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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상반기 신인발굴]_시_김다은_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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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87회 작성일 17-02-17 16:59

본문

<시 부문>



성명(본명): 김다은 (김유리)

성별: 여

연령: 23세, 한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주소: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중동 677-17번지 제이팰리스 301호(14585)
전화번호: 010-6406-1325











할로겐



엄마는 할로겐 등 하나를 새벽마다 거두셨다.
아름다웠다. 이상하게 슬펐지만..

왠지 나에게로 향하는 등이
씁쓸한 독백을 내뱉고 있는 나를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는 것
같았다.

적막한 공기가
우울로 뒤바꼈던 새벽에
나도 그나마
빛 하나를 작게나마
가질 수 있었다.

엄마는
그런 나를 외면하지 않고
계속 봐주신 걸까?

엄마는 지금도
계속 새벽마다 할로겐 등을 켜두신다.






재수 없는 담배



인연도 없는 담배를 물었다.
어두컴컴한 시궁창 안에서
그나마 밝힐 수 있는 건
담배 하나같아서...

재수없다.
피면 날아가는 연기뿐인데
내가 뭣하러
이 것한테 천원을 네 장씩이나 갖다바쳤나..

그래도
아름답게 피어나긴 하는구나!
짧지만..
나한테서 이런 적이 얼마나 있었나?

골방에서도
꽃처럼 피어나는 게 있긴 하구나.
강렬하게 계속 물게 만드네.
그런데,
그 것뿐이었구나.






새벽녘에



나만이 눈을 뜨는 새벽
새벽 공기를 몸 전체에 두르며
떨어지는 이슬을 가슴으로 느끼며..

내 눈이 따사로움을 느낄 때 쯤
가슴으로 향하는 빛을 기대하며
그 품 안에서 다시 깨어날 무언가를
기다리는 그 새벽에

나는 오늘도 눈을 뜬다.






집으로 가는 길



터덜 터덜
집으로 가는 길이 힘들 때
아침에 먹은 약이
얹혔나 해서
가슴을 두드렸다.

텅텅
양철북 같은 속을 달래려
주머니에 손을 넣으면
부스럭
닿는 약봉지가 그나마
나를 위로한다.

터벅 터벅
얼마 안 남은 약봉지 떠올리면서
‘그래도 잘 버텨왔네.’
하고 저물어 간다.






저금통



고사상 위
돼지머리에 꽃힌
만원에 눈을 떼지 못하고
쳐다보다
아버지께서 이리와보라며
만 원 한장 쥐어주셨다.
나도 돼지한테 주려다
아버지는 네 돼지한테 주라며
저금통에 넣으라 하셨다.
100원 알들 속에 놓여진
만 원 한장에
기분 좋게 웃기만 했는데
지금은 이상하게 마음이 아리네...
그래서 아직도 그 돼지
버리지 못하고
품고 살아간다.







혼자가 아닌 밤



비라도 내렸으면 하는 날에
송이가 내렸다.

눈송이 하나
잡아볼까 하다가
닿고싶어도
온전힢닿을 수 없음에
그냥 눈에 담아두기만 했다.

찬 공기에
코 끝이 빨개질 때
희미해지는 송이들이
머리를 두드린다.

혼자여도 혼자가 아닌 밤
우두커니 밝혀져 있는
가로등 하나가 더
쓸쓸해 보인다.








모르는 번호



갑자기 온 문자 한 통
모르는 번호가 보이는데
혹여나
그가 아닐까 해서
옷깃 닿는 인연이 다시 찾아 왔나 해서
함부로 들여다 볼 수 없었다..

머리로 되뇌일수록
눈에서 심장으로
뜨겁게 아지랑이가 일렁인다.








구덩이



머리가 더 작았을 적에
몰래 파놓은 구덩이에
친구가 빠졌다.
나는 아무 말이 없었다.

키가 한 뼘 씩 자라면서
그 구덩이가 자꾸 나를 부른다.
구덩이에 빠졌던 친구가 나룰 부른다.
혹 구덩이에 빠졌을지 모르는 개미가
나를 부른다.

나는 나를 부르는 곳을 찾아
향한다. 엄마 모르게
그들보다 깊숙히

탯줄에 목이 감겨
절박했을 때보다 더
위험한 줄 모르고
구덩이에서 더 깊은 곳을 찾아
나는 들어간다.







내가 있던 자리에 심겨지는 보리수



내가 울고 간 자리에는
항상 보리수 심겨졌다.

그 자리가 마른 자리가
아님에도
항상 따라다니는
그 녀석들이
너무나 힘겨웠다.

자라나는
가지 하나 하나가
폐부를 찌르고
심장을 건드리고
비수처럼 꽂히는데
뚝뚝
멈추지 않는 것들이
계속 샘솟았다.

너도 아팠으면
너가 다시는 내 눈에 띄지 않았으면
샘솟는것들을 향해
외치는 것은
그 것뿐이었다.

내가 있던 자리마다
자라나는 보리수들아
너희들은 넝쿨이 아닌데도
나를 계속 옭아 매고
아무런 마음없이
나를 가두는 구나!

내가 있던 자리에 있던
보리수는 나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고
나만 볼 수있는 외골수






분재들



천장 한 번 보고
숨쉬고
엄마 얼굴 보고
숨쉬고

눈물날 때 마다
다시 보는 구직 광고는
나를 원하지 않고

친구 취업 소식이
맴돌 때마다
숨이 턱 멎고

그러다
작정하고 또 꿈하나를
처내고
잘못쳐낸 곳은 아직
아물지도 않았는데...

듬성듬성
거울에 비친 내 모습에
나는 크게 웃고 만다.
그 모습을 본 친구도
본인과 비슷하다며
술 한잔 마시러 가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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