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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상반기 신인발굴]_소설_송자연_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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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327회 작성일 17-05-01 10:25

본문

<소설 부문>


성명 : 송자연

성별 :

연령 : 29

주소 : 경기도 군포시 금정동 쌍용아파트 103402

연락처 : 010-4433-4353

     

 

 

 

 

 

 

 

 

 

 

 

 

 

 

 

 

 

 

 

 

 

 

 

강박증






 

지은 EP1.

졸린 눈이 채 떠지기도 전에 지은의 몸은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체중계 위로 걸어 올라갔다.

“40.4...앞으로 0.9kg”

그녀가 잠꼬대를 하듯 체중계에 찍힌 숫자를 중얼거렸다. 지은이 매일같이 체중계에 올라선지 이제 11개월 정도가 됐다. 그 동안 그녀는 몸무게를 14kg 정도 감량했다. 아직까지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마치 작은 쪽지 시험이라도 무사히 지나간 듯 한껏 홀가분해진 표정으로 지은이 체중계에서 내려왔다. 그녀는 곧 바로 배를 손으로 쓸어내리면서 냉장고로 향했다. 그녀가 가장 기다리던 아침식사 시간이었다. 조금 전까지 졸린 눈을 겨우 비비며 일어났던 것과 달리 그녀의 뱃속은 이미 꼬르륵 소리로 요동을 치고 있었다. 지은이 냉장고 문을 열자, 그녀가 평소에 즐겨먹는 음식들이 냉장고 안을 채우고 있었다. 잘 익은 붉은 토마토가 봉지에 든 채로 넣어져 있었다. 그 옆으로 그녀가 종종 밥 대신 먹기도 하는 하얀 두부가 보였다. 워낙에 맨 두부를 그냥 데워 먹는 것을 좋아하는 그녀의 식성 덕에 지은은 커다란 두부를 보는 것만 으로도 든든한 마음이 들었다. 그 위 칸에는 달달한 맛을 지닌 노란색 파프리카 세 개와 함께 씹히는 질감이 오독오독해서 좋아하는 연두 빛 백오이 두 개가 있었다. 가만히 냉장고 안을 살피던 지은의 눈에 파프리카의 노란색과, 오이의 초록색, 토마토의 붉은 색들이 모여 있으니 그 자체로도 더 신선하고 먹음직스럽게 느껴졌다.

앞으로 지은은 이 냉장고의 건강하고 신선한 음식들을 조절해서 섭취하며 다음 주 추석 연휴까지 2주 동안, 더 혹독한 다이어트를 할 예정이었다. 회사에는 그녀의 본가인 대전에 내려간다고 말한 뒤 연차를 냈고 집에는 회사 일로 바쁘다는 핑계로 내려가지 못한다고 얘기해둔 상태였다. 그녀의 모든 다이어트 계획이 완벽해져갔다. 이제 실행에 옮기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니 지은의 기분이 점점 더 설레었다.

 

현수EP1.

현수는 가지런하게 붙어있는 기다란 밀가루 떡을 하나하나 띄어가며 다른 재료들은 제대로 도착한 것인지 눈으로 확인했다. 이제 막 민규가 가게에 도착했다. 그는 아직 의자도 없어서 박스에 앉아서 떡을 떼어내고 있는 현수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얌마, 아직 개시도 안했는데 왠 한숨이야.”

현수가 어색하게 웃으며 민규를 향해 말했지만 민규는 현수의 말을 애써 모르는 척 등을 돌려버렸다. 그가 방금 전 배달되어 온 식재료 박스들을 정리 하려했지만 다시 현수에게 고개를 돌려 대답했다.

깝깝해서 그래, 순 날강도 같은 것들 때문에 이게 뭐냐, 공부머리는 없어도 이 떡볶이로 돈 좀 버나했더니...이렇게 쫓겨나기까지 하고...내가 억울해서 잠이 안 온다.”

민규의 말에 현수는 멈칫했지만 들고 있던 떡을 계속해서 떼어냈다.

