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신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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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석-시(20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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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1
시원하게 뻗어있으니 자유와 아름다움을 느끼는데
따뜻한 포만감을 주는 붉은 태양까지 비추니
이곳은 행복한 곳이라고
사람들은 이야기하지만
시인은 이곳을 고독함과 삶의 의욕을 잃은
쥐새끼들의 괴기스러움 혹은
역겹고 거만한 새 한 마리의 비웃음과
눈이 타들어갈 정도로 쏘아대는 검은 방귀라고 말한다.
무언가의 시를 쓰고 싶지만 이곳에서는 쓸 수 없다는 시인.
모든 대상을 하나하나 자유롭게 시로 표현하고 싶지만
머리 속에서만 맴돌 뿐 종이에는 쓰지 못하는 슬픈 시인.
가끔씩 몰래 화장실에서 똥을 누면서 시를 쓰고 기뻐하지만
그 시는 변기의 물 내림 소리와 함께 찢어지며
큰 비명을 지른다.
2
고독한! 눈빛과! 삶의! 의욕을!
잃은! 몸과! 마음을! 짊어지고!
끝없이! 뻗은! 활주로를! 홀로!
밟으며! 어디론가! 난! 가고 있다!
활주로 주변의! 거만한 항공기는!
날! 비웃으며! 똥을 내뱉고!
활주로 끝 편의! 수많은! 빌딩들과!
검은 하늘은! 날 쏘아보며!
죽음의 공포를! 던져준다!
3
이러한 곳에서 시인은 반어적인 반항을 한다.
콧구멍 속에 코딱지를 손으로 끄집어내어
공을 만들어 내던지는, 혹은
똥구멍이 가려워 손으로 똥구멍을 긁고
손 냄새를 맡아보는.
또한 시인은 매일 외롭게 깊은 생각에 빠진다.
분명히 내일이 되면 정신을 짓누르는
차가운 눈보라가 심장에 펑펑 떨어질 것이며
주관적인 열정과 의지는 이질적인 이곳에
파리 떼와 함께 날려 보내야 한다는.
도인이 되면 평정한 마음의 상태를 유지하겠지만
오직 시인에겐 반어적인 반항뿐이기에
늘 지글지글 용암만이 가슴속에 가득하다.
이곳은 전체와 이성을 위해
개인과 감성을 죽이는 거짓말을 한다.
아버지는 돌아가셨는데 철없는 아이에게는
미국 유학 가서 공부한다고 지금 우리 곁에 없단다
라고 거짓말 하는 어머니처럼.
안경 낀 사람이 안경을 벗고 찡그리면서
모든 것을 가만히 쳐다보면 자세히 알리라.
그냥 있는 그대로 인식하면 되는데
괜히 색다른 무언가를 끄집어내어
희망을 다른 방향으로 던지는 것이 이곳의 이치다.
시인은 거짓이 가득한 이곳에서
평생을 살다 죽을 것이라 체념한다.
시인은 매일 내일의 더러운 광경을 떠올려보며
주위의 눈치를 살피다가
남모르게 거울 앞에 홀로 서서
혼자만의 주체적인 혹은
너무나 보편적인 언어로
흥얼흥얼 울부짖는다.
4
울리왕널희능영황관엥성
영황릉보명영황릉찡슴님당.
우링읭살믄빙극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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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의삼광넝희의사믄그엉떤영황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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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댄한빙극과힁긍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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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긱동몰르능사잉영활의주잉골이됭어익공
자긱독모를능상이관쾡이될어익승닝당.
소설쓴다
소설은 현실에 있음직한 일을
허구로 꾸민 글이라고
현실에서 범죄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소설에 범죄가 절대로 나올수 없다고
현실에서 섹스나 욕설이 일어나지 않아도
소설에 섹스나 욕설은 절대로 나올수 없다고
반드시 현실에 있음직한 일을
꾸며야 소설이라고
현실에 있는 것하고 있음직한 것은 틀리지만
여기는 다른곳이 아닌 한국이니까 일단 입다물자고
한국은 범죄없고 섹스, 욕설없는
동방예의지국이라고
동방예의지국에서 현실에 절대 일어날수 없는
범죄와 섹스, 욕설 나오는 소설이 있다면
반드시 판금시켜야 한다고
판금된 소설을 쓴 소설가에게는
씹새끼, 개새끼 등등의 더러운 욕설을 퍼부어야 한다고
아니 대를 잇지못하도록
성기에 염산을 부어야한다고
아니야, 몸둥이를 토막내어
짐승의 먹이로 줘야한다고
오직 소설은 한국 현실처럼
충, 효, 예를 중심으로 도덕성을 곁들여야 한다고
더럽게 범죄나 섹스, 욕설 나오는 소설은
그런 현실이 존재하는 더러운 나라에서 쓰라고
세상에서 가장 살기좋은 한국은 특별한 나라이기에
소설 쓸수있는 올바른 카테고리가 정해져 있다고
한국에서 함부로
소설쓰지 말라고
....
....
....
소설쓴다
섹스
네가
굴속으로 기차가 들어가는 건 당연하다,
오늘도 기차는 때가 되자 굴속으로 들어간다
라며 시로 표현했을 때
나는 총을 열심히 닦았었고
너에게 총을 쏠 것이라고 다짐하며
길을 떠났었다.
