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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혜/시/20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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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종권
댓글 0건 조회 295회 작성일 05-07-27 11:23

본문

안녕하세요! 장종권 선생님!
무더운 여름날씨에 한국문학의 발전을 위해
수고가 많으십니다.
지난 7월15일 전화 드렸던 김경수 시인 입니다
여기 신인으로(시 부문)한사람을 추천하오니
헤아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추천대상자

성명 : 김도혜(38세)
주소 : 경기 안산시 사동 1343번지 현대2차아파트 402-302호
전화 : 031-408-2514   휴대폰:011-9731-2517
약력 : 한성 디지털 대학 문창과
       착각의 시학 연구회 회원  
제출 작품: 은 갈치 외 9편(첨부 파일로 보내드립니다.)

* 심사 결과가 나오면 가.부를 본 이메일로
  통보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뵈올 때 까지 안녕히 계십시요.


















은 갈치 외 9편
               김 도 혜

너의 온 몸을 녹여내고 있어
해동으로 파도가 너울대는 바다를 기다리고 있어
파닥이며 숨죽이고 있는 비닐 긁힌 은 갈치
새벽이 긴 잠에서 조용히 눈뜰 때
다가오는 손아귀에 도망치기도 전 잡혀 버렸어
들려. 이 소리가
잘근잘근 덜 깨어난 귀를 간질이며
바다로 가고 싶은 외침이 양팔에 안겨 와도
왼쪽 심장이 툭 떨어져 수채통으로 빨려 들어가
소금에 배어 사라졌지
허파의 발길은 퐁퐁 묻힌 산호초 밭을 지나 열기구를 타고 있어
지느러미를 꺾고 쏴아 훑고 지나가는 시원한 물살에
내 안이 다 비어졌나봐
버릴 것 다 걷어 낸 몸은 이제 바다로 가면 헤엄치기 쉬울 거야
밤새 겨울이 드나들던 좁은 싱크대 가득
두텁게 껴입은 음식들은 비릿한 냄새 토해 내다
별이 숨은 바다로 가라앉았지

강한 열에 몸은 지느러미를 깨우고 있어
그물에 걸려 부스러진 싱싱한 아침 햇살이
터질 듯한 은빛살갗 안고 헤엄쳐 가고 있어
잊혀져 가는 그리운 사람들을 향해 가고 있었어.










움파리에 핀 능소화

잡종도 아닌 개 한 마리
차양에 떨어지는 햇살을 앞발로 긁어모은다
몇 남지 않은 예순 여인의 치아는
수줍은 능소화 아홉 살 줄기로 엮어
노래 불러 달란다
앗퍄트 안댜
윤샤일…….
비틀거리며 걸어 나오는 음표에 엇박자가 춤을 춘다
동화를 들려 달란다

말 잘 듣던 개구리는 중병의 어머니를 위해 바다 속 깊은 물 의신 바람의 깃털을 타고 헤엄치던 중 그만 깃털을 놓쳤대요 그 깃털은 흘러 흘러 하늘가에 닿았고 엄마개구리는 능소화 줄기에 기다림의 꽃신을 신겨 하늘까지 닿게 기도 했대요  깃털을 찾지 못한 효녀개구리는 죽어갔고 바람의 깃털 사르르 무덤에 떨어지자 그 위로 물의 신 눈물은 사흘 밤낮 내려 꽃 피웠는데 그 꽃이 능소화라네요 꼭 할머니를 닮은

깨꾸리갸 엄먀 마ㄹ을 마ㄹ 잘 들얐서

하 웃는 얼굴에 잘 마른 빨래냄새가 난다
나랑 놀아 줘랴
꺽꺽거리며 목까지 차 오른 낡은 세탁기는
삭정이 같은 손목 칭칭 보듬어
장마 끝 상처 다독여
에덴의 집 울리도록 돌리었다

움파리✽ 골방에도 하얀 볕이 스며들었어요 김봉순 할머니는 길을 떠났지요 별이 숨어버린 창고, 풀밭이 주인인 놀이터, 후미진 골방 풀어헤쳐진 신발을 신고 이곳저곳을 기웃거렸습니다 비닐하우스 건조대 꽃무늬 치마가 햇살에 널려있어요  한참을 바라보다 어루만지는 손길 위로 눈물이 사르르 맺혀 한 송이 꽃이 피어났습니다 능소화네요 꼭 할머니를 닮은


