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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서형/희곡/광장의 새/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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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종권
댓글 0건 조회 318회 작성일 06-07-20 14:30

본문

            광장의 새


●등장인물

장님,
카스펠가수,
소녀,
창녀
우동장수
노숙자, 노숙자1, 노숙자 3
앵벌이,
거리단속반
비둘기 세 마리 외


무대:  둥근 시계 하나 벽에 걸려 있는 텅-빈 무대

제 1 장

막이 오르면, 비둘기 몇 마리 먹이를 주워 먹고 있다.
찬양가수, 기타 치며 무대 가운데 걸어 나와 카스펠을 부른다.

언제나 그대 갈 곳이 없죠
내 작은 몸으로 다 주더라도
그댄 나의 무지개
그댄 나의 완전한 첫사랑
세상 무엇도 더 이상 필요치 않아
그대 바램 내 손에 끼우면
그대를 가진것만 같은 착각에
환상에 젖지만
현실로 돌아오는 외로움만이
망설이게 하지만
나는 포기는 하지는 않아
Bench에 앉아 황혼을 보는
좋은 그늘 본 후에 불빛을 바라보면서
나도 저 나이까지
이처럼 사랑을 담고 싶어요

죽을 때까지 당신만 사랑할래요.

장   님:  이봐, 젊은이... 아무도 없는 광장에 와서 아침부터 목이 쉬게 노래 부르면
          누가 듣겠나 ? 사람들이나 모이면 노래하라구...
찬양가수: 영감님, 비둘기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영감님은 정말 장님 맞아요 ?
          안 보이는 데 귀신처럼 잘 아시네요.          
장    님:  내가 눈이 안 보인다고 보이지 않는 거는 아닐세.
찬양가수: 영감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장님이면 안 보이는 게 당연하지
          그럼 보인단 말이에요 ?
장    님: 그럼 자네는 왜 보이지 않는 예수를 믿나 ? 예수를 본적이 있냐구 ?
찬양가수: 그야......마음의 눈이 맑으면 보이는 거죠 ? 안 그래요 ? 아저씨 ?
장    님: 자네, 말이 맞네...그런데 비가 오겠는 걸....
찬양가수: 정말 영감님은 족집게에요. (하늘을 올려다보며) 비가 올 것 같아요.
          먹구름이 잔뜩 몰려오는데요. 이거 아침부터 큰일이네요.
장    님: 자네가 왜 큰일이야. 비가 오면 내가 제일 큰일이지 ?
찬양가수: 영감님은 사철 비옷 입고 계시면서 무슨 걱정이세요 ?
          비둘기들이 큰일이지요 ?
장    님: 비둘기들이 왜 큰일인가 ?
          처마 밑이 있는데 뭐가 큰일이냐구...
          그러고 보니 자네가 큰일이구만....
찬양가수:  처마 밑이 어디 있어요 ?
장    님:  자네 앉은 벤치 밑이 비둘기들에게 처마 밑이 아니겠나 ?
          
찬양가수: 하하하...그럼 비둘기 걱정은 안해도 되겠군요.
장    님: 비둘기들이야 깃털이 우산인데...무슨 걱정인가...?
          비바람 피할 곳도 없는 광장이 큰일 아닌가 ?
찬양가수: 참, 영감님은 언제 봐도 말씀 하나 잘 하세요.
장    님: 그런데 모두들 어디가고 ...
          광장이 텅 비어 있는가 ?
찬양가수: 그러게 말입니다.
          광장이 텅 빈 거는 좋은데 말입니다.
          도시가 텅 빈 거 같아요.
장    님: 도시가 텅 비다니...그게 무슨 말인가.
찬양가수: 하도 날씨가 추우니 모두들 어디 꼭꼭 숨어 있는 거 같아요.
장    님: 아니 그게 무슨 말인가 ?
          그럼 이 넓은 광장에 우리 둘만 있단 말이지 ?
찬양가수: 아, 저가 누가 오네요.
          영감님,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제 자리 좀 봐주세요.
장    님:  알았네. 알았어....
          저 젊은이는 걱정도 팔자야.
          이 넓은 광장에 서 있을 데 없을까봐 걱정인가부네..나.....참...

찬양가수, 찬양을 부면서 무대에서 사라진다.