네가
굴은 기차를 기다렸다는 듯이 매우 좋아한다,
기차도 굴이 그리웠던지 매우 좋아한다
라며 시로 표현했을 때
나는 무의식에서 총 쏘기를 멈추라고
지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총을 잡고 너에게 총을 쏘아 대었었다.
네가
굴과 기차는 몇 초의 쾌락을 위해 참아온 것이다,
어느새 너무나 좋아 흥분한 기차는
굴속으로 힘차게 들어가서 부서진다,
그리고 굴도 너무나 흥분하여 터지고 만다
라며 시로 표현했을 때
나는 전쟁을 끝내고 총을 던져버렸는데
너는 떨어진 총을 세워 들고
총에다 미치도록 키스를 퍼부었었다.
네가
굴은 터지면서, 기차는 부서짐과 동시에
휘발유가 새어 나오면서 쾌락은 끝난다
라며 시로 표현했을 때
나는 전쟁이 끝났으니 길에 누워 쉬었었고
총도 없는 나에게 너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전쟁의 결과가 어떨지 걱정이 됐다.
그리고 다시 총을 쏘고 싶은 전쟁을 생각했었다.
혼란
담배연기에 취해
몽롱한 싸이키델릭 속에 있는
정신이 춤을 춘다.
귓가에는 지난날 감동의 눈물을 뿌리게 한
DOORS의 THE END가 흐른다.
조직은 점점 자유를 넘어
방종으로 향하고 있고
권력은 위치가 바뀔때마다
점점 상실해가는 무엇인가를 느낀다.
윤리는 현실의 손익분기점을 찾아
이기적 쾌락만이 존재하게 한다.
무엇을 해야하는지 아무도 알수가 없으며
막막한 벽이 온 사방을 두텁게 싸고 있다.
얼음가시가 박힌 육체들은
허무했고 허무할 것 같은 역사의 모습이 싫어
태양으로 걸어가고 있다.
눈앞에 어른어른 거리며 떨어지는 붉은비가
그나마 보상의 의미로
지난날의 상처를 씻겨주는 물이 된다.
가끔씩 소중한 주체와 객체가
죽어가는 모습도 보인다.
많은 위대한 사상들은
크게 짖어대며
식욕과 성욕을 채우기위해
서로 할키고 물어뜯는다.
믿음의 대상은
무엇을 어떻게 해 주어야 할지 방향을 잃어가고
부담감만이 주위를 맴돈다.
젊음은 얼음덩어리가 녹아내리듯
작아져가는 아쉬움만을 남긴다.
예술을 추구하고
술과 그녀의 육체를 맛보고 싶지만
세상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흐름이 지속된다.
썩은 샌드위치
우리는 가난한 프롤레타리아이자 복종심 강한 마조히스트다.
어느날 거인 한 명이 우리에게 샌드위치를 만들라고 명령했다.
우리는 결국 방안에서 거인을 위한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네가 하나의 식빵이 되고 나 역시 하나의 식빵이 된다.
너의 리비도와 나의 리비도는 하나의 잼이 되고 우리는 샌드위치를 완성시킨다.
우리는 마조히스트였기에 거인이 샌드위치를 빨리 먹길 바랬다.
하지만 거인은 샌드위치를 먹지 않았다.
이유는 거인이 부르조아였기 때문이다.
잼만 발린 샌드위치가 싫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우리는 프롤레타리아이기에 잼만 발린 샌드위치밖에 못 만든다.
결국 거인은 우리가 만든 샌드위치를 먹지 않았고, 샌드위치는 썩어버렸다.
첫사랑이야기
하느님이 자위를 해 세상에 정액이 고이던 날이였지.
나 역시 “에드포”의 “빗속의 여인”을 들으며 자위했던 날이기도 했는데
그보다는 현란한 몸놀림과 깜직한 미소를 가진 그 여인이!
노란우산 속에서 함께 빗속을 걷던 그 여인이!
아직도 내 가슴속을 파고드는 희망인 그 여인이!
개미허리를 가진 작은 체구의 그 여인이!
곰탱이같은 내몸으로 터뜨리고 싶은 그 여인이!
그 여인이! 생각나서 견딜수 없는 날이라고 말해야될거야.
좀더 시적으로 말하면 그 여인이 떠나가듯
빗물이 하수구로 떠나가던 날이라고 말할수 있지.
빗물이 하수구로 떠나가던 날이였어.
난 첫사랑과의 마지막 이 날을 절대로 잊지 못해. .
그 여인은 나보다 이틀 빨리 태어났지. 사춘기 시절에
한 영화의 주인공으로 그 여인은 내 앞에 처음 나타났고
텔레비전 속에서는 내 앞에 자주 나타났었지.
이 때문에 난 매일 팬티를 갈아입어야 했고
그 사춘기 시절부터 한순간도 빠짐없이
그 여인의 모습을 지켜보며 희망을 가졌어.
멀고도 험하기만 한 사랑이라고 주위에서는 지랄했지만
운명인지 그 여인과 나는 사랑에 빠졌단 말씀이지.
그런데 씨발! 첫사랑은 이루어질수 없다는 누구나의 운명 때문인지
오늘처럼 빗물이 하수구로 떠나가던 날 그 여인도 떠나갔어.