오늘부터 현수와 민규는 인천의 원미동 개나리 아파트에서 일주일간 여는 장에 임시로 떡볶이 집을 열게 되었다. 추석맞이 장이라지만 현수와 민규는 당장에 장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사실 그들이 운영했던 떡볶이 가게는 전국적으로 알려진 유명 맛집이었다. 그러나 유명세를 얻게 되자 가게의 건물주가 터무니없이 월세를 올리기 시작했다. 현수와 민규의 떡볶이 집은 갈수록 장사가 잘 되었지만 순수입은 점점 줄어들어갔다. 급기야 월세를 감당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되었다. 그들은 별다른 방법을 찾지 못한 채 그나마 있던 권리금도 월세를 내지 못해서 다 까먹게 되었다. 결국 현수와 민규는 빈손으로 떡볶이 집을 나오는 수밖에 없었다. 억울했지만 애초에 계약상의 문제도 있었다. 현수는 떡볶이 맛 하나 만큼은 자신 있었기 때문에 열심히 하면 다 해결될 것이라고 여겼던 것이 후회되었다. 이미 가게는 날아가 버린 상황이었다. 가게를 닫고 나서 그는 그 충격에 한동안 집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이제는 어느 정도 마음을 정리한 상태였다. 오늘 이 아파트 단지 내에 일주일동안 장을 선다는 정보를 듣고 가게를 개시하게 된 것도 그가 다시 한 번 더 떡볶이로 재기를 하기 위한 첫 출발이었다. 비록 지금은 이런 임시 포장마차 수준의 가게에서 떡볶이를 팔아야하는 상황이 됐지만 언젠가 다시 번듯한 가게를 열어야겠다고 현수는 마음속으로 다시 다짐했다.

"그거 빨리하고 와서 떡이나 떼 빨랑, 우리 옆집도 떡볶이 집 같던데 먼저 개시해야지 않겠냐."

현수는 민규의 축 쳐진 태도에 아랑곳하지 않고 씩씩한 목소리로 민규에게 말했다

"진짜, 안 되다 안 되다 하니까 이젠 별게 다 지랄 맞네."

현수의 말에 손이 빨라진 민규가 짜증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지랄 맞을 게 뭐 있어, 떡볶이 맛이야 우리만한 데가 어디 있냐. 먼저 냄새로 손님들 잡아놓자는 거지, 지랄은 네 성격이 더 지랄 맞다 새끼야.“

 

지은 EP2.

지은은 습관적으로 노트북을 켜고 친구들과 직장 동료들의 SNS를 하나씩 확인했다. 태국으로 여행을 간 중학교 친구 민주, 유명 맛집에서 신나게 먹고 있는 친한 직장동료 진경, 지은은 그들의 사진을 볼 때 마다 여행지 속 이국의 아름다운 바다나 먹음직스러운 음식보다 다른 것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시선에 들어오는 맨 첫 번째는 언제나 한결같았다. 여행을 가서 수영복을 입은 민주의 육감적인 몸매, 저렇게 먹어도 날씬함이 느껴지는 진경의 가느다란 팔, 다리가 그것이었다. 지은이 이렇게 몸매에 집착하는 데에는 지금 그녀가 보고 있는 SNS6년 째 그녀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에 입사한 뒤 부터였다.

상대적으로 여자가 많은 지은의 회사는 유명한 쇼핑몰 업체였다. 젊은 여성을 주요 고객으로 저렴하고 질 좋은 옷을 취급하며 이미지가 좋은 편인 기업이었다. 패션 관련 회사이다 보니 서로에게 보여 지는 것에 민감하고 그것이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분위기가 사무실 안에서도 당연하게 자리 잡았다. 특히 사내의 젊은 여자들의 주요 관심사는 단연 다이어트와 피부, 화장품인데, 그 중 다이어트는 회사 내에서 필수적이었다. 여자들끼리 모여 있으면 더 편할 것이라는 것과 달리 서로간의 묘한 경쟁 심리로 인해 몸매관리에 오히려 더 신경 쓰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평소 군것질을 좋아하기도 하고 남의 이목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다고 자부하던 지은도 그 분위기를 외면하지는 못했다. 그녀가 쇼핑몰 업체에 입사한지 언 6년차, 여러 팀을 오가면서 지금은 회사 내 인사관리 및 총무를 겸임 하고 있었다. 그녀의 직급은 대리였다. 지은은 연차가 늘어날수록 일에 대한 자신감이 상승했지만 젊은 여자 후배들이 점점 늘어난다는 것이 마냥 편하지만은 않게 느끼게 되었다.

