물어보았다.
“난 결혼 안 한다니까. 부케는 받아서 뭐해. 다른 사람 줘. 하긴 우리 빼고 거의 시집갔으니까 정말 받을 사람 없겠다. 그치?”
지나가 결혼 안한 친구들을 떠올리는지 잠시 시간을 두며 천천히 말했다.
“너희들은 여자 나이 29세를 어떻게 생각해?”미선이 지나와 은영에게 물었다.
“무슨 뜬금없는 소리야. 여자 나이 29세를 어떻게 생각하긴 어떻게 생각해. 히스테리 부리는 노처녀라고 생각하지.”
은영이가 별 관심 없다는 듯이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미선은 뽀로통한 표정으로 입술을 삐죽거리며 은영에게 눈을 흘겼다.
“아니. 진지해져 봐. 난 말이지 여자 나이 29세면 사랑스런 아내, 현명한 엄마, 이런 걸 만드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하거든. 너희들은 어때?”라고 미선이 말했다. 미선의 핀잔에 은영도 잠시 생각하는 시늉을 해 보이고는 검은 빛으로 빛나는 자신의 손톱을 바라보며 말했다.
“난 말이지 여자 나이 29세는 도박을 해야 하는 나이라고 생각해. 결혼은 하나의 도박이거든. 어떤 수에 던지느냐에 따라 내 인생이 손바닥 앞뒤처럼 바뀌거든. 여자팔자 뒤웅박 팔자라는 말처럼. 지나 너는?”
“난 여자로서, 인간으로서 성공을 하느냐 못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생각해. 29세는 스스로 만족하는 삶으로 들어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거든. 마지막 관문인 만큼 죽어라 공부하고 노력해야지.”
29세는 그녀들의 유일한 공통점인 동시에 서로에게 다른 모습의 미래를 제시하는 구심점이 되고 있다.
그녀들은 행복으로 가득 찬 각자의 미래를 머리 속에 그리며 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녀들은 정작 모르고 있는 것이다.
자신들이 꿈꾸는 미래 속에 행복과 동반하는 함정을.
- 도브(Dove), 신데렐라(Cinderella) 또는 페미니스트(Feminist) -

도브(Dove)
미선은 친구들과 헤어지고 늦은 밤 멋진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은영과 지나에 대해 얘기하고 오늘 저녁에 먹은 저녁 반찬에 대해 얘기했다. 그리고 서로 사랑한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침대 머리맡에 두었던 남자친구 사진에 입 맞추고 잠자리에 누운 미선은 침대 옆에 항상 함께 하게 될 남자친구를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분이 설렜다. 미선은 이윽고 잠이 들었다.
미선은 꿈에서 자신이 한 마리의 작은 새가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팔을 힘껏 벌렸더니 하얀 날개가 양 옆구리에서 바스락 소리를 내며 펴졌다. 목소리를 가다듬고 소리를 내 보았더니 아름다운 옥구슬 소리가 나는 듯 했다. 미선은 하늘을 향해 힘껏 날아올랐다. 상쾌한 공기를 느끼며 즐겁게 비행하다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한 작은 나무를 발견했다.
새가 된 미선은 가볍게 나뭇가지 위에 앉았다. 향긋한 꽃 향기 안에서 아름다운 지저귐 소리가 미선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자신의 맞은편 나뭇가지에 순백처럼 희고 고운 한 쌍의 새가 앉아 있었다. 그들은 감미롭게 사랑을 속삭이는 것 같았다.
미선은 눈을 감고 그들의 노래 소리에 귀 기울였다. 소리가 조금씩 작아지는 것 같더니 이윽고 작은 날개 짓 소리가 들려왔다.
감은 눈을 뜨니 수컷이 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것이 보였다. 미선은 조금 후에 입안 가득 먹이를 담고 훨훨 날아 올 수컷의 모습을 상상했다.
그러나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수컷은 돌아오지 않았다. 화창한 푸른빛의 하늘은 어느새 태양을 집어삼킨 붉은 노을 빛으로 세상을 또 다른 아름다움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붉은 노을 빛을 등에 지고 있는 작고 하얀 새는 기다림과 배고픔에 부쩍 야윈 것처럼 보였다. 미선은 푸른빛이 붉은빛으로 그리고 검은빛으로 변한다 해도 아침에 날아가 버린 수컷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이 어렴풋하게 들기 시작했다. 돌연히 눈물이 핑 돌았다. 미선은 자신의 날개를 펴 그 작고 연약해 보이는 암컷에게로 날아갔다. 미선은 무엇이라도 먹어야 할 것 아니냐며 함께 먹이를 찾아 날아가자고 했다.