좆같은 쪽지 하나 건내주고 그 여인은 떠나갔지.
아무리 강도가 좋은 지우개라도
힘있게 눌러서 쓴 많은 연필낙서는
100% 깨끗이 지우지 못해요.
힘을 빼고 살살살 쓴 많은 연필낙서는
100% 깨끗이 지울수 있어요.
아무리 독한 사람이라도
열정을 다해 몸바쳤던 사랑은
100% 깨끗이 지우지 못해요.
조금씩 조금씩 조심스럽게 한 사랑은
100% 지울수 있어요
날 놀리는 내용의 쪽지를
아니면 어디서 표절한 유치한 쪽지를
내 손에 건네주고 88라이트 담배를 피며
빗물이 하수구로 떠나가던 날
그 여인은 떠나갔지! 떠나갔지! 떠나갔지!
헛된 죽음
남자와 여자는 부부다.
결혼한지는 5년째이며 연애생활까지 합하면
같이 지낸 세월은 10년이다.
여자는 남자를 너무 사랑하여 집착병이 있다.
남자는 여자를 사랑하지만
너무 집착이 강한 여자가 싫증이 날 때도 있다.
남자에게는 취미가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 마돈나의
모든 것을 수집하는 일.
매일 마돈나의 뮤직비디오와 사진을 구입해서
쉬지않고 남자는 본다.
뿐만아니라 마돈나가 현재까지 쓰고 있는 물건은
전부 구입해서 여자가 보는데서
늘 페티쉬의 쾌락으로 자위행위를 즐기기도 한다.
이런 남자의 모습에 늘 참아오던 여자는
한 날 참다못해 남자에게 유서같지 않은 쪽지하나를
써 놓고 부엌에서 목을 매달고 자살을 한다.
또 그 년이 떠든다.
내 남자의 눈 속에 별이 뜬다.
눈이 부셔 바라볼 수 없다.
또 그 년이 노래한다.
내 남자의 눈 속에 달이 뜬다.
눈이 뜨거워 바라볼 수 없다.
또 그 년이 웃고 춤을 춘다.
내 남자의 눈 속에 태양이 뜬다.
내 몸은 타버리고 다시는 바라볼 수 없다.
이제 내 남자가 정신을 차리고
타버린 내 몸에 얼음 눈물을 뿌려 식히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쪽지를 읽은 남자는
목을 매달아 저울처럼 왔다갔다하는
여자의 시체를 안고 서럽게 울음을 터뜨린다.
그러나 시체를 안아주는 남자의 눈빛은
부엌문에 걸려있는 마돈나 사진으로 향하고 있다.
지겨움의 진보란
우리는 한 가지에 열중할 수 없는 인간들이다.
우리는 늘 시간이 지나면 지겨움을 느껴
색다른 것으로 대체를 하고 싶어 한다.
반찬도 하루만 지나면 지겹다며 바꾸고 싶어 하고
몸에 배였다는 쌀도 지겨워서 이젠
라면이나 햄버거, 피자 등으로 자주 바꾼다.
이처럼 우리는 지겨움을 잘 느낀다.
이는 실용적으로 매우 행복한 소식이기에
우리는 오늘도 흐뭇한 모습으로 박수를 보낸다.
이런 지겨움은 “새로움을 추구해야 진보가 있다”는
진리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진리를 일찍 깨달았는지
요즈음은 인간도 도구로서
대체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남자가 한 여자와의 사랑이 지겨워
새로운 여자로 자주 바꾸는 것은 일상화되었고
여자도 한 남자와의 사랑은 지겨워
남자를 자주 바꾸는 추세이다.
이는 변화를 중시하는 진보주의적 관점에서 볼 때
행복한 예감이 아닐 수 없다.
내가 현재 이 시간에 행복하면 제일이고
이 시간 이후나 다른 사람의 눈치는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이득이 바로 보이는 유토피아적인
실용적 진리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진보의 행복예감은 미래에는 더욱더 발전하여
영원히 일상화 될 것이라는 믿음을
우리는 굳게 가져본다.
우리는 아마도 미래에 가면
자식을 낳아 기르는 부모도
자식이 지겨우면 다른 자식과 바꿀 것이다.
즉 자식을 키우다가 자주 울고 말 안 들어 짜증나면
옆집 아이와 바꾸어서 키울 것이고
딸을 키우다가 아들로 키우고 싶으면
옆집에 남자아이와 바꾸어서 키울 것이다.
우리는 아마도 미래에 가면
부모를 모시는 자식도
부모가 지겨우면 다른 부모로 바꿀 것이다.
즉 부모를 모시다가 부모 재산이 떨어져서 짜증나면
재산 많고 갈 곳 없는 노인으로 바꿀 것이다.
우리는 이처럼 계속 지겨움을 강렬하게 느끼며
진보를 향해 뜨겁게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아마도 더더욱 미래에 가면
자식을 라디오와 바꿀 것이고
마누라와 라면 두 박스와 바꿀 것이고
재산 많은 부모와 애인과 바꿀 것이고
...
...
결국 우리 개개인도
한 대상의 대체품이 되어
이리저리 돌아다닐 것이다.
훈련소의 행복한 개들
우리는 개다.
