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신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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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성-시(2004.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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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비가 눈물처럼 점점 더
쏟아지고 있다.
서러움을 참고 있던 것
처 럼.
누가 하늘을 울렸는지
모른다.
두 주먹 꾹 쥐고 참고 있었는지,
두 눈살 찌푸리고 참고 있던 건지,
이제는 더 이상 그 눈물
거둘 수가 없다.
하지만 하늘에 물이 고이는 데
나도 한 목을 했다고.
그래서 인지 오늘은
빗줄기가 아프게 내려오고 있다.
그 곱기만 하던 하늘을.
그 곱기만 했던 마음을.
성묘
조상님도 반가우신 지 비가 내린다.
차 위에도 먼지들이 내려앉아
걱정이 가득한 풀이다.
어렵사리 성묘에 도착하니 기분이 좋아
뛰어다닌다.
장갑 하나씩, 갈퀴, 낫, 풀 깎는 기계 여러 짐 실어
나른다. 윙-
경건한 마음에 아버지는 풀을 베며
자식들에게 화 한번 안 내신다.
어머니는 갈퀴로 끌어 모으고, 아버지는
일을 하시다가 밀짚모자도 발로
걷어찬다.
나는 비가와도 마냥 좋아 모인 풀을 끌어
안아 던진다.
제초기를 피하다가 남의 무덤을
밟아 전율이 왔다.
이제 소주 한 병에 오징어, 포도 하나
가족 모두 모여 인사를 드린다.
나는 소원을 빌 때 가문을 빛내게
해달라고 하였다.
아버지는 조금 후회하실 것 같다.
내 동생은 술을 뿌리며 할머니 무덤이
아니면 어쩌지 하고 아직은 걱정 할 테지.
남은 음식은 모두 주고 간다. 벌레들은
기뻐서 난리가 나겠지. 벌레들이 유리병도
먹을 수 있으려나. 술에 취하지는 않
으려나.
가는 길에 포도 씨를 골고루 뿌려주고 간다.
이제 우리가 떠나는 사이 조상님도 기분이
좋으신 지 비가 그친다.
휘파람 불다
바깥은 하얀 배경
눈을 슴벅거리며
휘파람을 분다
양치기 하는 목동
들이 오늘만큼 행복해
보인 적이 없다.
휘파람이 분다
바깥은 진눈깨비
나는 호주머니에
휘파람 분다
( 지금은 누구도 나를 방해할 수 없다
왜냐 나는 휘파람을 부니까 )
친구
발이 퉁퉁 부어도 좋다.
오랜만에 만나 축구를
할 수 있다면.
몸이 비틀거리고 힘이 없어
넘어져도 좋다.
이기지 않아도 농구도
할 수 있다면.
실컷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다가,
아파트 나무 그늘에
앉아 과자를 까먹으며
음료수도 나눠 마신다.
돈은 당연히 내가 내고.
나나 너나 공돈 다 써가며.
그렇게 그늘 같은 얘기를
함께 나눈다.
설혹 비가 왔어도 뛰었을
것이다.
머리가 다 까져서 할아버지가
되고 화투나 한판 칠 수
있다면.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면. . .
겨울 달
맑은 겨울날에
달을 찾아다닌다.
추운 하늘에 달은
반 밖에
뜨지 않았다.
나는 그 달을 바라다
본다.
서서히 달은
노오란 박 같이
웃게 되었다.
노랗게 빛나는 옛
돌담 같이,
아, 생각난다
눈물 젖은 눈,
귀.
들려온다,
꿈을 모는 달팽이가.
생각난다,
내가 눈물 흘린 적이.
노란 봉투 가지고 나가려다
눈물 한 방울 속에
고인 적이.
생각난다, 안 울려고
그 동안 묵힌 것에 비하면
별 것 아니라고
우스운 일이라고
가슴으로 참고
안 울려고 했던 것이
생각난다.
결국엔
한 방울, 아니
두 방울이었나
소나기 떨어진 거
기억난다.
그 아련한 기억 때문에
눈도 멍들고
두 귀도 눈물 흘렸던
거 크게 번졌던 것
아, 기억나! - 아, 생각난다.
손에 들었던 하찮은 종이봉투 떨려오던 것이
기억나.
길 잃은 새
길 잃은 학원 전단지, 이제 내게서
종이비행기로 다시 태어나다.
어디로 날려보낼까, 나무 덤불
사이로 날려버릴까.
나는 종이비행기를 맑은 하늘
갈매기에게로 날린다.
영원히 행복하게 날아가라고.