솜털 가득한 그들의 어린 피부는 따라잡지 못하더라도 몸매정도는 따라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생각이 슬그머니 그녀의 머릿속에 자리 잡기 시작할 때쯤이었다. 자연스레 자신 말고 모두 날씬하고 예뻐지는 것에 묘한 조바심을 느끼게 되었다. 이제 지은도 어엿한 다이어터가 되어있었다. 체중 감량도 어느 정도 한 덕분에 그녀는 요즘 자신감이 많이 오른 상태였다. 몸무게의 숫자가 낮아질 수 록 더 빼야겠다는 의욕도 상승했다. 애초에 그녀가 세워두었던 목표치에 도달했지만 점점 더 욕심이 생겨서 이번 달까지만 하자라는 결심을 한지 벌써 석 달 째였다. 이번 달은 명절이 있는 달이었다. 지은은 어떻게든 명절 음식은 입에도 대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다. 혹시 모르니 다음 달까지도 다이어트 식이는 계속해야겠다고 이미 결심했다. 다시 또 다이어트 기간을 한 달 늘린 셈이었다. 지은은 한편으로 자신이 혹시 다이어트 중독이거나 이대로 몸이 너무 상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지만 그럴 때 마다 습관적으로 드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 올해 이제 스물아홉이면 마지막 이십대인데 최대한 젊을 때 제일 날씬해봐야지..'

어느새 지은의 생활은 다이어트를 중심으로 돌아갔고 그것에 익숙해졌다.

 

현수EP2.

올해도 역시 고향에 한번 내려가지 못하고 이렇게 장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현수의 기분도 민규 만큼이나 착잡했다. 작년까지 만해도 워낙 떡볶이 장사가 잘 된 덕에 조금 더 가게가 자리를 잡으면 울산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뵙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가게가 날아가 버린 이상 그 계획 역시 날아가 버린 것은 당연했다.

정말, 그때 엄마 말 좀 들어먹을 걸 그랬나...’

현수가 어묵국물을 끓이기 위해 대파와 무가 가득 든 통에 생수를 부어넣다가 지나가는 남학생을 유심히 보며 생각했다. 그 학생은 옆구리에 전자공학이라는 두꺼운 책을 꽂아들고선 무언가 찾는 듯 장 주변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전자공학이라는 책을 보자 현수는 불과 5년 전만해도 저 두꺼운 책을 밤새도록 보고 또 보던 시절이 떠올랐다.

현수는 학창시절부터 큰 꿈을 그려 본 적이 없었다. 언제나 반에서는 적당히 공부 잘하는 아이로 지내왔다. 그에게 공부는 그저 이 나이 대에 해야만 하는 것일 뿐이었다. 그가 대학교를 지망할 때에도 역시 꼭 하고자하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부모님이 원하던 전자과로 진학하게 되었다. 큰 포부를 가지고 전자과를 지망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학교에서도 적당한 성적을 받고 그것에 만족했다. 그런데 그가 1학년 2학기를 마치고 군대를 가야할 즈음, 같은 학부 동기 한 명이 자퇴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가 재학 중이던 학교는 나름대로 서울의 상위권에 속하는 대학이었기에 휴학이 아닌 곧 바로 자퇴를 한다는 것이 의아했다. 거기다 그 아이의 자퇴 사유가 그 동안 하고 싶었던 사업을 하기 위해서라고 하니, 현수에겐 그것이 꽤나 생소하고 신선하게 느껴졌다. 현수와 그는 안면만 있을 뿐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아이는 현수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그런 일이 있은 뒤 현수는 별 탈 없이 군대를 다녀왔지만 학교에 복학을 했다가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을 결심했다. 부모님께는 말씀드리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가 살아오면서 해본 가장 큰 일탈이었다. 현수가 휴학을 한 것은 그 아이처럼 어떠한 큰 꿈을 찾았기 때문에 한 행동은 아니었다. 그는 그 당시에도 여전히 꿈이 없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자신이 앞으로 이 학교에서 배울 공학을 계속 하고 싶다는 마음이 없다는 것이었다. 현수는 떡볶이를 팔고 있는 지금이 더 편하고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누구든 자신을 떡볶이나 판다고 비웃더라도, 마냥 좋았다. 기계적으로 학점을 얻기 위해 계산기를 두들기던 그때의 자신보다 지금이 훨씬 사는 것처럼 느꼈다. 그거면 충분한 것 아닌가.

그러나 그에게도 여전히 앞날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은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불안감은 학교를 무사히 마쳤을 지라도 여전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 것들은 앞으로 그가 떡볶이 집을 어떻게 일궈내는 지에 따라 바뀔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두려우면서도 설레었다.