"멍멍멍" 짖는 개다.
너희는 개주인이다.
늘 우리에게 뭐라고 명령을 시킨다.
우리는 그 명령에 무조건적으로
"멍멍멍" 소리와 함께
신속하게 복종한다.
개는
아무데서나 섹스하고
아무데서나 똥, 오줌누고
아무데서나 취식물을 먹을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참으로 이상한 개다.
섹스는 하고 싶어도 못하고
똥, 오줌은 화장실에서 조차 마음대로 눌수없고
취식물도 마음대로 먹을수 없다.
개에도 등급이 있나보다.
우리는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똥개보다 못한
가장 낮은 등급의 개다.
그래도 개보다 못한 존재가 아니라
개의 범주에 포함되기에
우리는 행복하다.
그래서 오늘도 우린, 다같이 행복의 함성을 지른다.
“멍멍멍”
부모 마음
우리는 개입니다.
늘 구박받고,
두들겨 맞고,
아무 곳에서나 쳐먹고,
아무 곳에서나 씹하고,
아무 곳에서나 똥, 오줌 갈기는
똥개입니다.
우리는 이런 개의 현실이
너무나 싫어,
개의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많은 노력을 했지만,
역시 개는 개였습니다.
결국 우리는 다짐을 했습니다.
자식에게는 개같은 인생을 만들지 않겠다고...
즉, 자식을 이용해서
대리만족을 느끼리라 생각했습니다.
어느날
우리는 쓰레기통에서
뜨거운 씹을 즐기고,
자식 하나를 낳았습니다.
우리는 이 자식을
개자식이 아닌 사람자식으로
키우기 위해
이쁜 옷 입히고,
이쁜 그릇에 밥 담아주고,
이쁜 집에서 이쁜 이불로 잠을 재웠습니다.
자식이 조금 자랐을 때는
숟가락, 젖가락 질도 시키고,
두 발로 걷는 연습도 시키고,
사람들이 보던 책을 구해 건내주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이 자식은
숟가락, 젖가락을 지근지근 이빨로 씹으며,
책에다는 똥, 오줌을 갈기며,
개처럼(우리처럼)
“으르렁, 멍멍! 으르렁, 멍멍!” 하는데...
어느 여교수의 국문학 강의
“전 몇일전에 한 남자에게 사랑고백을 받았어요. 저 역시 그 남자에게 관심이 있어서 고백을 받아들이려 하는데 저는 좀 분위기 있게 고백을 받아들이고 싶어요. 그래서 전 그 남자에게 한편의 시를 주면서 고백을 받아들일까해요. 그래서 저는 시한편을 작성했는데 여러분들이 이 시를 보시고 효과가 있겠는가를 판단 좀 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수업의 핵심은 이것이며 판단을 잘 하시는 학생이 있으면 수업은 빨리 마치도록 하겠어요.”
한 여교수가 국문학 강의시간에 학생들을 두고 한 말이였다. 수업을 빨리 마쳐준다는 교수의 말에 학생들은 너무나 기뻐 “판단을 잘해보자!” 라는 생각을 가진다. 그리고 시선은 여교수의 분필잡은 손으로 유심히 향해있다. 여교수는 자신이 작성한 시를 칠판에 하나하나 적어가기 시작한다.
FOR LOVE(힘들어했었던 나의 그대를 위해 이젠 말할께요)
나를 지켜주는 멋진 그대에게
쉽게 사랑한다고 전할수 없어
나를 바라보는 그대 눈길 느껴져도
진실한 모습 보일수 없어
너무나도 벅찬 사랑이기에
그 사랑을 받을만한 능력이 없다고
슬픈생각, 이렇게 아픈 감정받고서도
투명한 마음 자꾸만 감싸쥐는 이유가...
그대는 진정알까
내 아꼈던 “사랑한다”는 말을
그대는 진정 이해할수 있을까
너무나도 사랑하기에 거역할수 없는 감정을
포장하고 있다는 걸...
사랑하기 때문에 아프다던 어느 시인의 말이
비웃음처럼 내게 다가온다.
이 깊은 밤에 단잠이루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그대의 모습이 휜하다.
이제는 말할게요.
나의 두눈으로, 나의 미소로, 나의 몸짓으로
그대 사랑이 내 가슴을 온통 뒤흔든 그 순간부터
사랑이라 이름하는 그 감정을 말하고 싶었답니다.
이 지친 손끝으로 써내려간 투명한 심정을
그대 넓은 이해심으로...
시를 칠판에 다 적자 강의를 듣던 한 남학생이 여교수에게 달려가 포옹을 하고 미친 듯이 키스를 한다. 어느새 강의실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고 여교수는 키스하는 도중에 웃으면서 “오늘 강의는 여기까지...”라고 말하고 다시 그 남학생과 미친 듯이 키스를 한다. 다른 학생들은 강의실에서 다 나가버린다.
이름:박준석
성별 :남
연령:26
주소:대구시 수성구 두산동 154-8
이메일:canimalove@hanmail.net
전화:018-581-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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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게 뻗어있으니 자유와 아름다움을 느끼는데
따뜻한 포만감을 주는 붉은 태양까지 비추니
이곳은 행복한 곳이라고
사람들은 이야기하지만
시인은 이곳을 고독함과 삶의 의욕을 잃은
쥐새끼들의 괴기스러움 혹은
역겹고 거만한 새 한 마리의 비웃음과
눈이 타들어갈 정도로 쏘아대는 검은 방귀라고 말한다.
