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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록-시조(2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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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外 9편
1. 쑥
2. 종가시나무 숲길
3. 산머루
4. 등나무
5. 광령마을의 봄
6. 민들레 산조
7. 단풍 지는 숲에 내가 서다
8. 협죽도
9. 똥나무 돈나무
10. 수평선
필명: 고추록 (高秋綠)
성별: 女
성명 :고춘옥
주민번호:650221-2953116
연령:39세
주소: 695-902 제주도 북제주군 애월읍 광령1리 1234번지
전화번호: 064-746-5516 h.p: 011-696-5536
e-mail: coko5536@hanmail.net
쑥
근처에서 누가 북을 치나 보다
사월의 동구 밖까지 둥글게 메아리치는
*다랑쉬 불길 일던 곳
파랗게 일렁이네
우리의 노래는 어디까지 닿는 걸까
돌 틈 사이 소복소복 햇살이 눈부시다
사람의 발길 모른 채
어머니를 부르는
애초, 너는 있었고 내 몸속에 또 있었다
잿더미를 헤집는 따뜻한 눈길 속에
배시시 풋 웃음으로
아는 듯 모르는 듯
벗아, 어서 오라 새벽바람 타고서
미명의 들을 지나 먼동 트는 바다로
둥둥둥 수평선 넘어
붉은 해로 떠오르라
종가시나무 숲길
숲 속의 좁은 길을 마냥 걷고 있었네
넉넉히 팔을 벌려 마른 땅에 그늘 내리는
종갓집 맏며느리의
오지랖 같은 나무사이
나직이 울려 퍼지는 종소리를 들었다
꽃잎이 피고 져도 말없이 바라보다
눈비가 내리칠 때야
제 빛깔로 짙푸른
가시가 사랑이란 걸 처음에는 몰랐었네
바람이 불 때마다 체증을 쓸어내리고
한동안 햇살 내리어
키가 불쑥 자란다
종가시나무에는 독한 가시가 없다
뾰죽이 고개 들어 열매를 맺는대도
나, 문득 그 숲에 들면
내가 먼저 가시 된다
산머루
누가
지나갔길래
꽃 진 자리가 저리 환할까
햇살도
가을 햇살
탱글탱글 산이 여물어
그 품에
까르르 웃는
까만 눈동자 아이들
등나무
가벼이
눈짓만 해도
척, 하니 안겨들어
외줄로도
쾌지나 칭칭
등을 타고 오르네
훗날엔
누가 기댈까
연보라
꽃
물이 드는
광령마을의 봄
땅 속 깊이 맥을 짚고 굴광성으로 뻗어가는
*무수천 경계 넘으면 빛고을 *광령이다
사월의 마을 첫 자락
왕 벚꽃이 길을 연다
화악 달아오르는 연분홍 새색시
꽃속 풀속 세상속에 그대 숨어 나를 보네
지난 날 같이한 연분
봄빛이 번져온다
누굴까 예까지 와 꽃잎 날리는 이
바람도 소리 없이 햇살을 뿌리고
가만히 들길을 깔며
천지간을 뒤척인다
이 길에 들어서 보라 한 이십 년 뿌리 내린
왁살스레 열쳐진 가슴 언저리에
떠난 이 아득하여라
꽃잎 무진 날리는
민들레 산조
어디서 헤실헤실 눈웃음을 치는 게냐
뭇별들 불러 모아 연분도 맺었느니
이제는 아는가 보네 내 나이에 사는 법을
뒤뚱뒤뚱 안짱다리로 못 가는 데 하나 없고
이곳저곳 기웃갸웃 한눈도 팔아 보고
마파람 부동산바람 휘파람에 치맛바람
오지랖 넓은 사연을 누가 모를까마는
춘삼월 아니여도 아득바득 깨어나서
진노랑 저 천덕으로 화들짝 웃음을 준다
목이 긴 그리움이야 풀풀 나는 씨앗일레
암만해도 불혹은 이렇게 넘는가 보다
이승의 뿌리만으론 삶의 터가 너무 좁은
단풍 지는 숲에 내가 서다
이것은 지독한 바이러스 감염이다
앞날을 예견하듯 내 얼굴에 반점 돋듯
온몸을 비틀어 짜는 염색소 분출이다
때론 색깔 때문에 죄인처럼 살았다
손가락 깨물어 혈서를 쓰기도 했다
더러는 떨구지 못한 흔적들을 삭여내며
한나절 햇빛을 쬐어 눈물겹게 타는 노을
꼿꼿이 지켜보는 나는 지금 침묵이다
새롭게 올라선 가지 물빛으로 반짝인다
백목련 앞세워서 봄은 오는 건가
절인 가슴 털어 놓는 그 겨울 숲에 서면
에둘러 내가 가는 길 마음 온통 짙푸르다
협죽도
섬의 폭염을 뚫고 독종들이 몰려오네
허리춤에 칼을 차고 폼 잡으며 달려오네
쓱 하니
가슴 베일라
야성 들뜬 꽃내음
똥나무 돈나무
똥나무를 돈나무로 돌려치는 섬나라나
땅도 똥값 치는 제주 섬 개발자나
모두가
황금빛 사슬
그 향기에 취했네
수평선
아무리 바둥대도
선 하나를 넘지 못해
* 푸른등에 애벌레들 몸 비비며 들끓더니
