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사이트 내 전체검색

산문부

제5회 청소년온라인백일장 예심통과 작품입니다-김찬미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3,403회 작성일 14-10-10 20:55

본문

수필/김찬미

담임선생님께

 

 

이 이야기를 눈물 없이는 이어나갈 수 없어서 저는 편지를 쓸게요. 말로 하다보면 분명 펑펑 울고 말거에요. 처음 선생님과 상담을 할 때 저는 세상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했어요. 선생님께서는 그저 제가 소설을 많이 읽고, 그래서 툭 던진 말이라고 가볍게 생각하셨을 지도 모르겠지만 어쩌면 그 말은 제 삶을 오롯이 표현하는 말일 수도 있어요. 저는 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감성적인 사람이에요. 이건 단지 감성적이라고만 말할 수는 없어요. 저는 세상의 모든 것에서 감정을 느끼며 살아요. 그렇게 살아왔고 그게 제 삶이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고 싶어요. 어떤 순간을 기억에 담아두고 살아왔어요. 이 행위 없이는 영혼이 텅 비고 말 거에요. 그건 소중한 추억이나 장면이나 자연이나 혹은 표정이나 향기, 시간, 그냥 어떤 느낌일 수도 있어요. 말로 하면 굉장히 추상적이지만 언제나 저는 이런 순간을 모두 제 기억 속에 담아두고 그걸 나중에 꺼내보면서 곱씹을 때 행복감을 느끼거든요. 검게 세팅된 자동차에 반사되는 하늘과 구름에서도 감정을 느끼고, 길을 걷던 누군가가 꽃밭에 고개를 숙이면 그는 꽃향기를 맡으려는 걸까. 하다가도 결국 껌을 뱉으려 했다는 것에 혼자서 충격을 느끼고. 저는 이 시대에 태어났으면 안됐을지도 몰라요. 중세 시대에 낭만주의가 성행하던, 그 시절에 한국이 아닌 영국에서 태어났어야만 했는지도 몰라요. 제가 지금 하는 말이 선생님의 가치관과는 너무 동떨어지고 시대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실 지도 몰라요. 그러나 이게 제 진심이에요. 저는 이런 사람이에요.

 

웃지 않는 아이였어요. 열다섯 살 때 제 삶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따라서 너무 재미없는 삶을 살고 있었죠. 하루하루가 지루하고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라는 생각이 안든 날이 없어요. 자살하고 싶었어요. 그냥 죽어도 시작한 일도 없고 끝낸 일도 없을 테니까. 라는 마음에 많이 울었어요. 그때도 꿈은 있었지만 저와 공존하던 시절이 아니었습니다. 하늘과 종종 대화를 했어요. 제 삶의 의미를 물었지만 하늘은 언제나 흐르는 구름만을 보여줬어요. 그렇게 무의미하고 무기력한 일상을 보내면서 자해를 했어요. 다른 일은 다 재미없었지만 칼로 손등에 칼집을 내는 일은 꽤 재미있었어요. 그걸 하늘에 비춰보면서 노을 지듯 빨갛게 피가 올라오면 그제야 제 스트레스가 좀 풀리는 듯 했어요. 저는 그 시절 굉장히 영혼이 텅 빈 아이였죠. 그런데 그런 저한테 다시 삶에 열정을 불어넣어 준 것은 영국이었어요. 그때도 꿈은 있었지만 지금처럼 확고하지는 않았어요. 막연히 영국이라는 곳에도 패션 스쿨이 있구나 정도로만. 재미없는 삶에 지쳤던 제게 발견된 건 꿈이었죠. 하늘을 보면서 구름을 타고 두둥실 영국에 유유히 흘러가고 싶다. 센트럴 세인트 마틴 졸업 패션쇼를 보면서 가슴이 마구 뛰었어요. 아주 어릴 적에 순수하게 꿈을 꾸던 그 시절만큼이나 가슴이 뛰었어요. 다시 제 삶의 이유를 찾은 것 같아서 행복했어요. 내가 가야할 곳은 여기구나 운명적으로 받아들여진 순간이었어요.

 

