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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서향/희곡/새들의 장례식/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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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종권
댓글 0건 조회 322회 작성일 06-07-20 14:28

본문

이름: 백서향
주소: 서울 성북구 돈암 2동
      브라운스톤아파트 113동 601호
전화: 019-576-2668
            

          새들의 장례식


●등장인물

당달봉사, 광인, 소녀, 실성한 여자(마리아),
여자 2, 노인, 앵벌이, 유랑가수, 실업자, 노숙자들,
형사, 역 관리인, 청소부, 비둘기 외 약간 명


무대: 햇빛 쏟아지는 역 광장, 광장은 눈이 부신 햇빛 때문에 하얀 바다처럼 보인다.
      비둘기들 날개를 접고 앉아 있는 것이
      바다에 둥둥 떠 있는 것처럼, 보이게 연출 한다.
      무대 뒤편, 고장 난 시계탑과 교회 첨탑 희미하게 보인다.


제 1 막/  기다림

막이 오르면 의자에 앉아 장기를 두는 사내들, 끔쩍 않는다.
장님,(두 귀가 크다.) 실성한 여자(날개 옷을 입고 있다.)
그들은 장의자에 나란히 앉아 있다.
(효과음/ 먼-기적소리)

장    님:  이보게, 지금 몇 시나 됐나 ?
여자, 손거울을 뚫어지게 들여다보고 있다    
장    님:  이봐, 몇 시나 됐느냐구 ? (큰 소리)        
여    자:  아이구, 놀랬잖아요 ? 왜 그렇게 고함을 질러요.
장    님:  사람 말이 말 같지 않아 ?
여    자:  거울 속에 이쁜 잉어들이 가득 헤엄친단 말이에요.
장    님:  쯧쯧... 거울 속에 잉어가 보인다구 ?  
여    자:  네. 거울 속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잉어들이 새끼를 쳐서 가득해요.
           그런데  시계는 왜 물어봐요 ?  내가 시간 알아올까요 ?
장    님:  아니야. 됐어. 시간 알아보러 갔다가
           또 함흥차사 될 거 아니야.
여    자 :  그런데...할아버지, 이 가방은 어디서 났어요 ?
장    님:  어디서 나긴 어디서 나  ? 내 가방이지...  

여   자:  아니에요. 이 가방 ? 어젯밤 내 꿈속에 본 그 가방이에요.
          
장    님:  그래 ? 그래 그거 참 신기하군.
          그래 그 가방 속에 무엇이 들었던가 ?
여    자 : 낙엽이 가득했어요. 나뭇잎들이 바람에 마구 새처럼 날아갔어요.
           나는 날아가는 낙엽을 줍다가 꿈에서 깨었어요.
장    님 : 그거 참 좋은 꿈이군. 로또 복권이 될 꿈이야.
여    자 : 와, 신난다. 정말요 ?
           그럼... 천원만 빌려주세요. 복권되면 갚을 게요.
장    님 : 여기 있어. 천원...복권이 되면
           나와 반씩 나누는 거야. 알았지 ?
여    자 : 안돼요. 그건...
장    님: 왜 안돼 ? 이 돈은 내 돈이구...
         내 돈으로 복권이 되면 당연히 반은 내게 주어야지 ?
여    자 : 히히히...이 돈은 이제 내 돈이에요.
장    님 : 거 참...허허허...
여    자 : 나 복권 사러 갔다 올 게요.
여자, 무대 위에서 춤을 추다가 사라진다.
장님, 가방을 들고 일어선다.
장 님 :    어쩌다 실성한 것일까. 이 놈의 세상,
          제 정신으로 살 수 없지...그럼...그럼...
          이제 이 광장을 새처럼 떠나야 할 시간이 온 거야...
          내 자신이 이 광장에 오래 머물다가
          영영 날지 못하는 비둘기 신세 같군....
           그런데 몇 시나 됐을까 ?
           누가 오는 거 같은데...(귀를 쫑긋 거린다.)
          
광인, 무대로 걸어 나온다.