해안에 풀어 놓는다 흰나비 떼 펄펄 난다
1. 쑥
2. 종가시나무 숲길
3. 산머루
4. 등나무
5. 광령마을의 봄
6. 민들레 산조
7. 단풍 지는 숲에 내가 서다
8. 협죽도
9. 똥나무 돈나무
10. 수평선
필명: 고추록 (高秋綠)
성별: 女
성명 :고춘옥
주민번호:650221-2953116
연령:39세
주소: 695-902 제주도 북제주군 애월읍 광령1리 1234번지
전화번호: 064-746-5516 h.p: 011-696-5536
e-mail: coko5536@hanmail.net
쑥
근처에서 누가 북을 치나 보다
사월의 동구 밖까지 둥글게 메아리치는
*다랑쉬 불길 일던 곳
파랗게 일렁이네
우리의 노래는 어디까지 닿는 걸까
돌 틈 사이 소복소복 햇살이 눈부시다
사람의 발길 모른 채
어머니를 부르는
애초, 너는 있었고 내 몸속에 또 있었다
잿더미를 헤집는 따뜻한 눈길 속에
배시시 풋 웃음으로
아는 듯 모르는 듯
벗아, 어서 오라 새벽바람 타고서
미명의 들을 지나 먼동 트는 바다로
둥둥둥 수평선 넘어
붉은 해로 떠오르라
종가시나무 숲길
숲 속의 좁은 길을 마냥 걷고 있었네
넉넉히 팔을 벌려 마른 땅에 그늘 내리는
종갓집 맏며느리의
오지랖 같은 나무사이
나직이 울려 퍼지는 종소리를 들었다
꽃잎이 피고 져도 말없이 바라보다
눈비가 내리칠 때야
제 빛깔로 짙푸른
가시가 사랑이란 걸 처음에는 몰랐었네
바람이 불 때마다 체증을 쓸어내리고
한동안 햇살 내리어
키가 불쑥 자란다
종가시나무에는 독한 가시가 없다
뾰죽이 고개 들어 열매를 맺는대도
나, 문득 그 숲에 들면
내가 먼저 가시 된다
산머루
누가
지나갔길래
꽃 진 자리가 저리 환할까
햇살도
가을 햇살
탱글탱글 산이 여물어
그 품에
까르르 웃는
까만 눈동자 아이들
등나무
가벼이
눈짓만 해도
척, 하니 안겨들어
외줄로도
쾌지나 칭칭
등을 타고 오르네
훗날엔
누가 기댈까
연보라
꽃
물이 드는
광령마을의 봄
땅 속 깊이 맥을 짚고 굴광성으로 뻗어가는
*무수천 경계 넘으면 빛고을 *광령이다
사월의 마을 첫 자락
왕 벚꽃이 길을 연다
화악 달아오르는 연분홍 새색시
꽃속 풀속 세상속에 그대 숨어 나를 보네
지난 날 같이한 연분
봄빛이 번져온다
누굴까 예까지 와 꽃잎 날리는 이
바람도 소리 없이 햇살을 뿌리고
가만히 들길을 깔며
천지간을 뒤척인다
이 길에 들어서 보라 한 이십 년 뿌리 내린
왁살스레 열쳐진 가슴 언저리에
떠난 이 아득하여라
꽃잎 무진 날리는
민들레 산조
어디서 헤실헤실 눈웃음을 치는 게냐
뭇별들 불러 모아 연분도 맺었느니
이제는 아는가 보네 내 나이에 사는 법을
뒤뚱뒤뚱 안짱다리로 못 가는 데 하나 없고
이곳저곳 기웃갸웃 한눈도 팔아 보고
마파람 부동산바람 휘파람에 치맛바람
오지랖 넓은 사연을 누가 모를까마는
춘삼월 아니여도 아득바득 깨어나서
진노랑 저 천덕으로 화들짝 웃음을 준다
목이 긴 그리움이야 풀풀 나는 씨앗일레
암만해도 불혹은 이렇게 넘는가 보다
이승의 뿌리만으론 삶의 터가 너무 좁은
단풍 지는 숲에 내가 서다
이것은 지독한 바이러스 감염이다
앞날을 예견하듯 내 얼굴에 반점 돋듯
온몸을 비틀어 짜는 염색소 분출이다
때론 색깔 때문에 죄인처럼 살았다
손가락 깨물어 혈서를 쓰기도 했다
더러는 떨구지 못한 흔적들을 삭여내며
한나절 햇빛을 쬐어 눈물겹게 타는 노을
꼿꼿이 지켜보는 나는 지금 침묵이다
새롭게 올라선 가지 물빛으로 반짝인다
백목련 앞세워서 봄은 오는 건가
절인 가슴 털어 놓는 그 겨울 숲에 서면
에둘러 내가 가는 길 마음 온통 짙푸르다
협죽도
섬의 폭염을 뚫고 독종들이 몰려오네
허리춤에 칼을 차고 폼 잡으며 달려오네
쓱 하니
가슴 베일라
야성 들뜬 꽃내음
똥나무 돈나무
똥나무를 돈나무로 돌려치는 섬나라나
땅도 똥값 치는 제주 섬 개발자나
모두가
황금빛 사슬
그 향기에 취했네
수평선
아무리 바둥대도
선 하나를 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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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에 풀어 놓는다 흰나비 떼 펄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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