저는 지금 지칠 데로 지쳤어요. 십칠 년을 살아오면서 진심을 숨겨왔어요. 왜냐하면 세상은 저 같은 사람을 원하지 않았거든요.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았어요. 어른들은 제가 어떤 생각으로 삶에 임하는지, 제 가치관이 무엇인지 따위는 중요하지 않게 생각했어요. 제 감성적인 면을 잠재우고 현실에 맞게 이성적이고 논리적이고 냉정해지기를 원했어요. 물론 그런 삶도 있어요. 그러나 저 같은 삶도 있는 걸요. 저를 애써 바꾸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항상 그들이 하는 말을 한쪽 귀로 흘려보내고 듣고만 있었죠. 대꾸하지 않았어요.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저는 문학을 해요. 문학은 제 삶을 풍요롭게 해줬어요. 제가 열다섯 살에 삶의 의미를 찾고 있을 때 변하지 않는 답을 준 것도 사실 책의 영향이 컸어요. 류시화 시인의 지구별 여행자를 읽으면서 종교를 떠나서 우리가 모두 지구별에 잠시 머물다가는 여행자일 뿐이라는 말에 감성적인 삶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어요. 저는 틀린 게 아니에요. 그의 시집을 보면서 영혼을 위한 시라는 건 존재하는구나. 실제로 제 영혼은 많은 해방감을 얻었지요. 빈센트 반 고흐가 남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를 읽으면서, 저는 그와 제가 많이 닮았음을 느꼈어요. 언젠가 무의식적으로 했던 생각들이 그의 필체로 종이에 쓰여 있는 걸 보고서는 안도함을 느꼈어요. 저와 닮은 사람이 세상 어디엔가 존재했었다는 그 사실은 얼마나 큰 위로가 됐는지 몰라요. 문학을 하면서 이미 죽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어요. 그들과 진리를 주고받으면서 제 가치관은 확립되기 시작했어요. 저는 제 주위 사람들의 조언보다는 위대한 사람들이 남긴 책 속의 한 문장을 더 의지했어요.

 

제가 원하는 삶은 지금 행복한 삶이에요. 좋은 대학교를 가기 위해 고등학교 3년을 버리고 싶지 않아요. 제 가치관으로는 옳지 못한 일이에요. 왜냐하면 좋은 대학교에 가서도 행복하지 못하거든요. 저번에 저희 학교에 명사 초청 강의 때 오신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오셨던 MODU잡지의 창립자분이 하신 말씀이 기억이 나요. 서울대 가도 행복한 게 아니었다고, 오히려 대학 가면 이제는 4년을 취업을 위해 버리라고 한다고. 맞아요. 취업을 하면 곧 결혼을 앞두겠죠. 그럼 우리의 행복은 누가 보장하나요. 물론 그 삶 속에서도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 존재하겠죠. 하지만 그건 순간의 기쁨일 뿐이에요. 가슴을 뛰게 하는 지속적인 행복은 존재하지 않아요. 저는 미래의 더 큰 마시멜로를 위해 지금 눈앞에 놓인 마시멜로를 놓치고 싶지 않아요. 언제나 제게는 '지금'이 가장 중요해요.

 

세상은 모순 덩어리에요. 세상 사람들은 이미 꿈을 이룬, 성공한 사람들을 추종하고 섬기고 그들의 말에 환호해요. 그런데 막상 그들이 자신의 여정을 통해 얻은 인생의 메시지를 전하면 각자의 삶에 적용하지 않아요. 막상 자신의 앞에 놓인 선택의 순간에 그들의 메시지를 적용하지 않고 결국 안정적이고 모두가 가는 길을 선택하고 말아요. 그러나 저는 이미 꿈을 이룬 사람들의 말을 믿어요. 그래서 도전하라는 말을 듣고 도전하고,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는 말을 듣고 제가 영국에 가서 공부를 하는 기간이 길어져도 어쨌든 영국에 갈 거에요. 폴 부르제의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을 듣고 저는 그렇게 제 생각대로 살아왔어요. 선생님이 너는 생각만 있고 실현된 게 아무것도 없지 않냐고 하셨을 때 너무 슬펐어요. 물론 눈에 보이는 결과물은 하나도 없어요. 그러나 저는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기에 생각을 가장 많이 했고, 이미 꿈을 이룬 사람들도 사람은 생각하는 데로 된다고 했는 걸요.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어린 왕자의 교훈을, 이 시대의 많은 사람들은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이젠 제게 영국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서 알려드릴게요. 제게 영국은 영혼의 고향이에요. 이 표현 말고는 그 어떤 수식어도 어울리지 않아요. 열다섯 살에 삶의 의미를 영국을 통해 부여받았고 그래서 제게 더 소중한 땅이에요. 선생님은 제가 그저 영국이 유럽 국가고 멋진 길거리와 풍경에 그 겉모습에, 뜬구름을 잡는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언제나 제게 느낌과 생각이라는 건 운명적으로 다가와요. 그저 하는 생각이 아니에요. 제 표현을 이해하실 수 없으셔도 인정해주셨으면 해요. 저는 이런 사람일 뿐이니까요. 영국은 제 모든 에너지의 원천이에요. 제 꿈과 열정은 그 곳에서 시작했고 종착역 또한 그 곳이에요. 작년 이맘 때에 제 꿈에 대한 열정은 절정이었어요. 여유롭고 그나마 자유롭던 시절이었죠. 하루 종일 영국생각을 했고 몸은 여기 있어도 마음만은 그 땅에 있다고 믿었어요. 그때도 영국행을 마음먹고 부모님께 말씀드렸지만 너무 어리다고 하셨기에 순종하고 계획을 미루게 됐어요. 그렇게 일 년이 지난 거에요. 지칠 데로 지친 지금의 저는 제 마음의 고향을 찾아서 떠나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힐 때가 많아요. 사람은 누구든지 고향에 가서 휴식을 취하고 오잖아요. 제게 영국은 어떤 논리적인 이유로도 설명하지 못할 강한 끌림이 있어요. 그 땅의 길 위에서 그 곳의 공기를 마시고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제 기억창고에 저장해두고 오고 싶어요. 한국에 와서 영국이 그리워질 때마다 꺼내보면서 공부를 할 수 있겠죠. 저는 영국에 가본 적도 없는데 그 미래가 너무 그리웠어요. 오래된 미래라는 출판사가 있는데 어쩜 저렇게 내 마음을 대변할까. 그 미래가 너무 오래 되고 빛이 바래서 슬펐어요. 제 인생에서 열일곱의 겨울은 다신 오지 않을 거에요. 그리고 열일곱인 저는 치유가 필요해요. 다신 오지 않을 열일곱의 겨울을 영국에서 보낼 겁니다.