생각했던 것 보다 새와의 대화는 쉽게 이루어 졌다. 암컷은 떠난 수컷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 자리를 떠날 수 없다고 말했다. 미선은 왠지 모를 연민의 정을 느꼈다. 무엇보다 그녀 자신이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 암컷은 눈에 띄게 야위기 시작했다. 미선은 말했다.
“이봐요. 난 당신들을 쭉 지켜봤어요. 저기 맞은편 나뭇가지에서. 당신들은 정말 아름다운 목소리로 서로를 위해 노래했어요. 하지만 이제 모두가 지나간 일이에요. 당신의 목소리를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여행을 해보는 게 어떨까요? 원한다면 내가 길동무가 되어 드릴게요. 아무것도 먹지 않고 이렇게 계속 앉아만 있으면 당신은 결국 죽게 될 거예요. 그럼 더 이상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지도 들을 수도 없잖아요.”
간절한 목소리로 미선은 자신의 마음속 이야기를 꺼냈다. 암컷은 잠시 생각하고는 다시 고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작은 노래 소리는 아름답지만 구슬프게 들렸다. 이윽고 미선에게 조용히 말했다.
“고마워요. 걱정해줘서. 당신 덕분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노래를 부를 수 있었어요. 어디선가 그가 제 노래 소리를 들었으면 좋으련만. 난 여기서 아마 죽게 될 거예요. 그건 처음부터 이미 정해져 있는 거예요. 그게 바로 우리 암컷들의 운명이니까요. 우린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상대방을 사랑해야 하는 운명을 가지고 세상에 태어났어요. 하지만 우리는 스스로 가엾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를 사랑하고 그를 그리워하다 죽는 것은 운명인 동시에 우리의 선택이니까요.”
“하지만 그건 너무 가혹한 것 아닐까요?”
라고 미선은 걱정스런 표정으로 암컷에게 물었다.
“그렇지 않아요. 우린 불행하지 않으니까요. 이해가 안 가면 눈을 감고 조용히 생각해봐요. 당신은 당신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나요?”
라며 미선에게 되물었다. 잠시 생각한 후 미선은 자신은 불행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것 봐요.”
작은 새는 엷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미선은 그 뜻을 이해할 수 없어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직도 잘 모르는군요. 당신 스스로를 잘 봐요. 당신은 나와 같은 운명을 갖고 태어난 내 형제잖아요.”
미선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라 자신의 모습을 찬찬히 훑어보았다. 미선은 자신이 새가 되었다는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되나요?”
미선은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처럼 울먹거리며 소리쳤다.
“뭘 어떻게요. 이건 우리의 운명이에요. 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살기로 결정한 것은 당신의 선택이랍니다.”
라며 마지막 말을 마치고 그 자리에서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미선은 힘없이 죽은 하얀 새를 바라보며 동시에 자신의 모습을 보며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깜짝 놀라 꿈에서 깬 미선은 땀으로 범벅 된 이마를 오른손으로 닦았다. 그리고는 방에 불을 켰다. 불을 켜고 거울을 바라보니 자신의 얼굴이 꿈속에 나왔던 작은 새처럼 하얗고 창백해 보였다.
미선은 꿈속의 일들이 떠올랐으나‘이건 꿈이다’라고 마음속으로 되 내였다.
갑자기 시원한 바람이 그리웠다. 창 밖을 내다보니 늦은 밤이라 사방은 쥐 죽은 듯이 고요하고 칠흑처럼 어두웠다. 미선은 벽으로 다가가 창을 열었다. 창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푸드덕 날개 짓 소리가 들렸다. 나뭇가지에 앉아있던 작은 새 한 마리가 놀라 날아가는 소리였다.

신데렐라(Cinderella)

은영은 꼼꼼하게 화장을 지우고 마사지를 했다. 가벼운 트레이닝으로 하루 일과를 마친 그녀는 이내 잠자리에 들었다.
그녀는 꿈속에서 아름답고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멋진 남자와 식사를 하고 있었다.
하얀 와이셔츠에 검은 나비넥타이를 맨 깔끔한 웨이터가 그녀에게 다가와 붉은 빛의 와인을 우아한 손놀림으로 따라 주고는 정중하게 인사하고 사라졌다.
웨이터의 공손한 태도가 은영의 기분을 한결 좋아지게 했다.
서울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고층 호텔에서의 근사한 저녁은 은영이 늘 꿈꾸던 삶의 모습 중 하나였다.
앞에 앉은 멋진 남성은 스테이크를 아주 조금만 먹고는 하얀 냅킨으로 살포시 입술을 닦았다. 그리고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그들은 테이블 위에 접시를 치우고 조금 전 보다 더 근사하게 와인을 입가로 가져갔다.