무언가의 시를 쓰고 싶지만 이곳에서는 쓸 수 없다는 시인.
모든 대상을 하나하나 자유롭게 시로 표현하고 싶지만
머리 속에서만 맴돌 뿐 종이에는 쓰지 못하는 슬픈 시인.
가끔씩 몰래 화장실에서 똥을 누면서 시를 쓰고 기뻐하지만
그 시는 변기의 물 내림 소리와 함께 찢어지며
큰 비명을 지른다.
2
고독한! 눈빛과! 삶의! 의욕을!
잃은! 몸과! 마음을! 짊어지고!
끝없이! 뻗은! 활주로를! 홀로!
밟으며! 어디론가! 난! 가고 있다!
활주로 주변의! 거만한 항공기는!
날! 비웃으며! 똥을 내뱉고!
활주로 끝 편의! 수많은! 빌딩들과!
검은 하늘은! 날 쏘아보며!
죽음의 공포를! 던져준다!
3
이러한 곳에서 시인은 반어적인 반항을 한다.
콧구멍 속에 코딱지를 손으로 끄집어내어
공을 만들어 내던지는, 혹은
똥구멍이 가려워 손으로 똥구멍을 긁고
손 냄새를 맡아보는.
또한 시인은 매일 외롭게 깊은 생각에 빠진다.
분명히 내일이 되면 정신을 짓누르는
차가운 눈보라가 심장에 펑펑 떨어질 것이며
주관적인 열정과 의지는 이질적인 이곳에
파리 떼와 함께 날려 보내야 한다는.
도인이 되면 평정한 마음의 상태를 유지하겠지만
오직 시인에겐 반어적인 반항뿐이기에
늘 지글지글 용암만이 가슴속에 가득하다.
이곳은 전체와 이성을 위해
개인과 감성을 죽이는 거짓말을 한다.
아버지는 돌아가셨는데 철없는 아이에게는
미국 유학 가서 공부한다고 지금 우리 곁에 없단다
라고 거짓말 하는 어머니처럼.
안경 낀 사람이 안경을 벗고 찡그리면서
모든 것을 가만히 쳐다보면 자세히 알리라.
그냥 있는 그대로 인식하면 되는데
괜히 색다른 무언가를 끄집어내어
희망을 다른 방향으로 던지는 것이 이곳의 이치다.
시인은 거짓이 가득한 이곳에서
평생을 살다 죽을 것이라 체념한다.
시인은 매일 내일의 더러운 광경을 떠올려보며
주위의 눈치를 살피다가
남모르게 거울 앞에 홀로 서서
혼자만의 주체적인 혹은
너무나 보편적인 언어로
흥얼흥얼 울부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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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왕널희능영황관엥성
영황릉보명영황릉찡슴님당.
우링읭살믄빙극이고
너힁응살믄힁긍이니다
울리의삼광넝희의사믄그엉떤영황봉다
카탕릉싯으읭쾍깜믈줄망킁
윙댄한빙극과힁긍잉니다.
이렁울리와너힁응성로읭삼믈맹일봉닝다.
긍렇끼엥울리와너힁는그엉떤영황본다
윌대항카탈르싱스의쾍깜을중능
배울와관쾍이함껭됭능것임닝다.
증,빙극과힁긍의칼탈으싱스를중는
공짱영황광이발로익곳임니당.
울리왕널희능맹일영황름찍힝꼬뽀공있슴닝덩.
자긱동몰르능사잉영활의주잉골이됭어익공
자긱독모를능상이관쾡이될어익승닝당.
소설쓴다
소설은 현실에 있음직한 일을
허구로 꾸민 글이라고
현실에서 범죄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소설에 범죄가 절대로 나올수 없다고
현실에서 섹스나 욕설이 일어나지 않아도
소설에 섹스나 욕설은 절대로 나올수 없다고
반드시 현실에 있음직한 일을
꾸며야 소설이라고
현실에 있는 것하고 있음직한 것은 틀리지만
여기는 다른곳이 아닌 한국이니까 일단 입다물자고
한국은 범죄없고 섹스, 욕설없는
동방예의지국이라고
동방예의지국에서 현실에 절대 일어날수 없는
범죄와 섹스, 욕설 나오는 소설이 있다면
반드시 판금시켜야 한다고
판금된 소설을 쓴 소설가에게는
씹새끼, 개새끼 등등의 더러운 욕설을 퍼부어야 한다고
아니 대를 잇지못하도록
성기에 염산을 부어야한다고
아니야, 몸둥이를 토막내어
짐승의 먹이로 줘야한다고
오직 소설은 한국 현실처럼
충, 효, 예를 중심으로 도덕성을 곁들여야 한다고
더럽게 범죄나 섹스, 욕설 나오는 소설은
그런 현실이 존재하는 더러운 나라에서 쓰라고
세상에서 가장 살기좋은 한국은 특별한 나라이기에
소설 쓸수있는 올바른 카테고리가 정해져 있다고
한국에서 함부로
소설쓰지 말라고
....
....
....