 

워렌 버핏이 이렇게 말한 적이 있어요. 내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누군가 다가와서 여기는 이렇게 고치는 게 좋겠다고 한다면 그 사람과는 작별이라고. 왜냐하면 그건 내 그림, 완성되지 않아도 좋을 내 그림이기 때문이죠. 저도 십칠 년 동안 많은 작별을 한 것 같아요. 이 사람이 내 진심을, 내 감성적인 삶의 내면을 이해해주지 못할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그 사람과는 절대 이런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거든요. 받은 상처가 너무 크고 많았어요. 그런데 저는 선생님과 작별하고 싶지 않아요.

 

선생님은 제가 이번 겨울에 영국에 가는 게 그저 여행밖에 안된다고 하셨어요. 그러나 선생님은 아직 저를 잘 모르셨던 걸요. 앞서 말했듯이 저는 영국에 꼭 가야만하는 상황이랍니다. 제가 제 삶을 다 바쳐서 그 땅을 사랑하기로 했었으니까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제 말과 표현이 이해가 되지 않으셔도 읽는 것을 중단하지 마시고 그냥 인정만 해주세요. 저는 이런 사람이니까요. 제가 영국에 가면 그 땅의 하늘, 강, 사람들, 건물, 공기까지도 모두 제 기억 속에 스며들 거에요. 저는 제 기억창고를 채워나갈 때 넘치는 행복감을 얻는다고 했지요. 선생님 저는 지금 행복하고 싶단 말이에요.

 

저는 이 시대의 반 고흐 같아요. 그러나 그처럼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싶지는 않아요. 자살 충동을 한 번 숨죽였지만 언제 또다시 세상은 저를 절벽 끝으로 밀고 갈지 몰라요. 그러나 강해질 거에요. 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저는 저만의 세계에서 살아도 좋아요. 제 경쟁상대는 남이 아닌 저 자신이에요. 저를 세상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길로 인도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선생님께서 저를 염려하여 하신 말씀, 유학을 간다는 애가 영어 공부는 하지 않고 맨날 공상만 하고 있으니까 하신 말씀. 모두 맞는 말씀이에요. 그러나 저는 치밀한 삶을 살고 싶지 않아요. 빡센 삶을 살고 싶지 않아요. 공부도 하고 문학도 하면서 학창시절을 소중하게 기억 속에 넣어가고 싶을 뿐이에요. 아이엘츠 준비기간이 길어져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 년 더 있다가 센마틴에 입학해도 상관없어요. 제게는 그 모든 꿈의 준비 과정이 소중하니까요. 가장 빠르고 안전한 길로 가는 건 의미 없어요.

 

항상 다른 길로의 가능성을 열어두라고 하셨어요. 선생님뿐만 아니라 모든 어른들이 그랬어요. 그러나 말로 다 할 수 없는 강한 느낌이 있어요. 센마틴에 가고 싶은 이유는 거기서 제가 원하는 옷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센마틴 졸업 쇼를 보신다면 아실 거에요. 일상에서 입는 평상복을 만드는 게 아니라 학생 한 명 한 명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한 난해한 옷을 만들어요. 한국이라면 허용되지 못할 스타일이, 그 곳에는 높은 평가를 받아요. 저는 입시미술 하면서 한국 미대를 가고 싶지 않아요. 입시미술을 한다면 제가 전혀 행복하지 못할 거라는 걸 아니까요. 제가 원하는 예술 세계가 아니에요. 저는 살면서 확립된 저만의 아이덴티티를 옷에 부여하고 생명력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지, 남들이 원하는 옷을 만들고 싶은 게 아니에요. 물론 이제 진짜 디자이너가 된다면 상업적인 옷을 만들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디자이너가 되기 전까지 충분히 학생들의 독창성을 인정해 주는 학교, 그건 영국이 최고에요.

 

사실 영국이면 무엇이든 좋아요. 지금쯤 선생님은 소설을 읽는다고도 생각하실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저는 철저히 팩트를 배경으로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영국의 학교는 한국처럼 따뜻한 정도 없고 더 치열한 게 사실이에요. 그렇지만 그 곳에서는 제가 가장 사랑하는 일에 몰입할 수 있잖아요. 제가 원하는 옷을 만들 수 있다면, 교수님께 쌍욕을 들어도 결국 마지막엔 졸업 컬렉션의 피날레를 받을 학생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요.

