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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04 옴니뉴스-리토피아 출판 관련3-김난주 시집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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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종권
댓글 0건 조회 6,847회 작성일 07-05-2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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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순수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시단에 얼굴을 내민 김난주(40) 시인이 두 번째 시집을 상재했다. 이름하여 <29번 가포종점>(리토피아).

결 고운 목소리와 선자(善者)의 떨림이 그대로 전해지는 시어로 김난주는 '아프고도 쓸쓸한 기다림'을 노래한다. 전설처럼 이야기되는 곽재구의 '사평역에서'와 닮은꼴이면서도 또 다르다. 이런 시다.

'...터미널 주차 대기소에 정차한 불 꺼진 버스
오렌지 빛 가로등 아래 부스스 흩어지는 밤비나
모텔 룸살롱 가요주점의 번뜩이는 네온사인도 그렇다...
막차에서 내려 다시 걷는 오 리의 밤길
고스란히 남겨진 내 몫의 길이지만
동무해 줄 풀벌레들 있어 아직은 쓸쓸함도 견딜 만하다'
- 위의 책 중 '막차를 기다리며' 일부.


<29번 가포종점>을 관통하는 핵심어는 아픔과 쓸쓸함이다. 두 단어 모두 물기 어린 슬픈 단어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김난주는 이 슬픔을 슬픔만으로 끝내지 않는다. 기다려줄 누군가가, 돌아갈 어떤 곳이 있는 아픔과 쓸쓸함이란 슬프지만, 견뎌볼 만한 것이 아니던가. 그런 까닭에 공중을 나폴거리며 부유하는 꽃의 씨앗에서도 시인은 희망을 찾아낸다.

'바람이 터주는 밭고랑 샛길로
마을버스에서 내린 은발의 노인들
뿔뿔이 집 찾아 간다
아무렇게나 흩날리는 홀씨 같아도
제 쉴 보금자리에 머리를 누이는,
민들레에게도 따뜻한 방이 있다.'
- 위의 책 중 '민들레 씨앗' 전문.


그렇다면, 김 시인이 희망의 근거로 설정한 것은 무엇일까? '그대에게 띄우는 엽서 7'이라는 부제가 붙은 '가포종점'이란 시 속에 그 해답이 있다. 

참혹했기에 진저리칠 수밖에 없었던 시절. 그러나, 역설적으로 아프고 쓸쓸했기에 모든 것을 담보해 돌아가고 싶은 그 시절. 바로 청춘의 기억이다. 젊은 날의 짧은 추억은 길고도 지루한 나머지 생을 위로하는 가장 큰 힘이다. 아래 시구를 보라.

'...우리의 청춘을 실은 29번 버스는/더 이상 갈 곳 없는 종점 가포 바다에 내려놓고/돌감나무 길을 따라 줄달음치며 사라져갔습니다.../다시 돌아갈 수 없는 29번 종점에는/달랑게의 졸린 눈 속에 그때처럼 별이 뜨고...'

추억을 하릴없는 회한만으로 평가절하시키지 않는 김난주의 시편을 보고 있노라면 독자인 우리 또한 저마다의 추억을 희망으로 전이시킬 수 있을 것이란 낙관을 품게 된다. 그 낙관이야말로 어둡고, 우울한 이 땅에서 만난 의외의 기쁨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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