소설쓴다
섹스
네가
굴속으로 기차가 들어가는 건 당연하다,
오늘도 기차는 때가 되자 굴속으로 들어간다
라며 시로 표현했을 때
나는 총을 열심히 닦았었고
너에게 총을 쏠 것이라고 다짐하며
길을 떠났었다.
네가
굴은 기차를 기다렸다는 듯이 매우 좋아한다,
기차도 굴이 그리웠던지 매우 좋아한다
라며 시로 표현했을 때
나는 무의식에서 총 쏘기를 멈추라고
지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총을 잡고 너에게 총을 쏘아 대었었다.
네가
굴과 기차는 몇 초의 쾌락을 위해 참아온 것이다,
어느새 너무나 좋아 흥분한 기차는
굴속으로 힘차게 들어가서 부서진다,
그리고 굴도 너무나 흥분하여 터지고 만다
라며 시로 표현했을 때
나는 전쟁을 끝내고 총을 던져버렸는데
너는 떨어진 총을 세워 들고
총에다 미치도록 키스를 퍼부었었다.
네가
굴은 터지면서, 기차는 부서짐과 동시에
휘발유가 새어 나오면서 쾌락은 끝난다
라며 시로 표현했을 때
나는 전쟁이 끝났으니 길에 누워 쉬었었고
총도 없는 나에게 너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전쟁의 결과가 어떨지 걱정이 됐다.
그리고 다시 총을 쏘고 싶은 전쟁을 생각했었다.
혼란
담배연기에 취해
몽롱한 싸이키델릭 속에 있는
정신이 춤을 춘다.
귓가에는 지난날 감동의 눈물을 뿌리게 한
DOORS의 THE END가 흐른다.
조직은 점점 자유를 넘어
방종으로 향하고 있고
권력은 위치가 바뀔때마다
점점 상실해가는 무엇인가를 느낀다.
윤리는 현실의 손익분기점을 찾아
이기적 쾌락만이 존재하게 한다.
무엇을 해야하는지 아무도 알수가 없으며
막막한 벽이 온 사방을 두텁게 싸고 있다.
얼음가시가 박힌 육체들은
허무했고 허무할 것 같은 역사의 모습이 싫어
태양으로 걸어가고 있다.
눈앞에 어른어른 거리며 떨어지는 붉은비가
그나마 보상의 의미로
지난날의 상처를 씻겨주는 물이 된다.
가끔씩 소중한 주체와 객체가
죽어가는 모습도 보인다.
많은 위대한 사상들은
크게 짖어대며
식욕과 성욕을 채우기위해
서로 할키고 물어뜯는다.
믿음의 대상은
무엇을 어떻게 해 주어야 할지 방향을 잃어가고
부담감만이 주위를 맴돈다.
젊음은 얼음덩어리가 녹아내리듯
작아져가는 아쉬움만을 남긴다.
예술을 추구하고
술과 그녀의 육체를 맛보고 싶지만
세상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흐름이 지속된다.
썩은 샌드위치
우리는 가난한 프롤레타리아이자 복종심 강한 마조히스트다.
어느날 거인 한 명이 우리에게 샌드위치를 만들라고 명령했다.
우리는 결국 방안에서 거인을 위한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네가 하나의 식빵이 되고 나 역시 하나의 식빵이 된다.
너의 리비도와 나의 리비도는 하나의 잼이 되고 우리는 샌드위치를 완성시킨다.
우리는 마조히스트였기에 거인이 샌드위치를 빨리 먹길 바랬다.
하지만 거인은 샌드위치를 먹지 않았다.
이유는 거인이 부르조아였기 때문이다.
잼만 발린 샌드위치가 싫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우리는 프롤레타리아이기에 잼만 발린 샌드위치밖에 못 만든다.
결국 거인은 우리가 만든 샌드위치를 먹지 않았고, 샌드위치는 썩어버렸다.
첫사랑이야기
하느님이 자위를 해 세상에 정액이 고이던 날이였지.
나 역시 “에드포”의 “빗속의 여인”을 들으며 자위했던 날이기도 했는데
그보다는 현란한 몸놀림과 깜직한 미소를 가진 그 여인이!
노란우산 속에서 함께 빗속을 걷던 그 여인이!
아직도 내 가슴속을 파고드는 희망인 그 여인이!
개미허리를 가진 작은 체구의 그 여인이!
곰탱이같은 내몸으로 터뜨리고 싶은 그 여인이!
그 여인이! 생각나서 견딜수 없는 날이라고 말해야될거야.
좀더 시적으로 말하면 그 여인이 떠나가듯
빗물이 하수구로 떠나가던 날이라고 말할수 있지.
빗물이 하수구로 떠나가던 날이였어.
난 첫사랑과의 마지막 이 날을 절대로 잊지 못해. .
그 여인은 나보다 이틀 빨리 태어났지. 사춘기 시절에
한 영화의 주인공으로 그 여인은 내 앞에 처음 나타났고
텔레비전 속에서는 내 앞에 자주 나타났었지.
이 때문에 난 매일 팬티를 갈아입어야 했고
그 사춘기 시절부터 한순간도 빠짐없이
그 여인의 모습을 지켜보며 희망을 가졌어.