 

지은EP3.

입 안에 가득 파프리카를 씹은 채로 지은이 아침식사를 하는 중이었다. 그녀는 그 동안 단 음식이라곤 과일 마저도 먹지 않았기 때문에 파프리카가 설탕처럼 달게 느껴졌다.

'맛있다, 맛있다...'

지은의 다음 아침 식사 메뉴는 끓는 물에 데쳐서 먹기 좋게 썰어둔 두부였다. 그녀가 삶은 고구마 다음으로 제일 좋아하는 메뉴였다. 두부 역시 밥공기 가득 썰어둔 것을 입 안에 가득 우물거리며 먹었다. 너무 맛있다고 느낀 나머지 갑작스레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

'두부도 많이 먹으면 살찐다던데, 반만 먹을까...'

지은이 두부를 급하게 먹은 탓에 한 공기 가득하던 두부가 순식간에 반공기만 남겨져 있었다. 그녀가 다이어트를 시작한 후로 금식은 안할지라도 식사 양을 전보다 줄이면서 식탐이 더 늘었기 때문이었다. 항상 식사를 하기 전 그녀가 각오하고 천천히 먹자고 다짐하지 않으면 어느 샌가 무심코 마셔버리듯 급하게 음식을 먹는 것이 이제 습관이 되어 버렸다.

반이 남은 두부를 보며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있던 지은의 콧속으로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냄새가 들어왔다. 너무 오랜만에 맡는 익숙한 냄새였지만 막상 어떤 음식인지는 바로 생각나지 않았다. 그녀는 마치 혀끝으로 음미하듯, 더 깊이 그 향긋한 냄새를 들이마셨다.

"떡볶이다."

지은이 자신도 모르게 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녀가 다이어트 전에 매일 같이 먹던 떡볶이 냄새가 방안 창문을 통해 점점 더 깊숙이 들어왔다. 지은은 자신도 모르게 점점 더 깊은 숨을 들이 마시며 창가로 다가갔다. 칙칙한 회색빛 커튼을 거칠게 걷어 내자 창문 너머에는 곧 장이 들어서려는지, 여기저기에 간이 천막으로 만들어진 가게들이 설치되어 있었고 대부분 준비를 끝내고 막바지 단장에 여념이 없었다. 지은의 불안한 눈이 장안을 살피다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한 곳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그 곳은 다름 아닌 그녀의 창문 바로 앞에 보이는 곳에 들어선 떡볶이 집이었다.

'하필 떡볶이 집이라니...'

지은은 일주일 동안 자신의 다이어트 계획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을지 갑자기 자신이 없어졌다.

 

현수EP3.

"떡볶이 2인분 시키신 분?“

현수가 쉴 새 없이 떡볶이를 그릇에 담아내고 있었다. 이제 그는 누가 몇 인분을 주문을 했는지 가늠이 되지 않아 손님들이 알아서 본인들의 음식을 가져갔다.

추석맞이 장이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현수의 떡볶이 집은 손님들로 아파트 입구까지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명절 음식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다른 전집이나 한과 가게, 양념에 재운 갈비를 파는 가게들보다도 사람들의 발 디딜 틈이 없어보였다.

11시가 되고 마지막 남은 떡볶이를 몽땅 포장해서 판매하고 나서야 현수와 민규는 엉덩이를 의자에 붙일 수 있었다. 현수는 자신의 떡볶이에 항상 자신감이 있었지만 오늘 장사는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도 더 반응이 좋아 그의 표정은 한결 밝아져 있었다. 민규 역시 아침까지 어둡던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콧노래를 부르며 손님들이 먹고나간 자리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 이번엔 떡값 주는 거냐?”

민규가 설거지를 하다가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현수를 향해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그러자 현수가 듣는 둥 마는 둥 하는 표정으로 지폐를 세어보며 말했다.

얼른 모아서 가게 다시 얻어야지 떡값은 무슨..열하나, 열 둘, 열 셋...? 아이 새끼야, 네가 말 걸어서 다시 세야 되잖아.”

현수의 말에 흥분한 민규가 거품이 흐르는 그릇을 들고 그에게 달려들 듯 다가가며 말했다.

, 뭐 이런 게 다 있어, 나도 집에 가서 좀 효도 좀 하자, 저어기 순천에 있는 우리 엄마 좀...?”