광    인 : 영감님, 마리아, 못보셨나요 ?.
장    님 : 마리아라니 ? 그런 여자는 이 광장에 없는데...
광    인 : 마리아를 아직 모르겠요 ?
           영감님이 가장 사랑하는 여자잖아요 ?
장    님 : 허...맹랑한 소리를 하는구만...
           나는 사랑하는 여자가 아무도 없어.
광    인 : 영감님은 너무 불행한 분이군요.
장    님 : 내가 왜 불행하요 ?
광    인 : 사랑하는 여자가 아무도 없는 건 큰 불행이죠 ?
          
           안그래요 ?

광인, 장님을 측은하게 쳐다본다.

광   인 : 영감님, 나중에 다시 봐요. 안녕 !  
장   님:  이봐, 젊은이, 이야기 하다가 어딜 가 ?.
광    인: 하하하...저가 갑자기 늘어난 업무로
          너무 바빠서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광인 사라지고, 뚱뚱하게 생긴 여자 2 무대로 걸어 나온다.

여자2 : 호호호...영감님....절 알아 보시겠죠 ?
장 님:  호호호...그 목소리만 들어도 누군지 짐작은 가구만...
        그래 무슨 일로....?
여자2 : 루비가 죽어서 흑흑...흑흑...흑흑
장 님:  울지 말고 이야기 하시요. 세상사 운다고 해결될 일은 아무것도 없소...
여자2:  영감님, 흑흑흑....그럼 내 딸이 죽었는데 어떻게 안 운다 말이에요 ?
장 님:  그럼 울고 싶을 때까지 우시오.
여자2:  흑흑흑...앞으로 나는 어떻게 하죠 ?
장  님:  너무 슬퍼하지 말아요.
         인생사, 다 그런 거 아니겠소 ? 조금 일찍 갔다고 생각하시오.
         부모는 잃으면 다시 얻기 어렵지만
         자식이야 앞으로 얼마든지 가지면 되지 않소,        
여자 2:  루비 같은 딸은 이제 얻을 수 없어요.
장  님:  이봐요. 열 손가락 물어 보시요. 안 아픈 손가락이 없잖소 ?
         또 자식을 얻으면 곧 잊혀질 거요.
여자2 :  영감님, 우리 루비가 천국 갔는지 안갔는지 좀 알아 맞춰 주세요.
          
장   님: 흠흠...일단 복채부터 내시요.
여자 2 : 영감님, 외상으로 봐 주세요.        
장   님: 복채는 외상이 없소. 그러니 돈부터 내시오.
여자 2 : 흑흑흑...이 엄마는 어떻게 살라구..
         너 혼자 떠났니 ? 흑흑흑...  

장  님 : 그만 울어요. 천국갔는지 지옥에 떨어졌는지 봐 줄테니 사주부터 대 보시요.
여자 2 : 사주요 ?  
장  님 : 사주를 대야 알아볼 거 아니요 ?
여자 2 : 우리 루비는 개라서 사주가 없어요.
        
장  님 : 뗏, 이 보시오. 그래, 루비가 개란 말이요 ?        
여자 2: 영감님, 개가 사람보다 나아요. 그러니 제발 한번만 봐주세요. 네.
장  님 : 그럼 내가 화장실이 급하니
         날 화장실에 좀 데려다 주시요.
여자 2 : 그럼 나도 공짜로 봐주시는 거죠 ?
장 님: 공짜로 볼게 따로 있지...개가 지옥 갔는지 천국 갔는지
       귀신도 모르오.
여자 2: 이제 보니 순 엉터리 점쟁이군요.
장  님 : 천국 갔으니 나를 어서 화장실부터 안내해 주시요.
(효과음/ 폭소)
여자 2, 장님과 함께 무대에서 사라진다.

이어 소녀, 나온다. 장기를 두는 사내들에게 다가간다.

