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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상반기 신인발굴]_시_조윤재_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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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308회 작성일 17-03-19 13:06

본문

<시 부문>



성명 : 신철호

성별 : 남

연령 : 42세

주소 :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구정길 30 102동 1503호

연락처 : 010-5574-7615











이렇게 살기로 했어

 

소금처럼 살기어 했어

하루 세끼 조금 씩 조금 씩

하지만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굵은 사랑 조심조심 뿌리며

소금처럼 살기로 했어

 

설탕처럼 살기로 했어

아침에는 달달하게 잠을 깨우고

점심에는 지끈지끈 아픈 머리 녹여주며

저녁에는 귀 볼에 나지막이 사랑을 고백하며

설탕처럼 살기로 했어

 

청량고추처럼 살기로 했어

답답한 속 시원하게 풀어주고

아삭아삭 맛깔나게 이야기 해주고

가끔은 뜨겁고 화끈하게 사랑하며

청량고추처럼 살기로 했어

 

레몬처럼 살기로 했어

톡톡 튀는 이벤트로 기쁨을 주고

나를 갈아 걸걸한 목 축여주고

심심할 때 상큼한 윙크로 미소 짓게 하며

레몬처럼 살기로 했어

 

청국장처럼 살기로 했어

풋내 나던 시절 고약한 기억 모두 잊고

처음부터 기분 좋게 익숙했던 것처럼

서로에게 깊이 베인 냄새 맡으며

청국장처럼 살기로 했어

 

그렇게 한 사람만 오래도록 사랑하며 살기로 했어

    





 

자유를 품은 사이다

 

시원하다

알싸한 맛이 갈증 해소에

이보다 좋은 건 없다

 

어디에나 있다

마트에도, 집 냉장고에도

그리고 사무실 책상에도..

 

난 사이다가 좋다

술을 끊은 이후로 더욱 좋아졌다

삼겹살 먹을 때

소주 대신 사이다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런대로 좋다

 

요즘은 어딜 가나 사이다 타령이다

 

더울 때 시원한 사이다

투명한 유리잔에 담긴 우유에 섞어 부으면

사랑해요 한마다 안할 수 없지

 

추울 때 더 맛있는 사이다

살짝 얼려 쉐이크해 먹으면

벌써 시베리아 한복판 여행중이지

 

달달하고 밋밋한 설탕물이

내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줄 수 있음은,

안락한 액체 속에 안주하길 거부하며 동글동글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자유를 갈망하는 무향무취의 탄산이 있기 때문이리라

 

 

 

 

촛불

 

가장 약한 바람에도 흩날리는 촛불을 지키기 위해

두 손 모아 필사의 항전을 했다

 

가장 약한 바람에도 흐느끼는 촛불을 진정시키기 위해

나는 죽은 듯이 온몸을 마비시켜 그를 위로했다

 

나의 보살핌으로 위태롭게 생명을 유지하던 촛불은

안도의 한숨에 일격을 당해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촛불을 지키기 위해 나를 먼저 다스려야 함을,

가장 약한 바람에 소멸하는 비극을 보고서야 깨달았다

 

 

 

 

 

 

 

 

 

 

 

 

 

 

 

 

 

 

 

 

 

쇼파와 아내

 

넓은 거실에서

언제나 한결같이

나를 기다리는 너

 

치열한 하루

만신창이 된 나를

포근히 안아주는 너

 

나른한 휴일오후

한없이 늘어진 나를

잔소리 없이 받아주는 너

 

잠을 설친 이른 새벽

그리움에 한숨짓는 나를

말 없이 토닥여 주는 너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내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지 않아서 좋다.

 

그냥 날 받아주어 고맙다.

 

 

 

 

 

 

 

 

 

새벽이 온다는 것

 

새벽이 밝아 온다는 것은

어두웠던 내 맘에 샛별을 밝히는 것이다

 

고단한 몸과 맘을 누군가에 기대어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 꿈으로 간다

그곳에서 처음 보는 나를 대면하고

그를 통해 새로운 생각과 지혜를 배운다

마침내 밝아오는 새벽,

어제와 같은 듯 다른 새로운 현실을 마주하며

희망찬 오늘을 예감한다

 

새벽이 밝아 온다는 것은

어두웠던 내 맘에 샛별을 밝히는 것이다

 

 

 

 

 

 

 

 

 

 

 

 

 

 

 

 

 

 

 

목욕탕에서 본 내 모습

 

언제 배가 나왔지?

튼실했던 근육은 사라지고 없다

배를 잡아당기고 힘을 줘 봐도

좀처럼 만족스럽지가 않다

 

조명이 맘에 안 든다

다크서클이 화장한 듯 진하다

배는 나왔는데 왜 볼은 쾡하니 패었지?

친한 척 미소지어 보지만

애꿎은 눈주름만 더욱 활짝 핀다

 

빨리 씻고 나가자

점점 맘에 안 드는 녀석이

사방팔방 거울 속에서 나를 조롱하고 서있다

위아래 훌터보며 그렇게 웃고 있다

 

돌아 나오는 길

살짝 보인 내 엉덩이

그래 이놈은 여전히 탱탱하고 아직 쓸만하다

보이지 않는 놈이지만 이거면 됐다

 

 

 

 

 

 

 

 

 

 

희망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더 이상 어두울 수 없는 짖은 암흑

한 가닥 빛조차 볼 수 없는 절망의 순간

희망보다 포기가 더 쉬운 찰나

그때 비로소 여명은 밝아온다

 

차차 밝아오는 새벽하늘

암흑에서 검정으로

검정에서 옅은 푸름으로

그리고 따뜻한 주황으로

이제 비로소 하늘이 열리고

안도의 한숨 몰아쉰다

 

짙푸른 하늘 아래 오렌지색 광채

태양은 산 너머에서 떠오르고 있으리라

이제 곧, 이제 곧

하지만 좀체 모습을 보이지 않는 태양

부끄러 망설이는 것일까, 일부러 애간장 태우는 걸까?

