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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상반기 신인발굴]_시_전아름_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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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304회 작성일 17-04-29 02:55

본문

<시 부문>

 

성명: 전아름

연령: 1986년생

주소: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 김포대로 2034

연락처: 01074740644 

학력: 경희대 대학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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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의 아이들  

 

집은 움직이는 엘리베이터였다

다음 층을 누르고 열리는 곳은 늘 새로웠다

수퍼를 지나 학교 그리고 집현관

알코홀과 링거를 맞는 아버지

신을 벗기도 전에 술냄새가 굴러들어온다

시설에 간다는 문자를 받은 날

기쁠지 슬플지 어느 층을 눌러야 할지

늘상 누르던 지하 3 층

바닥은 더 떨어질 곳이 없어 멈춰있다

밖에서 누군가 올라가는 버튼을 누른다

을감고 빛 보기를 기다린다

옥탑에 사는 엄마는

문자에 한 번도 발신한 적이 없다

집은 나보다 늘 빠르게 움직였다

문이 열리면 형제와 친구가 있고

신발은 늘 가지런해야 했다

엘리베이터의 불이 무심하게 꺼지더라도

나는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을 하면 된다

희망차고 무심하게 기다리는 일 

    

 

 

 

 

2.내게로

 

나 하나 생각하는 밤이면

낮동안 피워낸 이파리들이 

다 내게로 옵니다.

 

고독이 말라갈 때

삶은 집과 함께 모이고

별은 타인을 껴앉고

그리움은 그 뿌리가 환해

덜 나쁜 공장의 제품들은

도시를 먹여살립니다.

 

슬픔이 증발한 시대

진리는 다수결로 움직이고

다행이라며 덜  고통스러운 것을 주고

어왔던 투쟁의 물은

적적한 사막으로 흘러갑니다.

 

온기하나 산맥을 넘는 밤이면

시리고 거친 은하수조차

다 내게로 옵니다.

 

 

 

3. 고마운 것들

 

아파본 사람은

삶의 항해 어디쯤

쓸려오는 파도가 고맙습니다.

 

오래두고 보려고

해변위 반짝이는 모음들을

수첩에 적어놓습니다.

 

간간히 눈물나는 것은

햇빛에 말려

주머니에 넣어둡니다.

 

허물을 허물고

허무를 세우는 시간.

 

모래성 안에

나의 여린 셈여림이 삽니다.

 

모래 사이 손을 넣고

잊혀지기 위해

모래를 모으던

어린시절 친구들을 기억합니다.

 

고마운 것들은

심조심

적당한 거리에 있습니다.

옆으로 가는 모든 공간

그 슬픔안에 내가 삽니다.

 

    

 

 

4. 삶의 행진

 

흙이 죽음까지 끌어안으면

꽃들은 홀씨되어 

머리에 바람통을 진다.  

 

사람 사이에

폭풍이 오면

순수가 희박한 산에

망이 박힌다.

 

초원은 지난하다.

길을 바꿀 때마다  

아물지 못한 가난위에

젊음이 벗겨졌다.

 

창살이 절망으로 부딪힐 때 

볼 여윈 지구는 살아갈 날을 생각했다.

 

숨이차 느린 걸음인데   

몇번이나 서툼을 연습했다.

본성대로 돌을 뚫는다.

벽을 밀어낸다.

다시 흙이 되는 순간

무력하게 너에게 갈 것같다.  

 

 

 

 

5. 겨울학

 

암투병 병동에 계절이 바뀌고있다.

마지막 겨울은 접어야했고

봄을 펴던 종이학은

돌아갈 때를 세고 있었다.

 

닫힌 거울 너머

투명한 입술에 공기가 무겁다.

눅눅하면 날기가 어려울텐데

케도,

백지만큼  평등한 죽음은

아래로 떨어지는 연습을 했다.

 

구겨진 창을 열면

눈썹 하얀 전깃줄 위에

한 숨, 한줌 푸드득 떨어지고

 

내리고 있는 슬픔이

얼기전에는

쓸어야한다.