소녀 : 아저씨, 차비 좀 빌려주세요. 차비하게 천원만 빌려주세요.
사내는 장기판만 들여다보고 끔쩍 않는다.
광인, 나온다.
광 인 : 영희야, 마리아 보았니 ?
소 녀 : 아저씨, 내 이름은 영희가 아니에요. 왜 자꾸 영희라구 불러요.
광 인 : 네 이름이 뭐니 ?
소 녀 : 전 이름이 없어요.
        아저씨, 차비 좀 빌려주세요.
광  인: 너 아직도 차비 못 빌렸냐 ?
소  녀: 예. 아저씨, 딱 천원만 빌려주세요.
광  인: 옛다, 이 돈 내 전 재산이다.  
소  녀: 아저씨 고맙습니다.
광  인: 소녀야, 너 마리아가 나타나면 여기 붙잡아 두어야 한다.
      
소  녀: 아저씨, 마리아가 누구에요 ?
광  인: 너는 아직 마리아가 누군지 모르는 모양이구나.  
소  녀: 아, 알았다. 날개 옷 입은 천사 말이에요 ?  
광  인: 하하하... 너 알고 있었구나.
소녀, 고개를 끄덕인다.
광   인:  그럼 여길 부탁한다. 나는 다른 곳에 가서 마리아를 찾아보겠다.

광인, 무대에서 사라진다.

소녀, 중얼거리며 교회 첨탑을 바라본다.
소 녀: 마리아 아줌마는 교회 있을 텐데...말이야.

소녀: 아저씨 부르며 뒤를 따라간다.      

제 2막 비둘기의 자살

(효과음/먼 기적소리)


앵 벌 이: 형, 이상해요. 그 많던 비둘기들이 한 마리도 안 보이네요 ?
유랑가수: 체육 축제 때문에 비둘기들을 다 잡아 갔단다.
앵 벌 이: 광장의 비둘기들은 날지도 못하는데 다 잡아가요 ?
유랑가수: 내가 재미 난 이야기 하나 해 줄까 ?
앵 벌 이: 재미난 이야기요 ?
유랑가수: 미국의 새는 독수리 아니야.
          그래서 독립기념일 날 독수리를 하늘에 날리려고
          훈련을 혹독하게 시켰단다.
          그런데 말이야. 나는 법을 잊어버린 독수리가 날지 못한 거야.
          하하하...그러니 어떻게 되었겠니 ?  
          아무리 잡아가서 훈련을 잘 시킨다 해도
          비둘기들이 날기 는 어려울 거다. 하하하...
앵 벌 이: 형, 날개가 있어도 날지 않으면
         날아가는 법을 잊어버리는 가봐요 ?
유랑가수: 그럼, 습관이란 게 중요하지.
          우리가 이 광장을 떠나지 못하는 것도 그런 셈이지...
앵 벌 이: 형 ? 그런데 이 광장이 없어진다면서요 ?
         앞으로 우리는 어떡하죠 ?
유랑가수: 차라리 잘 된 일인지 모른다. 여기서 인생을 다 보낸다는 것은
          너무 무의미하다. 우린 어디론가 떠나야 한다.
         성경 말씀에 내일 일은 내일 걱정 하라.....고 했다.
         미리 걱정해서 걱정을 애써 만들 필요는 없다.
앵 벌 이 : 형, 그러면 우리 마지막 기차를 타고 떠나요.
유랑가수:  그래, 그러자. 우리 모두 마지막 기차를 타고
           이 광장을 떠나는 거야. 그럼 이 광장이 사라겠지...

유랑가수, 노래 부르자, 장기 두던 사내들과 앵벌이 모두
함께 노래 부른다.
네가 가고 내가 가는 다리 하나 놓자야
돌다리 놓을까 비가 오면 어쩌나
나무다리 놓을까 눈이 오면 어쩌나
다리 하나 놓자야 무슨 다리 놓을까
마음 다리 놓자야 뜨릇뜨릇 놓자야.  


(효과음/ 새소리)
바닥에 떨어져 내리는 비둘기들...