예수이름으로 예수 이름으로 승리를 얻었네.
예수이름으로 나아갈 때 승리를 얻겠네.


맞은편 무대에서 창녀 나온다.

창    녀: 영감님, 영감님, 점(占) 좀 봐주세요. 정말 속상해 죽겠어요.
장님, 허공을 향해 손을 저으면서, 창녀의 손을 잡는다.
장    님: 어쩜 이렇게 손이 고울까. 손이 이렇게 고우면 마음도 곱지...
창    녀: 영감님, 정말 손이 고우면 마음이 고와요 ?
장    님: 그럼 그럼...여자는 솜씨가 고와야 마음씨가 곱고, 글씨도 고운 법이야.
          그래서 예부터 이 세 가지 씨가 좋은 여자를
          왕이 뽑아서 간택해 황후가 되는 거지....
창    녀: 영감님은 비단장수도 아니면서 왜 그렇게 말씀은 잘 하세요 ?
장    님: 그래...눈치를 보아하니......비단장수 왕 서방 같은 됏놈이
          아가씨 속을 상 한 게 한 거로군...
         그런데 요즘 장사가 안돼서 ...복채를 지난번처럼 떼 먹으면 안돼....
창    녀: 영감님은 누가 들으면 정말 떼먹을 줄 알겠어요 ?
          저가 몸으로 다 떼웠잖아요 ?
         누가 들으면 공짜로 점본 줄 알겠어요 ?
장    님: 정말, 누가 들으면 어쩔려구 이래 ?
창    녀: 그러니까...말씀을 잘 하셔야죠 ?
          화대도 외상이 없는 거 잘 아시면서 ?
장    님: 아가씨, 화대가 그게 화대냐 ?
          소주 한 병 값도 안 되는 화대하고
          내 복채 하고...하늘과 땅 차이지....
          마당이 비뚤어져도 장구를 바로 치라구 안 그래 ?
창    녀: 흑흑흑...영감님, 정말 너무 해요.
        
장    님: 아니, 그만 일에 울고 그래, 딱 이번 한번만 공짜로 봐줄게...
          다음에 와서 또 다시 복채 외상 하자면  
          몸으로 떼 워야 하는 거야.          
창    녀, 눈물을 닦는 척 하며,
창    녀: 알았어요. 안 떼 먹을 게...요.
장    님: 그래...말해 봐...뭐가 그렇게 속이 상한지...
창    녀: 흑흑....흑흑....
장    님: 울지 말라구....인생은 다 속구 또 속구 사는 게 인생이라구...
         내 마음 같지 않다고 울 거 없어...
        그래...그래...울라구....울고 나면 마음이 깨끗해지는 법이니까...
        하늘도 울고 나면 깨끗해 지지....
창  녀: 영감님, 저는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어요....흑흑...
        ...이 더러운 몸으로 어떻게...
        정말...저도 순수한 사랑을 할 수 있을까요 ?
        정말 어떻게 그 사람을 사랑해야 할지 방법을 모르겠어요...
장  님: 비방을 알려 달라 그 말인가 ?
창  녀: 네 ? 좋은 비방이 없을까요 ?
장  님: 아가씨, 성수(聖水)란 말 들어 봤지 ?
창  녀: 성수대교 말이에요 ?
장  님: 성수대교 말고 성수 말이야.
창  녀: 성수가 뭐에요 ?
장  님: 성수란 물로써 죄를 씻는 거야.
        그럼 자네 몸이 깨끗해 질 걸세.  
창 녀: 정말요 ?
장 님: 그럼, 예수님이 가장 사랑한 여자도
       창녀였다구...사실 창녀보다 더러운 여자가 많다구...걱정마...
창 녀: 영감님은 창녀보다 더러운 여자가 어디 있어요 ?
장 님: 걸레 같은 년이 있잖아 ?
창 녀: 아, 그러네요. 영감님 고마워요.

창녀, 맨발로 무대 가운데서 비를 맞는 시늉을 하며
     춤을 추며 무대에서 사라진다.

(효과음 /빗소리)      


제 2 장

무대가 천천히 밝아온다.

따끈따끈한 냄비우동이 2000원.... 따끈따근한 냄비 우동이 2000원...

우동장수, 리어카를 끌고 나오며 외친다.
소녀, 깡통을 들고 나온다.