 

저는 감성적인 사람을 뛰어넘어서 지극히 낭만주의자에요. 장영희 교수님은 청춘이라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하루를 낭만적으로 보낼 줄 알아야 한다고 하셨어요. 이미 꿈을 이룬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것은 현실보다는 꿈에 초점을 두라는 거에요. 그래서 저는 그렇게 살고 있죠. 제가 그들의 말을 믿지, 어떻게 자신의 꿈을 지키지 못하고 결국 세상과 타협해서 그런대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말을 믿겠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2월이고 새학기는 9월이니까 육 개월의 공백기 동안 최대한의 생활비라도 벌어볼 수 있어요. 사실 처음 일 년 정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니까, 부모님도 그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도움을 주시려고 하시고, 실제로 영국에서 첼시 미대를 나오신 분도 일 년 다니고 휴학을 오래 하셨다고 해요. 그 동안 학비도 벌고 어떻게든 해쳐 나갈 수 있는 거죠. 영국은 학생 비자로 일주일에 20시간씩 일 할 수 있고 언제든지 학교 다니면서 능력만 있다면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보장돼요. 지금은 한국에서 계속 장학재단을 알아보고 있고 대학 졸업이 늦춰져도 언제든지 공부하면서 돈도 벌 수 있기에 학비는 이 정도로 고려하면 될 것 같아요.

 

사실 진지하게 자퇴를 생각한 적도 많았어요. 아마 인문계였더라면 이미 했을 거에요. 견디지 못하니까요. 그래도 여기는 학생을 존중하는 미추홀이고, 학교 공부가 힘들어도, 수학이 쓸데없고 시를 분석하는 게 치가 떨려도, 저녁 식사 후 저를 맞이해주는 노을이 있고 기숙사의 야경이 있고 다시는 만나지 못할 친구들이 있으니까 자퇴하지 않아요. 자퇴하면 수학, 국어, 사회 공부할 시간에 영어 공부하고 더 빨리 영국에 갈 수 있을 거에요. 실제로 그런 케이스도 많아요. 그런데 그러면 저는 한국에 친구가 없잖아요. 제게 행복감을 주는 소중한 기억이 한국에 없게 되잖아요. 그렇게 살 수는 없어요. 이런 이야기를 속 끝까지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아직은 없지만 앞으로 생길 거에요. 지금 서서히 제 세계를 인정해 주고 응원하는 반 아이들이 있기도 하고요. 친구들이 있어서 참 행복해요. 그들과의 생활은 재미있고 활력소가 돼줘요. 제가 학교 생활하는데 있어서 걱정하는 건 앞으로 계속 만날 세상과의 대면이에요. 상처받아도 견뎌야할 텐데.

 

패션계가 얼마나 치열한지 모르는 게 아니에요. 영국의 사회가 얼마나 냉정한지 모르는 게 아니에요. 다 견딜 수 있을 만큼 패션과 영국을 사랑하기 때문에 괜찮다는 거에요.

 

저는 앞으로도 지금의 행복을 추구하면서 문학을 할 거에요. 이제 문학은 제 삶에서 가장 중요한 학문으로 자리 잡았어요. 영어 단어를 하나 더 외우는 것보다 좋은 글 한 문장을 더 읽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답니다. 헤르만 헤세나 스콧 피츠제럴드, 무라카미 하루키 같은 변하지 않는 작가들과 나누는 대화는 앞으로도 제 꿈을 향한 길에서 저를 흔들리지 않게 지탱해 줄 거에요. 저는 강해져야 함을 많이 느낍니다.

 

조지 버나드 쇼는 상황이나 환경을 믿지 않는다고 했어요. 세상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환경을 찾아다니고, 찾을 수 없다면 그 환경을 만드는 사람들이라고 했어요. 그리고 저는 그 환경이 영국인 것을 발견했어요.

 

선생님이 제 가치관을 받아주셨으면 해요. 마음 그대로, 표현 그대로 인정해주셨으면 해요. 그리고 제가 이번 겨울에 영국에 가는 것을 넓은 마음으로 허락해주셨으면 해요. 제가 정신을 놓고 있는 것이 아니에요. 저는 원래 이런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전하지 못할 편지

 