민규가 허공을 가리키며 말을 하다가 그들의 가게 앞의 3층 집 창문의 커튼이 재빨리 드리워지는 것을 보았다. 그가 그 창문을 이상하다는 듯 멀뚱히 쳐다보았다. 현수는 그런 민규를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돈을 다세고 난 뒤 그에게 말했다.

작년에 많이 줬잖아, 요번엔 좀 봐줘라, 뭐 하냐 빨랑 안치우고?”

그제야 민규가 3층 집 창문을 멀뚱히 쳐다보며 서있는 것을 알게 된 현수가 그의 옆으로 다가가 같이 창문을 올려 보았다. 이미 창문은 회색 커튼이 드리워진 채 굳게 닫혀있었다. 현수는 그 창문을 보며 말했다.

너두 좀 이상한 거 같지? 저 집 여자 말이야, 계속 우리 집 쳐다보는 거 같지 않냐? 아까도 계속 눈이 마주치더라고.”

현수의 말에 민규는 더 의아해하며 말했다.

그치? 조금 전에도 쳐다보던 걸 내가 대놓고 같이 올려다보니까, 커튼 쳐버리던데? 뭐야, 기분 나쁘게...”

민규의 말에 현수가 한껏 건방진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뭐 겠냐, 이 몸이 만드신 떡볶이 냄새에 홀린 거지, 일반적인 한국 여자라면 안 먹고 싶겠냐? 오늘 봤지? 줄이 그냥 어마무시 했던 거?”

현수의 말에 민규는 딱히 반박할 말이 생각이 나지 않았지만 바로 수긍은 하지 않고 마지못해 말했다.

그런가, 그럼 사먹으러 와야지, 벌써 며칠째 창문에만 붙어서 쳐다보기만 하잖아, 너도 별거 아니야 새끼야.”

민규의 도발에 현수는 괜한 자존심이 상했다. 그러다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지 한번 씨익 웃더니 시선은 여전히 창문을 향한 채 민규에게 말했다.

너 떡값 한번 챙겨갈 수 있게 해줄까? 대신 네가 지게 되면 떡값은 물론 이번 주 주급도 월급에서 까는 걸로, 어때?”

민규는 현수가 말한 떡값이라는 단어에만 흥분한 채 그의 뒷말은 흘려들으며 반문하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저 여자가 우리 집 떡볶이를 먹으러 오면 내가 이기는 거야, 아니면 네가 이기는 거고 콜?”

민규는 그의 물음에 말해 뭐하냐는 표정으로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지은 EP4.

하아...”

떡볶이 집이 바로 앞에 생기면서 그녀의 표정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오늘의 점심 메뉴인 드레싱 없는 샐러드와 데친 버섯, 그리고 통밀 식빵 한 조각을 지은이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평소라면 예정된 점심시간에 딱 맞춰 게눈 감춘 듯 먹어야 했지만 요즘 들어 바로 젓가락을 들지 못할 때가 많았다. 여전히 지은의 콧속을 간질이는 달콤한 떡볶이 냄새는 그녀의 침샘을 자극했다. 숨을 깊게 다시 들이 마시고 나서 지은이 젓가락을 들으려했지만 다시 내려놓은 뒤 힘없는 발걸음으로 익숙한 듯 창가 쪽으로 걸어갔다.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선 떡볶이집의 풍경을 지은은 마치 예술작품을 감상하듯 쳐다보았다. 표정은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보였다. 그녀는 현수가 주문에 맞춰 떡볶이를 퍼 담는 모습을 계속해서 지켜보았다. 떡볶이를 조금이라도 더 담아주면 지은의 표정은 마치 자신의 몫인 양 만족스러워 했다. 가게에서 바로 먹는 손님들 중 먹다가 바닥에 떡을 떨어뜨리기라도 하면 나라 잃은 표정으로 먹던 사람보다 더 안타까워했다.

맛있는 집인가 보네, 손님이 끊이질 않네...’

지은이 길게 한숨을 쉬며 다시 가게 쪽을 쳐다보았다. 가게는 어느 정도 손님 빠지고 난 뒤였다. 지은이 남아있는 떡볶이를 쳐다보다가 시선을 돌리는데, 현수와 눈이 마주쳤다.

?’

방금 지은의 착각이 아니었다면 현수가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 살짝 미소를 지은 것처럼 보였다. 사실 며칠 전부터 이상하게 젊은 사장과 눈이 마주치는 일이 잦아졌다. 물론 그녀가 워낙 이 떡볶이 집을 염탐 아닌 염탐을 하게 되면서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한창 바쁠 때조차 현수는 문득 한 번 씩 그녀가 있는 창가 쪽을 올려다보곤 했던 것이었다. 지은은 그것이 못내 찝찝했다.

