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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온라인청소년백일장 예심통과자ㅡ서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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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황
댓글 0건 조회 1,786회 작성일 17-06-21 09:31

본문


  

고래의 고요한 외침



별 빛만이 일렁이는 밤바다
그 깊은 곳에서 울리는 고요한 외침에 귀 기울이자


섬 마을 사람들 다 잠드는 밤이 찾아오면
거대한 몸집의 고래가 바다 속으로 가라앉아버린 죽은 영혼들을 위로하네


잠든 이들은 듣지 못하는
누구보다 낮고 웅장한 진동으로 그들을 위해 한 없이 노래하네


지구 반대편 어딘가에 존재할
자신의 소중한 벗을 위해 외친다네


뱃일 하러 나왔다가 파도에 삼켜져
아내와 자식들을 육지에 남겨두고 죽은 어부를 위해 외친다네


깊고 추운 바다 속으로 세월 따라 가라앉기엔
너무도 어렸던 수많은 아이들을 위해 외친다네


거대한 은빛 고래가 잠든 이들은 듣지 못하는
누구보다 낮고 웅장한 진동으로 밤새 크게 외친다네


 




의성에서 온 땅콩

    

 

 

저 멀리 의성 땅 밑에서 숨 쉬는 땅콩들은

허리 굽은 우리 할머니 주름진 손길 받으며

주렁주렁 잘도 큰다

맑은 공기와 백구가 주는 거름을 어버이 삼아

무럭무럭 잘도 큰다

 

불그스름한 얼굴들 서너 개가 알차게 자리 잡아

모진 비바람 함께 견뎌내고

한 줄기서 난 형제들 서로 의지해

긴 세월 아픈 세월 이겨낸다

 

낙엽 지고 하늘 높은 가을이 오면

땅콩들은 줄줄이 땅위로 올라온다

품어주던 땅과 작별하고

따사로운 불 위에 몸 녹이면

구수하고 깊은 맛내는 가을 같은 땅콩이 된다

 

먼 거리 달려

서울에 있는 우리 집으로 도착한 볶은 땅콩들

할머니가 꽁꽁 싸매신 신문지를 열자마자

우리 집은 할머니 내음으로 가득하다

한 움큼 먹으면 마치 할머니의 품인 듯 따뜻해진다

 

 

 

 

 

 

               서울의 밤은 없다

 



서울에 밤은 없다

은은한 월광은 눈부신 차광에 묻히고

슬픈 시 한 소절 읊을 여유 사라졌으니

 

서울에 밤은 없다

구슬픈 노인의 노래는 공사 소리에 묻히고

바쁜 젊은이들의 꿈 꿀 시간 사라졌으니

 

서울에 밤은 없다

집들은 더 가까워졌으나 이웃 간의 정은 찾을 수 없고

교통은 더욱 편리해졌으나 찾아갈 이 하나 없으니

 

서울에 밤은 없다

길 잃고 방황하는 나그네 반겨줄 곳 하나 없고

불의를 보아도 모두들 모른 체 방관할 뿐이니

 

서울에 밤은 없다

밤이 되면 의미 없는 불빛만이 아른 거리는 서울

우리는 그 뒤편에서 점점 커져가는 그림자를 보지 못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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