장   님: 이게 무슨 소리야.
소   녀: 하늘에서 비둘기들이 떨어져요.
         어머, 비둘기가 모두 그런데 죽었어요.
장  님: 비둘기들이 모두 죽었다구 ?
소   녀: 흑흑...할아버지 정말 불쌍해요.
장   님: 몹씁 놈들...        
광   인: 노인장, 이런 미친놈들이 어디 있습니까 ?
        날지도 못하는 비둘기를
        모두 연처럼 날려서 죽인 겁니다.
        내가 이런 미친놈들을 가만 두지 않을 겁니다.
장님,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장 님 : 미친 사람이 미친놈을 알아본단 말인가 ?  
소 녀 : 할아버지, 어떻게 해요 ? 가여워요.
장 님 : 그대로 두면 썩을 것이다. 어서 비둘기를 묻어주어라.
        (가방을 건네며) 여기다 담아서 묻어 주고 오러나.
소  녀: 고마워요.
광  인 : 이건 정말 좋은 비둘기의 관이군요.
장  님 : 비둘기들을 잘 묻어 주고 오게.
광  인 : 네 노인장, 잘 알겠습니다.

광인, 소녀, 가방에 가득 죽은 비둘기를 담아서
무대에서 사라진다.


형    사: (한겨레 잡지를 돌돌 말아 쥐고 있다.)
          노인장, 혹시 여자 못 보셨나요 ?
장    님:  여자라뇨 ? 여자가 한 둘이요 ? 댁은 누구시오 ?  

형사 (혼잣말) 이거 눈 뜬 장님이군...
장   님: 무얼 그렇게 중얼거리시요.
형   사: 아닙니다. 영감님은 여기서 무얼 하시죠 ?
장   님: 거 참 귀찮게 구는구만... 안 보이요 ?
         사주팔자 봐 드립니다.
         쓰인 팻말 안보이요 ?
형    사 : 영감님, 영감 곤란하게 안 할 테니 바른 대로 이야기 해 주시요.
          이 역 광장에서 소주 한 병이면
          얼마든지 여자를 살 수 있다는데 그게 사실이오 ?
장   님: ( 보이지 않는 눈을 크게 뜬다.)
          나리 그게 무슨 말이에요 ? 소주 한병이라뇨 ?
          그게 무슨 말입니까 ?
형    사: 소주 한 병 값에 여자가 거래 된단 말이요. 사실이요 ?
장    님: 금시 초문입니다...만...댁은 누구시오 ? 대체 ....
형    사: 내가 여자 하나 사려고 말이요.
          
장    님: 떼끼 여보소. 여자가 물건이요. 여자를 사다니....
형    사: 정보를 다 듣고 왔습니다.  
장    님: 정보라뇨 ?  
형    사: 잠시 침묵.
장    님: 나는 모르는 일이요. 그걸 앞 못 보는 장님에게 와서
          찾아와서 물어야 겠소 ?

여자, 무대로 춤을 추며 나온다.
        
형사, 조금 떨어진 곳에서 여자를 살핀다.
장님, 귀를 쫑긋 세운다.
여자, 장님의 귀에 대고

여자 : 영감님, 소주 한 병 사 주실래요 ?
장 님: 이봐, 자네 너무 취했어.
여 자: 누가 취했다구 그래요. 소주 한병 사주세요.
장 님 : 안돼.  
여 자 : 영감님, 소주 한 병 만요. 그럼 하자는 데로 다 할게요.
장 님 : 이봐, 난 돈이 없어.

형 사 : 하하하....아가씨, 소주 내가 사줄게. 내가 하자는 데로 할 건가 ?
여 자 : 아저씨 누구세요 ?
형 사 : 나 ? 내가 누군지 점쟁이 영감에게 물어보라구 ?
여 자 : 영감님, 이 사람 누구에요 ?
장 님 : 눈 뜨고 보고 있으면 알지 그걸 내게 왜 물어 ?
형 사 :  아저씨, 너무 멋지다. 아저씨가 소주 한병 사 주실래요 ?
형 사 : 그럼 소주 한 병 사주면 나랑 잘 건가 ?
여 자 : 그럼요. 소주 한 병만 사주실래요 ?