소    녀: 아저씨, 아저씨... 따뜻한 국물만 얼마네요 ?  
우동장수: 국물만 안 판다. 마수도 안했는데 국물만 팔라니...
소    녀: 한 그릇에 2000원이니까... 국물만 오 백 원치 주세요.
우동장수: 국물만 가지고 가셔 어디 쓰려고 그래 ?
소    녀: 동생이 배가 고파요. 배가 고파 울고 있어요.
우동장수: 그래도 안 된다. 마수를 하면 모를까....안돼.
소    녀: 아저씨, 마수하면 국물만 파시는거죠 ?
우동장수: 그래...마수하면 국물만 팔테니....저기 좀 떨어져서 기다려라...

소녀, 빈 그릇을 들고 무대에서 사라진다.

우동장수: 에이 재수 없어.            

거리단속반, 호루라기 길게 불면 걸어 나온다.

거리단속반: 아저씨, 여기서 노점상 하시면 안 된다고 했죠 ?
우동장수: 나리, 한번만 봐 주십시요. 집사람이 아파서 병원에 있는데
          수술비를 마련할 수가 없어서 그래요. 나리 한번만 눈감아 주세요.
거리단속반: 아저씨, 저도 좀 봐 주세요.
우동장수: 나리님도 참, 저같은 놈이 어떻게 나리를 봐 드릴 수 있습니까 ?
거리단속반: 아저씨가 계속 여기서 이렇게 장사하시면
            저도 모가지에요. 저도 집에 가면 병든 노모에 자식 셋이 있습니다.
            그러니 한번만 봐주세요.
우동장수: 나리님, 아직 마수도 못했습니다. 한번만 봐주세요.
          이것만 팔고 여기는 다시 안 오겠습니다. 네 이렇게 사정합니다.
거리단속반: 참...이거...이럴 수도 없고..저럴 수도...없고....
우동장수: 저녁 아직 안 드셨죠 ? 저가 뜨끈한 우동 한그릇 대접하겠습니다.
거리단속반: 그럼 앞으로 절대 여기서 장사를 안 하겠다고 약속하시요.
우동장수: 그럼요...그럼요...

우동장수, 거리단속반의 주머니에 지폐 한 장 슬쩍 넣어준다.
거리단속반, 모르는 척 주위를 살피며 무대에서 사라진다.
소녀 맞은편 무대에서 나온다.

소  녀: 아저씨, 마수 했나요 ?
우동장수: 마수는 무슨 마수냐 ?
소    녀: 손님이 아까 우동 드시고 가셨잖아요 ?
우동장수: 그게 손님이냐 ?
소    녀: 그럼 누구에요 ?
우동장수: 우동장수 피 빨아먹는 놈이지...
소    녀: 네 ? 아저씨 피 빨아 먹는 사람요 ? 그럼 흡혈귀네요 ?
우동장수: 그래, 흡혈귀다. 흡혈귀...!
소    녀: 아저씨, 신고하세요. 흡혈귀 나타났다고 신고 하세요.
우동장수: 너 어디서 왔냐 ? 못 보던 얼굴인데...
소    녀: 광장에 살아요.
우동장수: 광장에 산다니 ? 광장에 집이 어디 있다구 거짓말을 하냐 ?
소    녀: 전 거짓말 안해요.
          저 집 주소가 이 광장이에요.
          우편물도 여기로 오는 걸요.
우동장수: 그래 ? 우편물이 어디서 오는데...
소    녀: 중국에서 와요.
우동장수: 중국에 누가 있는데...?
소    녀: 우리 아버지요.
우동장수: 너 연변에서 왔지 ?
소녀, 고개를 끄덕인다.
우동장수: 자 배고프겠다. 이거 동생 갖다 주어라.
소    녀: 아저씨, 감사해요. 오백 원 여기 있어요.
우동장수: 아니다. 국물만 주는데 돈 받고 파는 거는 양심에 옳지 않다.
소    녀: 아저씨 고맙습니다.
        
제 3장


찬양가수, 카스펠을 부르며 나온다.