 

태양은 반드시 떠오른다

구름으로 보이지 않을지언정

태양은 반드시 온다

 

마침내 드러낸 강한 햇살

눈부시게 빛나는 광채

그토록 기다려온 일출

가슴벅찬 희망

 

이내 다 솟아오른 태양은

환희의 순간을 길게 허락지 않는다

더 이상 눈이 부셔 볼 수 없는 태양

태양은 수줍은 전라의 모습을 오래 보여주지 않는다

그토록 기다려온 희망, 그리고 새로움은

허망하게도 찰나의 환희에 불과했던가!

 

희망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새로움은 어제와 다름이 아니라 새롭게 바라보는 것이다

이제 나를 바라보자

나를 새롭게 바라보고 희망을 만들어가자

 

 

 

 

 

 

 

 

 

 

 

 

 

 

 

 

 

 

 

 

 

 

 

 

셀카 찍는 여인

 

크리스탈에 비친 노란 조명이 예쁜

갓 내린 원두커피 향이 공간을 가득 채운

고급스런 앤틱 탁자 위에 하얀 연기 피우는

편안함이 지나쳐 나른한 쇼파

 

편안한 대화와 사랑의 눈마춤이 있는

혼자이기엔 사치스럽고 외로운 카페

 

그녀는 홀로 셀카를 들여다 본다

화면 안에는 원두향이 스며든 크리스탈 조명이 있고

그 사이로 가을 구름이 복스럽다

위로 아래로, 좌로 우로 각을 달리하며

세상없이 행복한 미소 지어

찰칵찰칵, 찰칵찰칵

유심히 들여다 본 설익은 사진

잠시 망설이지만 이내 뽀샵질

너무 예뻐진 나머지 민망한 웃음지어 보지만

가슴엔 흐뭇한 만족 가득

 

이미 식어버린 밍밍한 원두커피 한 모금

그 안에 웃음기 없는 여인의 흔들림

알 수 없는 긴 한 숨

언젠지도 모르게 또 다시 찰칵찰칵

 

 

 

 

 

 

 

꽃처럼 아름다운 얼굴

 

지금 떠오르는 얼굴이 있는가

 

지난 주말에 본 영화 속 여주인공의 예쁜 얼굴

그냥 생각만 할뿐 의미 없는 얼굴

 

헤어지지 말았어야 할 그때 그 사람의 슬픈 얼굴

가슴 아픈 후회가 강물되어 흐르는 얼굴

 

해맑게 웃고 있어 나도 따라 웃게 하는 아이의 귀여운 얼굴

더 많은 걸 해주고 싶은 순수한 욕심을 만드는 얼굴

 

내 곁에서 애잔하게 날 바라보는 조금 야윈 아내의 얼굴

한없이 고맙지만 그 보다 더 큰 미안함이 날 버티게 하는 얼굴

 

고맙지만 함께 하기 싫던 초라한 엄마의 주름진 얼굴

이젠 자랑하고 싶지만 함께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얼굴

 

아직 괜찮은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늙어버린 거울 속 내 얼굴

내가 책임져야 할 얼굴이기에 예쁘게 웃어보지만 밉기만 한 얼굴

 

지금 떠오르는 그 사람의 얼굴은 어떤 모습인가

 

소중한 나와 내 사람의 얼굴이 꽃처럼 아름다울 수 있도록

하루하루 정성을 다하자

 

 

 

 

 

 

 

 

발렌타인데이의 비극

 

나른한 오후 피로는 몰려오고

아침부터 사무실에 몰아친 태풍은

머릿속 물레방아를 고장 내었는지

더 이상 돌지 않는다

이대로 멈추어 쉬고 싶지만 그럴 수 없기에

달달한 쵸컬릿 한 조각 입에 물고

악으로 깡으로 견디며

오후 네 시를 밀어 다시 돌게 한다

 

사무실 한 켠에 자리 잡은 작은 냉장고 안에는

형형색색의 쵸컬릿 조각이 난무하고

저마다의 의미를 자랑하며 시끌벅쩍 촌스럽다

어제가 발렌타인데이 였기에

이런 불상사가 발생했으리라

 

아침마다 나온 배를 움켜잡고 삽바싸움하는 박부장

예쁜 딸래미가 만들어준 쵸컬릿이라며

못생기고 지저분하게 생긴 검정흉물을 좋다고 자랑하며

꾸역꾸역 되새김질하듯 먹고있네

 

난생 처음 초컬릿 받았다고 좋아하는 김대리

요즘 만나는 그녀가 준 마음의 선물이라며 수줍게 웃고 있네

누가 봐도 성의 없이 마트에서 사다준 흔하디흔한 불량식품

달라는 사람은 없는데 굳이 책상 서랍에 숨겨가며 야금야금 먹고 있네

 

올 여름엔 장롱 속 비키니 꺼내 입겠다며

한겨울부터 피트니스 센터 회원 가입하고 쫄쫄 굶던 미스 리

냉장고 속 주인을 알 수 없는 초컬릿에 홀려 낼름낼름 훔치고 있네

아무리 굶어도 그대로인 신비로운 몸둥어리의 숨은 비밀이 여기 있었네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기분을 좋게하는 달달한 초컬릿

먹기전엔 망설이고 먹을 때는 행복하고 먹고 나면 후회하는

요상스런 악마의 유혹, 바렌타인데이는 악마의 또 다른 이름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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