빗자루 가지러 가는 걸음

걸음

물 밑 갈퀴처럼 부지런하다.

 

 

 

6. 봄비애

 

철지난 도화지에 구름을 구겨넣는다.

내 마음속 꽃을 칠하려면

겨우내 물감은 비워야 한다.

던져진 사월이 여위었다.

말간 봄비가 이제야 왔다.

연두에게 미안했지만 조목조목 일러주었고

웃음 못참는 벗꽃 머리 한번 쓰다 듬어주고

졸고 있는 여름 어깨 한 번 톡,

한 열흘 앓다가 봄은

수심없이 바닥에 떨어졌다.

아쉬운지,

나 보러 나온 꽃잎,

조심조심 내 손바닥 위에

다음 해 봄 약속미리 남겨 주었다.

    

 

 

 

7. 눈을감으면

 

                     

슬픔이 산을 오르다 눈을 감으면

떨어지는 물이되고 숲에 비가되고

 

보고싶다는 말은 반짝,

별이 되어 바람에 달아

눈을감으면 어느새 창밖에 걸려있고

 

버스가 오고 오지 않는 널 기다리며

우산을 펴고

돌아갈만큼만 걸어갔던

가벼운 나의 발자국들을 위로하며

 

 

간절하거나 두렵거나 원하거나

눈을 감으면

고요와

찬란하게 부서지는 시와

저절로 익어가는 저녁하늘이 툭, 내앞에 떨어지고.

 

    

 

 

 

 

8. 서가 흐르는 밤

 

 

눈으로 볼 수 없는 새벽은

나에겐 등 돌린 어둠입니다.

 

닿을 수 없는 영혼의 왈츠는

악보 없는 용서를 연주하고.

 

온 팔으로 대지를 껴앉고

초록을 밀어 올리는

당신은

구멍난 손을 내미셨습니다.

흐르는 마음.

투과하는 피.

침묵의 감옥을 지나

녹슨 겨울을 부수고

선홍이 물든

외딴 방에 머물렀습니다.

 

가만히 누워 고통을 생각할 때

돈으로 살 수 있는 슬픔은

얼마나 긴가 생각하고.

 

말들이 흐느끼는 시간.

깨어지거나 아름답거나 잠시 머무른

내 미래의 사람에게 날아가

용서를 흐르게 하고픈 밤입니다.

 

    

 

 

 

 

9. 이방인

 

사람들은 더 이상 울지 않았다

굽은 허리조차 들 수 없는 공간 ,

손 밑 검은 이방인들이

그들의 말을 염색하고 있다 .

등허리가 굽혀지는 만큼

굽어지는 날들

리는 철옹성과 같이

덜 주고 많이 부리는 법을 자랑삼아 이야기했고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리는 날들을 생각했다

짜깁기한 천들이 나부끼는 섬에서

얼굴 없는 이방인들이

소리없는 계절 안에서 숨죽여 울고 있었다 .

잔인한 언어들이 계절을 부르고 있다 .

    

 

 

 

 

 

10. 정원손바닥만한 그리움입니다.

나무 창살에 해가 앉았습니다

뭉클한 것을 자꾸 뱉어도

들여진 자유는

자꾸 머뭇거립니다.

날다가 돌아와 가다 와

기대고 우두커니.

 

멀리가라고 손짓하고 떼 보아도

좁고 긴 나의 세계에

잎사귀 하나 물어주었습니다.

 

밖은 아직 죽음이 차있고

가만히 앉아 고요를 생각합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앉아

창밖을 봅니다.

나는 그대에게

그리움을 주고

자유를 주고

심장을 주었지만

그대는 나에게

고통을 주고

속박을 주고

희망을 주었습니다.

 

이제

그대의 정원에서

사랑하는 일을 그만두려합니다.

어둠이 차오르는 시간

마지막 눈물이 타오릅니다.

가장 찬란하고 슬픈 순간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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