“은영씨, 눈 한번 감아 봐요.”라고 남자가 말했다.
은영은 조금 멋쩍은 듯 그러나 행복에 겨운 듯 눈을 감았다. 이윽고 하늘에 별처럼 눈부시고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
은영의 심장은 마치 100m 달리기를 했을 때처럼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동공 또한 다이아몬드의 반짝임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빛났다.
남자는 나지막이 그녀에게 프러포즈 했다. 은영은 날아갈 듯이 기뻤다. 잠시 감정이 먼저 반응을 보였지만 이내 이성이 그녀에게 말했다. 침착해야 한다 라고 말이다.
은영의 눈동자는 촉촉하게 젖어 들었다. 그리고는 수줍은 듯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그녀의 볼은 와인 빛처럼 붉게 상기됐다.
은영은 원하는 삶을 위한 첫 발을 조심스럽게 내디뎠다.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보다,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보다 더 자신이 대견스러웠다.
그녀는 본격적으로 왕자님과의 결혼 준비에 들어갔다. 베르사이유 궁전만큼 화려한 신혼 집과 마리 앙투아네트보다 더 화려한 자신의 모습은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알게 해주었다.
은영은 남자와 함께 검은색의 커다란 자동차를 타고 근사한 웨딩샵에 들어가 드레스를 입어 보았다.
“드레스가 정말 잘 어울리네요. 그런데 한 가지 부족한 게 있는 것 같은데.”라고 남자는 말하며 곰곰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은영은 그의 말에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그러나 특별히 부족한 부분을 찾을 수 없었다. 알 수 없는 조바심이 느껴졌지만 애써 태연한 척 웃어 보였다.
그때 남자가 무릎을 치며 은영에게로 다가왔다.
“아 맞아요. 신발. 신발이 문제였어요.”라고 말하고는 직원에게 드레스에 어울리는 신발을 하나 부탁했다.
잠시 후 직원은 크리스털의 투명하고 아름다운 구두를 가져왔다.
은영과 남자는 신발을 보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아름다워요.”라고 은영은 말하며 조심스럽게 유리구두에 발을 넣었다.
신발은 마치 은영을 위해 기다렸다는 듯 꼭 맞았다. 그러나 너무 꼭 맞는 탓에 조금 걸으니 발이 아프기 시작했다.
‘그래 결혼식장에서 조금만 서 있으면 되니까 아파도 참아야지.’라고 은영은 생각했다.
“정말 잘 어울리십니다. 이 신발은 주인을 찾는 신발이라고 불릴 정도로 맞는 손님을 찾기가 어려운데 말입니다.”라고 직원이 상냥하게 말했다.
남자도 이 모든 상황들이 마음에 드는지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렇게 해서 길고도 어려운 결혼 준비를 모두 마쳤다.
결혼식장에 들어선 은영은 눈앞에 펼쳐진 화려한 결혼식장 풍경에 눈이 휘둥그래 졌다.
이윽고 피아노 건반 소리에 마쳐 은영은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갔다. 한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혹시나 유리구두가 깨어질까 더 조심스럽게 걸어야 했기 때문에 유리구두 안에 작은 발은 은영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 정도로 아파왔다.
그때 마침 벽면을 장식한 작은 시계가 감미로운 종소리로 정오를 알리기 시작했다.
감미로운 종소리는 은영의 마음에 평화를 안겨주었다. 그래서인지 발에서 느껴지는 통증이 다소 약해진 것 같았다.
잠시 방심하고 걸었던 탓일까? 은영의 구두가 그만 요란한 소리를 내며 깨지고 말았다.
깨어진 유리구두를 보고 깜짝 놀란 은영은 창피한 마음에 주의를 돌아보았다.
그러나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그녀의 모습을 보고 웃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방금 전까지 있던 수많은 하객들은 순식간에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객과 더불어 그녀의 멋진 왕자님도 보이지 않았다. 은영은 이해할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그녀가 서 있는 곳은 아름다운 궁전도 화려한 무도회장도 아닌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삭막한 벌판이었다.
은영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떨어지는 눈물이 퉁퉁 부은 발로 소리 없이 떨어져 내렸다. 울고 있는 그녀에게 누군가 다가와 손수건을 건네주었다.
은영은 자신의 왕자님인 줄 알고 눈물을 훔치며 얼른 손수건을 건네는 손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 앞에는 멋진 왕자님이 아닌 유리구두를 가져다 주었던 야속한 직원이 서 있었다.
직원은 깨어진 유리구두를 작은 상자 속에 담았다.