뭐야, 소름 돋게...’

지은이 고개를 돌려 벽시계를 쳐다보았다. 그녀가 계획했던 점심시간에서 한참이나 초과한 시간이었다. 그녀는 다시 힘없는 걸음으로 점심식사가 차려진 식탁 쪽을 향해 걸어갔다. 그녀가 의자에 앉지도 않고 포크를 집어 들려했지만 곧 다시 내려놓은 뒤, 점심식사를 담은 접시를 집어 들고 냉장고를 열어 던지듯 넣어버렸다. 그녀는 축 쳐진 표정으로 며칠 사이 비워진 냉장고 안을 물끄러미 확인하고 문을 닫았다.

 

현수 EP4.

한 여름도 아닌 제법 쌀쌀해진 가을 날씨에 현수는 커다란 플라스틱 부채로 연신 부채질을 했다. 그런데 그 부채질의 방향은 자신 쪽이 아닌 바깥쪽을 향해 있었다. 민규는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나 현수의 부채질 방향이 3층 집 창가 쪽을 향해 있다는 것을 알고 어이없다는 웃음을 지으며 꼬치에 어묵을 꽂아 통에 던지듯 담았다.

아직 가을 날씨는 아닌가봐.”

현수가 샐쭉한 표정으로 중얼 거리듯 말했다. 그의 왼손이 이제 막 끓기 시작한 떡볶이를 휘젓고 있었다. 오른 손은 그 보다 더 빠른 속도로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아직 오픈 전 시간이라 장안에 사람은 거의 없었다. 모처럼 그들이 누릴 수 있는 한가로운 시간이었다.

장이 서는 일주일 중 벌써 목요일을 맞이한 날이었다. 그 동안 인근 아파트 주변에 입소문이 생기면서 옆 동네 주민들까지 떡볶이를 포장해가는 일도 잦아졌다. 그 만큼 현수의 표정은 점점 더 의기양양해졌다. 그러나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손님을 맞이할 때를 제외하고 그의 시선은 요 며칠 사이 항상 3층 집 창가를 향해 있었다. 그럴 때마다 그의 표정은 다소 초조해 보이기도 했다.

떡볶이가 먹기 좋게 걸쭉해지고 찜통에 넣어둔 순대와 돼지 머리고기들을 덮어둔 비닐 사이로 수증기가 들어차 오르고 있었다. 장에도 서서히 다시 손님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기 시작했다. 그때 둔탁하게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현수와 민규의 귀에 들렸다, 그들은 그 소리가 나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은이 막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녀는 양손에 들고 있던 마트 봉지 중 하나를 떨군 탓에 바닥에 쏟아진 식자재들을 줍고 있었다. 민규는 그 모습을 보자마자 현수의 눈치를 슬쩍 살폈다. 현수의 눈은 지은이 쏟아낸 물건들을 차례로 훑어보고 있었다. 지은은 창가에서 떡볶이 집을 오매불망 쳐다보던 것과 달리 봉지를 다시 양손에 집어 들고 집으로 곧바로 들어갔다.

저거다, 저거야.”

그녀가 출입문을 통해 사라지자, 현수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혼잣말을 했다.

뭐가?”

민규가 현수에게 물어봤지만 현수는 그의 말을 흘려들었다. 현수는 방금 지은이 산 물건들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열심히 중얼거렸다.

핫소스, 청양고추, 곤약, 양파, 닭가슴살...”

현수는 혼잣말을 하다가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더니 식자재들을 보관해두는 가장 큰 아이박스 뚜껑을 열어 뒤지기 시작했다. 평소에 쓰지 않는 청양고추가루 한 자루를 찾아냈다. 현수가 그 자루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우리 떡볶이 좀 더 맵게 해볼까?”

민규는 어묵국물용 무를 써는 것에 집중한 채 말했다.

다들 맛있다는데 레시피 바꾸려고?”

현수의 손은 이미 떡볶이를 휘젓던 플라스틱 국자에 붉은 고춧가루를 쏟아 붓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기대에 찬 표정이었다.

 

지은 EP5.