형 사, 여자의 손목에 수갑을 채운다.
여 자: 왜 이래요. 무서워요.
형 사: 소주 사 주면 되잖아서. 지서로 가서 진술서 한 장이면 끝나...
          
여자: 아저씨....전 잘 못한 거 하나도 없어요.
장님: 나리....그 여자 실성해서 그래요.
       나리 한번 봐주세요.
여 자 : 그럼 가요. 가면 소주 한 병 사주시는 거죠.      
형    사: 그래. 가자구.
여자, 앞장선다.  
장    님: 너무 합니다. 저 여자는 아무 것도 몰라요.
          다 내 탓이야....  
형    사: 방금 뭐라고 하셨나요 ? 잘못한 게 있나요 ? 그럼 영감님도 갑시다.
장    님: 내가 무슨 말을 했다고 그래요 ?
형    사: 방금 모두 내 탓이라면서요 ?

장님, 침묵..

형    사 : 하루 빨리 이 역을 폐쇄시켜야 하는데....
          정말...골치가 아프구만...(혼잣말)
          
형사, 여자와 장님의 손에 수갑을 함께 채워서 무대에서 사라진다.

잠시 무대 내려지고 올라간다.
(효과음 : 새소리)
무대에 설치 된 높은 옥상 위에 서 있는 앵벌이와 여자 1

앵벌이 : 누나, 이런 높은 곳에 있으면 겁 안나 ?
여자 1 : 겁은 왜 나 ?
앵벌이 : 떨어지면 어떻게 ?
여자 1 : 떨어지긴 왜 떨어져 ?
앵벌이 : 여기서 날면 비둘기처럼 떨어질거야.
여자 1 : 너는 미야자끼 만화 못 보았지 ?
         이거만 목에 걸고 있으면 날 수 있어.
앵벌이:  그게 뭔데?
여자1:  비행석이야 ? 이걸 목에 걸고 있으면 날 수 있어.
         땅에 떨어져도 죽지 않아.
앵벌이 : 비둘기들은 떨어져 죽었잖아 ?          
여자1 : 내가 그럼 날아볼게.
앵벌이 : 누나 같이 날아볼까 ?

여자 1, 앵벌이와 함께
무대 설치에 의해 두 사람, 날아가는 새처럼 난다.

바닥에 떨어지는 두 사람.
잠시 암전...

실 업 자 :  햇빛 역이 없어진답니다.
노 숙 자 :  역이 없어지면 광장도 없어지겠죠?    
노숙자 2 :  미친놈들 아닙니까 ? 우리가 도시의 미관을 해친다는 게 말이 됩니까 ?  
실 업 자 :  이렇게 앉아서 쫓겨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억울합니다.
실 업 자 :  데모를 합시다.
노 숙 자 :  그래요. 대합실에서 쫓겨났을 때부터 데모를 했으면
            이런 일이 없잖아요.
노숙자 2 :  데모를 합시다.
노숙자 3 :  그래요. 데모를 합시다.
            이 광장에서 누가 우리를 쫓아낸단 말입니까 ?  

광인, 무대로 걸어 나온다.            
광    인 :   옳소, 옳소, 데모를 합시다.
             이 광장은 우리들의 생존 마당입니다.    
노숙자 1 :   옳소. 이 광장은 우리들의 생존 마당입니다.    
노숙자   :   더 이상 인간쓰레기 취급당하지 맙시다.

            
햇빛 역 폐쇄를 반대 한다.
광장의 폐쇄를 반대 한다.
햇빛 역 폐쇄를 반대 한다.
광장의 폐쇄를 반대한다.


점점 많아지는 노숙자들 촛불을 하나씩 들고 나온다.