“역시 당신도 아니군요. 제가 말했잖아요. 이 구두는 직접 주인을 찾는다고 말입니다.”라고 조용히 말하고는 깨어진 구두와 함께 멀리멀리 사라졌다.
은영은 퉁퉁 부은 다리를 부여잡고 목 놓아 울었다.
흐느끼다 잠에서 깬 은영은 기분 나쁜 꿈을 꾸었던 탓에 몹시 목이 말랐다. 부엌으로 나가 자신의 키보다 높은 선반 위에 놓인 유리잔을 꺼내기 위해 최대한 손을 뻗고 까치발을 들었다. 다행이 손끝으로 차가운 유리잔이 닿았다. 그러나 이내 유리잔은 쨍그랑 소리를 내며 그녀의 손에서 미끄러지고 말았다.
발 밑에서 산산이 부서진 유리잔을 은영은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페미니스트(Feminist)

지나는 아침에 읽다 만 신문을 마저 읽고 군것질을 하면서 자막 없는 외화를 보기 위해 TV를 켰다.
바쁜 회사 일정들에 지쳤던 지나는 소파에 앉기가 무섭게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자막 없는 외화의 웅성대는 소리는 지나의 단잠을 방해했지만 일주일에 피로는 그녀를 달콤한 꿈나라로 떠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꿈속에서 지나는 무수한 카메라 불빛에 노출되어 있었다. 많은 기자들이 당당하고 훌륭한 그녀의 모습을 렌즈 안에 담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잿빛 정장을 입은 지나는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차분한 목소리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해 주었다.
지나온 시간들과 그 안에서 일구어낸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그들 앞에 하나 둘씩 풀어 놓았다.
인터뷰 내내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 속에 도취되어 시간가는 줄도 몰랐다.
섬광처럼 반짝이던 카메라 플래시가 사라지자 지나는 피로감과 함께 공복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주차되어진 자동차에 키를 꽂아 달리다 문득 싸늘한 공기의 집안과 텅 빈 냉장고를 떠올렸다.
조금 전에 느꼈던 황홀감은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알 수 없는 슬픔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 이럴수록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최고의 음식을 먹어야 돼.’스스로를 위로한 그녀는 고급 레스토랑이 즐비한 시내로 들어갔다.
레스토랑의 주차장은 유난스러울 정도로 만원이었다. 겨우겨우 주차를 하고 들어간 후 일행을 묻는 웨이터에게 그녀는 담담한 표정으로 일 인분의 식사를 주문했다.
늘 있는 일이지만 가끔 웨이터의 시선에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붉히게 되곤 한다.
그럴 때면 다시는 혼자 오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그 뒤를 이어 텅 빈 집에서의 저녁보다는 낫다는 결론이 그녀의 발길을 이곳으로 옮기게 한다.
생각보다 훨씬 맛있는 식사는 그녀의 기분을 다시금 좋게 만들었다.
그때였다. 꼬마 여자 아이가 그녀의 테이블로 다가와 작은 초콜릿을 살며시 내려놓았다.
지나는 영문을 몰라 꼬마 아이를 쳐다보고는 이내 방긋 웃어 보였다.
“아줌마, 메리 크리스마스.”하고는 뒤를 돌아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꼬마 아이를 두 손으로 번쩍 안아 올린 듬직한 남자, 그 옆으로 행복한 여자의 웃음소리가 레스토랑 안을 가득 채웠다.
지나는 들고 있던 포크와 나이프를 내려놓고 핸드백 안에 있는 다이어리를 꺼내 보았다.  ‘잊고 있었구나. 오늘이 크리스마스라는 것을’주변을 둘러보니 다정한 연인과 가족, 그 옆에 있는 선물꾸러미들이 그녀를 마치 미운 오리새끼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한숨을 내쉬고는 테이블에 놓여진 작은 초콜릿을 입안으로 가져갔다.
“달콤한 초콜릿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쓰지.”라고 말하는 지나의 눈에서 한 방울에 눈물이 떨어졌다.
꿈에서 깨어난 지나는 잡음 소리를 내는 TV의 전원을 꼈다. 기지개를 펴고 방으로 들어가려다 거실 테이블 위에 먹다 남은 초콜릿을 발견했다.
껍질을 벗겨 입에 넣었다.
“음. 달콤하지만 왠지 쓴 것 같군.”


성명 : 한경아
성별 : 여
연령 : 1977년생
주소 : 송파구 방이동 163-14호
e-mail : h-kyunga@hanmail.net
전화번호 : 02-416-9251
핸드폰 : 011-341-9251

* 숙명여자대학교 디자인 대학원 논문 과정
* 격월간전문지 귀금속과 보석 편집장으로 근무
* 현재 월간미술문화 객원기자 겸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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