* 움파리: 우묵하게 들어가 물이 괸 곳

원  곡  동
  -왜가리-

  원곡동 육지 섬 , 차가운 새벽
  돌아 갈 수 없는 철새들 간이역이다

  설 핀 꿈 늪에 떨어져
  멍울 깊도록 제 살 베어 마음속 비워가던
  왜가리, 서른일곱 몽골여인 샤오젠은
  20L 쓰레기봉투 옆 재활용 조간신문 활자 되어
  섬으로 사라져갔다

  문고리 틀어잡고 들어간
  철제 사무실 직업소개소
  뭉툭한 볼펜의 재빠른 숫자놀음이었다
  바짝 여민 소매 깃에 매달린 공단하늘
  울어대는 철새들 공중전화 박스는
  섬으로 흘러가는 바람 끝소리

  몇날 며칠
  점점 수척해져 가는 갯바람 구멍을 막고
  시름에 숨 고르며 원곡동을 거닐었다
  그들만의 정거장에 눈이 내렸다
  머나먼 타국 남편 찾아 서성이던 그녀
  눈물 바란 사진 끌어안고
  겨울 깃, 긴 머리 풀어 신음하던 날
  닫아 걸은 그리움 새어 나와
  젖은 날개 포득!✽ 차 오른  새 한 마리
  그제서 입을 벌려

  가
  아
  악

  섬, 섬, 섬으로 흘러갔다


* 포득: 새, 물고기 날개 꼬리가 재빠르게 차는 소리

붙박이 새 메나리

햇살 풀어 널은 봄 논둑새 울음소리, 소매 끝 폭폭 꽂히는 바닥 살이 살림 속 맴돌다 손끝에 앉았어요 마루 깊숙이 스미는 햇살 반 뚝 분질러 불쏘시개로 화르르. 그래도 장독대 꽃 몽우리 무더기로 헉헉 치마 속 들어왔어요 혓바늘 도는 허기짐  너울지는 해 물그림자 젖어 망초꽃길 성문 앞 아낙네 메나리를 풀어 놓았어요

산다 산다  산다마는 이것도 사는 건지
이팔청춘 시집와 서러워 서러워라
팔삭둥이 보지 않고 훠이훠이 떠난 사람
돌아온단 기약 없네 기약 없네

이년의 속이야 말없이 흘러간다만
저놈의 꽃일랑 피지나 말지
보고픔도 이제는 잊었소 이제는 잊었소
훠이훠이 떠난 사람 고추밭에 묻었소
이녁의 맘에 묻었소

허연 서리꽃 무등 태워 소싯적 밤도망 가지 못해 슬쩍 내비친 미소. 기억 들판 달려와 오후의 맨살 설움 비벼 홑 치마폭에 훌훌 떨어져 내리고, 애기봉 시린 무덤에 내리던 겨울비 울음소리, 봄 건너 논둑길에 징검다리 놓아 차마 밟고 건너지 못하는 아낙의 발목, 등 굽고 눈먼 햇살로 씻겨 주네요 어머니! 어서 가세요 붙박이 새 몰고 갈, 몰고 올 사람, 이제는 없어요 보스락거리는 손수건에 봉숭아 꽃물 뚝뚝!











비단나비 장식마구


타크라마칸사막 모래 옷을 입었어요.
파미르고원 화살 볕 고삐 잡아
간쑤성 멀어진
홍열 쏟아내던 첫 키스에
입은 미라가 되었어요
얼어붙은 심장
통통배 곧추 선 깃발에 꽂아
돌아갈 수 없는 뱃길 따라
실핏줄 태우며 숨차게 달려 왔어요.

사그락! 사그락!
별이 내리는 길섶
앉은뱅이 풀 먹인 굽은 입술은
꺼져 가는 꽃의 새벽 문 열어
푯말 없는 맨발로
가파른 황허 강 굽이굽이 돌아
밤하늘 별 옷깃을 물고
마지막 남은 온 힘 빌어
예까지
부러진 날개 백화나무 흰 속살에 담아 왔어요.

해와 달이 갈라지는
첫 하늘 날던 날
비단나비 눈물 녹아 내렸어요.