20140729

가을의 선선함과 하늘 높음을 즐기기에는 짝사랑이 제 격이지요.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내게 계절의 스쳐지나감 만큼 유유하고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아직까지도 그 눈길을 멈출수 없어요. 슬픈 눈, 기쁜 눈, 촉촉한 눈, 그 어느 것이든 내가 당신에게서 가장 좋아하는 것 사랑이란 게 잘 지내가다도 스스로 놓쳐지는 것 같아요. 가끔 그 사실에 쓸쓸해지곤 해요. 여름인데 가을을 떠올리는 나는 가을에 겨울을 떠올릴 게 뻔하니까요. 계절 탓이나 하며 논리적 이유를 해가며 잊으려 애를 쓰겠죠. 그러나 내 눈에 보이는 당신입니다. 반갑게 사랑합니다. 보답 받지 못하는 짝사랑도 꼭 하라고 하시던 장영희 교수님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사랑으로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법은 더 사랑하는 것이라고 했더랬죠. 내가 당신을 더 사랑합니다. 우리가 사는 이 작은 사회에서 내가 당신을 더 사랑합니다. 여름이 된 직후 당신에 대한 시를 쓴 적이 있어요. 여름이 되었다고 한들 나의 여름은 아름답지 못하다는 대목으로 시작되었던 그 시는 사실 당신의 나에 대한 이야기랄까요. 우리 언제 사랑한 적이 있던가요. 우리가 처음 만난 날을 기억은 하나요. 사랑합니다. 누군가와 노닥노닥 웃음을 나누는 모습을 보면 난 곧잘 픽 쓰러지곤 하죠. 아름다운 세상에 눈이 부셔서요. 분명 그것뿐이겠죠. 절대 질투가 아니에요. 난 이제 알아요. 사랑은 알 듯 말 듯한 순간이 가장 아름답다고. 그리고 최선을 다해 영혼을 바쳐 그 좋았던 순간들로 돌아가려 하고 있죠. 당신도 그런가요. 나를 생각하나요. 시간이 약이라고 흔히들 하는 말은 진리겠지만 난 받아들이지 않을 거에요. 평생 그 순간에 젖어서 살고 싶어요. 진심으로 행복했던 순간이죠. 당신과 봄을 보내던 그 시절 난 겨울이 너무 쓸쓸했기에 봄이 왔다는 걸 알아차리지 못했어요. 바보같이 여름을 보내는 지금 이 순간에야 나 한사람에게 봄이 지나가버렸구나 눈물이 나더군요. 잊지 못한 거였죠. 사랑이란 게 계절을 따라 움직인다고 믿고 있어요. 충분히 잘 지내는 당신이지만 마음이 아픕니다. 손톱에 물들인 봉숭아처럼 내 봄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당신, 청춘의 미약함으로 우린 많이 어긋났지만 곧 가을인 걸요. 첫눈이 오는 날 손톱을 보며 웃을 거에요. 사실 그 주황빛에 깃든 당신과 나의 이야기 때문이겠죠. 결국 난 오늘도 계절 탓을 하며 당신을 잊지 못하고 전하지 못할 편지를 씁니다. 먼 훗날 알게 될 테죠. 그 때의 우린 너무나 아름답고 눈부신 청춘의 첫걸음 화사한 17의 봄이었다는 걸.

 

20140802칠석

추억에 젖는 게 영어 단어를 외우는 일 만큼이나 일상이 돼버렸어요. 당신이 내 눈앞에 없는 지금에서야 또다시 난 전하지 못할 편지를 씁니다. 일주일이 끝나면 그간 당신과 있던 일을 떠올리는 게 일상이 돼버렸어요. 우리의 이번 일주일은 그럭저럭 요란하지도 않고 고요하고 조심스럽게 나에게 스며듭니다. 전혀 회복될 수 없을 것 같았지만 내 작은 용기로 우린 전으로 돌아가고 있지요. 꼭 지금처럼만 언제나 지금처럼만 전처럼만 우리 서로에게 맘을 열기로 해요. 당신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가늠할 수 없어요. 헌신하다가 헌신짝이 돼버렸던 내 과거들이 부끄럽지도 않아요. 그저 우리 같이 평생을 알고 지내는 사이라면 내게 당신이 그리고 당신에게 내가 꽤나 소중하고 잊지 못할 가끔 생각나는 존재라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이미 내게 당신은 그런 사람이기도 하구요. 아, 오늘은 칠석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이에요. 아름다운 문장을 읽으면 아름다운 사람이 된다고 하셨던 김연수 작가님의 말을 믿고 당신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할까요. 그러나 아직 잠에 빠져있는 당신입니다. 우리의 일주일 내가 얼마나 기다려왔던 시간들인가요. 전처럼 다시 인사를 나누고 장난을 치고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살길 바랬지요. 아, 나는 당신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게 얼마나 오랜만인지, 그리고 얼마나 가슴 떨리는지, 전하고 싶기도 해요. 가끔 당신과 눈이 마주쳐요. 사실 전부터 그래왔어요. 내가 당신을 바라보는 까닭도 있겠지만 당신이 나를 바라보는 까닭도 있겠죠. 세상이 화안해요. 내가 남에게 웃는 건 차마 당신에게 웃어주지 못했던 그 많은 순간들을 다시 전하는 뜻입니다. 우리 이젠 어긋나지 않기를 난 그 금쪽같던 봄날의 햇살들을 가을의 높은 하늘에서도 쬘 수 있기를 바랄 뿐이죠. 꽤나 조심스럽지만 막무가내인 나입니다. 무턱대고 맘을 표현할까 하다가도 주위 사람들이 장애물이 되곤 하죠. 견딜 거에요. 내 확신과 당신의 눈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는 걸요. 황금수역이라는 것은 시기하는 사람들의 질투와 같죠. 내 스스로 다시 그 곳에 빠졌다고 하면 책임은 나한테 있는 거죠. 모두 이미 알고 있는 걸요. 사랑합니다. 아침입니다. 일어나세요.