내 비행기는 하늘 저 끝 편까지
날아가지는 않았다.
하지만 괜 ․ 찮 ․ 다
날아가면서 하늘이 어떤지를
알았으니.
저녁 눈
아버지와 아들이 등을 보이며
등을 밀고 있다.
나지막하게 따뜻함이
느껴진다.
이번에는 아들 차례이다.
나지막하게 따뜻함이
느껴진다.
환한 저녁에 호탕한 웃음 눈도
내리 우고 있다.
새처럼
새처럼 하늘을 날고 싶다.
하늘을 보며 새처럼 날고 싶다.
하늘을 보며 눈물 흘리고 싶다.
하늘을 보며 웃음을 짖고 싶다.
한편의 동양화처럼 붓으로
살고 싶다.
노란 새, 하얀 새 어느 것이라도
좋으니 새처럼 살고 싶다.
작은 새, 큰 새 어느 것이라도
좋으니 새처럼 살고 싶다.
젊은 새, 늙은 새 어느 것이라도
좋으니 새처럼 살고 싶다.
그곳이 폭포 속, 조용한 숲 속,
계곡, 나무
어디라도 좋으니.
못난이 제조기.
고입 커트라인은 못난이 제조기.
아직 광화문도 못 들었는데
절취선이 倭 말이냐.
푸른 파도만 한 내 꿈은 이제
흙탕물이 되어야 하는가?
물고기처럼 펄떡거리던 내 연어와도
이제 ‘안녕’ 해야 하겠다.
자전거 끄는 소리가 까마귀 때
날아가는 환청 같다.
경영자는 일부러 기름 때 못난이
를 제조하고 있다.
빨 ․ 파란 성조기를 휘날리려던 내 꿈은
먼 나라 어느 강으로 흘러갔고,
저는 앞의 막막한 바위 곁에서
무슨 동지로 살으렵니다.
이름 하여 못난이, 얼굴 하여 주근깨투성이
이고 지저분한 못난이.
성명 : 여(焒)운성
주소 : 충북청주시흥덕구운천동진양아파트 9-405
전화 : 043) 272-6538
016) 442-6538
성별 : 남
참고 항목 : 시적 허용을 조금 했습니다. 무리일 것도 같았지만, 시의 강조를 위해서 사용했습니다.
비가 눈물처럼 점점 더
쏟아지고 있다.
서러움을 참고 있던 것
처 럼.
누가 하늘을 울렸는지
모른다.
두 주먹 꾹 쥐고 참고 있었는지,
두 눈살 찌푸리고 참고 있던 건지,
이제는 더 이상 그 눈물
거둘 수가 없다.
하지만 하늘에 물이 고이는 데
나도 한 목을 했다고.
그래서 인지 오늘은
빗줄기가 아프게 내려오고 있다.
그 곱기만 하던 하늘을.
그 곱기만 했던 마음을.
성묘
조상님도 반가우신 지 비가 내린다.
차 위에도 먼지들이 내려앉아
걱정이 가득한 풀이다.
어렵사리 성묘에 도착하니 기분이 좋아
뛰어다닌다.
장갑 하나씩, 갈퀴, 낫, 풀 깎는 기계 여러 짐 실어
나른다. 윙-
경건한 마음에 아버지는 풀을 베며
자식들에게 화 한번 안 내신다.
어머니는 갈퀴로 끌어 모으고, 아버지는
일을 하시다가 밀짚모자도 발로
걷어찬다.
나는 비가와도 마냥 좋아 모인 풀을 끌어
안아 던진다.
제초기를 피하다가 남의 무덤을
밟아 전율이 왔다.
이제 소주 한 병에 오징어, 포도 하나
가족 모두 모여 인사를 드린다.
나는 소원을 빌 때 가문을 빛내게
해달라고 하였다.
아버지는 조금 후회하실 것 같다.
내 동생은 술을 뿌리며 할머니 무덤이
아니면 어쩌지 하고 아직은 걱정 할 테지.
남은 음식은 모두 주고 간다. 벌레들은
기뻐서 난리가 나겠지. 벌레들이 유리병도
먹을 수 있으려나. 술에 취하지는 않
으려나.
가는 길에 포도 씨를 골고루 뿌려주고 간다.
이제 우리가 떠나는 사이 조상님도 기분이
좋으신 지 비가 그친다.
휘파람 불다
바깥은 하얀 배경
눈을 슴벅거리며
휘파람을 분다
양치기 하는 목동
들이 오늘만큼 행복해
보인 적이 없다.
