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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상반기 신인발굴]_시_안소연_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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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부문>
성명: 안소연
성별: 여자
연령: 21세
주소: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 148-27번지 브니엘빌라 a동 103호
연락처: 010-8979-4962
처음엔 쉽게 잊을 줄 알았다
근데 그건 짐작뿐이었다
지금은 너에 대한건 모든 게
무겁고 어렵고 벅차다
만났을 땐 가볍게 생각됐던 네가
남이 되니 한없이 어렵고
어쩔 땐 남보다 무거운 거 보니
우리는 정말 끝났나 보다
불을 끄면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어두워도 내 마음은 보이는구나
환해도 어두워도
내 마음은 여전히 그렇구나
잠들려면 꼭 지나야 되는 꿈의 문처럼
내가 지금 꼭 지나야 되는 꿈의 문은
너랑 있었던 추억이다
나는 당신과 있으면 햇빛 아래에 있는 것 같은데
당신은 나와 있으면 한없이 캄캄한 어둠 속 인가 봐요
너와 헤어진 지 시간이 많이 지났다
내 주변에 있는 너의 흔적도 그대로고
너에 대한 내 마음도 그대로인데
제일 중요한 네가 그대로가 아니네
많은 물건들을 넘치게 보관하게 되면
어느 순간 물건들이 쏟아질 때가 있다
나도 너랑 있었던 추억들을
너무 넘치게 꾸역꾸역 넣어뒀다
그래서 물건들이 쏟아지는 것처럼
추억들이 쏟아져서 잘 참아왔던 내 마음도
결국 쏟아지고 말았다
너랑 나랑은 늘 아무것도 아닌 일들로 다퉜다
나도 너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했고
너도 나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했었다
서로 그렇게 마음의 상처를 감추면서까지
우리들의 관계를 회복하려고 했었고
억지로 관계의 끈을 묶고 잡고 있었다
근데 결국 끝없이 늘어난 끈은 끊어졌고
우리는 마지막까지도 상처가 되는 말을 했고
서로의 끝을 보면서 우리가 만난 걸 후회했다
그리고 잘 지내라는 말을
진심으로 할 수도 없는 사이가 된 채로 끝나버렸다
눈이 많이 오면 바닥이 미끄러지면서
사람들은 넘어지지 않게 조심히 걷는다
많이 미끄러워 보이는 길은 피하고 걸으면서
인생도 내 삶도 눈이 오고 난 후 바닥과
똑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넘어질 것 같은 곳을 알 수 있고
그래서 피할 수도 있는 그 길을
누가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여기는 피하고 걸으라고
그러면 지금보단 괜찮지 않을까
급하게 너무 빨리 잊으려고 하면
마음이 힘들어서 체할 것이다
체하면 지금보다 더 힘들어지기 때문에
나는 급하게 너를 잊으려고 안 할 거다
천천히 생각나면 너를 떠올릴 거고
그리우면 너를 실컷 그리워할 것이다
그러면서 시간과 이별이
지나가기를 기다릴 것이다
인생에는 항상 물음표가 존재한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내가 과연 해도 될까?
그래서 매번 선택의 길에서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선택을 하고
선택을 하게 되면 마침표가 된다
결과가 좋든 안 좋든
물음표에서 끝맺음을 마침표로 했다는 것이
이미 좋은 결과가 된 것이고 대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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