"불족발, 매운 닭발, 떡볶이...“

지은이 침대에 누운 채 천장을 보며 중얼거렸다. 그녀가 지금 가장 생각나는 음식들이었다. 생각만 했을 뿐인데도 그녀의 입안에 가득 침이 고였다. 그녀는 습관적으로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이제는 달콤하기보다 매콤한 냄새가 그녀의 콧속을 타고 온 몸을 감쌌다.

며칠 전보다 더 힘이 없는 걸음으로 지은이 창가로 가 턱을 궤고 떡볶이 집을 살펴보았다. 여전히 손님들이 많은 편이었지만 어쩐지 한창 손님이 가장 많았을 때보다는 확실히 그 수가 많이 줄어 있었다. 떡볶이 냄새가 조금 변하면서 부터였던 것 같았다.

손님들의 표정도 전보다 그 다지 밝아 보이지 않았다. 거의 일주일 내내 지켜본 덕분에 지은의 눈에 훤히 구분이 갈 정도 였다. 그러나 멀찍이서 본 떡볶이의 모습은 그녀의 오감을 더 자극시키기에 충분했다. 전보다 더 빨갛고 윤기 나는 떡볶이들의 탱글탱글한 모습은 이제 지은으로 하여금 한계에 달하게 했다.

안돼, 떡볶이는 그냥 바로 살이야...차라리 고기를 먹으면 단백질이라도 섭취하지, 하지만 고기는 기름이 너무 많아...’

또 다시 끝없는 딜레마에 빠진 지은이 오늘만큼은 정말 위험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미리 삶아 둔 고구마를 먹기로 결심했다. 이미 점심을 먹은 뒤였지만 이대로 계속 참다간 미쳐버리거나 결국 떡볶이를 사먹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래, 차라리 고구마를 많이 먹자.’

고구마를 먹을 생각에 다시 기분이 나아진 지은은 최대한 맛있게 먹기 위해 그릇에 담긴 차가운 고구마를 꺼내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로 했다. 1분을 누르고 기다리는 동안 지은의 머릿속에 떡볶이가 다시 그녀를 유혹하기 시작했다.

이대로 있다간 온종일 떡볶이의 탱글탱글한 모습이 지은의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을 것만 같았다. 이쯤 되니 그녀는 점점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자신이 전에도 이렇게 하루 종일 떡볶이만 생각할 만큼 좋아 했었던가, 다른 사람들도 하루 종일 먹는 생각만 하며 지내왔던가 하는 것이 헷갈려 지기 시작했다.

그저께는 시간이 지나서 점심도 안 먹었는데, 그 대신으로 먹을까? 그래, 너무 참으면 스트레스 받아서 안돼, 적당히 보상은 해주면서 해야 앞으로 계속 조절을 하는 거야, 지은아.’

지은은 점점 떡볶이를 먹는 쪽으로 자신을 합리화하기 시작했다. 전자레인지에서 고구마가 다 데워졌다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그녀는 잠시 그것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지은의 손이 전자레인지의 문을 열고 머뭇거리더니 고구마를 꺼내지 않고 다시 닫았다.

그래도 명절인데 그 동안 고생했으니 나한테도 선물을 줘야지

지은은 방바닥에 아무렇게나 쌓아둔 트레이닝 바지를 주워 입고 뒷주머니에 지갑을 챙겨 넣었다. 근 며칠 중 가장 밝은 표정을 한 채로 그녀는 운동화를 급하게 구겨 신고 밖으로 나섰다.

 

현수 EP5.

"또 넣냐? 그거 어디 무서워서 먹을 수나 있겠냐?"

민규가 대파를 썰다가 매운 냄새에 기침을 하며 말했다. 그의 표정은 못마땅하다 듯 현수를 흘끗 본 뒤 이내 고개를 가로 저으며 남은 대파를 마저 큼직하게 썰어냈다.

현수가 큼지막한 자루 안에 가득 담긴 붉은 고춧가루를 이미 양념이 된 떡볶이에 쏟아냈다. 그의 귀에 민규의 말은 들리지 않는 듯했다. 더 짙어진 검붉은 떡볶이를 보자 그의 표정은 흡족해 보였다. 그리고 그의 눈길은 떡볶이에서 3층 창가 쪽을 향했다.

"이거 좀 더 썰어야 되나...에휴 됐다."

민규는 부쩍 손님이 늘어 난 옆 가게 떡볶이 집을 흘끗 쳐다보았다. 그는 어묵을 미리 더 썰어두려 했지만 한숨을 한번 쉬곤 자리에 앉아 버렸다.