멀고도 험하기만 한 사랑이라고 주위에서는 지랄했지만
운명인지 그 여인과 나는 사랑에 빠졌단 말씀이지.
그런데 씨발! 첫사랑은 이루어질수 없다는 누구나의 운명 때문인지
오늘처럼 빗물이 하수구로 떠나가던 날 그 여인도 떠나갔어.
좆같은 쪽지 하나 건내주고 그 여인은 떠나갔지.
아무리 강도가 좋은 지우개라도
힘있게 눌러서 쓴 많은 연필낙서는
100% 깨끗이 지우지 못해요.
힘을 빼고 살살살 쓴 많은 연필낙서는
100% 깨끗이 지울수 있어요.
아무리 독한 사람이라도
열정을 다해 몸바쳤던 사랑은
100% 깨끗이 지우지 못해요.
조금씩 조금씩 조심스럽게 한 사랑은
100% 지울수 있어요
날 놀리는 내용의 쪽지를
아니면 어디서 표절한 유치한 쪽지를
내 손에 건네주고 88라이트 담배를 피며
빗물이 하수구로 떠나가던 날
그 여인은 떠나갔지! 떠나갔지! 떠나갔지!
헛된 죽음
남자와 여자는 부부다.
결혼한지는 5년째이며 연애생활까지 합하면
같이 지낸 세월은 10년이다.
여자는 남자를 너무 사랑하여 집착병이 있다.
남자는 여자를 사랑하지만
너무 집착이 강한 여자가 싫증이 날 때도 있다.
남자에게는 취미가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 마돈나의
모든 것을 수집하는 일.
매일 마돈나의 뮤직비디오와 사진을 구입해서
쉬지않고 남자는 본다.
뿐만아니라 마돈나가 현재까지 쓰고 있는 물건은
전부 구입해서 여자가 보는데서
늘 페티쉬의 쾌락으로 자위행위를 즐기기도 한다.
이런 남자의 모습에 늘 참아오던 여자는
한 날 참다못해 남자에게 유서같지 않은 쪽지하나를
써 놓고 부엌에서 목을 매달고 자살을 한다.
또 그 년이 떠든다.
내 남자의 눈 속에 별이 뜬다.
눈이 부셔 바라볼 수 없다.
또 그 년이 노래한다.
내 남자의 눈 속에 달이 뜬다.
눈이 뜨거워 바라볼 수 없다.
또 그 년이 웃고 춤을 춘다.
내 남자의 눈 속에 태양이 뜬다.
내 몸은 타버리고 다시는 바라볼 수 없다.
이제 내 남자가 정신을 차리고
타버린 내 몸에 얼음 눈물을 뿌려 식히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쪽지를 읽은 남자는
목을 매달아 저울처럼 왔다갔다하는
여자의 시체를 안고 서럽게 울음을 터뜨린다.
그러나 시체를 안아주는 남자의 눈빛은
부엌문에 걸려있는 마돈나 사진으로 향하고 있다.
지겨움의 진보란
우리는 한 가지에 열중할 수 없는 인간들이다.
우리는 늘 시간이 지나면 지겨움을 느껴
색다른 것으로 대체를 하고 싶어 한다.
반찬도 하루만 지나면 지겹다며 바꾸고 싶어 하고
몸에 배였다는 쌀도 지겨워서 이젠
라면이나 햄버거, 피자 등으로 자주 바꾼다.
이처럼 우리는 지겨움을 잘 느낀다.
이는 실용적으로 매우 행복한 소식이기에
우리는 오늘도 흐뭇한 모습으로 박수를 보낸다.
이런 지겨움은 “새로움을 추구해야 진보가 있다”는
진리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진리를 일찍 깨달았는지
요즈음은 인간도 도구로서
대체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남자가 한 여자와의 사랑이 지겨워
새로운 여자로 자주 바꾸는 것은 일상화되었고
여자도 한 남자와의 사랑은 지겨워
남자를 자주 바꾸는 추세이다.
이는 변화를 중시하는 진보주의적 관점에서 볼 때
행복한 예감이 아닐 수 없다.
내가 현재 이 시간에 행복하면 제일이고
이 시간 이후나 다른 사람의 눈치는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이득이 바로 보이는 유토피아적인
실용적 진리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진보의 행복예감은 미래에는 더욱더 발전하여
영원히 일상화 될 것이라는 믿음을
우리는 굳게 가져본다.
우리는 아마도 미래에 가면
자식을 낳아 기르는 부모도
자식이 지겨우면 다른 자식과 바꿀 것이다.
즉 자식을 키우다가 자주 울고 말 안 들어 짜증나면
옆집 아이와 바꾸어서 키울 것이고
딸을 키우다가 아들로 키우고 싶으면
옆집에 남자아이와 바꾸어서 키울 것이다.
우리는 아마도 미래에 가면
부모를 모시는 자식도
부모가 지겨우면 다른 부모로 바꿀 것이다.
즉 부모를 모시다가 부모 재산이 떨어져서 짜증나면
재산 많고 갈 곳 없는 노인으로 바꿀 것이다.
우리는 이처럼 계속 지겨움을 강렬하게 느끼며
진보를 향해 뜨겁게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아마도 더더욱 미래에 가면
자식을 라디오와 바꿀 것이고
마누라와 라면 두 박스와 바꿀 것이고
재산 많은 부모와 애인과 바꿀 것이고
...