첫 날개 짓 빛살에 꽂혀
하늘 가득 채웠어요.
사막 가득 채웠어요.







우표 없는 편지. 2



저 혼자 별 숲 풀어 앉아
밤을 지킨 나룻배
새벽 찬 기운 막걸리 입가심에
젖은 가락 부르며
흙 이불 덮고 누워 있을 빈 배의 주인
간 곳 없고, 한 낮의 강바람
비밀! 비밀 이야기
우표 없는 편지 전해 줄까


일곱 살 상고머리 계집아이
서른여덟 되어 흐르는 물의 발굽을 쫓아
저보다 큰 소를 몰고 포성이 멈춘 사격장을 지나
강가로 나갔다
콧구멍까지 핥는 소의 기다란 혀는
아버지의 낫질보다 빠르게
쓱쓱 베어 물고
물빛햇살과 사라져 버린
소꼬리 채찍에 배고픈 쇠파리
뒷걸음 낙상에 울상이다

별을 단 편지
주인 없는 강을 건너
구름숲 흔들어 깨우던 자리
작은 아이의 비밀, 비밀 이야기는
바다로 흘러 하늘 우체통에 다다랐을까









아홉사리


횡성군 갑천면 하대리 아홉사리 꾸불텅 뒤불텅 구비 길로 들어서면 강줄기 발목을 고스란히 담아 줄기줄기 뻗은 칡넝쿨은 포말을 뿜어 온 산을 휘감아 치마폭에 앉혔다 시간의 그물에 누워 있던 의자바위는 소란스런 비질의 소리에 실눈을 떠 골을 파고 내려오는 물줄기 사이사이 승천하지 못한 노을빛에 곰방대를 텅! 텅! 두들겨 오후를 깨웠다  일곱, 여덟, 아홉 구비 돌아 갈 때 햇살 가득 모은 대지 위 함석지붕 덩그러이 바람에 흔들리며 겹겹이 집안으로 들어온 낙엽과 먼지들 서로 몸을 의지하며 산꼭대기 오래된 비탈길 흙 속에 파묻힌 자루 잃은 호미 저 혼자 땅을 파고 있겠다 순전 내 생각이다

싸리문 사라지고 잡초들 터를 만들어 녹슨 기다림을 만들 때 나무들은 지붕을 덮어 먼 산 올라가는 구름을 따라 가쁜 숨 몰아쉬었다 여린 바위취 손 갈퀴를 뻗어 자리를 지키는데 독을 품은 뱀 한 마리 스르르 물살 건너 빈집으로 들어서니 솔숲을 스치는 놀란 바람소리, 주인 잃은 손때 묻은 커다란 가마솥에 불을 지피면 갈 까마귀∙ 토끼∙ 멧돼지∙ 왜가리 횃불을 들어 밤을 준비했다 고요! 순간 정전!

사그락 사그락 떨어지는 별들의 깃털에 밤은 다시 벗어 놓은 옷을 갈아입고 더욱 깊어지는 울음소리에 산은 깨어나 낮 동안 모아들인 햇살을 달빛에 걸어 사다리를 만들었다 부릅뜬 눈의 나방은 가을바람 날개에 안겨 밤새 단풍잎 스러지는 소리를 태웠다 새벽녘 이슬의 속눈썹에 떨어진 별똥별 처녀, 숫스러워지는 첫날밤 하늘가락지 꽃신을 타고 아홉사리 고갯마루에 나룻배를 띄어 떠나는 자 돌아오는 자 아제아제 부르며 억새풀잎 살품 깊이 시간의 물 위에 몸을 뉘었다  태양은 물구나무를 섰다










정든 닭발

버드나무 집엔 키 큰 버드나무도 없고 사람도 없고
빈 바람소리만 살았다
가을이 가로등 키보다 더 높이 올라 갈 때쯤
일회용 비닐장갑은 일제히 먼지 앉은 식탁마다
매달려 배고픈 불빛을 키웠다