요즘 들어 손님이 늘어 난 옆집과 달리 현수의 떡볶이 집은 처음 보다 오히려 손님들의 발길이 줄어든 상태였다. 현수는 줄어든 손님에 대해 개의치 않고 더 많은 고춧가루를 붓는 것에만 집중했다. 그런 다음 부채질 또한 더 열심히 하는 것이 그가 하는 일의 대부분이었다. 오히려 현수는 전보다 더 많은 공을 들여 떡볶이를 만들어내고 잇는 셈이었다. 그러나 그 정성과 반비례하게 손님들의 발걸음만 줄었다.

오늘로써 토요일이 되었고 그들은 이미 예상보다 많은 수익을 본 후였다. 그렇지 않았다면 현수가 맛이고 뭐고 고춧가루만 뿌리는 것을 민규가 가만히 보고만은 있지 않았을 것이다. 현수는 열심히 부채질을 하다가도 시도 때도 없이 3층 창문을 흘끔거렸다. 이제 내일이면 장사를 마무리해야했기에 초조한 마음이 들었다. 이대로 가다간 이번 주 수익을 모두 민규에게 넘겨 줄 판이었다.

저 여자 보통 독종이 아니네...'

다시 3층의 닫힌 창문을 흘끔거리는데 그때 창문이 열렸다. 여느 때와 같이 핑크색 헤어밴드를 한 지은의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그녀의 표정을 보자 현수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의 눈에 오늘 그녀의 표정이 심상찮아 보였다. 드디어 그녀도 한계에 달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왔네, 왔어, 오늘이다.'

현수는 자신도 모르게 춤을 추듯 플라스틱 국자로 떡볶이를 한 주걱 위로 퍼 올려 맛스럽게 쏟아내기를 반복했다. 비록 사람이 먹을 정도의 맵기를 넘어섰어도 비주얼만큼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해보였다.

현수가 다시 은근슬쩍 고개를 들어 지은의 표정을 살폈다. 그녀의 시선은 떡볶이에 떼지 않은 채 넋이 나가 있었다. 그녀는 벌어져 있던 입을 굳게 다물더니 평소같이 창문을 다시 닫지도 않은 채 뒤돌아서 창문에서 멀어졌다.

몇 분 지나지 않아 우당탕한 소리와 함께 3층 집 여자가 빌라의 출입문을 거칠게 열고 나왔다. 지난번과 달리 반바지에 민소매를 입은 상태였다. 현수는 얼굴만 봤을 때는 몰랐는데 생각 보다 지은의 마른 몸을 보고 의아했다.

'다이어트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다리가 굵긴 하네'

잠시 지은을 보던 현수는 그녀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열심히 가게 일을 보는 척 했다.

'이제 끝났다.'

현수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다시 떡볶이 판 앞에 서서 지은을 기다리는 데 그녀가 하얀색 슬리퍼를 질질 끌며 그의 가게 쪽을 쌩하니 지나가 버렸다. 현수는 그 모습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잠깐?"

현수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어안이 벙벙해진 그는 이제 대놓고 지은이 가는 길을 따라 고개를 돌려 쳐다보았다. 그녀가 발걸음을 멈춘 곳은 바로 현수의 떡볶이 집 옆이었다. 같은 메뉴를 하는 분식집인 그곳에서 지은이 골몰히 생각하더니 마치 큰 결심이라도 하는 듯 다부진 목소리로 또박또박하게 말했다.

"떡볶이 1인분에, 순대 1인분에, 간 빼고 주세요."

한 동안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던 현수가 멍하니 서있었다. 그때, 그의 표정만큼이나 메마른 콧속으로 매운 냄새가 훅 들어왔다. 그 매운 냄새가 현수의 목을 살살 간지럽히며 기침이 나게 했다. 현수는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매운 냄새가 나는 떡볶이 판을 내려 보았다. 조금 전까지 윤기가 좌르르한 먹음직스러워 보이던 떡볶이가 이제 현수의 눈에 지옥에서나 흐를 것 같은 붉은 용암처럼 보였다. 너무 많은 양의 고춧가루를 넣은 덕에 검붉은 색을 뿜어내는 떡볶이 소스가 계속해서 그의 코를 살살 간지럽혔다. 허탈한 표정의 현수를 보며 민규가 가게가 떠나가라 웃기 시작했다. 그의 표정은 올해 들어 가장 신나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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