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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온라인청소년백일장 예심통과자ㅡ최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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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황
댓글 0건 조회 1,606회 작성일 17-06-21 09:46

본문


들꽃


 

바람 불어 떨어진 달빛의 조각을

따뜻한 흙덩어리가 감싸 안고

동그란 이슬이 머리를 쓰다듬어주니

조그마한 새벽의 기운을 담아 태어난

아주 여린 새싹

 

서정적인 구름이 슬프게 울면

하염없이 눈물을 담고 서있고

처량히 식은 빗물조차도

담담하게 마시며

 

만감이 교차하는 계절의 말들을

가슴속에 품어다

 

이듬해 봄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한다 놀림당하던

부스러기의 달빛 조각은

가슴속에 품어 둔 계절의 빛을

만리의 태양빛으로 바꾸어

빛나는 꽃잎을 살랑인다.

 

너는 이름 모를 들꽃과도 같아서

다가올 봄 전까진

누구도 너의 빛을 알 수 없다.

 

 

 


시골


 

차를 타며 올려다 본 시골밤은

아파트 위의 새까만 하늘과

같은 하늘이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

별이 세상을 덮는 등나무 꽃잎처럼

흐드러진 밤하늘은 오로라 커튼이

넘실대며 별들을 쪼갠다.

 

창밖으로 내다본 시골길은

새하얀 달빛의 스포트라이트가

사색에 잠긴 어두운 밤도로를

비춰주며 우리를 인도한다.

 

창 너머로 들리는 시골숲은

목청을 높여 떠나가는 우리에게

정에 가득 찬 인사를 한다.

 

사람들은 모질게도 시골을 떠났지만

코쟁이 아파트를 심은 아스팔트 밭의

농사가 고되고 척박한 것을 아는

지혜로운 시골은

 

떠나가는 사람에

미련 갖지 않는다.

돌아오는 사람을

밀어 내지 않는다.

 

 

 

 

 

후회

 

 

나는 아버지의 자갈 같은 손이 부끄러워

내 손을 잡으려던 수줍은 손을 피해

손을 등 뒤로 숨겼다.

 

나는 어머니의 주름진 미소가 부끄러워서

내가 어머니처럼 늙으면 어쩔까

걱정에 멋쩍게 웃었다.

 

어머니가, 아버지가 학교에 찾아온 날.

나는 한 발자국 떨어져 사진을 찍었다.

 

그 발자국이 어느샌가

두 발자국, 네 발자국 멀리멀리 달아나버려선

사진 속에서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사진에서 보이지 않음을 깨달았을 땐

내 옆에 수줍은 손과 주름진 미소는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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