 

20140808입추

어쩌면 이 편지가 당신에게 쓰는 마지막이 될 수 있다고도 생각해요. 왜냐하면 내 맘은 이미 당신을 떠나갔으니까요 라고 말할 순 없습니다. 난 아직도 당신을 신경 쓰고 당신의 눈을 감상하곤 하죠. 어제 오늘 내가 당신을 피하고 말을 섞지 않은 것은 사실이에요. 당신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면서요. 내가 당신을 이렇게 사랑하는데 말이죠. 가끔 이상해요. 아주 우리 관계가 엿같을 때가 있어요. 그 증거는 그냥 마주치는 눈뿐이지만요. 나는 존경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동경이라고나 할까요. 정말 좋은 사람이고 사랑받을만한 자격이 있죠. 당신과 다르게 착하고 주님의 신실한 자녀이기도 하고 성숙하고 아름답고, 그렇다고 당신을 완전히 지워버리진 못했어요. 나도 당신에게 막 대하기까지의 시간이 필요한 거겠죠. 우리가 연인도 아니였는데, 젠장 왜 이러고 있나요. 그러나 내가 당신이 편해지면 그때부터 좋은 친구로 남기로 해요. 어제가 입추였는데 문득 바라본 오늘 아침의 하늘은 꽤나 멀게 느껴졌어요. 가을이 오고 있다는 증거였고, 낭만이 시작된다는 종소리였죠. 부디 당신 내게서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듯, 그렇게 유유히 사라져가길. 당신에게 바친 내 것들을 아까워하거나 후회하진 않아요. 그래도 추억인 걸요. 하하. 전하지 못할 편지는 이렇게 이별을 고해도 나에게로 되돌아오겠지만, 그래도 아직 당신 눈은 아름답습니다. 나의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움이여, 행복하소서.

 