다섯 발가락 갈고리로 뻗어
발톱을 감추고 입안을 훑고 지나가는 가벼운 접촉에
잠들었던 울음소리 순간 불붙어 울대를 뛰쳐나가
천장 높이 나뒹구는 소리에 감전된 그녀의 경직된 숟가락
조금 전 남편과의 일을 오돌오돌 씹으며
마지막 자존심을 물고 끝까지 버티는 번뇌는
창문을 엿보는 건너편 모텔간판과 눈이 마주쳐
황망히 고개를 떨구었다
열린 입과 눈에 아스팔트길이 열렸나보다
누가 때린 것도 아닌데
슬픈 영화를 본 것도 연인과 이별한 것도 아닌데
콧물 눈물이 모든 길을 열어 놓아
창피스런 마음에 슬쩍 술잔을 비웠다

그녀, 날개 없는 날개에 프로펠러 달고 있는지 모른다

움마! 이거 강적이네
미운 놈 있음 데불고 와서 두어 접시 시켜 줘야겠구먼
모르는 말씀이라 예
이리 눈물 콧물 빼고 먹으면 헤어지고 싶어도 다시 불붙는다
한 쌍의 이야기가 송사리 떼처럼 흩어졌다 다시 달빛아래 몰려들었다

뽀록뽀록 끓는 계란찜
눈알이 핑핑 도는 입안을 녹여 내려
혼자 지키고 있는 그녀의 술잔도 비틀거렸다
긴 머리카락 고무줄로 질끈 동여매 이마를 턱턱 때리며 먹는 그 밤을
심심한 하루가 빈 수저통 흔들며 달래주고 있었다
사람들은 버드나무 집을
하나, 둘 떠나고
날개 잃은 닭발은 벌겋게 술 취한 그녀의 입술을 빼앗아
하늘로 올라갔다

소주잔에 잔주름 입히면
목젖 보이도록 울고 웃던 정든 닭발 집이 생각 날거라 예
궁둥이를 흔들며 유혹하던 그 날이 그리워
술잔에 고춧가루 버무린 한 쌍의 눈짓에 발칙한 상상을 한
그 날이 발목을 잡아끌면 다시 돌아 올 꺼라 예.



























노래방. 2


방안도 눈이 내렸다
한 칠 벗겨져 속치마 드러내 놓은 포구에 비릿한 겨울은
돛을 내려 그녀의 창문에 귀 대고 자위를 했다
바다를 닮아 흔들리던 그녀의 노래 소리
또 다른 사내의 파도 소리를 훔쳐 오기도 했다
실금이 움푹움푹 들어가 숨 쉬는 갯벌
세상 밖으로 기어 나온 애창곡은 절름발이다
파도에 쓸려 사라져버린 화면 속 길 위
황망히 화장기 감추고 앉아
찬바람 묻혀 들어온 사내의 품에
웃고 싶지 않은 울음을
마시고 싶지 않은 웃음을
노래에 타서 불어터진 바다 속살을 삼켜야 했다
신발 빌린 시간은 노래 따라
조용한 포구를 거닐었다
속도 모르는 달무리 덩달아 배꼽 들썩이면
또다시 절뚝이는 노래에 붉은 루주 묻히던 그녀  
순간 어둠 속 기다릴 사내아이 맑은 눈망울이
담배 연기 속에 떠오르면
‘서울 여자’를 구성지게 불러 제꼈다
멀리 등대 불빛은 밤새 파도를 재우고
새벽녘이 되서야 배고픈 포장마차로 모여들었다
그녀는 허기진 돛을 올려 도시로 떠나고
떨어지는 눈송이 저 혼자  
허공을 맴돌다 쌓여만 갔다
올 나간 그녀의 스타킹이 지독한 추위에 매달려있는 십리포엔
늙은 개 한 마리 날마다 젖은 주둥이로 바다를 향해 짖었다.        









빈집 공사 중


비에 젖던 주춧돌 하나
가만히 내려놓고
꺼지지 않은 등불 하나
다락방에 매달아 봅니다
불면이 함께 거닐던 뜰 안
등 돌린 오후
마음 한켠 조심스레 들여 놓고

먼 길 돌아온 햇살
얼룩진 벽마다
기억의 창마다
열 손가락 펼쳐 채색하다
댓돌에 뉘였습니다

세월은
처마 밑 망치소리로
자꾸만 못질하는데
마루 깊숙이 스며든 봄빛
잃어버렸던 마음 끝 몰고 와
허둥대는 풀 꽃 한 송이 지켜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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