언제나 그대 갈곳이 없죠
내 작은 몸으로 다 주더라도

그댄 나의 무지개
그댄 나의 완전한 첫사랑
세상 무엇도 더 이상 필요치 않아

그대 바램 내 손에 끼우면
그대를 가진것만 같은 착각에
환상에 젖지만
현실로 돌아오는 외로움만이
망설이게 하지만
나는 포기는 하지는 않아

앵벌이  : 형은 왜 매일 똑 같은 노래만 불러요.
찬양가수: 그럼 너는 왜 매일 밥을 먹니 ?
앵벌이  : 형 ! 노래가 밥이에요 ?
찬양가수: 이건 노래가 아니고 찬양이란 거다.
          찬양이란 영혼의 밥이란다.
앵벌이: 영혼의 밥요 ? 영혼도 밥을 먹어요 ?
찬양가수: 그럼 영혼도 밥을 먹지 않으면 허기가 진단다.
앵벌이 :  형, 그게 정말 이에요 ?
찬양가수: 그럼, 정말이지...
          그래서 부자는 바늘구멍 같은
          천국의 문으로 들어가기 어려운 거란다.
앵벌이:   가난한 사람은 그럼 모두 천국가요 ?
찬양가수: 그럼, 성경말씀에 이런 말이 있단다.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천국이 너희 것이다....
앵벌이 : 아, 신난다. 그럼 형, 나는 천국 가겠네 ?
찬양가수: 그럼, 이제부터라도 하느님을 믿어봐....
앵벌이: 형, 하느님을 믿으면 천국 가는데 왜 모두들 안 믿어 ?
찬양가수: 천국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으니까 그렇지....
          누구에게나 보이는 것은 귀한 것이 아니란다.
앵벌이 : 그럼 형, 우리 아버지는 장님이니까...
         천국을 매일 보겠네...?
찬양가수: 그럼 눈을 감아봐라....
          내가 찬양 불러줄게 너는 눈을 감고 가만히 있어....

앵벌이, 눈을 감는 척 한다.

찬양을 부른다.      

세상 친구들 나를 버려도 예수 늘 함께 동행하므로
주의 은혜가 충만하리니 주의 영원한 팔 의지해
주의 영원하신 팔 함께 하사 항상 나를 붙드시니
어느 곳에 가든지 요동하지 않음은 주의 팔을 의지함이라.
나의 믿음이 연약해져도 미리 예비한 힘을 주시며
위태할 때도 안보하시는 주의 영원한 팔 의지해
주의 영원하신 팔 함께 하사 항상 나를 붙드시니
어느 곳에 가든지 요동하지 않음은
주의 팔을 의지함이라

잠시 암전, 천천히 조명이 밝아온다.
장님, 노숙자, 노숙자 2 신문지 깔고 앉아 있다.

노숙자 :  영감님, 영감님, 큰일 났어요.
장  님 :  왜 호들갑이요 ? 전쟁이라도 났단 말이요 ?  
노숙자 :  우리를 광장에서 쫓아낸 데요.  
장  님 :  누가 ? 그런 소리 하시오 ?
         광장의 주인은 우리인데 누가 우리를 쫓아낸 단 말이요 대체 ?
노숙자2: 누군 누굽니까 ? 높은 놈들이지....
노숙자: 아, 그 예수쟁이 말하는 거 아니여 ?
장  님: 그럴 리가 있소 ?
노숙자2: 맨날 우리 주님, 우리 주님, 높은 곳에는 하늘의 영광 외치는
         그 놈 소행이지 누구겠소 ?  
노숙자1: 영감님, 이럴게 아니라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장  님:  대책이라면 데모 밖에 없는데....
         우리가 데모 한다고 이 광장을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노숙자 3 : 누가 우릴 쫓아낸단 말입니까 ? 이 광장 주인이 누군 인데
           우리 쫓아내요.
노숙자: 광장 주인의 상판 한번 보고 싶소.            
장  님: 그러게 말이요. 나도 눈이 있으면 그 면상 한번 보고 싶소.  

노숙자1: 광장에서 우리를 쫓아낸다면 누가 이 광장을 지킵니까 ?
노숙자: 그런데 비가 오네요.

모두 합창: 참 맞아요. 비가 오면 광장의 주인은 비가 주인이니
           우리는 잠시 자리를 비켜 줍시다.

모두 합창:  맞아요. 맞아요. 비가 한 사흘만 내려주면
           이 광장도 사라지니... 우리가 쫓겨 날 일은 없어요.

노숙자, 노숙자 1 노숙자 3, 장님을 앞세워 무대에서 사라진다.


(효과음/ 빗소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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