20140813

안녕 꼭 오 일만에 편지를 쓰네요. 잘 지내는가요. 내가 지켜보는 당신은 가을과 어울려요. 혼자 열심히 무언가를 하는 모습이 날 안심하게 만듭니다. 나는 요즘 세상이 나를 속이려함을 자주 느껴요. 엿같은 방식으로 피할 수 없게 강력하게 그러나 푸시킨이 그랬듯이 슬퍼하지 않아요. 모두 한 때의 그리워질 날 뿐이라는 걸 잘 알고 있는 걸요. 이미 내 가슴속에 당신의 존재가 증명되지 않은 부재로 바뀌었더라도, 그래서 나와 또 다시 멀어진다 해도 신경 쓰지 않아요. 그저 계절같이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 것 같이 유유히 흘러가시길. 내 청춘 열일곱의 봄은 그대와 함께 찬란했고, 여름은 그대 없이 우울했고, 가을엔 드디어 당신 내가 지워버렸습니다. 이제 겨울이 오면 나는 한 꺼풀 더 견고해지겠죠. 언제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당신을 응원해요. 참 멋진 사람이야 인정합니다. 아직도 당신에 대한 안 좋은 소리들 시기와 질투 많이 들어요. 난 그저 이해할 뿐이죠. 아직 미숙한 그대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지 않아요. 대신에 요즘 내 신경은 온통 영국에 있습니다. 영국 꼭 갈 거에요. 내 인생 내가 살 거에요. 게다가 주님 항상 나와 함께 하십니다. 친구를 한 명만 더 구하면 바로 티켓을 살 거에요. 그 누가 내게 뭐라 해도 다 버릴 거에요. 내가 가겠다는데 무슨 상관인가요. 당신 조금은 알다싶이 나란 사람 꽤 생각에 잠겨 어쩌면 그것이 인생의 전부일 수도 있는 오직 내 기억에만 의존해서 사는 사람인데, 내 기억에 좋은 풍경 좀 남겨둔다는데 뭐가 그리 문제입니까. 당신은 영어만큼은 잘하지요. 좋은 일인 걸요. 아, 내가 낭만주의자에 몽상가에 꿈꾸는 사람이란 걸 세상은 인정하지 않으려 해요. 그러나 인정받지 않아도 좋아요. 나는 나의 길을 걷는 사람입니다. 나는 아직도 당신 눈 코 입 모두 알아요. 내 기억 속 고스란히 묻었습니다. 언젠가 다시 꺼낼 테죠. 그 배경은 영국 그 상대는 내 사람이었으면 하네요. 아아, 가을이 성큼 다가왔어요. 감기 걸리지 않게 꼭 여미고 다니세요. 그대도 우리의 봄 행복했던 햇살 사이가 아른거리나요. 이젠 잊을 때겠죠. 부디 잘 지내시길. 안녕, 내 첫 계절.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나로 말할 것 같으면, 17살 문학소녀 영국으로 대학가서 평생을 살고 싶어 하는 항상 겨울이 되면 북유럽의 백야를 떠올리며 노르웨이로 날아가길 원한다. 여름이 되면 내가 한 때 영혼을 바쳐 흡수했던 류시화 시인의 인도에서 여름나기를 원한다. 살다가 힘이 들때 가장 중요한 것이 왠일인지 마음으로 보이지 않을 때, 어린 왕자를 찾으러 사하라 사막의 그 마지막 페이지로 떠나고, 나는 지구별 여행자라고 스스로 생각하며 이 지긋지긋한 한국 땅을 어떻게든 벗어나고자 여기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달까. 한국을 여행하면서 많은 아픔을 겪었기에 앞으로 천 일 정도 남은 나의 첫번째 여행지를 잘 마무리하고자 ,그리고 영국행을 잘 준비하고자 벼락치기로 외고에 진학해서 일학기를 보낸 시점. 여기서 나는 약 사개월의 시간 동안 주구장창 책만 읽었고, 롤리타 나의 빛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읽고, 상실감을 경험했다. 검게 세팅된 자동차의 반질반질한 창문으로 구름 많은 푸른 하늘을 반사시켜 감상하고, 노을 지는 하늘은 언제나 월미도의 바다를 떠올리게 하지. 인천에 거주한다는 것이 나에게 복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떄는 내가 비행기를 동경하는 소녀라는 것을 신카이 마키토 감독의 작품들로 서서히 스며들게 될 즈음이었다. 인천은 좋은 공항이 있어서 어릴 적 어느날 나의 기억 속 한 시간 동안의 비행기는 22대였고, 나는 초저녁의 하늘에서 소리가 나면 줄줄이 연이어가는 보라색과 빨간색의 멋진 그라데이션 속 비행기를 정말 사랑했다. 나는 여섯 살부터 패션 디자이너가 되길 소망했고, 그렇게 시작되고 자라난 내 꿈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구체화되고, 16살 그 시절 나는 꿈에 있어서 정말로 열정적인 아이였다. 현실을 싫어하고 오직 미래를 좇는 아이였다. 샤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나를 가슴 뛰게 하는 그 직업 패션이라는 것은 단순히 옷 입기가 아니라 내게 어떤 예술 행위였다. 내 삶의 철학을 내 분야에서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언제나 글 쓰기를 즐겨하고 너라는 청자에게 전하지 못할 편지를 쓰기를 즐겨하는 나는 어딜 가던 사랑을 했고, 사랑을 받기보다 주고 싶어 했다. 짝사랑이라는 것이 익숙해지고 그 주기가 일년 단위로 변해가는 나는 얼마 전 연애를 관뒀고, 역시 나에겐 짝사랑이 어울려 스스로 눈물 흘리며 정의 내리기에 이르렀고, 나의 짝사랑 상대는 씨발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움으로 내게 다가왔지. 냉정과 열정 사이와 별을 쫓는 아이 : 아카르타의 전설의 오리지날 사운드 트랙은 내 평생 동반자 생각하는 데로 살지 않으면 사는 데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을 믿고, 엄마에게 그 말을 했을 때 나는 어린아이여서 엄마는 인정하지 않았고, 어른들의 가면 쓴 모습을 맨날 볼 때마다 위대한 개츠비의 닉처럼 나는 어른이 되기 싫어했다. 대학에 가는 것은 즐겁지만 내 인생의 자유와 책임이 드디어 내 손에 잡힌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지만, 나는 어른이 되기 싫다. 어른이 되지 않을 것이다. 아줌마도 되지 않아. 내가 그 누군가와 결혼할까 절대 가늠할 수 없고, 키 작은 나의 성인 때의 모습도 절대 가늠할 수 없지만, 나는야 행복한 문학소녀. 츠지 히토나리와 에쿠니 가오리의 냉정과 열정 사이가 내 삶의 좌우명. 