...
결국 우리 개개인도
한 대상의 대체품이 되어
이리저리 돌아다닐 것이다.
훈련소의 행복한 개들
우리는 개다.
"멍멍멍" 짖는 개다.
너희는 개주인이다.
늘 우리에게 뭐라고 명령을 시킨다.
우리는 그 명령에 무조건적으로
"멍멍멍" 소리와 함께
신속하게 복종한다.
개는
아무데서나 섹스하고
아무데서나 똥, 오줌누고
아무데서나 취식물을 먹을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참으로 이상한 개다.
섹스는 하고 싶어도 못하고
똥, 오줌은 화장실에서 조차 마음대로 눌수없고
취식물도 마음대로 먹을수 없다.
개에도 등급이 있나보다.
우리는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똥개보다 못한
가장 낮은 등급의 개다.
그래도 개보다 못한 존재가 아니라
개의 범주에 포함되기에
우리는 행복하다.
그래서 오늘도 우린, 다같이 행복의 함성을 지른다.
“멍멍멍”
부모 마음
우리는 개입니다.
늘 구박받고,
두들겨 맞고,
아무 곳에서나 쳐먹고,
아무 곳에서나 씹하고,
아무 곳에서나 똥, 오줌 갈기는
똥개입니다.
우리는 이런 개의 현실이
너무나 싫어,
개의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많은 노력을 했지만,
역시 개는 개였습니다.
결국 우리는 다짐을 했습니다.
자식에게는 개같은 인생을 만들지 않겠다고...
즉, 자식을 이용해서
대리만족을 느끼리라 생각했습니다.
어느날
우리는 쓰레기통에서
뜨거운 씹을 즐기고,
자식 하나를 낳았습니다.
우리는 이 자식을
개자식이 아닌 사람자식으로
키우기 위해
이쁜 옷 입히고,
이쁜 그릇에 밥 담아주고,
이쁜 집에서 이쁜 이불로 잠을 재웠습니다.
자식이 조금 자랐을 때는
숟가락, 젖가락 질도 시키고,
두 발로 걷는 연습도 시키고,
사람들이 보던 책을 구해 건내주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이 자식은
숟가락, 젖가락을 지근지근 이빨로 씹으며,
책에다는 똥, 오줌을 갈기며,
개처럼(우리처럼)
“으르렁, 멍멍! 으르렁, 멍멍!” 하는데...
어느 여교수의 국문학 강의
“전 몇일전에 한 남자에게 사랑고백을 받았어요. 저 역시 그 남자에게 관심이 있어서 고백을 받아들이려 하는데 저는 좀 분위기 있게 고백을 받아들이고 싶어요. 그래서 전 그 남자에게 한편의 시를 주면서 고백을 받아들일까해요. 그래서 저는 시한편을 작성했는데 여러분들이 이 시를 보시고 효과가 있겠는가를 판단 좀 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수업의 핵심은 이것이며 판단을 잘 하시는 학생이 있으면 수업은 빨리 마치도록 하겠어요.”
한 여교수가 국문학 강의시간에 학생들을 두고 한 말이였다. 수업을 빨리 마쳐준다는 교수의 말에 학생들은 너무나 기뻐 “판단을 잘해보자!” 라는 생각을 가진다. 그리고 시선은 여교수의 분필잡은 손으로 유심히 향해있다. 여교수는 자신이 작성한 시를 칠판에 하나하나 적어가기 시작한다.
FOR LOVE(힘들어했었던 나의 그대를 위해 이젠 말할께요)
나를 지켜주는 멋진 그대에게
쉽게 사랑한다고 전할수 없어
나를 바라보는 그대 눈길 느껴져도
진실한 모습 보일수 없어
너무나도 벅찬 사랑이기에
그 사랑을 받을만한 능력이 없다고
슬픈생각, 이렇게 아픈 감정받고서도
투명한 마음 자꾸만 감싸쥐는 이유가...
그대는 진정알까
내 아꼈던 “사랑한다”는 말을
그대는 진정 이해할수 있을까
너무나도 사랑하기에 거역할수 없는 감정을
포장하고 있다는 걸...
사랑하기 때문에 아프다던 어느 시인의 말이
비웃음처럼 내게 다가온다.
이 깊은 밤에 단잠이루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그대의 모습이 휜하다.
이제는 말할게요.
나의 두눈으로, 나의 미소로, 나의 몸짓으로
그대 사랑이 내 가슴을 온통 뒤흔든 그 순간부터
사랑이라 이름하는 그 감정을 말하고 싶었답니다.
이 지친 손끝으로 써내려간 투명한 심정을
그대 넓은 이해심으로...
시를 칠판에 다 적자 강의를 듣던 한 남학생이 여교수에게 달려가 포옹을 하고 미친 듯이 키스를 한다. 어느새 강의실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고 여교수는 키스하는 도중에 웃으면서 “오늘 강의는 여기까지...”라고 말하고 다시 그 남학생과 미친 듯이 키스를 한다. 다른 학생들은 강의실에서 다 나가버린다.
이름:박준석
성별 :남
연령:26
주소:대구시 수성구 두산동 154-8
이메일:canimalove@hanmail.net
전화:018-581-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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