제 3막 광장의 바다

복제음성//

햇빛 역은 내일 아침 09:00부터 폐쇄됩니다.
승객 여러분께서는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햇빛 역은 내일 아침 09:00부터 폐쇄됩니다.
승객 여러분께서는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장   님 : 이 광장의 햇볕도 오늘이 마지막이군.
소   녀:  할아버지는 어디로 가실 거죠 ?
장   님:  글쎄. 아직 정하지 못했어.
          너는 어디로 갈 거니 ?
소   녀:  아저씨가 마지막 기차를 타고 모두
         바다로 가자고 했어요.
장   님 : 그래 ? 난 아직 바다를 본 적이 없어.
소   녀 :  바다는 이 광장처럼 넓어요.  
장   님 : 그래 ? 이 광장이 바다처럼 넓은가 ?
소   녀 : 그럼요. 어떨 때는 바다처럼 출렁이기도 해요.
장   님 : 너 말을 들으니 상상이 되는구나.
          바다처럼 출렁이는 광장이라...
          기차 타러...그럼 역으로 가자구나.

무대에서 유랑가수 뛰어 온다.

유랑가수 : 너 언니, 못 보았니 ?
소녀, 고개를 흔든다.
장    님 : 지금 감옥에 있다네.  
유랑가수 :  대체 무슨 죄로 감옥에요 ?  
장    님 :  그 소주 한 병 때문에...
유랑가수 : 소주 한 병 때문이라뇨 ?
장    님 : 다 내 탓이야. 내가 말을 말 못해서 ...
유랑가수 : 그래요 ? 어느 경찰서죠 ?  
장    님 : 바다경찰서야.
유랑가수: 알았어요. 저가 가보겠어요.
장    님 : 자네가 가면 무슨 수가 생기나 ?
유랑가수 : 내 탓이라고 말하면 되죠 ?
장    님 : 자넨 아가씨를 사랑하는군.
유랑가수 : 네. 사랑이 없는 삶은 무의미합니다.
장    님 : 어서...가보게...
           우리는 역에 가서 기다리겠네.
           마지막 기차를 타고
           바다로 모두들 떠자자구...
유랑가수, 사라진다.
          
무대, 역대합실

효과음/ 긴 호루라기 소리, 요란한 발자국 소리 들려오다 멀어진다.

역 관리원 : 이봐....이봐... 일어나, 일어나라구...
            이거 참 낭패구만...
            안 일어나...(발로 슬쩍 건드려 본다.)

여자 1, 앵벌이...미동하지 않는다.

청소부:    아무래도 죽은 것들 같은데요...
관리원:    (눈꺼풀을 뒤집어 본다) 정말 죽은 거 맞잖아 ?
청소부:    나리, 이거 정말 큰일이군요.
관리원:    큰일은 무슨 큰일..
          (두리번거리다가)저기 쓰레기통에 넣어버리자구.
청소부:    괜찮을까요 ?
관리원    곧 마지막 기차가 떠나면, 이 역은 폐쇄 되는 거야.  
          하하하...쓰레기 보다 못한  
          실성한 여자와 앵벌이 쯤 죽었다고 누가 찾겠나 ?
        
시체를 둘이서 끙끙거리고 쓰레기통에 넣는다.

유랑가수, 무대로 여자(마리아)와 안고 나온다.
광인, 여자 1, 안고 나온다. 장님, 새처럼 떨어진 앵벌이를 안고 나온다.

(효과음/ 기차소리)
  
終幕

무대로 하나 둘 걸어 나오는 출연진,
모두들 촛불을 하나씩 들고 나온다.

광 인 : 기차가 오고 있소. 마지막 기차요.
유랑가수: 기차는 바다에 닿을 것이요.
광인 : 바다에 닿으면 바다를 건너야 하오.
       바다 건너 우리가 기다리는 광장이 있소.

출연진 : 그게 정말입니까 ?

(덜컹거리는 기차소리)

조명이 햇빛처럼 텅 빈 광장,
종이 가루가 새처럼 떨어져 내린다.

무대, 벽이 두개로 나뉜다. 그리고 출연진 하나 둘 사라진다.
물결치는 바다의 이미지.


-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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