이탈리아 피렌체의 두오모에 꼭 나만의 준세이와 오르겠다고 다짐한다. 빈티지를 좋아하고 누군가의 흔적과 사연이 깃든 사물을 사랑하고 모든 것에 정이 많고 작은 테이프 한 조각이라도 뭐든 주워담는 내 성격을 부모님이 낳아줬으면서 나를 이해하지 못해 많이 울던 어린시절, 영국에 가며 빈티지 마켓을 매일 가고자 다짐했다. 세상에 정이 너무 많아 사소한 것에 신경을 쓰고 살아 이곳에서의 생활은 즐겁지만 즐거운 만큼 내게 부담감을 주고 요즘 들어 그것에 무뎌졌구나. 스스로 알아차리게 되는데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이 너무 많아서 가슴이 아프다. 그럴 때마다 내가 사랑하고 따르는 주님이 언제나 함께 계신다는 것을 잊지 않고 부르신 곳에서를 되뇌이면 그 어떤 세상의 위로보다 따스하게 내 맘을 감싸온다. 그가 나를 정금이 될 때까지 단련한다 하셨으니 내 주님만 따르리. 학교에서는 미술부로 활동하지만 마땅한 작품하나 없다. 끄적거린 그림과 내 일기를 모아둔 작은 노트 하나가 전부 두 달 전의 나를 추억하게 하는 너에 대한 일기로 인해 나는 어재도 눈물을 흘렸다. 클래식보다 뉴에이지를 좋아하지만 긱스의 목소리는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해. 빅뱅은 내 첫사랑 운동하기를 싫어하면 당연히 체육을 싫어하고 몸 움직이는 것을 싫어한다. 중학교의 추억은 온통 옆 학교 오빠들과 가을이면 느꼈던 가을이 오는 소리 동시에 하늘이 내게서 높아져 가는 그 느낌. 겨울의 분위기와 연말이라는 낯설고 싫은 감정을 겨울을 더 좋아하게 만들었다. 영화 보는 걸 좋아하고 플립이나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말할 수 없는 비밀 등의 사랑이야기 절대 잊지 못해. 너무 아름답게 표현된 사랑이야기는 내 사랑이야기를 어떻게 그렇게 잘 표현해볼 수 없을까. 좀 슬퍼져 시간을 달리는 소녀 별을 쫓는 아이 언어의 정원 초속 오센치미터 구름 뒤 저편 약속의 장소 일본 애니메이션은 내 삶에 절대 빠뜨릴 수 없는 것들. 미야자키 하야오 스튜디오 지브리도 정말 좋지만 내 정서를 가장 공감시킨건 신카이 마코토 무라카미 하루키를 왜 이제서야 만났는지. 그치만 이제라도 만나서 다행이다. 위대한 개츠비를 세 번 읽지 않으면 나랑 친구가 될 수 없어. 책 읽기를 좋아해서 매일 책을 읽는다. 한국 고등학생이 그것도 외고생이 면학 시간에 공부안하고 책만 읽다니. 그래서 성적이 그 모양이지. 그러나 후회는 없어. 난 책이 좋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수학보다는 독서가 우리 인생에 더 중요하다는 걸 나만 알고 있는 듯 하다. 우리 학교에서 가장 좋아하는 색은 분홍색 싫어하는 건 소리 지르는 사람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사람 꿈이 없는 사람 한마디로 현대인 정말 혐오스러워. 나는 이미 지나온 과거를 좇는데 그들은 자꾸 현실적으로 생각하라고 내게 충고한다. 개뿔 내 인생 내가 살아. 글 쓰는 것도 그림 그리는 것도 책 읽는 것도. 요즘은 시보다 소설을 더 많이 읽는다. 14살이 되는 그 겨울은 모든 게 해리포터였지. 하루종일 해리포터를 곁에 두고 살았다. 나는 내가 충분히 성숙했다고 믿었었는데 지금은 더 성숙했는지 이젠 그렇게 믿지 않아. 가브리엘 샤넬의 고아라는 사실을 가장 존경한다. 영국은 내 모든게 충족되어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역 옥스퍼드 진학을 꿈꿨더 낸 친구와 16살의 여름은 아름다웠지. 아직도 꿈은 내 마음속에 그대로 나는 점점 영국과 가까워져 간다. 그러나 아이엘츠 공부 미술학원 포트폴리오 장학금 학비 뭐 하나 확실해진 게 없어서 마음이 초조하기보다는 지친다. 바다를 좋아하니까 바다를 보러 가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어. 문학 소년 만나는 걸 희망하지. 냉정과 열정 사이를 단번에 알아보는 사람이라면 정말 좋을텐데 라고 생각할 때쯤 너가 알아봤고, 나는 너를 좋아하기 시작해 셜록 홈즈 영국에 가면 비오는 날엔 맨날 셜록 코스프레만 할 거야. 나는 몰입하는 사람이 좋고 나는 몰입하는 사람이다. 영어가 좋고 국어가 좋은데 요즘 배우는 프랑스어도 좋고 일본어는 독학 예정인데 좋고 언어는 다 좋아.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으니까. 인문여행을 하며 많은 강의를 듣고 공연을 봤다. 지금이라도 자퇴하고 떠나게 해준다면 갈 자신 있어. 혼자가 더 좋아. 나 세상과 만날 거야. 세상의 끝에선 잭 스페로우처럼 명탐정 코난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괴도키드 내 사랑 난 언제나 탐정과 도둑이라는 반대되는 인물에 매력을 느낀다. 그래서 도둑과 탐정협회를 설립하고 싶어하는 나는 친구 생일에 괴도키드 예고장을 보내는 그런 전문가. 뤼팽 잭더리퍼 관심이 있으며 연구하고 자료를 모으지. 그러나 사랑 앞에선 눈이 하나가 되는 작은 플랑크톤에 불과해. 내가 잘하는 건 짝사랑 못하는 건 맞사랑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같은 영문학을 사랑하고 음악과 더불어 내 삶의 벗으로 삼은 나는 고독을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를 사랑하고, 내 안에 카오스가 있어야 춤추는 별을 낳을 수 있다는 프리드리히 니체를 사랑하고, 사이프러스 나무를 즐겨. 그리던 빈센트 반 고흐를 사랑하고 위대한 작가들이 왜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지 알고 있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사)대한노래지도자협회
정종권의마이한반도
시낭송영상
리토피아창작시노래영상
기타영상
영코코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정기구독
리토피아후원회안내
신인상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