휘파람이 분다
바깥은 진눈깨비
나는 호주머니에
휘파람 분다
( 지금은 누구도 나를 방해할 수 없다
왜냐 나는 휘파람을 부니까 )
친구
발이 퉁퉁 부어도 좋다.
오랜만에 만나 축구를
할 수 있다면.
몸이 비틀거리고 힘이 없어
넘어져도 좋다.
이기지 않아도 농구도
할 수 있다면.
실컷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다가,
아파트 나무 그늘에
앉아 과자를 까먹으며
음료수도 나눠 마신다.
돈은 당연히 내가 내고.
나나 너나 공돈 다 써가며.
그렇게 그늘 같은 얘기를
함께 나눈다.
설혹 비가 왔어도 뛰었을
것이다.
머리가 다 까져서 할아버지가
되고 화투나 한판 칠 수
있다면.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면. . .
겨울 달
맑은 겨울날에
달을 찾아다닌다.
추운 하늘에 달은
반 밖에
뜨지 않았다.
나는 그 달을 바라다
본다.
서서히 달은
노오란 박 같이
웃게 되었다.
노랗게 빛나는 옛
돌담 같이,
아, 생각난다
눈물 젖은 눈,
귀.
들려온다,
꿈을 모는 달팽이가.
생각난다,
내가 눈물 흘린 적이.
노란 봉투 가지고 나가려다
눈물 한 방울 속에
고인 적이.
생각난다, 안 울려고
그 동안 묵힌 것에 비하면
별 것 아니라고
우스운 일이라고
가슴으로 참고
안 울려고 했던 것이
생각난다.
결국엔
한 방울, 아니
두 방울이었나
소나기 떨어진 거
기억난다.
그 아련한 기억 때문에
눈도 멍들고
두 귀도 눈물 흘렸던
거 크게 번졌던 것
아, 기억나! - 아, 생각난다.
손에 들었던 하찮은 종이봉투 떨려오던 것이
기억나.
길 잃은 새
길 잃은 학원 전단지, 이제 내게서
종이비행기로 다시 태어나다.
어디로 날려보낼까, 나무 덤불
사이로 날려버릴까.
나는 종이비행기를 맑은 하늘
갈매기에게로 날린다.
영원히 행복하게 날아가라고.
내 비행기는 하늘 저 끝 편까지
날아가지는 않았다.
하지만 괜 ․ 찮 ․ 다
날아가면서 하늘이 어떤지를
알았으니.
저녁 눈
아버지와 아들이 등을 보이며
등을 밀고 있다.
나지막하게 따뜻함이
느껴진다.
이번에는 아들 차례이다.
나지막하게 따뜻함이
느껴진다.
환한 저녁에 호탕한 웃음 눈도
내리 우고 있다.
새처럼
새처럼 하늘을 날고 싶다.
하늘을 보며 새처럼 날고 싶다.
하늘을 보며 눈물 흘리고 싶다.
하늘을 보며 웃음을 짖고 싶다.
한편의 동양화처럼 붓으로
살고 싶다.
노란 새, 하얀 새 어느 것이라도
좋으니 새처럼 살고 싶다.
작은 새, 큰 새 어느 것이라도
좋으니 새처럼 살고 싶다.
젊은 새, 늙은 새 어느 것이라도
좋으니 새처럼 살고 싶다.
그곳이 폭포 속, 조용한 숲 속,
계곡, 나무
어디라도 좋으니.
못난이 제조기.
고입 커트라인은 못난이 제조기.
아직 광화문도 못 들었는데
절취선이 倭 말이냐.
푸른 파도만 한 내 꿈은 이제
흙탕물이 되어야 하는가?
물고기처럼 펄떡거리던 내 연어와도
이제 ‘안녕’ 해야 하겠다.
자전거 끄는 소리가 까마귀 때
날아가는 환청 같다.
경영자는 일부러 기름 때 못난이
를 제조하고 있다.
빨 ․ 파란 성조기를 휘날리려던 내 꿈은
먼 나라 어느 강으로 흘러갔고,
저는 앞의 막막한 바위 곁에서
무슨 동지로 살으렵니다.
이름 하여 못난이, 얼굴 하여 주근깨투성이
이고 지저분한 못난이.
성명 : 여(焒)운성
주소 : 충북청주시흥덕구운천동진양아파트 9-405
전화 : 043) 272-6538
016) 442-6538
성별 : 남
참고 항목 : 시적 허용을 조금 했습니다. 무리일 것도 같았지만, 시의 강조를 위해서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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